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세계정세와 역사유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을 중심으로

전우재 │ 회원

 

 

1. 배경과 목적

 

활동가는 결정해야 한다. 나아갈 때와 물러갈 때를 결정해야 한다. 유리한 정세에서는 나아갈 줄 알아야 한다. 불리한 정세에서는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나아갈 때 혁명가가 할 일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물러갈 때 혁명가가 할 일은 적은 이들만이 관심을 가진다. 레닌은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투쟁의 조건이 없을 때는 고통스러울 만큼 집요해야 한다고. 나아갈 때와 마찬가지로, 물러갈 때에도 집요해야 한다. 고통스러울 만큼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레닌은 ≪좌익소아병≫에서 활동가는 수많은 선택지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거가 필요하면 선거를 활용하고, 그 밖의 신속한 여러 수단이 필요하면 그런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자본주의체제에 위협을 주는 모든 활동이 범법화된 상황에서는 선거 공간이나 의회 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비타협을 주장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다수 대중이 주장하지 않는 상황이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물론, 상황이 나아지면 더 공세적인 활동을 진행할 수도 있게 된다.

상황에 따라 진행해야 할 사업이 다르다. 쟁점은 지금이 어떤 상황이냐가 된다. 지금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알 수 있다. 정확하게 분석한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본질을 분석한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목적과 의도를 분석한다는 의미이다.

사회를 설명할 때는 다음을 유의해야 한다. 결정적인 무언가와 결정적이지 않은 무언가를 거꾸로 보지 않아야 한다. 때에 따라서, 결정적인 무언가는 바뀔 수 있다. 이 점에 유의해야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 인간과 사회는 자기 자신을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자신을 유지하고, 보전하며, 확대재생산 하고자 한다. 자신을 둘러싼 자연세계를 목표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 노동이라는 실천을 통해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경제활동을 할 필요와 목적이 생긴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들은 생활이 피규정된다. “물질적 삶의 조건에서, 즉 이 사상, 이론, 견해 등이 반영하는 사회적 존재에서 찾아야 한다.”1)

물질적인 생산물을 만드는 경제활동에서 수많은 사건이 발생한다. 거꾸로, 발생하는 수많은 사건은 물질적인 생산물을 만드는 경제활동을 통해 설명되고,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이 자신을 유지하고 보전하려는 존재인 한, 이는 타당한 문장이 된다. 본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 인간사회가 가진 본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간사회가 가진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 인간사회가 가진 목적은 생산과 재생산이다. 생산과 노동과 같은 경제활동을 분석하는 공부는, 본질을 분석하는 공부가 된다.

누구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활동가는 인간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인간사회가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인간사회는 경제활동을 통해 변화하고 변화된다.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을 통해 변화 발전하는 역동성을 갖고 있다. 노동자와 자본가가 대립하며 독점자본가와 독점자본가가 대립하기도 하며 운동한다. 이들이 어떻게 대립하고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분석해야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고, 이를 활용해 사회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본 기고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이라는 인간 경제활동과 대단히 밀접한 사건을 분석하고자 한다. 경제활동은 인간사회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활동이다. 두 사건은 경제활동 중에서도, 현재 상황, 현재 국제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이 진행하는 경제활동과 관련한 부분을 분석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정세분석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활동가들이 정세를 분석하는 데 참고자료가 되고자 한다.

 

“따라서 정치적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공허한 몽상가의 처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프롤레타리아 당은 자기의 활동을 추상적인 “인간 이성의 원리”에 근거할 것이 아니라 사회 발전의 결정적 힘이 되는 사회의 물질적 생활의 구체적 조건에 근거해야만 한다. 그리고 “위대한 인물”의 선한 의지에 근거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물질 발전의 현실적 요구에 근거해야만 한다.”2)

 

 

1) 범위와 방법

 

국제 수준에서 자본 간 대립이 격화돼 전쟁으로 나타나는 현상, 금리가 치솟아 금융시장이 하루아침에 오락가락하는 현상은 그 뿌리에서 공황을 찾아낼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자본주의 모순인 공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 정세는 경기순환주기 중 생산이 축소되는 국면인 공황기라고 분석할 수 있다.

