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중앙 위원회 정치보고(5)

쏘비에트 연맹 공산당(볼쉐비끼) 제14차 대회에서 한 보고

1925년 12월 18일

이오씨프 쓰딸린(Иосиф Сталин)

번역: 신재길(교육위원장)

[차례]

Ⅰ. 국제 정세

  1. 자본주의의 안정

  2. 제국주의, 식민지 및 반식민지

  3. 전승국과 패전국

  4. 전승국들 사이의 모순

  5. 자본주의 세계와 쏘비에트 연맹

  6. 쏘비에트 연맹의 대외 정세

  7. 당의 임무

Ⅱ. 쏘비에트 연맹의 국내 정세

  1. 국내 경제 전반

  2. 공업과 농업

  3. 상업 문제

  4. 각 계급, 그들의 움직임, 그들의 상호관계

  5. 농업 문제에 대한 레닌의 세 가지 구호

  6. 농민 문제에 관한 두 가지 위험과 두 가지 편향

  7. 당의 임무                                               ㆍㆍㆍ <이번 호에 게재된 부분>

Ⅲ. 당

6. 농민 문제에 관한 두 가지 위험과 두 가지 편향

농민 문제에 대해 우리 당내에 두 가지 편향이 보인다. 하나는 부농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농의 위험을 과대평가하여 중농의 역할을 경시하고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나는 이 두 가지 편향이 우리에게 치명적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편향은 결국 편향이다. 편향이란 아직 명확한 형태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편향은 오류의 시작이다. 우리가 이 오류를 자라도록 내버려 둔다면 사태는 악화될 것이고, 뿌리째 뽑아 버린다면 위험은 없어질 것이다. 편향이란 제때에 차단하지 않으면 후에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어떤 잘못이다.

부농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에 대해 몇 마디 하겠다. 부농 편향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물론 사려분별을 못한 소치이다. 당에는 부농 편향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부농 편향이 아니라 부농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편향이다. 아직 이러한 편향에 빠지거나, 이러한 편향에 입각한 견해를 택한 사람이 없을지라도 결국 나타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발전은 자본주의를 부활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자본주의의 부활은 우리당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공업이 발전하고 있고 사회주의 공업과 사적 자본 간에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누가 이길 것인가? 지금은 사회주의적 요소가 우세하다. 우리는 부농도 도시의 사적 자본가도 굴복시키고야 말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농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우리가 부농을 격파하기에는 아직 멀었다. 부농이 힘을 결집시키고 있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이를 보지 못하거나, 무시하거나, 부농이란 단지 허수아비일 뿐이라고 말하는 자는 당의 경각심을 무디게 하고 부농과의 투쟁, 자본주의와의 투쟁에서 당을 무장 해제시키는 위험에 빠지게 하는 자이다. 왜냐하면 부농은 농촌에서 자본주의의 대변인이기 때문이다.

보구쉐프쓰끼에 대해 말하자면, 그는 물론 부농 편향이 아니다. 그의 편향은 부농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데 있다. 만약 부농 편향을 가지고 있다면 출당시켜야 한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그의 출당을 요구하지 않았다. 농촌에서 부농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편향은 당의 전투 준비 태세를 방해하고, 자본주의적 요소와의 투쟁에서 당을 무장 해제시키는 편향이다. 알다시피 당중앙위원회의 결정은 이 편향을 규탄한 바 있다.

그런데 다른 편향도 있다. 부농의 위험을 과대평가하여 부농의 위험에 당황하며 “부농이 나타났다. 사람 살려!”라 외치며 어찌할 줄 모르는 편향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신경제정책이 자본주의를 부활시키고 부농을 활성화시켜, 부농이 머리를 치켜드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런데 부농이 나타나자 “사람 살려!”라 외치며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너무 당황하여 중농을 잊어버리기까지 한다. 현재 농촌에서의 기본 과업은 중농을 쟁취하는 투쟁, 중농을 부농으로부터 떼어 내는 투쟁, 중농과 공고한 동맹을 맺어 부농을 고립시키는 투쟁이다. 부농의 위험에 혼비백산하는 동지들은 이것을 망각하고 있다.

이 두 편향의 뿌리를 파헤쳐 본다면 다음과 같은 출발점에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첫째 편향은 부농의 역할, 즉 농촌에서의 부농의 일반적 역할을 무시하여 부농의 위험을 간과하는 데 있다. 이 편향은 다음과 같은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한다. 즉 신경제정책의 발전은 농촌에서 자본주의적 요소들을 부활시키지 않으며, 부농과 자본주의의 일반적 요소들은 우리나라에서 과거사로 되고 있거나 이미 되었으며, 농촌에서 계급분화는 일어나지 않으며 부농은 과거의 잔재이거나 허수아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편향의 결과는 무엇인가?

