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우리 싸움은 절실하다”

—금속노조 스타케미칼지회 해복투 홍기탁 동지 인터뷰

 

 

취재/정리: 배은주(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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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기탁 동지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은 김대중 정권 초창기까지만 해도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량이 동양 1위를 자랑하는 탄탄한 기업이었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며, 인수합병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모기업인 이화섬유를 강제로 합병하게 되면서 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서 경영악화를 빌미로 사 측은 2006년 정리해고를 강행, 민주노조는 이에 결사 투쟁을 하게 된다. 사 측은 정리해고를 철회하지만 결국 2007년 법정 파산한다. 노조 조합원들은 빈 공장을 지키며 주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정부 등을 향해 고용책임을 요구, 결국 2010년 스타플렉스 자본이 헐값에 인수할 때 고용, 노동조합 그리고 단체협약 승계를 쟁취하게 된다. 그러나 스타플렉스 자본(스타케미칼 자본)은 손익분기점이 예상되는 2013년 초에 돌연 폐업청산을 선언하고, 어용세력과 결탁해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공장청산과 관련해 합의를 한다. 해복투 11명은 이것을 사기청산으로 판단하고, 공장가동정상화 및 분할매각저지·고용승계쟁취를 결의하고 2014년 5월 27일 굴뚝 농성에 돌입한다.

 

이 인터뷰는 2월 24일 서울 목동 스타케미칼 사무소 앞에서 해복투 홍기탁 동지와 함께 했다. 해복투는 폐업청산을 빙자한 자본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맞서 절실한 마음으로 굴뚝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구미 촌구석 노동자들에게 부당하게 가해지는 자본의 폭력을 알리기 위해, 차광호 동지는 신새벽 그 높은 굴뚝으로 올라갔고, 나머지 해복투 동지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스타케미칼 자본과의 싸움을 알리고 있다. 스타케미칼 투쟁은 단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더 쉬운 해고, 더 싼 임금을 위해, 즉 보다 많이 착취하려는 자본의 횡포에 맞선 것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스타케미칼 자본이 사기청산을 선언한 지 3년째 들어섰고, 차광호 동지가 굴뚝에 올라간 지는 300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오늘 3월 11일, 사 측은 공장을 철거하겠다고 아침부터 들이닥쳤다고 한다. 해복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공장 안으로 한 발자국도 들이지 않겠다고 결사투쟁 중이다.

홍기탁 동지의 말대로 ‘때가 되면’ 차광호 동지는 내려올 것이지만, 그를 어떻게 내리게 할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내려오게 할 것인지는 우리가 이 싸움에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함께 연대하고 집중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사 측, “고용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

현재까지 사 측과의 교섭진행을 말하자면, 공장 폐업 이후 김세권 사장을 두 번 만났다. 정식교섭이 작년 연말에 두 차례 있었다. 그 전에 지난 해 5월 고공농성 들어가고 두 세 차례 교섭을 하자고 공문을 던졌지만 아예 안 됐다. 자본은 우리들 해복투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공장을 청산하는데 왜 고용을 책임져야 하느냐는 거다. 위로금까지 주면서 가라고 했을 때 왜 안 갔느냐는 식이다. 이게 그들의 입장이고 핵심이다.

12월 17일과 30일 사 측과 두 차례 교섭을 했다. 금속노조 본조가 뚫어서 정식교섭이 이루어졌는데 공식적으로는 처음이었다. 이 교섭석상에서 해복투가 던진 요구안은, 첫째, 현재 구미에 있는 스타케미칼 공장이 가동될 시에 고용, 노동조합, 단체협약을 승계한다. 둘째, 제 3자가 구미 스타케미칼을 인수할 시에도 자동 승계한다. 만약에 공장이 분할 매각되고 철거될 시에도 스타플렉스가 2010년 한국합섬을 인수하면서 합의했던 고용, 노동조합, 단체협약을 김세권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 또 하나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것이 마지막 안건이었다. 두 번을 만났는데 고용문제를 다룬다면 할 얘기가 없다는 것이 사 측 입장이었다. 다른 것을 요구하면 얼마든지 교섭하겠다는 것이 회사 안이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다른 것은 없다. 고용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사 측보고 안을 가지고 나오라고 했다. 2015년 1월 13일 3차 교섭이 잡혀 있었으나 해복투 내부 논의 결과, 결렬시켰다.