자유경쟁 자본주의 시대에 나타난 경제 주기는 불황과 호황, 그리고 공황으로 비교적 규칙적으로 나타났다. 생산은 확대되었다가 공황기에 감소를 시작해 수많은 자본가들이 도산하고 흡수되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다시 이윤율 조건이 초기화되어, 새로이 사업을 시작할 토양이 조성되었다. 공황이 태풍과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지금은 자유경쟁 자본주의 시대가 아니다. 독점자본이 등장한 시대이고, 국가와 독점자본이 결탁한 시대이다. 국가는 금 태환을 포기한다. 자본가들이 진 부채를 녹이기 위해 불환지폐를 마구 찍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시장에 무한정으로 개입한다. 국가는 공황이 자본가계급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잠시 유예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때문에 공황이 보이는 양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즉 자유경쟁 자본주의 시기에는 공황이 찾아오면 호황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본주의에 위기가 찾아온 시기에 공황이 끝없이 이어지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현재는 그런 불황기 중에서도 공황기에 속하는 시기이다. 현재 자본주의 사회가 보이는 극단적인 모습을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타국과 물리적인 충돌을 진행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타국과 금융 부문, 경제 부문에서 충돌을 진행하는 미국발 금리 인상이라는 대립과 모순이 공황기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이다.

본 기고는 전쟁과 금리 인상이라는 비교적 한정적인 주제를 분석하는 한계가 있으나, 이 두 경제적인 요소를 통해 현재 자본주의가 어떤 상황에 부닥쳐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으로서 역사적 유물론이 제시하는 방법론을 통해 현재 국제정세를 파악하려 한다.

 

 

2. 이론

 

본 기고는 전쟁과 금리 인상을 통해 인간사회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역사적 유물론이 제시하는 방법론이다. 역사적 유물론을 거칠게 요약하면, 유물변증법에서 나타나는 대립물의 투쟁과 통일, 양질 전화 등을 사회 연구에서도 활용해 보자는 맥락이다. 쓰딸린은 저서에서 “변증법적 방법의 원리”를 “사회생활”, 그리고 “사회 역사 연구”에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에 고립된 현상이 없고 모든 현상이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적이라면 역사의 모든 사회 체제와 사회운동은 역사가들이 흔히 하는 것처럼 “영원한 정의”나 다른 선입관의 관점에서 평가해서는 안 되고 그 체제와 그 사회운동을 낳고 그와 연결된 조건의 관점에서 평가해야만 한다는 것이 명백하다.“3)

 

현실은 풍부하다. 수많은 사건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사건들은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그러나 단순히 우연적인 무엇들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자연의 발전법칙이 과학이 될 수 있다면, 사회생활과 사회의 발전법칙도 과학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의 발전법칙은 무엇을 통해 알아볼 수 있을까.

 

“사회에서 정신적 삶을 이루는 원천, 즉 사회사상, 사회 이론, 정치 견해와 정치 제도의 기원은 사상, 이론, 견해와 정치 제도 자체에서 찾아서는 안 되고 물질적 삶의 조건에서, 즉 이 사상, 이론, 견해 등이 반영하는 사회적 존재에서 찾아야 한다.”4)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은 그 이론이나 정치적 견해를 탐구하여 해석할 수 있지 않다. 사람은 먹고사는, 생산하는 존재이다. 자연을 자신이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변형한다. 노동을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자기를 보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경제활동을 하는 존재다. 인간사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경제활동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그 뿌리를 탐구하는 공부가 된다.

 

1) 관련한 다른 기사들

 

전쟁과 관련해서는 많은 분석이 이전부터 진행되었다. “전반적 위기의 세계정세와 투쟁의 침로”5) 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대립을 반제진영과 제국주의 진영이 벌이는 전쟁이 아니라 제국주의 국가 간 전쟁으로 보아야 한다는 분석이 있었다. “오늘날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본성을 부정하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입니다”6)는 위 기사에도 인용되었는데, 러시아가 자본 수출, 원료 산지 확보 등 제국주의적 행보를 보이고 있고, 현재도 수송로, 시장 확보를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제국주의적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전쟁의 결과로는 “열강 간의 확전과 충돌의 증대,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주요 제국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한 동맹의 재편성”이 찾아올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성격을 띠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제국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하는 기사들도 있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같은 제국주의 국가, 제국주의 국가들이 맺은 연합과 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반제국주의적 성격보다 제국주의적 성격이 더 짙지 않겠냐는 재반론도 있을 수 있다. “21세기 러시아의 독점체 형성과 자본 수출 분석”7)을 보면 러시아는 실제로 자본수출을 원활하게 수행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끊임없이 시도 중이며, 독점자본이 형성되는 과정도 충실히 진행되어 있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금리와 관련해서도 적잖은 분석이 존재했다. 먼저 금리가 인상되는 현상 이전에 인플레이션이 무엇이냐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는 세계경제질서의 위기와 노동자 민중의 과제”8) 에서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물가상승을 말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은 다르다. 인플레이션은 불환지폐 발행의 증가에 따라 상품가격이 명목상 올라가는 현상이다. 따라서 수요공급의 불일치에 의한 상품가격 상승이나 생산비 증가에 따른 가격인상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3. 연구 가설 정립

