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권두시]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

 

김남주

 

 

윗것들은

밑으로부터 위협을 받으면

위협을 받아 재산의 뿌리 권력의 기둥이 흔들리면

민중들을 역적으로 몰아붙이고

외국 군대를 끌어들여 그들을 학살했다

1894년 갑오농민전쟁 때 양반과 부호들이 그랬고

1950년 앞뒤에 이승만과 그 추종자들이 그랬다

이런 것쯤은 알고 있다 먹물인 나는

시인인 나는 이렇게 노래할 줄도 안다

동전과 권력의 이면에는 조국이 없다고

그러나 나는 몰랐다 인천엔가 어디에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더라는 소리를 듣고

그런 것은 미국의 식민지에는 으레 있는 것만으로만 알았지

그런 것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줄은 차마 몰랐다

그래서 나는 신경림 시인이 󰡔민요기행󰡕에다 담은

어느 농부의 노여움을 읽고 그만 화끈 얼굴이 달아올라

얼른 책을 덮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남의 나라 군대 끌어다 제 나라 형제 쳤는데

뭣이 신난다고 외국 장수 이름을 절에까지 갖다붙이겠소

하기야 인천 가니까 맥아더 동상이 서 있더라만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서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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