그런데 지금도 주위에서는 해복투가 위로금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등등 말이 많다. 해복투 11명은, 공장이 진짜 분할 매각되고 공장이 완전 사라지고 땅만 남게 되면, 그때는 재논의하기로 한다, 대신 그때까지는 싸운다고 결의했다. 2014년 5월 27일 고공농성 올라가기 전에 한 논의다.

 

해복투, “고공농성으로 빠르게 알려내고 빠르게 집중시킨다!”

우리들 싸움은 2005년 12월 시작해서 2015년 지금까지 약 10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 공장에서 일한 기간은 1년 8개월이었다. 2010년에 스타플렉스에 헐값으로 한국합섬이 인수될 때까지 우리는 빈 공장 지키며 5년 동안 싸웠다. 그때 함께 싸운 동지들 중 몇은 우리를 배신해 스타케미칼 자본의 편에 섰고 이제 11명이 남아 싸우고 있다. 3년째 맞이한다. 상당히 힘들다. 같이 토론하면서 계속 추스르면서 간다.

고공농성 올리기 전에 우리는 매일 세 네 시간씩 토론했다. 왜냐하면 금속노조 구미지부가 우리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 11명이 그냥 싸우면 구미 촌구석에서 몇 명이 싸우는 것으로밖에 비춰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빠르게 알려내고 빠르게 집중시켜서 이 싸움에 11명 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고공농성 외에 다른 결단을 내릴 방법이 없었다.

 

한국합섬 역사적 투쟁에 함께 했던 동지들, 어용세력이 되다

한국합섬 5년 싸움, 빈 공장 5년 싸움은 그냥 일반적인 싸움이 아니다. 공장이 가동되는 상태에서 해고되면 복직투쟁이 된다. 돌아갈 공장이 있다. 하지만 빈 공장을 지키며 싸우는 건 상황이 다르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사상적으로 무장된 사람들도 아니고, 또 조합주의적 싸움은 한계가 있다.

당시 한국합섬은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량이 하루 850톤으로 국내 1위, 동양 1위였다. IMF 외환위기도 없을 정도였다. 그때도 돈을 긁어모았다. 김대중 정권 들어서면서 당시 인수합병하지 않으면 퇴출시켰기 때문에, 한국합섬도 어쩔 수 없이 자회사를 떠안게 되면서 부채가 늘어났다. 한국합섬 부채비율은 150% 이하였다.

일반적으로, 2006년 초에 사 측이 한국합섬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전에 이미 2005년 10월부터 상여금부터 연체된다. 12월에는 월급도 지급이 안 됐다. 그때 지회집행부는 그것을 알아채고 긴급하게 회의를 했다. 분명히 용역 들어올 것이고 정리할 것이라고 빠르게 조합원들 교육을 했다. 2006년 초에 용역과 구사대 300명이 공장에 들어온다. 그것을 조합원들이 하루 만에 완전히 박살냈다. 공장 전기를 조합원들이 껐다. 그때 함께 했던 동지들이다. 그 이후 5년 동안 빈 공장을 지키며 함께 싸웠다. 쌍용차 투쟁 때는 한국합섬 동지들이 타겟이 되어 집중적으로 사진이 찍혔다. 13명이 소환되었고, 4명이 구속되어 실형을 살았다. 그 중 2명이 어용이 되었다. 유승재 조합원이 쿠데타를 했어도 설마 했다. 오랫동안 같이 활동했기 때문에 한꺼번에 사람을 버릴 수 없는 현장이었다. 한국합섬은 1994년 11월 3일에 노동조합이 생긴 이후로 1996년 38일 옥쇄파업을 했고, 분신 2명, 실형 2년 이상을 산 사람이 4명, 집행유예를 산 사람이 150명에 이른다. 이런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합섬은 구미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활동이나 투쟁의 선두에 함께 섰고, 긴 시간 동안, 특히 빈 공장을 5년 동안 지키며 같이 싸웠던 동지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배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 측의 폐업청산과 어용세력의 회유책에 투쟁으로 맞서다

2013년 1월부터 어용세력과 치열하게 싸웠다. 2013년 1월 3일 새벽에 유승재, 서병욱 조합원이 차광호 집행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돌린다. 그리고 같은 날 시무식에서 김세권 사장은 울면서 회사 청산한다고 선언하고 가 버렸다. 당시 내부 상무 집행간부들이 22명이었는데 그 중 상당수가 이것을 구조조정이라고 판단했다. 자본과 공장 내부세력이 짜서 한국합섬 역사에 있는 민주노조를 죽이려 들어온 것이고, 결국엔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내부 상무집행회의에서는 이런 기조를 가지고 버티고 싸우자고 논의했다.

