노동사회과학연구소

[특집 1] 빠리 꼬뮌 150주년을 기념하며, 선열들의 발자취를 따르자!

 

프랑스 노동자공산당(PCOF) 중앙위원회

번역: 김의진(회원)

 

* 이 글은, 프랑스 노동자공산당(PCOF, Parti communiste des ouvriers de France) 중앙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것으로, 미국 노동당(APL, American Party of Labor)이 발행하는 신문 The Red Phoenix 에 실린 영역본을 대본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은 다음의 인터넷 주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theredphoenixapl.org/2021/05/28/pcof-on-the-150th-anniversary-let-us-follow-in-the-footsteps-of-the-communards/

 

 

150년 전 국제 노동자 운동의 집단적 기억에 깊숙이 아로새겨진 사건에서 빠리 꼬뮌의 혁명가들은 맑스가 서술하였듯 “낙원을 휩쓸었다.”

 

맑스는 ≪프랑스 내전≫에서 “노동계급은 기존의 국가 기구를 단순히 접수해, 자신의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없다”는 정식을 통해 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으로부터 교훈을 찾고자 했다. 빠리 꼬뮌은 옛 국가 기구를 타파했으며 신생 노동계급 권력의 맹아가 됐다. 빠리 꼬뮌의 교훈은 1905년 러시아 혁명과, 레닌으로 하여금 볼쉐비끼 당원들에게 혁명 투쟁의 빛나는 지침을 일러 준 ≪국가와 혁명≫ 집필의 동기였던 쏘비에트의 경험으로 풍부화됐다. 레닌은 계급적 관점에서 빠리 꼬뮌과 1905년 러시아의 실패가 1917년 혁명의 승리를 이룩하는 초석이 됐다고 진단했다. 레닌의 ≪국가와 혁명≫은 만국의 공산주의자들과 혁명가들에게 기존의 사회 질서를 변혁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이는 빠리 꼬뮌의 교훈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며, 우리 당을 포함한 맑스-레닌주의 정당ㆍ조직 국제회의(ICMLPO, International Conference of Marxist–Leninist Parties and Organizations)의 가맹 정당들이 꼬뮌의 혁명가들에게 진 빚을 망각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는 또한 “빠리 꼬뮌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모든 종류의 수정주의자와 기회주의자들에 의해 빠리에서 치러지는 각종 집회에 우리 당이 참가하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저버린 이들에게, 노동계급에 의한 폭력을 거부하며 현존 부르주아 국가 기구에서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소망인 이들에게 빠리 꼬뮌을 기릴 자격은 어디에 있는가?

 

공산주의자들이 빠리 꼬뮌 150주년을 기리는 방식은 꼬뮌의 교훈에 충실하며, 1979년 3월 18일에 프랑스 노동자공산당(PCOF)을 창당하여 첫 번째 전당 대회의 명칭을 “빠리 꼬뮌”으로 명명했던 청년 공산주의자들처럼 우리 시대의 혁명적 투쟁을 지도하기 위해 빠리 꼬뮌의 경험으로부터 자극을 지속적으로 유발하는 것이다. 빠리 꼬뮌의 선열들이 1871년에 국가 권력을 접수한 날인 3월 18일을 창당 일자로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 노동자계급 운동사의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단순히 회고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무엇보다도 빠리 꼬뮌 선열들의 발자취를 따르고, 우리 당이 혁명과 국가 권력의 쟁취를 위해 창당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며, 노동계급과 인민들을 통해 사회 내부에서 급진적인 변혁에 충실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우리 당의 전략적 목표는 최초의 당 대회 강령에서 제시되었듯 “자본가를 타도하고, 부르주아 국가 기구를 타도하며,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수립하여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것으로 … 전위당에 의해 지도받는 프롤레타리아트와 피억압 대중은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무력에 입각한 폭력을 행사해야 한다.” 이러한 노선은 노동계급과 근로 대중, 당 강령의 역할을 부각시킨다. 군중이야말로 혁명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며, 공산당은 물론 혁명의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혁명의 과정을 제시하고 국제 노동자 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도를 제시하는 기폭제일 뿐이다.

