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권두시

[권두시] 외마디 비명

  고희림   70년대 80년대는 낮에 겨우 눈 붙이고 밤 꼬박 새우느라 온몸이 삭신이 되어 담배 한 모금 빨 힘도 없이 공단 새벽길을 나섰던 여공을 ‘공장뺑이’라고 아무렇게나 부르던 시절이었다   퇴근길 공단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타면 책 몇 권 옆에 끼고 학생 흉내 내던, 잠시나마 ‘공장뺑이’를 벗어나려 했던 슬픈 공장뺑이 시절이었다   국민소득이 3만달러 낙수효과, 분수효과, 보편적...

[권두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방주     죽었다 또 죽었다 또 끼어 죽었다 김용균 참사 2주기 추모 날 오늘도 어김없이 누군가가 또 떨어져 죽었다 용광로에서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스물네 살 청년이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죽었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하철 구의역에 열아홉 살 제주 생수공장에 열여덟 살 우리 셋은 하청, 비정규직, 현장실습생 모두 기계에 끼어 죽었다   28년 만에 개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은 있으나 마나...

[권두시] 프리드리히 엥엘스

  고드프리 크리머(Godfrey Cremer)   * 원문은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고드프리 안드리스 크리머(Godfrey Andries Cremer, 1943-2012). 1970년대 공산주의 노동자협회(Association of Communist Workers) 시절부터, 하르팔 브라르(Harpal Brar), 엘라 룰(Ella Rule), 캐시 샤프(Kathy...

[권두시] 동요하는 사람에게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 하이네ㆍ브레히트ㆍ아라공ㆍ마야코프스키,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김남주 역, 푸른숲, 1995, p. 136.     당신은 말하고 있소 ― 우리의 운동은 궁지에 몰려 있고 암흑이 깊어가고 있다 힘도 쇠잔해가고 수년 동안 활동에 활동을 해왔지만 우리들은 지금 활동이 개시되었을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적은...

[권두시]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일곱 개의 문을 가진 테베는 누가 지었을까? 책들에는 왕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왕들이 돌덩이를 날랐을까? 그리고 여러 번 파괴되었던 바빌론― 그 바빌론을 누가 그렇게 여러 번 세웠을까? 건축노동자들은 황금빛 도시 리마의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만리장성을 다 쌓은 날 저녁, 벽돌공들은 어디로 갔을까? 위대한 로마는 개선문으로 가득 차...

[권두시] 공산주의 청년동맹원들에게

      블라지미르 블라지미로비치 마야꼬프쓰끼 (Влади́мир Влади́мирович Маяко́вский) 번역: 임채희                                죽음 ―                            감히 그런 생각 말라!     건설하고,         파괴하며,                 재단하고                        잡아...

[권두시]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

  김남주     윗것들은 밑으로부터 위협을 받으면 위협을 받아 재산의 뿌리 권력의 기둥이 흔들리면 민중들을 역적으로 몰아붙이고 외국 군대를 끌어들여 그들을 학살했다 1894년 갑오농민전쟁 때 양반과 부호들이 그랬고 1950년 앞뒤에 이승만과 그 추종자들이 그랬다 이런 것쯤은 알고 있다 먹물인 나는 시인인 나는 이렇게 노래할 줄도 안다 동전과 권력의 이면에는 조국이 없다고 그러나 나는...

[권두시] 놀라운 노동의 가치

  이철산   * 이철산, ≪강철의 기억≫, 삶창, 2019, pp. 62-63.   파업이 끝나자 처음 알았지 우리 노동의 놀라운 가치 삼십 년 동안 한 달 이백만 원 남짓 고스란히 모아도 어림없는 한 달 파업의 가치 놀라운 가치 수백 억 손해배상 청구서와 수십 명 해고통지서 처음 라인을 멈추고 기계를 멈추고 공장을 세우고 공장을 지키면서 시작한 싸움 한 달 동안의 파업 손때 묻은 기계를...

[권두시] 국가는 계산적이었다 냉정하게 분류하고 머리 숫자를 중요시했다

  고희림 | 편집위원     1.   봄밤을 설치며 여행을 떠난 부푼 아이들이었다 무지개와 같던 아침 꿈의 문턱을 넘어 이 세상을 다음 세상으로 옮겨 놓을듯 환상의 청룡열차를 타오르다가 급하고 거대한 권모의 바다로 툭 떨어진 필연적 악연의 시간   태초의 시간을 빼앗겨 돈의 사슬에 묶인채 쳇바퀴 돌던 배 구석구석 화물과 함께 짐짝처럼 가득 채워진 아이들이었다   바다속 근방에선 누구나 화...

[권두시] 사언시ㆍ여성 해방(四言诗ㆍ妇女解放)

    마오쩌뚱(毛泽东) 번역: 문영찬(연구위원장)     * 1939년 6월 옌안에서 잡지 ≪중국부녀(中国妇女)≫가 창간되었는데, 이 시는 마오쩌뚱이 이 잡지의 발행을 축하하며 쓴 것(题写)입니다.     妇女解放, 突起异军, 两万万众, 奋发为雄。 여성 해방은 또 다른 부대가 우뚝 솟아나는 것이며, 2억의 대중이 분발하여 웅대해지는 것이다.   男女并驾, 如日方东, 以此制敌, 何敌不倾。...

[권두시] 대장정

  마오쩌뚱(毛泽东) 번역: 문영찬(연구위원장)     홍군은 머나먼 행군의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네, 수많은 강과 산들이 그저 한가로이 기다리고 있을 뿐.   다섯 고개가 힘차게 솟구쳐 잔잔한 물결이 되고, 우멍산(烏蒙山)의 드높은 기세도 굴러다니는 흙덩이에 지나지 않는구나.   진사강(金沙江)의 강물이 구름 절벽을 때려 따듯한데, 대도하의 다리에 걸쳐 있는 쇠줄은 차갑기만 하구나.  ...

[권두시] 너의 창끝이 된 노동의 별

  박금란     꽁꽁 언 겨울 밤 창공에 동지의 비애가 박혀 있어 늙은 노동자의 오늘도 못 내다판 노동의 절망이 얼음조각처럼 차갑게 반짝이는 별   시련으로 단련 되었지만 깊은 슬픔 품은 창끝은 따스함만으로 녹일 수 없는 절대절명의 계급의 적개심   모든 것을 잃은 절망을 딛고 단련된 벼려진 너의 창끝이 겨울 창공 힘차게 가르면   찢겨진 달러 쪼각 우수수 낙엽처럼 떨어지고 자본주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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