 

그런데 차광호 집행부가 사퇴하고 난 직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미 저들은 차광호지회장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2012년 연말에 두 차례 모임을 가졌다. 그 모임의 핵심은 차광호 집행부를 끌어내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장이 시무식에서 회사청산을 얘기하니까 D-day가 빨라진 거다. 이런 것도 모르고 차광호 지회장은 노-노 갈등을 우려해 사퇴한다. 저들은 일사천리로 대의원회를 소집해서 비대위를 통과시킨다. 대의원들이 한 명 빼고 저들 편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통과되고 비대위를 인정해 준다. 그런데 집행부 전원이 총사퇴했을 때는 대의원회의가 아니라 조합원 총회를 열어야 한다. 이렇게 아무런 권한도 없는 유승재 비대위가 금속노조 구미지부와 함께 교섭을 한다. 교섭하고 나와서는 조합원들 전체를 모아놓고, 이건 폐업청산이 맞다, 회사는 착한 자본이다, 그러니까 위로금 받고 가는 게 맞다, 이렇게 사 측과 똑같은 소리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유승재 비대위는 당일 공고를 내고 전체총회를 연다. 총회 1번 안건이 지회장 선출권이었고 나머지는 차광호와 홍기탁에 대한 징계제명권이었다. 그런데 지회장을 선출하려면 공고기간도 있어야 하고 후보등록기간도 있어야 하고 유세도 있어야 한다. 당일 총회에서 지회장을 뽑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지금은 명칭이 해복투이지만 그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 그리고 차광호 집행부에 있던 상집 간부를 주축으로 ‘고용안정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스타케미칼지회 조합원모임’을 만들었다. 12명 정도 된다. 이 동지들이 총회를 결렬시키고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 선거에 들어간다. 차광호와 홍기탁 이 두 사람이 공장을 말아먹은 장본인이다 해서 이 두 명에 대해 징계제명권을 올린다. 하지만 5년 동안 공장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싸웠던 사람이 차광호와 홍기탁이었기 때문에 조합원들도 그것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었다. 그래서 이 안은 부결된다. 이것이 2013년 1월초에 벌어진 일이다. 이후는 어용과 투쟁으로 이어진다.

 

폐업청산을 빙자한 구조조정

당시 자본이 하는 행태를 보고 우리는 구조조정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세 가지를 가지고 들어왔다. 첫 번째는 민주노조 활동을 했던 전체조합원을 희망퇴직을 받아서 정리한 후에 비정규직 저임금으로 돌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체공장을 가동한 다음에 제 3자에 파는 것이다. 가동하고 있는 공장을 팔면 돈을 더 받을 수 있다. 멈춰진 공장을 파는 것과 돌아가는 공장을 파는 것하고는 천지 차이다. 나머지 하나는, 자본은 애초에는 청산을 생각한 것 같지는 않다.

김세권 사장이 2013년 1월 3일 시무식에 말한 것은 정확하게 폐업청산이었다. 그런데 폐업신고를 1월 16일에 한다 해 놓고 못했다. 1월 24일에 한다 하고 그때도 못했다. 폐업신고는 아직도 안됐다. 그런데 지금은 얘기하면, 청산과정이기 때문에 폐업신고 할 필요 없다, 이렇게 말한다. 그 당시에는 정확하게 폐업청산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폐업청산이니까, 여태껏 고생했으니까, 회사가 마음 아파서 위로금 3개월 치를 준다고 노조원들에게 말했다. 물론 비정규직은 하루 만에 그냥 고용 해지되었다. 그런데, 회사가 일방적으로 고용해지를 하면 법적으로 1개월 치 임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폐업신고를 하면 그냥 해고시키면 된다. 조합원들은 여기에 속았다. 우리가 조합원들에게 선전을 한다: 폐업을 하면 한 달치만 주면 되는데 회사는 3개월 치를 준다; 이건 구조조정이다; 분명히 다시 공장 돌린다; 민주노조 싹을 없애고 비정규직으로 돌리려는 게 회사의 핵심이다. 어용세력과 계속 교섭을 하면서 3개월 치를 6개월 치로 늘린다. 그런데 받는 돈은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 통상임금으로 3개월 치 주는 것하고 기본급으로 6개월 치 주는 것하고 다를 게 없다. 조삼모사다. 늘어난 게 있다면, 1월 16일까지 모든 희망퇴직, 권고사직을 다 받는 게 그들 계획이었는데, 계속 싸우다 보니까 조합원들이 사표 쓰는 날이 2월 5일까지 늘어진 것이다. 그래서 그날까지 임금을 줘야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조금 늘어난 거다. 2월 5일까지의 임금 더하기 이른바 위로금… 그래서 사람들이 천만 원, 천만 원 이러는 건데, 그 돈은 회사가 원래 줘야 하는 거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한 휴업이기 때문에. 휴업수당은 평균임금의 70%로 되어 있다. 그렇게 조합원들은 넘어가게 되었다.