 

1) 연구 가설

 

전쟁과 관련한 기사들을 살펴보았다.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쉬이 아니라고 대답하기는 어렵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반대되는 견해를 담은 기사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가 쟁점이 되는 이유는 제국주의 국가라면 반드시 전쟁이란 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국가는 자본주의 국가가 발전을 거듭하여 독점자본이 형성되고, 상품수출에 자본수출을 더한 형태를 말한다. 제국주의 국가는 거대한 상품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타 제국주의 국가와 대립한다. 자본가계급은 타 자본가계급과 대립한다. 국가 단위로 표현되는 대립은 물리적인 충돌이 된다. 전쟁이 벌어진다.

위 기사들은 제국주의 국가가 상품수출, 자본수출을 진행하기 위해 타국과 대립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전쟁도 불사함을 전제하고, 탐구대상이 제국주의적 성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상품가격이 오르는 현상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불환지폐가 마구 유통되어 상품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모든 가격 상승이 불환지폐 남발로 발생하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전쟁 때문에 원유나 밀이 귀해져 비싸게 거래된다고 가정하자.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승한다. 생산비가 증가한다. 생산비가 증가하면 가격도 증가한다. 실질적인 가격 상승이다. 자본주의 국가가 주로 쓰는 방법으로는, 즉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명목상 인상은 금리를 조정하여 그 속도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겠으나, 생산비가 올라 가격이 상승한 경우는 금리를 조정해 그 속도를 조정할 수는 없다.

명목적인 가격 상승은 미국에게 딱히 불리하지 않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명목 수준이든 아니든 물가가 상승하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국가는 자원수입국, 채권국이다. 자원 수출국과 채무국은 인플레이션으로 이득을 본다. 자원은 에너지와 식량이 중심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에너지와 식량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유이한 대국이자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다.”9) 하지만 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버리면 경제 자체가 붕괴되니 그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 최근 미국이 진행하는 금리 인상은 그런 맥락이다. 미국이 금리가 낮으면 미국 돈으로 다른 나라에 투자하여 이익을 보다, 미국 금리가 높으면 돈은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를 캐리 트레이드라고 한다. 여기서 달러 수요가 폭증하여 투자받은 나라가 외환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이 또한 미국이 반기는 일이다. 미국은 타국이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패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국가이다.

전쟁과 금리,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앞서 작성된 기사들을 살펴보았다. 러시아와 서방권이 벌이는 전쟁의 제국주의적 성격과 금리가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미국 자본가계급이 유리함을 잃지 않고 이득을 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금리 인상과 전쟁이라는 두 사건이 특정 자본가계급에게 이익이 되면서, 또한 특정 자본가계급을 탈락시키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약소 자본가계급을 탈락시키고 흡수시켜 더 강한 자본가계급, 더 독점에 가까운 자본가계급만 살아남게끔 하는 공황의 성질이 잘 드러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자본주의인 이상 공황이 나타나고, 공황인 이상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는데, 좀 더 확장하면 자본주의가 변화하는 일반적인 법칙으로 인해 전쟁과 금리 인상이 나타났다고도 볼 수 있다.

자본주의라고 하는 경제활동, 생산활동이 전쟁과 금리 인상을 불러온 게 아니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 나타나는 민족주의, 제국주의에서 전쟁이 비롯되고, 안보위협이라는 부분만으로 갈등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미국 연준이 쉼 없이 진행하는 금리 인상도 다만 물가가 높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만을 진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쟁과 금리 인상이 약소한 자본가계급, 상대 자본가계급을 탈락시킨다는 자본가계급 간 대립이라는 요소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해석이 된다. 또한 금으로 바꾸어 주어야 할 부담이 없어 마구 인쇄가 가능한 현대 통화의 특징을 지적하지도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풍부한 현실을 모두 해석하지 못한 셈이 된다. 두 주장 모두 단순히 드러난 현상만을 서술한 분석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앞서 진행한 연구가 말하는 바를 요약하여, 전쟁과 금리 인상 모두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나타나는 일반적이고, 동시에 경제적인 현상이라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전쟁과 금리 인상은 자본주의가 변화·발전하며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 주장이 타당하다면 러시아 민족주의가 우크라이나와의 대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게 아니게 된다. 또한 금리 인상도 미국이 소비자물가로 골머리를 앓게 되는 것뿐만은 아니고, 이익을 보는 자본가계급과 손해를 보는 자본가계급 모두를 발생시키는 복잡한 사건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2) 가설의 검증을 위하여

