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대자동차는 유성기업 노조파괴공작에 어떻게 개입하였나

 김차곤 |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

≪자본론≫ 쎄미나, 맑스-엥겔스 쎄미나 팀원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였다

금속노조 유성지회(아산지회 및 영동지회)와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는 한광호 열사가 자결한 지 62일째 되는 날인 5월 17일부터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였다. 유성지회 조합원들과 연대를 위해 결합한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가 고용한 용역깡패들의 폭력과 공권력을 빙자한 경찰의 폭력에 맞서 연일 결연히 투쟁하고 있다. 5월 17일에 2명이 연행되었고, 5월 18일에 27명이 연행되었으며, 5월 21일에는 18명이 연행되었지만 노동자들은 굴하지 않고 싸우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2011년 5월 현대차에 중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유성기업 노사문제로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이후 유성기업 사 측이 수립한 대책을 전달받고 이후 상황을 공유하였을 뿐 유성기업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노조를 상대로 직접적인 행위를 한 바 없다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변명은 파렴치한 거짓말이다. 현대자동차의 변명이 거짓이라는 사실은 아래의 몇 가지 증거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011. 5. 18. 유성기업 아산공장 직장폐쇄 현장에서 현대자동차 구매담당이사의 승용차 안에서 문건과 메모가 발견되었다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속노조 유성지회가 주간연속2교대제 교섭을 요구하자 유성기업은 2011. 5. 18.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용역경비를 대규모로 투입하여 아산공장을 장악하였다. 유성지회 조합원들과 연대 노동자들은 용역경비들을 아산공장에서 몰아냈는데, 당시 아산공장에 상주하던 현대자동차의 구매담당이사 최○○가 버리고 도주한 자동차 안에서 문건과 자필메모가 적혀 있는 이메일 출력본이 발견되었다.

문건은 [유성기업]주간연속2교대 도입관련 문제점 및 추진방향이라는 제목이었고, 현대자동차가 작성한 것이었다. 문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노사관계에 개입한 이유를 유성기업 노사 간 주간연속2교대 시행 합의 시 → 현대차/기아차 본교섭에 일부 변수 발생 우려라고 밝히고 있다.

이메일은 현대자동차 차장 황○○1)이 2011. 5. 18. 현대자동차 전무 김○○와 구매담당이사 최○○에게 보낸 것으로, 5월 17일의 유성지회의 시간별 동태, 5월 18일의 유성지회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일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경비용역 24명 18일 아침 10시 유성기업 인근 대기. 상황판단 후 공장투입 후 출입문(12개) 경비 예정이 특기사항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위 이메일 하단에는 社側의 MIND 개선은 되고 있으나, 여전히 對노조 행동의식/방법에 대한 미숙함이라며 노동조합(유성지회)에 대한 미숙한 대응을 추궁하는 현대자동차 구매담당이사 최○○의 자필메모가 적혀있었다.

위 문건, 이메일 및 자필메모에서는, 현대자동차가 2011. 5. 18. 직장폐쇄 이전에 이미 유성기업 노사관계 동향을 보고받아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 2011. 5. 18.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전에 이미 용역경비를 유성기업 인근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가 직장폐쇄 후 공장에 투입하는 등 직장폐쇄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현대자동차가 공유하고 있었다는 사실,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의 노동조합 대응이 미숙함을 지적하면서 공격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등 공격적 직장폐쇄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은 유성기업 임직원들과 121차례의 회합을 가졌다

검찰이 유성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하여 확보하고 노동조합이 입수한 증거에는 현대차 담당자와 유성기업 임직원들 간의 식사 등 현황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위 자료에는 현대자동차 담당자와 유성기업 임직원들이 회합을 가진 일자, 장소, 회합을 하면서 지출한 금액, 시간 등이 정리되어 있다. 위 자료에 의하면 2011. 5. 4. 유성기업 기술영업팀 손○○(유성기업 서울사무소에 근로하는 자로 유성기업 연락책이다)가 현대자동차 대리 권○○(현대자동차 구매본부 소속으로 현대자동차 연락책이다)와 서울 강남구 소재 꽃담이라는 곳에서 회합을 가진 것을 비롯하여, 현대자동차는 2011. 5. 4.부터 2012. 5. 31.까지 서울 강남구2)와 충남 아산시 둔포면3) 소재 음식점과 술집 등지에서 121차례의 회합을 가진 사실이 정리되어 있다.

위 자료에서는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직장폐쇄 이전부터 장기간에 걸쳐 수시로 회합을 가지면서 노조파괴 전략전술을 수립하고 실행사항을 점검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어용노조가입 확대를 지시하였다

노동조합이 입수한 증거에는 다수의 이메일이 포함되어 있다.

현대자동차 구동부품실 이사대우 최○○이 2011. 9. 20. 현대자동차 차장 황○○에게 보낸 이메일은 황팀장, 신규노조4) 가입인원이 최근 1주일간 1명도 없는데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9/20일까지 220명, 9/30일 250명, 10/10일 290명 목표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1명도 없는 이유가 뭔지 강하게 전달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한편 유성기업 전무 최○○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5) 대표 심○○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심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유성,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전무입니다. … 우리 회사의 노무현황에 대해 현대차의 complain이라고 할지 무리한 요구로 영업이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요구사항 중 핵심은 유성노조6) 신규가입자를 7-80%선까지 확보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위 이메일에서는 현대자동차 이사대우 최○○이 어용노조 조직화가 진척이 없음을 질타하고 이유가 뭔지 유성기업을 추궁하라고 현대자동차 황○○에게 지시한 사실, 현대자동차가 일자별로 구체적인 목표 인원수를 지정하면서까지 어용노조 조직화를 유성기업에 지시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한편 현대자동차의 이러한 무리한 요구로 유성기업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확인된다.