 

어용도, 우리도 속았다

2014년 5월 27일에 고공농성을 선택한 것은 철거가 임박했기 때문이었다. 분할매각도 그냥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었고 따로따로 분할해서 철거하는 것이었다. 철거업자에게 넘기는 게 대부분이었다. 땅은 그 당시에는 팔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땅은 32,000평이니까 2,000평씩 분할해서 팔면 된다. 구미에서는 지금 그게 유행이다. 이게 그들의 계획이었다.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업자들이 2013년 12월부터 들어왔다. 2013년 초부터 10월까지는 없었고, 그 이후에 철거업자들이 한 팀씩 들어왔다. 그러니까 그전까지는 회사는 공장을 돌리려고 했던 거였다. 만약에 진짜 폐업청산하고 매각할 것이라면, 회사는 철거업자들을 다 불러들였어야 했다. 그래서 단가 싸움을 시켜서 빠르게 진행시켜야 하는 거다. 그래야 회사에 이득이 된다. 그런데 2013년 1월부터 7-8월 갈 때까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조합원들이 그들 계획처럼 다 정리되었다면 몇 달 안에 비정규직으로 다시 공장을 돌렸을 것이다.

우리도 속은 건데, 우리는 철거가 임박한 줄 알고 올라갔다. 그런데 나중에 해고무효소송에서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사 측은 TPY라는 철거업체와 2014년 1월 28일에 계약을 했다. 그런데 철거업체가 계약금을 안 탄 것 같다. 계약금을 받아야 철거업체도 들어오는데 들어오지 않았다. 어용은 회사 얘기만 믿었던 거다. 그래서 유승재 지회장은 5월 26일에 사 측과 청산·매각관련에 합의하고 지회 공장에서 완전 철수한다. 우리도 그렇게 합의된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당연히 용역이 들어올 것이고 철거가 다가왔다고 판단했다. 그런 판단에서 5월 27일에 굴뚝에 올라간 건데 계약이 파기된 것은 미처 몰랐던 거다.

사 측은 공장 다 정리됐고 분할해서 팔 것이라고 2014년 7월에 재공고를 한다. 그런데 구매자들이 막상 와서 보니까, 고공 올라가 있고 천막치고 싸우고 있으니까, 당연히 잘 안 됐다. 고철 값도 떨어졌다. 지금 구미도 땅이 남아돈다. 땅을 분할해서 파는 것도 제값을 받지 못한다.

고공을 선택해서 올라간 것은 그 시점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 TK에 넘어갔을 것이다. 공장 앞에 TK가 있는데, 2014년 1월 28일자 계약이 파기되고 나서, 4월에 TK가 기계를 사겠다고 계약을 했다. TK는 우리하고 똑같은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생산하는 공장인데 TK 1공장이 워낙 노후화되어 기계 설비를 교체하려고 150억 원 투자계획을 세웠다. 100억 원만 투자해도 스타케미칼 전체가 20개 라인인데 12-13개 라인을 뜯어갈 수가 있다. 그러면 완전히 진짜 철거다. 그 정보를 알고 나서 고공 올라가고 난 다음에 계속 TK를 압박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것도 파기되었다.

회사도 지금 공장을 가동하려면, 솔직하게 얘기하면, 3년이 되었기 때문에, 장치산업이라 초기자본이 그만큼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공장가동보다는 일단은 전체를 완전분할해서 고철, 전선, 기계, 땅, 이렇게 분할매각하는 것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거다. 거기에 굴하지 않고 우리는 매일같이 목동 사무실에 올라가 싸우고 내려온다. 그런데 우리 해복투가 상당히 소수인원이고, 대책위 자체도 해산된 상태이기 때문에, 상부조직에게 이 싸움을 받아 안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스타케미칼 투쟁은 단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왜 이리 절실하냐면, 사실 이 체제에서 공장이 다시 돌아갈 가망성은 그리 많지 않다. 차광호 동지가 언제 내려오느냐, 빨리 내려라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때가 되고, 못 버티면 내려오는 게 맞다. 우리 싸움이 절실한 이유는, 이번 총파업에서 밀리면 우리 같은 건 그냥 쓸려나간다. 자본과 권력이 가만 두지 않는다. 11명 구속시켜서 1년 혹은 1년 6개월 살게 되면, 그럼 누가 싸우는가 하는 문제다. 그래서 우리는 더 절실한 거다. 이런 절실함 속에서 싸움은 장난이 아니다. 진짜 다 걸고 해도 밀릴 판이다. 몇 년을 걸고 다 타협해 가지고 와 놓고 수많은 기회를 다 놓친 것이다. 쌍차도 역시 마찬가지일 거다. 재능, 기륭도 마찬가지일 거다. 절실하다.