 

이를 알아보기 위해 공황이 가진 일반적인 성격을 파악하고, 그 진행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공황은 지나친 생산수단, 즉 자본 가치를 쓸어버린다. 약소한 자본가계급은 큰 타격을 받지만 강한 자본가계급에게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전쟁과 금리 인상이라는 사건 또한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전쟁과 금리 인상은 자본가계급을 탈락시키지만 동시에 자본가계급에게 이익이 되는 이중적인 성격이 있다.

자본주의가 충분히 발전하면 독점자본주의, 제국주의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자본가계급은 서로 집단을 이루어 대립한다. 세계시장을 분할하고, 영향력에 따라 더 넓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자본가집단과 대립한다. 때에 따라서 이는 전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전쟁은 아니지만, 타국은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자국만 이익을 얻는, 현재 나타나는 금리 인상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전쟁과 금리 인상은 특이하게 내려진 결정이기도 하지만,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결정이 될 수 있다.

위 사건들이 특이하게 일어난 사건들이거나 특정한 이론가나 사상가가 주장했기 때문에, 이를테면 공화당과 민주당의 견해차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가 변화 발전하며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사건이라는 가설을 검증해 보자.

 

 

4. 에너지 패권 경쟁을 통해 본 러시아와 서방권 대립

 

자본주의 체제는 상품 판매를 통해 이루어진다. 판매, 구매가 이뤄지며 자본이 확대재생산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자본주의가 발전한다. 독점자본이 형성되고, 노동자와 대립하며, 다른 자본가와도 대립하게 된다. 자본주의는 발전을 거듭하며 독점자본이 나타나고, 독점자본은 다른 자본과 대립하고, 노동자와 대립한다. 제국주의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제국주의 단계가 되면 독점자본가들이 벌이는 큰 규모의 대립이 발생하게 된다.

독점자본가들이 벌이는 대립이 국가적 무력이라는 껍데기를 쓰고 나타나면 이는 전쟁이 된다. 독점자본가들이 벌이는 대립이 규모가 큰 까닭은 국가들 하나하나가 상품생산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독점자본이 진행하는 상품생산, 대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국가가 자국을 위해 내린 결정은 타국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더욱 정확히 설명하면, 한 무리 자본가계급이 자기네 이익위원회를 활용해 내린 결정이 다른 무리 자본가계급과 다른 무리 자본가계급 이익위원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구체적인 사건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을 분석해 보자. 먼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벌이는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해묵은 민족감정만을 이유로는 해석할 수 없다.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와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좀 더 타당하다. “미국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10)에서는 미국이 인플레로 인한 불만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바이든, 우크라이나 파병 대신 경제 제재, “미군, 개입 않는다””11)에서는 미국은 절대로 군사개입을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사건을 벌이기를 일부 유도한 정황을 유추해낼 수 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내세워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다는 점은, “[우크라 침공] 서방·러 대리전? … 바이든 “러, 자포자기 보여주는 것””12)과 같은 기사들이 지적한 적이 있는바, 본 기고에서는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고자 한다.

 

“바이든 시기 러시아와 미국 관계의 주요 이슈와 전망”13)이라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는 러시아와 미국이 벌이는 갈등에서 다음 요소와 같은 본질을 찾을 수 있다고 서술한다.

 

“바이든 시기 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 구도의 이면에는 양국 간 세계질서에 대한 시각, 지정학적 이해관계, 가치규범 등에서 상당히 큰 간극이 존재함. … 바이든 정부는 원칙적으로 러시아를,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의 최대 안보 위협요인이자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음. … 미국은 러시아가 자유, 민주, 인권 등과 같은 서방세계의 핵심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국가로, 자유주의 세계질서를 전복하거나 NATO 및 EU 체제의 단일성을 훼손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간주함. … 또한 우크라이나 위기와 시리아 내전 개입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는 자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충족하기 위해 공격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강대국으로서 위상을 과시함과 함께 서방에 대한 공공연한 반감을 국내 정치 안정 및 권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비판하고 있음. … 미국은 다자주의와 동맹,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들의 안보 확립에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한 대외정책 과제로 상정함.“14)