 

 

혁명 정신의 함양

 

공산주의적 조직체의 근간이 되는 혁명 정신은 “배양”되어야 한다. 이는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의 이론인 맑스-레닌주의적 지식의 공고화와 무엇보다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맑스의 ≪프랑스 내전≫에 대한 학습은 따라서 맑스와 엥엘스, 레닌, 쓰딸린의 주요 저작에 대한 학습처럼 필수적이다. 맑스-레닌주의적 지식은 우리 당과 자매 당들이 구체적인 환경이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하도록, 정치적 행동과 전략의 고도화에 복무하도록, 그리고 혁명적인 체제 변혁을 위한 조건 창출에 있어 공고한 기반을 구축하도록 일조하였다.

 

그러나 듣기에는 그럴듯한 정세 분석과 혁명 노선도 노동계급과 인민 대중의 계급 투쟁과 밀접한 연계를 맺을 때에야 심화될 수 있다. 당과 노동계급, 인민 대중은 불가분한 관계다. 혁명을 만들어 내는 주체는 언제나 군중들이다. 군중들의 무장 해제를 원했던 띠에르 정부에 맞서 국민 방위대와 함께 집단 궐기한 주체는 빠리의 시민들이었다. “인민에 의한 인민의 정부”(맑스)가 유례없는 사회 변혁을 2주 만에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빠리 시민들과 노동자들에 의해 지지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지지는 “피의 주간” 동안 남녀노소가 죽음을 무릅쓰고 무장하며, 바리케이드 건립을 통한 빠리 꼬뮌의 방위로 이어졌다.

 

우리 당과 각국 자매 당들 내부에서 혁명 정신의 함양은 혁명의 목적이 언제나 전투적 활동에 의거해야 한다는 원칙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지켜 내기 위함이다.

 

노동자계급 사이에서 수정주의와 개량주의가 횡행했을 때 혁명 사상의 유지ㆍ보존은 우리 당과 자매 정당들이 타협에 완강히 맞서도록 도왔다. 또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반 쏘련 붕괴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부르주아지가 “역사의 종언”을 공표했을 때 유례없는 비방과 중상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었던 동력은 확고한 사상적 신념에 기인했다.

 

 

제국주의ㆍ자본주의 체제의 모순 심화

 

정세는 그동안 큰 폭으로 변모했다.

 

프랑스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은 노동과 자본, 그리고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온갖 모순들을 심화시켰고, 노동자들의 성공적인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다. 엘 꼼리(El Khomri) 법 철폐를 위한 집회가 2016년에 열린 이래로 이러한 대치 양상은 극명해졌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격화되어 갔다. 교직원에서 철도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노란 조끼” 시위대에서 사회복지사에 이르기까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부터 은퇴한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간호사와 재가요양사들로부터 자전거 배달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미등록 노동자들로부터 사회의 하류층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매년마다 대중적으로 강력한 시위가 벌어졌다. 수백만 명의 남녀노소가 거리를 행진했고, 신자유주의 개혁과 그로 인한 삶의 질과 노동 조건의 악화를 규탄했다. 인종주의와 경찰의 폭력에 대한 투쟁은 같은 무렵 보다 많은 청년들을 결집해 냈다. 투쟁은 국가의 본성―경찰국가이자 경영주들의 국가, 전쟁 책동에 눈먼 무기판매업자들의 국가―에 대한 경각심을 상승시켰다.

 

2020년 보건 위기는 잠재해 있던 경제 위기를 증폭시켰고, 자본주의 사회의 야만을 들춰내는 돋보기로서 기능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체제의 책임은 보다 분명하게 각인되어 가고 있다. 군중들 속에서 솟구치는 의식은 우리가 손수 배양하고, 조직적인 행동으로 전환시켜야 할 혁명 정신의 씨앗이다.

 

우리 당은 지난 당 대회(2020년 1월) 회기에서 제반 정세를 분석하며 “제국주의ㆍ자본주의 체제와의 혁명적 충돌의 가능성,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전파”[1]“체제의 혁명적 파열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우리 당 대회 문건은, 영어와 에스빠냐어로 번역되어 있다. [편집자 주] ICMLPO, Unity & Struggle, #41, … Continue reading를 향후 투쟁의 기반으로 설정했다. 우리의 목표는 당 내부에 존재하는 전투적 투사들의 혁명 정신을 배양하고, 노동계급 층위들과 대중, 그중 청년층 가운데서 오래전부터 표출된 투쟁 역량을 지원ㆍ강화하는 것이다.