구미지역을 보면, 공장 문 닫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기계가 워낙 발달되어서 사람이 많이 필요가 없다. 10명에서 15명 노동자가 일하는 곳은 한 달 돌리고는 그냥 집으로 가라고 한다. 해고가 일상화되었다. TK도 지금 가장 노후화된 1공장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관리자까지 포함한 인원 199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받겠다, 그렇지 않으면 정리해고 하겠다고 한 상태다. 전기도 끊었고 폐수처리장 들어오는 것도 끊었다. 장치산업은 그것을 끊으면 다시 돌리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구조조정 중이다. 다른 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구미 삼성전자는 벌써 내부하청을 상당히 정리했다.

구미지역에서 맞벌이하면 딱 300만 원 정도 번다. 여자는 150만원, 남자는 3교대해서 230만 원 정도 받는다. 세금 떼면 둘이 300 정도 되는데 그거 벌어서 먹고 살 수가 없다. 맞벌이 하면 정규직 노동자 외에는 진짜 딱 한 달 먹고 산다. 적금이란 건 상상도 못한다. 건강보험료도 내야 하고, 임대료부터 전기요금, 가스비, 교통비, 애들 우유값 다 올랐다. 나는 애가 셋인데 얼마 전부터 아내가 70만원을 받고 어린이집에 나가기 시작했다. 초단시간 비정규 노동이다.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 일한다. 그런데 마치 전체를 일한 것처럼 해서 원장이 떼어 먹는다. 이런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경제공황 속에서 수없이 늘어날 것이다. 그럼 대안이 무엇이냐. 대안이 없다. 자본주의 거부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 요즘 분배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분배가 가능하다고 보는 게 이해가 잘 안 된다. 자본가들끼리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임금을 인상해 줄 수가 없다. 우리가 계급투쟁하지 않으면 저들은 임금을 올려주지 않는다. 자본가들은 임금을 올려주면 이윤이 줄어들고, 이윤이 줄어들면 자기네들이 가져가는 게 적다고 생각할 텐데. 더 많은 착취를 하려는 게 자본의 근본적인 성격인데, 자본가들보고 분배를 하라고 하면… 자본가들은 안 한다.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다. 사실 환경이나 생태문제도 자본이 엄청나게 발달하면서 생긴 문제 아닌가.

 

한상균 집행부가 준비하고 있는 총파업에 대해 말한다

박근혜 정권은 이번에 노동개혁 하지 않으면 자본가들에게 할 얘기가 없을 것이다. 자본가들에게 지금은 위기다. 공황이다. 자본가들이 박근혜 보고 밀어붙이라고 얘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노동개혁이란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해고를 일상화시키는 거다. 사실 현장에서는 벌써 해고가 일상화되어 있다. 비정규직들 보고, 나가라, 하면 나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해고에 대한 일상화는 결국 정규직을 겨냥한 것이다.

해복투는 3월 초부터 전국순회를 할 생각이다. 그때는 총파업을 연계해서 하려고 한다. 총파업도 3월부터 불씨가 되는 거니까 그것도 견인하면서 가려고 한다. 총파업이 어떤 의미이고, 박근혜 정부는 노동계를 어떻게 치고 갈 것이고, 여기서 밀리면 어떻게 될지 등… 해복투가 사회 운동판에도 복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장가동이 됐든, 고용승계가 됐든, 노조승계가 됐든 그게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하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개혁에 대한 부분에 분명히 총파업을 걸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속에는 불법파견이 들어가 있으니까. 불법파견은 실질적으로 파업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파업기간 중에는 대체근로를 심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것까지도 치고 들어오는 게 자본가들의 계획인 거다. 더 나아가서는 파업을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럼 일상화된 대중들은 무얼 갖고 할까, 과연 내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싸울까? 진짜 그렇게 생각할까? 내가 지금 힘든데? 지금 내가 죽는데? 그런 고민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으면 이 시기에 맞게 진정성 있게 움직일 수 없다고 본다. 전국순회 중 지난 1월에는 강원도에 갔었다. 현장에서 총파업 잘 하자고 하더라. 그때, 총파업 투쟁을 진정성 있게 하지 않으면 우리 같은 굴뚝농성 해고노동자들, 투쟁사업장들 다 죽는다, 절실하다고 했다. 그런 마음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가 파업하면 한다고 하더라. 무기한 총파업 받을 수 있냐고 했을 때 아무도 대답을 못 했다. 이게 핵심이다.