 

또한 러시아와 미국이 이해를 달리하는 당면 현안 과제로 다음을 꼽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당면 현안 과제들로 △우크라이나 및 시리아 사태 등의 지정학적 갈등 △노르드스트림-2 프로젝트에 대한 제재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및 연방기관에 대한 사이버 해킹 △나발리 사건 관련 러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경제 제재 조치 △에너지(셰일가스와 천연가스) 패권 다툼 △북극 및 우주 개발 경쟁 등이 있음.”15)

 

사실 위 보고서는 거꾸로 되어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벌이는 갈등이 가지는 본질을 당면 현안과제로 설명해 놓고, 그 현안과제 때문에 생겨나는 갈등을 갈등이 가지는 본질로 설명하고 있다. 서방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조직으로 러시아를 상정해 두고 있음은 틀림없으나, 이는 제국주의 시대에 돌입한 독점자본가 집단이 확보한 경제영토를 빼앗거나 빼앗기지 않고 보전하기 위해 반응하는 맥락이라고 해석해야지, 자유 민주 인권과 같은 서방세계가 가지는 핵심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러시아와 미국이 대립한다고 보아서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게 되겠다. 다음 페이지를 보면 러시아와 미국이 대립하는 이유가 잘 설명돼 있는데, 노르드스트림 프로젝트, 경제 제재조치, 에너지 패권다툼을 설명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이 벌이는 대립은 여러 요소가 있겠으나, 에너지 패권 경쟁이 가장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글 앞부분에서 지적했듯, 인간은 먹고사는 존재인 까닭에 물질적인 생산이 인간생활이 보이는 다른 여러 모습을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 된다. 석유와 가스라는 물질적인 생산물, 상품을 생산하는 자국 에너지 독점자본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해, 또한 이익을 가져오기 위해 국가집단을 활용하여 대립을 진행하고자 하는 모습이, 실제로 사건을 충분히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미국이 에너지를 두고 경쟁한 시점은 바이든 행정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먼저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저렴한 값으로 가스를 채취하여 비싼 값으로 유럽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파이프라인이 기존에는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유럽에 판매되었다.16)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게 유럽 표준 가격으로 가스를 판매하려고 하고, 우크라이나는 파이프라인이 자국을 통과한다는 이유로 가스를 저렴하게 판매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공급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자,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되던 유럽행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하기도 하였다.17)

유럽은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고려를 해보았지만 그다지 성공하지는 못했다. 먼저 중앙아시아와 이란을 잇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남부가스회랑 SGS : Southern Gas Corridor 사업이 2009년 진행된다. 남부가스회랑 사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러시아 의존도를 낮춘다는 정치적 의도로 사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사업성을 확신하지 못한 유럽 기업들이 참여를 꺼려했다. 유럽이 이란과 같은 중동지역을 충분히 신뢰하지 못했으며, 유럽 국가들이 가지는 입장 차이로 합의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18)

러시아를 위협하는 것은 새로이 건설되는 파이프라인이 아니었다. LNG 시장에 변화가 찾아왔다. LNG는 액화천연가스로, 선적으로 공급되는 가스라는 의미이며, PNG는 파이프라인천연가스로,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되는 가스라는 의미이다. 2016년, 미국은 본격적으로 LNG를 유럽으로 수출한다.19) 하지만 상황은 미국에게 좋게 흘러가지 않는다. 생각보다 러시아 의존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러시아가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20)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이미 에너지 수출을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으며, 이런 의미에서 독일, 일본, 한국과 같이 미국과는 무역흑자를 향유하면서 대규모 에너지 수입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 심지어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게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21)

 

여기서 말하는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국가는 러시아를 말한다. 미국은 미국산 LNG에 비해 20% 저렴한 러시아 가스를 구매하는 것을 비난하고, 미국산 LNG를 구매하도록 유럽을 압박하고, 유럽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러시아를 견제하고자 했다.22) 상황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유럽은 러시아가 아닌 곳에서 에너지를 수입하고자 했지만, 서유럽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건설되어 러시아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를 원했다. 이 때문에 독일은 파이프라인이 우크라이나를 통과하지 않는 노르드스트림 사업에 참여하고, 미국은 노르드스트림 사업에 참여하는 국가와 기업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엄포를 놓는다.23)