 

150년 전 빠리 꼬뮌의 선열들을 고무시켰던 혁명적 정신은 오늘날에도 공세적인 실천을 통해 실현되어야 하며, 당의 지도력은 당적 행동과 강령, 정세 분석 및 구호들이 노동자 인민 운동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전파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투쟁을 통해 의식화된 청년층의 일정한 층위를 대상으로 제휴를 유도하는 데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며, 사회 내부의 급격한 변화와 혁명을 향한 열망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혁명적 정신은 노동계급과 근로 대중의 깊숙한 열망을 표출시키는 동기가 요구되며, 우리 당과 함께 그러한 열망을 표출시키도록 촉진되어야 한다. 혁명 정신은 또한 우리 당에게 프랑스 제국주의에 의해 압제받는 인민들에 대해 국제주의적 임무를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 본토에서 노동계급과 청년층의 의식을 키우는 작업과 식민지, 신식민지 인민들에게 가해진 프랑스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를 제거하기 위한 투쟁의 결합을 필요로 한다.

 

 

빠리 꼬뮌의 국제주의적 성격을 되살리자

 

해외(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대규모 집회들에서 우리는 급진적인 변화를 향해 증대하는 열망을 목격한다. 제국주의 유럽 제(諸) 국가들의 청년 학생 대중은 정세의 이러한 발달 양상에 촉각을 세심하게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는 각국의 사정에 부합하는 변혁 운동을 지지하며 연대를 표명한다. 우리는 2011년 튀니지에서 일어난 혁명적 봉기가 프랑스 인민과 청년들 내부에 공감대를 자아냈고, “혁명”이라는 단어가 이전의 위상을 되찾도록 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2][역자 주] 프랑스 노동자공산당(PCOF)이나 미국 노동당(APL)은 ‘아랍의 봄’을 옹호하는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문건들에서 보듯 시리아와 리비아 … Continue reading

 

맑스는 ≪프랑스 내전≫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꼬뮌이 프랑스 사회의 모든 건강한 요소들에 대한 진정한 대변자들의 전 국가적인 정부라면, 노동자 인민의 정부이자 노동 해방의 굳건한 옹호자로서 단호하게 국제주의적인 입장에 섰을 것이다. 프로이센군의 관할하에서 프랑스의 2개 주가 독일에 합병됐을 때 꼬뮌은 프랑스를 만국의 노동자들에게 헌납했다.” 꼬뮌의 국제주의적 성격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맑스가 지적했듯이 빠리 꼬뮌은 서로 다른 민족적 배경(폴란드인, 헝가리인, 러시아인, 이딸리아인 등)을 지닌 투사들을 단지 정부 기관에 포함시키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으며, 만국의 모든 피착취자들과 피억압자들의 상호존중을 장려했다.

 

이는 동시대 유럽에서 망명 생활 중이었던 맑스가 빠리 꼬뮌에 선출된 제1 인터내셔널 지도자들(외젠 발랭, 브누아 말롱, 레오 프랑켈 등)과 긴밀하게 서신을 주고받으며 제1 인터내셔널 각 부서들에게 빠리 꼬뮌과 프랑스 수도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중요성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던 이유였기도 했다.

 

맑스-레닌주의 정당ㆍ조직 국제회의 가맹 정당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몇몇 국가들에서 혁명적 정세가 고양될수록, 혁명 사업과 각국 자매 당들의 활동을 널리 알리는 작업은 혁명가들과 공산주의자들로서 우리 임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당이 맑스를 본받아 프롤레타리아트 국제주의의 실천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노사과연

 

References

References
1 “체제의 혁명적 파열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우리 당 대회 문건은, 영어와 에스빠냐어로 번역되어 있다.

[편집자 주] ICMLPO, Unity & Struggle, #41, November 2020, pp. 63-73. <https://redstarpublishers.org/U&S41.pdf>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2 [역자 주] 프랑스 노동자공산당(PCOF)이나 미국 노동당(APL)은 ‘아랍의 봄’을 옹호하는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문건들에서 보듯 시리아와 리비아 일대에서 벌어진 레짐 체인지에 반대했으며, 튀니지 및 이집트도 비록 친제국주의ㆍ친미 정권이 타도됐지만 혁명 세력의 미비로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고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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