이 편향은 농촌에서 계급투쟁의 사실상 부정을 이끈다.

둘째 편향은 농촌에서 부농과 자본주의적 요소들의 역할을 전반적으로 과대평가하는 데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적 요소들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노동계급과 빈농의 중농과의 동맹이 적절하며 가능하다는 것을 부인한다.

이 편향은 우리나라 농촌에서 자본주의가 부활한다는 단순한 믿음에서 시작한다. 이들은 자본주의 부활 과정을 우리의 협동조합 전체 혹은 압도적 부분을 포함하는 전면적 과정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대규모적인 농민계급 분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양극단을 이루는 집단 즉 부농과 빈농이 해마다 성장 강화되지 않을 수 없고, 중간 집단인 중농은 해마다 약화 감소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점이다.

실천적으로 이 편향은 농촌에서 계급투쟁을 격화시키고 빈농위원회의 부농 청산 정책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서 내전을 선포하고, 모든 건설 사업을 파탄시키며, 사회주의 건설 씨스템에 수백만 농가를 참가시키려는 레닌의 협동조합 계획을 거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여러분은 어느 편향이 더 나쁘냐고 물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둘 다 나쁘다. 이러한 편향들이 성장하면 당을 와해시키고 파멸시킬 수 있다. 다행히 우리 당은 두 편향 모두를 제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박수.) 두 편향 중 어느 것이 더 나쁘냐고 문제 제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우리가 두 편향을 취급하는 데 견지해야 할 다른 관점은 있다. 당이 어느 편향과 싸울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는가, 첫째 편향인가 둘째 편향인가? 바로 이것이 문제를 실천적으로 제기하는 방식이다. 두 편향이 다 위험하고 다 나쁘기에 어느 것이 더 위험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당이 어느 편향과 싸울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는가를 말하는 것은 가능하며 또 필요하다. 만일 공산당원들에게 당이 더 잘 준비된 것이 부농을 제거하는 일인가, 아니면 중농과 동맹을 맺는 일인가를 묻는다면, 100명 중 99명은 부농을 격파하라는 구호를 실행하는 데 더 잘 준비 되어 있다고 말할 것이다. 허락만 한다면 그들은 순식간에 부농을 제거할 것이다. 그러나 부농을 수탈하지 않고 중농과 동맹을 맺어 부농을 고립시키는 더욱 복잡한 정책에 대해서는 쉽게 자기 것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당이 두 편향을 반대하는 투쟁에서 무엇보다 둘째 편향과의 투쟁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수.) 어떤 식의 맑스주의나 레닌주의로도 부농이 위험하다는 명제를 가릴 수는 없다. 부농은 부농이다. 보구쉐프쓰끼가 아무리 부농은 허수아비일 뿐이라고 주장해도 부농은 역시 위험하다. 이 생각은 그 어떠한 인용문을 가지고도 공산주의자의 마음에서 없애 버릴 수 없다. 그러나 레닌이 제2차 대회의 결의문에서 중농의 중립화에 대해 서술하였기 때문에 중농과의 공고한 동맹이 필요하다는 명제는 언제나 레닌주의나 맑스주의의 경구들 속에서 눈에 띄지 않고 과소평가될 수 있다. 여기에는 인용할 풍부한 지문이 있으며, 당을 혼란시키고, 진실 즉 레닌에게는 농민에 대한 구호가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나 있었다는 진실을 숨기려고 하는 온갖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광활한 무대가 있다. 여기에는 맑스주의에 대하여 별의별 농간을 다 꾸밀 수 있다. 바로 그러기에 둘째 편향과의 투쟁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상이 쏘련의 국내 정세, 경제, 공업과 농업, 계급들, 계급들의 활동, 쏘비에트의 활성화, 농민 등등에 대한 문제이다.

국가기구에 관한 약간의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 국가기구가 켜져서 당의 지도를 벗어나려고 하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국가기구의 관료주의에 대해서도 역시 말하지 않겠다. 보고가 길어지기 때문이고, 또 이 문제가 당에 그 어떤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7. 당의 임무

국내 정책에 대한 당의 임무로 넘어가자.

인민경제 발전의 전 분야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해야 한다.

ㄱ) 인민경제의 생산을 한층 더 증가시키는 것;

ㄴ) 우리나라를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변화시키는 것;

ㄷ) 인민경제에서 자본주의적 요소에 대한 사회주의적 요소의 결정적 우위를 확실히 하는 것;

ㄹ) 자본주의에 포위된 상황에서 쏘련 인민경제의 필수적 자립성을 확보하는 것;

ㅁ) 전체 국가예산에서 비조세 수입의 비중을 증가시키는 것.

공업과 농업 분야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해야 한다.