이렇듯 러시아와 서방권이 대립한 이면에는 각 국가가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판매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이 숨어 있다. 레닌은 제1차 대전과 같은 제국주의 전쟁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본문에서 증명되고 있는 바와 같이 1914~18년의 전쟁은 여기에 참여한 양 진영 모두에게 제국주의 전쟁(즉 침략적⋅강도적⋅약탈적 전쟁)이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세계분할을 위한 전쟁, 식민지와 금융자본의 세력권을 분할⋅재분할하기 위한 전쟁이었다.”24)

 

“자본가들이 세계를 분할하는 것은 어떤 특별한 악의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도달한 집적의 수준에서 이윤을 획득하려면 이러한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자본가들은 상품생산과 자본주의 하에서는 다른 분할방법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자본에 비례하여’, ‘힘에 비례하여’ 세계를 분할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힘은 경제적⋅정치적 발전 정도에 따라 다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힘의 변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어떠한 문제인가를 알아야 한다. 이들 변화가 ‘순전히’ 경제적인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경제외적(이를테면 군사적)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 자본주의 최근 시대에 대한 근본적인 견해에 조금도 영향을 줄 수 없다.”25)

 

독점자본가집단은 상품 판매처 등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경제영토를 확보하고자 시도한다. 영토가 모자란다고 한다면, 즉 생산력이 충분히 집적된 상황에서 이전과 같이 많은 이윤을 차지할 수 없다면, 다른 독점자본가집단이 차지한 경제영토도 차지하고자 재분할을 시도한다. 세계분할을 위한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러시아는 유럽을 에너지 상품 판매처로 여기고 있다. 유럽을 확보하기 위해서 온갖 수를 쓰고 있다. 미국은 유럽을 에너지 상품 판매처로 여기고 있다. 유럽을 확보하기 위해서 온갖 수를 쓰고 있다.

정확히는, 러시아에 존재하는 독점체와 미국에 존재하는 독점체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든 군사든 모든 수단을 활용해 대립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제국주의 단계에 돌입하자, 제국주의 전쟁이 일어나는 단계에까지 다다랐고, 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상품을 판매할 경제영토를 확보하기 위해 대립하다 결국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1) 미국발 금리 인상과 자본주의의 발전법칙

 

자본주의가 가진 본질적인 성질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점을 기사와 논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발생하는 금리 인상도 자본주의가 가진 본질적인 성질로 설명할 수 있을까?

국가독점자본주의 국가는 이전에 있었던 자유경쟁 자본주의 시대 자본주의 국가와는 사뭇 다르다. 시장에 무한정으로 개입한다. 유효수요를 확보해야 한다는 케인즈 이론을 받아들여 군수물자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거나, 무작정 금리를 깎아 주어 부동산 건설 경기를 띄우기도 한다. 현재 미국은 금리를 어마어마하게 올리고 있다. 물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 일어나는 물가 상승이 정확이 어떤 성격인지를 고려하지 못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불환지폐가 남발되면 지폐 한 장이 대표하는 가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명목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나게 된다. 명목 인플레이션이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플레이션은 이 현상을 말한다. 현재 가격이 상승하는 까닭은 불환지폐가 무제한적으로 증발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생산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불환지폐를 많이 찍어내서 명목적인 가격이 올라갔다면 금리를 조정하는 등 불환지폐를 시장에 푸는 양을 통제하여 증가세를 조금이나마 통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가격 상승은 불환지폐를 적게 풀거나 많이 푼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따라올 수밖에 없는 요소인 전쟁 때문에 생겨난 물가 폭등인 까닭에, 이는 자본주의와 같은 체제 자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코로나 충격 이후 최근 경기회복 과정에서 공급 차질 등으로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에너지 가격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가 증대 … 이러한 점에 따라 미국 및 유로지역 기대인플레이션의 국제유가 충격에 대한 반응을 분석한 결과 두 지역 모두 국제유가 상승 시 기대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 … 위와 같은 분석결과를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26)

 