그렇다면 지역별로 우리가 진짜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그 속에서 무얼 가지고 대중들을 선전해 내고 파업할 것인지 토의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이 있고 산별이 있는 거다. 한 번 해보자 결의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기가 온 건데 모두들 위만 바라보고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 한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물론 수장이 올바르면 끝까지 버티는 데 수장의 몫도 상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거기에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현장의 조직들이 총파업이라고 얘기했을 때는 내 것에 대한 부분을 버리지 않으면, 자기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총파업 못한다. 이게 핵심이다. 조합주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자기 내부의 임단협 투쟁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지금 총파업은 그것을 뛰어넘지 않으면 힘들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10년 15년 이상을 합법적인 투쟁을 해 왔던 현장 대중들로서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 여하튼 그래도 해야 한다. 단번에 되지는 않을 것이다.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파상적·선제적 파업이라고 한다. 결국 부분 파업이고 산별노조가 돌아가면서 하자는 것인데, 한 번 해 봐가지고 뭐 어떻게 될 것 같이, 그렇게 7월 8월까지 간다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금속 때문에 간다는 거다. 6월말 7월초 금속 임단투 맞춰서 합법투쟁하자는 것인데, 합법투쟁 할 것 같으면 무슨 총파업이라고 할 수 있느냐. 자본을 그렇게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총파업하려면 민주노총, 지역본부, 전체 상근가들 대중들 앞에서 구속 결의하고, 각 산별 지부별로 구속 결의하고 싸워야 한다. 이번 총파업 밀리면 아마 운동세력들은 다 초토화될 것이다. 지도집행부도 상실될 것이다. 뻥파업 되면 대중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결국, 반자본주의 투쟁이 핵심이라고 본다. 하지만 바로 그렇게는 안 될 것이다. 반자본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총파업으로 가는 것은 당장은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반자본주의로 가지 않으면 이 사회의 모순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또 하나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택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이게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우리가 자꾸 안 된다고 해서 문제다. 오히려 대중들에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런 것이 자꾸 쌓여야 되는 것이다. 박근혜 내려가고 문재인 된다고 만세 부를 것인가. 아니지 않는가. 박근혜나 문재인이나 똑같다. 되돌이표다. 넓게 구상해야 한다.

 

이제는 상부조직이 이 투쟁사업을 받아 안아야 한다

한국합섬 5년 싸움과 역사를 남아 있는 동지들이 쓰기 시작했다. 노동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떻게 끝내든 11명 전체가 결의하면 끝내는 것으로 내부에서 처음부터 얘기 된 거다. 어느 한 사람이 잘났다고 해서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동지들도 이 싸움 끝나면 또 다른 데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어떻게 싸움을 정리하든 전체 동지들이 같이 결의하면 마무리하기로 한다. 사실 몇 번의 고비는 있었다. 소위 위로금 얘기며, 구미지역의 어용을 척결하지 못한 점이다. 지금도 핵심적인 인물, 이 싸움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

5년을 싸워보니까 사람이 활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가는 경우가 있었다.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또 치열하게 학습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실천은 됐는데 스스로에 대한 단련이 덜 되었거나 모임이 계모임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싸움은 원칙을 지키면서 유연해야 하는데 사실 어디까지 유연해야 하는지 그건 어려운 문제다.

싸움에 이기려면 원칙도 있어야 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도 만들어야 한다. 구미지부보고 이 싸움을 받아 안으라고 해도 그들은 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받을 수가 없다. 그래서 금속노조 보고 이 싸움 받아 안으라고 했다. 이겨서 차광호 동지를 내리려면, 해복투 주체가 강건하게 버텨내기도 해야 하지만, 공조직이나 상부조직이 이 싸움을 받아 안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당히 힘들고 장기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노사과연>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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