현대자동차는 양재동 본사 10층 회의실에서 유성기업과 창조컨설팅을 불러 노조파괴공작을 점검하는 회의를 주기적으로 진행하였다

현대자동차 구동부품실 이사대우 최○○이 2011. 9. 20. 현대자동차 차장 황○○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매주 1회 회사7), 창조8)를 불러서 주간 실적 및 차주 계획,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본부장 출근하시는 토요일 아침에 보고될 수 있도록 주간 동향 및 향후 계획(징계 및 신노조9)인원 보고 준비요(9/23))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현대자동차 차장 강○○은 위 이메일을 유성기업 전무 최○○에게 (중요)유성기업 현안 협의라는 표제로 전무님, 아래 안건 관련하여 9월 22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하고자 합니다. 유시영 사장님과 창조 측을 모시고 회의코자 하오니 참고하셔서 참석 부탁드립니다. 장소는 본사 10층 회의실입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전달하였다. 현대자동차 차장 강○○으로부터 위 메일을 전달받은 유성기업 전무 최○○은 2011. 9. 20. 다시 위 메일을 유성기업 대표 유○○과 그의 아들 기획실장 유○○에게 전달하였고, 기획실장 유○○은 같은 날 다시 위 메일을 지속적인 요구에 의해 9/19일 4명, 9/20일 5명, 9/21일 4명, 9/22일 5명, 9/23일 4명이 각 가입한 것으로 알려줄 계획이라는 내용과 함께 유성기업 아산공장장, 영동공장장 등 임직원들에게 전달하였다.

위 이메일의 내용 및 이메일의 전달 경위 등에 의하면, 현대자동차가 양재동 본사 10층 회의실로 유성기업과 창조컨설팅 대표 등을 불러 노조파괴공작을 점검하는 회의를 매주 진행한 사실, 현대자동차의 지시사항이 유성기업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된 사실, 현대자동차의 지시에 맞추어 유성기업이 노조파괴공작 계획을 보고한 사실 등이 확인된다.

현대자동차는 유성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사의 노사관계에도 개입하였다

노동조합이 확보한 증거에는 눈에 띄는 증거가 있었다.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을 비롯한 부품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경영자회의 문건이었다. 경영자회의 문건에 의하면, 2011년 경영자회의는 2011. 12. 12.에 개최되었는데, 그 경영자회의에서는 내년에는 강경파의 지부장ㆍ지회장 당선, 총선과 대선, 노동정책의 변화 등 영향으로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대책을 수립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였다라고 경영자회의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또한 경영자회의 문건에서는 발레오전장, 대림자동차, 상신브레이크의 노사관계 안정화가 협력사 전체의 노사관계 안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라고 진단하고 있었다. 위 발레오전장, 대림자동차, 상신브레이크는 2011년에 노조파괴공작이 진행된 사업장이다. 또한 경영자회의 문건에서는 만도기계(김○○), 보쉬전장(정○○)도 강경파 후보가 당선되었다라고 만도 김○○ 집행부와 보쉬전장을 정○○ 집행부를 강성집행부로 지목하였다. 2012년에 파괴해야 할 대상으로 만도지부와 보쉬전장지회를 지목한 것이다. 실제 2012년에 만도와 보쉬전장에서는 노조파괴공작이 진행되어 어용노조가 설립되었다.

경영자회의 문건의 내용과 실제 진행된 노조파괴공작의 경과를 살펴보면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을 비롯한 부품사들의 노사관계에 개입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조파괴시나리오는 현대자동차가 쓴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의 노사관계에 대하여 단순히 보고만 받은 것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계획, 지시, 점검하며 유성기업의 노조파괴공작을 진두지휘한 것이다. 노조파괴공작(각종 부당노동행위)은 현대자동차의 의지였고, 노조파괴시나리오는 현대자동차가 직접 쓴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은 노동자들이 싸워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보여 주는 것이자, 유성지회 조합원들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이유이며, 현대자동차의 유성기업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노조를 상대로 직접적인 행위를 한 바 없다는 변명이 파렴치한 거짓말이라는 점을 똑똑히 보여 주고 있다.

유성지회 조합원들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투쟁하면서 용역경비들의 폭력과 경찰의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물리치고 있다. 경찰이 우리를 연행해 가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다. 우리가 두려운 것은 제2, 제3의 한광호가 발생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 싸운다. 죽지 않는 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는 유성지회 영동지회장의 발언은 5년간 탄압받아 왔고 동료까지 잃은 조합원들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유성지회 조합원들은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깃발을 들었다. 전국의 노동자들이 유성지회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자. 유성지회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민주노조를 지켜내고 자본가들의 노조파괴 공작을 저지시키자. 그리하여 부르주아 착취질서에 파열구를 내자.


1)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2011. 9. 20. 현대자동차 구동부품실 이사대우 최○○으로부터 어용노조 가입인원이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다고 질책당하는 이메일을 받은 자이다.

2) 유성기업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3) 유성기업의 아산공장이 있는 곳이다.

4) 유성기업이 유성지회를 파괴하기 위하여 설립한 어용노조로서 정식명칭은 유성기업(주)노동조합이다.

5) 유성기업의 노조파괴공작에 관여하였다는 이유로 2012년 고용노동부에 의하여 설립인가가 취소되었다.

6) 어용노조인 유성기업(주)노동조합을 지칭한다.

7) 유성기업을 지칭한다.

8)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을 지칭한다.

9)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인 유성기업(주)노동조합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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