물론, 물가가 높다고 해서 미국이 마냥 손해를 보고 위기가 찾아오게 되지는 않는다. 미국과 같은 자원수출국은 물가가 높으면 높은 대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금리를 조정하거나 하는 것은 자본주의 국가가 자본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강요받는 결정이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채택한 정치경제적 견해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 공화당이나 미국 민주당은 두 정당 모두 자본주의를 유지·보전하려는 보수정당이라는 공통점은 있으나, 미국 공화당은 프리드먼 부류의 신자유주의 사상을 좀 더 선호하고, 미국 민주당은 케인스 부류의 주류 경제학을 좀 더 선호한다는 인상이 있다. 공화당의 경우 시장에 적게 개입하는 것을 선호하여 가급적 시장에서 자정 작용이 일어나 경기가 회복되기를 바라고, 민주당의 경우 케인스류 주류경제학을 선호하여, 금리를 인하하여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식으로 해결하는 정책을 편다는 인상이 존재했다.27) 선호하는 정치적 견해는 다를지 몰라도 두 정책이 실제 다른 정책이었는지, 다르게 적용되어 다른 결과를 낳았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두 정당이 집권한 시기의 주가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28) 주가가 초과수익률을 보이는 시기가 존재하긴 했으나, 예상치 못한 특이한 주가 움직임에서 발생한 것이지 그것이 정책적인 결과, 이를테면 민주당 정부에서 드러나게 나타나거나 하지 않았다. 두 정당은 선호하는 사상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정책 방향은 달랐지만 실제 사상과 정책이 적용된 결과는 대단히 흡사했다.

 

2) 소결

 

전쟁과 금리 인상이 가지는 면모를 살펴보며, 민주나 인권과 같은 핵심가치를 두고 대립하는 것이 본질이 아니고, 또한 금리 인상도 공화당이 프리드먼을 선호하고 민주당이 케인즈를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 러시아와 서방권이 대립한 까닭은 가스 공급을 두고 LNG를 공급하려는 미국과 PNG를 공급하려는 러시아가 서로의 경제영토를 확보하고 잃지 않으려는 싸움이 점점 가열하다 우크라이나에서 그 대립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었다.

금리 인상의 경우, 미국과 같은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어마어마한 돈이 자본주의 발달이 미비한 나라에서 발전한 나라로 옮겨갈 수 있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 미국과 같은 독점자본주의 국가는 타국 경제상황이 어떻게 되었건 자기 나라의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면 얼마든지 금리를 올릴 준비가 되어있는 국가이고, 이 과정에서 미국 노동자계급과 저개발국의 인민들은 많은 손해를 입지만 미국의 자본가계급은 그다지 큰 손해를 입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다룬 선행기사를 살펴보면, 미국과 같은 자원수출국은 물가가 높으면 높은 대로 자원을 비싸게 받을 수 있으니 유리하고, 물가가 낮으면 낮은 대로 금리도 낮을 테니 타국에 투자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금리 인상은 미국이 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선택해야 하는 선택지이지, 바이든이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정치 사상적으로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다. 불환지폐를 적게 풀거나 많이 푸는 선택지밖에 존재하지 않은 자본주의 국가는 어쩔 수 없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자본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하는 척하기 위해서 애써야 하며, 이는 집권 정당과는 크게 상관없는 요소이다.

 

 

5. 결론

 

활동가는 단지 상황을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판단이 진행되어야 한다. 인간사회를 과학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인간이 물질적인 생산을 진행하는 존재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과 인간들이 모인 사회는 자기를 보전하기 위해 주변 자연환경을 용도에 맞게 변화시키는 노동을 하는 성질이 있다. 그런 생산, 경제활동에서 모든 여러 생활이나 활동이 비롯되므로, 인간사회를 분석할 때는 인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생산활동, 경제활동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본질, 즉 인간사회가 목표하는 바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벌이고 있는 전쟁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선언하는 금리 인상 발표이다. 이 두 사건은 복잡한 현실 세계 모두를 이해하는 데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세계정세의 가장 뿌리가 되는 부분을 분석할 수 있는 주제는 될 수 있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벌이는 전쟁은 단순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벌이는 전쟁만은 아니다. 러시아와 서방권 모두가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벌이는 대립이라고 분석하는 쪽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이 전쟁이 가진 뿌리가 가스와 같은 에너지 상품을 공급하는 경제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제국주의적 영토재분할에 있기 때문이다. LNG를 공급하려는 미국과 PNG를 공급하려는 러시아가 대립하다 우크라이나에서 그 대립이 전면전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벌이는 금리 인상은 불환지폐를 너무나 풀었기 때문에 나타난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함도 있으나, 본질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는데, 그 까닭은 원유와 같은 생산에 꼭 필요한 원자재가 전쟁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생산비가 증가해 가격이 증가한 것은 명목적인 상승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승이므로 이는 불환지폐의 양을 조절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전쟁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나타나는 제국주의 단계, 국가독점자본주의 단계 문제이다. 전쟁으로 인해 생산비가 상승했다면, 현재 미국에 소비자물가가 높은 까닭은 전쟁이라는 자본주의 일반적 경향으로 인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으며, 반대로 말하자면 물가 폭등 또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 존재하는 물가 문제가 미국 모든 계급에게 손해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미국은 자원수출국으로 물가가 높으면 높은 대로 이익을 보는 부분이 있고, 미국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일부는 손해를 보겠지만, 자원수출과 관련한 재벌 독점체는 이익을 본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저개발국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면 그만이다. 미국은 이러나저러나 빠져나갈 방도가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환율이 급등하여 원자재를 비싸게 주고 사야 할 위험이 있어 크게 손해를 보는 등 미국과 이익에 있어 대립하게 된다.