ㄱ) 기술 수준을 높이고,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원가를 줄이고, 자본의 회전속도를 증가시켜 사회주의 공업을 발전시키는 것;

ㄴ) 연료 및 금속의 생산량과 철도 운송의 고정 자본을 국가의 증대하는 수요에 일치시키는 것;

ㄷ) 쏘비에트 지방 공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

ㄹ) 토지의 단위면적당 수확을 증가시키고, 농업기술을 높이고, 산업 작물을 발전시키며 농업을 공업화는 것;

ㅁ) 농민들을 협동조합에 대중적으로 조직하고, 그들의 문화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분산적인 농가를 사회주의 건설에 참여시키는 것.

상업 분야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해야 한다.

ㄱ) 상품 유통망(각종 형태의 협동조합, 국영상업)을 더욱 확충하고 질적으로 개선하는 것;

ㄴ) 상품 유통 속도를 최대한 증가시키는 것;

ㄷ) 소매가격을 인하하고 개인 상업과 비교해 쏘비에트적 협동조합 상업의 우세를 더욱 높이는 것;

ㄹ) 모든 정부 조달 기관들의 통일 전선을 세우고 엄격한 조달 규율을 확립하는 것;

ㅁ) 안정된 통화 시세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방지하는 데 필수적인 무역 흑자, 즉 국제수지 흑자를 확보하면서 대외무역을 강화하는 것.

계획화 분야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예비를 확보하는 방향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

부언하자면, 예비 원천의 하나인 보드카에 대해 몇 마디 하겠다. 흰 장갑을 끼고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지들, 이것은 매우 엄중한 오류이다. 우리가 차관을 받지 못하고, 자본이 부족한 이상, 더욱이 우리는 서구 자본가들의 노예가 될 수 없어 그들이 제기한 노예적 조건을 거부한 이상, 유일한 대안은 다른 분야에서 원천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무엇보다 노예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 여기서 우리는 노예냐 보드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따라서 횐 장갑을 끼고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중한 오류이다.

계급들의 상호관계 분야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해야 한다.

ㄱ) 노동계급과 빈농이 중농과의 동맹을 확실히 하는 것;

ㄴ) 이 동맹에서 노동계급의 지도를 확실히 하는 것;

ㄷ) 부농과 도시 자본가들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고 경제적으로 배제하는 것.

쏘비에트 건설 분야에서는 관료주의와 결정적으로 투쟁하는 방향에서, 이 투쟁에 노동계급의 광범한 대중의 협력을 얻는 방향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

신흥 부르주아지와 그 사상적 대변자인 방향 전환파(Smena-Vekhites)에 대하여 몇 마디 하겠다. 방향 전환주의(Smena-Vekhism)란 신흥 부르주아지의 사상으로, 성장하면서 점차 부농 및 관료 지식인들과 결합하고 있다. 신흥 부르주아지가 자기 사상으로 내세운 방향 전환주의에 따르면 공산당은 변질되고 신흥 부르주아지는 강화될 것이라 한다. 더욱이 우리 볼쉐비끼는 자기도 모르게 민주공화국의 문턱에 다가서게 되고 그 후 이 문턱을 넘어 군부나 관료 중의 어떤 “시저(Caesar)”의 도움 하에 일반 부르주아 공화국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관료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우리와 친근한 일부 집단을 혼란시키려고 애쓰고 있는 새로운 사상이다. 우리당이 변질된다는 주장은 논박하지 않겠다. 어리석은 말은 논박할 가치가 없다. 우리당은 변질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질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당은 변질될 수 있는 그런 인간들로 이루어지지도 않았으며 그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박수.) 우리의 간부들은 젊은이나 늙은이나 다 사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레닌 저작집을 몇 차례 출판한 것은 우리의 행복이다. 지금 사람들은 읽고 배우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당내의 평범한 사람들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변질된다고 떠들어 봤자 누구도 놀라지 않는다.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할 것이다. 그들이 아무리 소리친다 해도, 아무리 인용문을 들어 위협하려 해도 평당원들은 들고 판단할 것이다. 당원들의 손에는 레닌의 저작집이 있기 때문이다. (박수.) 이것이 우리당이 레닌주의의 길에서 이탈하지 않을 기본 담보 중의 하나이다. (우레와 같은 박수.)

무엇보다 방향 전환파에 대해 말을 꺼낸 것은 우리당과 우리 중앙위원회의 변질을 기대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몇 마디 하기 위해서다. 우쓰뜨랼로프는 이 사상의 창시자이다. 그는 운수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일을 잘한다고 들었다. 그가 일을 잘한다면 우리당의 변질을 몽상하게 내버려 두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몽상은 우리나라에서 금지되지 않다. 몽상하려거든 실컷 몽상하라. 그러나 변질을 몽상하더라도 우리 볼쉐비끼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지 못할 것이다. (박수.) (다음 호에 계속)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