현 정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먹고 삶을 목적으로 하므로 생산을 하는 존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경제활동에 집중하여 사태를 분석하는, 즉 역사적 유물론이 제시하는 방법론을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다.

 

 

<참고문헌>

 

쓰딸린,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상)”, ≪정세와 노동≫ 제174호, 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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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길,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는 세계경제질서의 위기와 노동자 민중의 과제”, ≪정세와 노동≫ 제183호, 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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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쓰딸린,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상)”, ≪정세와노동 제174호≫(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1년 9월), p. 135.

 

2) 쓰딸린, 앞의 책, p. 135.

 

3) 쓰딸린, 앞의 책, p. 126.

 

4) 쓰딸린, 앞의 책, p. 135.

 

5) 채만수, “전반적 위기의 세계정세와 투쟁의 침로”, ≪정세와 노동≫ 제184호, 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2년 10월, pp. 3-29

 

6) 아스트로 가르시아, “오늘날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본성을 부정하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정세와 노동≫ 제182호, 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2년 7/8월, pp. 125-133.

 

7) 전우재, “21세기 러시아의 독점체 형성과 자본수출 분석-레닌의 ≪제국주의론≫의 방법론에 의거하여”, ≪노동사회과학≫제17호(2022년 대선과 노동자), 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2년 5월, pp. 157-181.

 

8) 신재길,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는 세계경제질서의 위기와 노동자 민중의 과제”, ≪정세와 노동 ≫제183호, 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2년 9월, pp. 9-21.

 

9) 신재길, 앞의 책, p. 13.

 

10) 권정기, “미국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정세와 노동≫ 제178호, 노동사회과학연구소, 2022년 2월, pp. 37-69.

 

11) 박현영 기자, “바이든, 우크라이나 파병 대신 경제 제재 “미군, 개입 않는다””, ≪중앙일보≫, 2022. 2. 2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1174>

 

12) 김병수 기자, “[우크라 침공] 서방·러 대리전?…바이든 “러, 자포자기 보여주는 것””, ≪연합뉴스≫, 2022. 4. 29. <https://www.yna.co.kr/view/AKR20220429005400071>

 

13) 박정호·정민현, “바이든 시기 러시아와 미국 관계의 주요 이슈와 전망”. ≪KIEP 세계경제 포커스 21-25호.≫(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2년 6월)

 

14) 박정호·정민현, 위의 글, pp. 3-4.

 

15) 박정호·정민현, 위와 글, p. 4.

 

16) 주진홍·황지영, “러시아ㆍ우크라이나 가스 분쟁의 시사점”. ≪KIEP 지역경제 포커스 3-4호≫(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09년 6월), p. 4.

 

17) 주진홍·황지영, 위의 글, p. 2.

 

18) 김연규, “트럼프 정부하 미국-러시아의 유럽가스공급 경쟁: 노드스트림II 가스관 사례”. ≪세계지역연구논총 36≫ (한국세계지역학회, 2018), p. 33.

 

19) 김연규, 위이 글, p. 34.

 

20) 김연규, 위의 글, p. 35.

 

21) 김연규, 위의 글, p. 42.

 

22) 김연규, 위의 글, p. 36.

 

23) 서동주 외, “노드스트림-2 가스관 건설의 주요 쟁점과 유관국들의 전략적 입장: SWOT 분석을 적용하여”. ≪러시아연구 31≫(서울대학교 러시아연구소, 2021년), p. 120.

 

24) 레닌, ≪제국주의론≫, 백산서당, 1986, p. 32.

 

25) 레닌, 위의 책, p. 107.

 

26) 김상훈 외,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BOK]해외경제 포커스≫ (한국은행, 2022년) p. 11.

 

27) 김종권, “한국과 미국의 집권 정부형태별 경제영향 분석”. ≪대한안전경영과학회 2007년도 춘계학술대회≫(대한전안경영과학회, 2007년) p. 493.

 

28) 김종권, 위의 글, pp.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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