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회원마당]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이해

장인기 | 회원

 

 

 

1. 왜 최저임금을 말하는가?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건 공약 중의 하나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었다. 후보마다 내건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의 차이는 있었지만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 후보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동자 후보1)나 공약으로 외치던 최저임금 인상을 왜 모든 후보들이 주요 공약으로 내걸게 되었는가?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즉 최저임금 수준 혹은 그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숫자가 당락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7년에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게 된 노동자 수가 300만 명2)을 넘어섰고, 2018년은 463만 명이었으며, 2019년은 501만 명3)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게 되는 노동자 수가 많아질수록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도 커지게 된다. 언론이나 정치권은 그러한 영향(주로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의 가중)을 부각시킴으로써 최저임금을 점점 뜨거운 이슈로 만들고 있다. 다만 언론이나 정치권은 최저임금의 액수만을 강조할 뿐 최저임금제도가 갖는 의의나 본질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최저임금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생산, 유통하여 혹세무민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하에서는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최저임금과 관련한 몇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서술한다.

 

 

2. 최저임금제도 개요

 

한국의 최저임금제도는 1986년 12월 31일에 <최저임금법>이 제정ㆍ공포되어 1988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최저임금제도는 최초에는 10인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한 제조업에만 적용되다가 2000년 11월 24일부터 1인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한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었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최저임금제도의 목적을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정한 금액 이상의 임금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고 하고 있다.4) 정리해 보면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자의 생존과 노동력의 유지ㆍ존속을 위해 국가가 최소한의 임금 수준을 강제5)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즉, 최저임금제도는 자본주의 씨스템의 근간인 노동력의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적 장치인 셈이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8월 5일까지 결정한다. 결정된 최저임금은 즉시 고시하여야 하며 고시된 최저임금은 다음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법 규정상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주체가 고용노동부장관인 것 같지만, 고용노동부장관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최저임금에 대해 고시하는 역할을 할 뿐이기 때문에 사실상 최저임금의 결정은 최저임금위원회가 하게 된다.6)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각 9명,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근로자위원은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과 같은 노동조합에서, 사용자위원은 전경련과 같은 사용자단체에서 추천한 이들로 구성된다. 최저임금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의 입장 차는 크기 마련이기 때문에 노사 간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결국 표결로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정부안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임금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업장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데, 동거의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과 가사사용인7),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 및 어선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 및 어선에 대해서는 <선원법>에 따라 선원의 최저임금이 정해진다.8) 또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라 하더라도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의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의 적용을 제외할 수 있다.9) 그리고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사용 중에 있는 자로서 수습사용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인 자10)의 경우 최저임금의 10%가 감액 적용된다.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이 최저임금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지급받는 임금에서 최저임금 판단 시 산입되는 임금만을 가려서 이를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여 고용노동부에서 고시한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된다. 최저임금 판단 시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에서 ①소정의 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외의 임금(예: 연장근로수당), ②상여금 등의 월 지급액 중 해당 연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25%에 해당하는 부분, ③현금성 복리후생비 중 해당 연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7%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임금이다. 소정근로시간이 1주 40시간이고 급여 항목이 기본급, 직무수당, 연장근로수당, 설 상여, 식대, 가족수당으로 구성된 노동자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해 보면 다음과 같다.

 

ⅰ) 최저임금 판단 시 산입 임금

급여 항목

금액

산입 금액

사유

기본급

1,500,000원

1,500,000원

직무수당

100,000원

100,000원

연장근로수당

300,000원

0원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이 아님

설 상여

200,000원

0원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이 아님

식대

100,000원

77,840원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7%(122,160원11))를 초과하는 금액만 산입됨

가족수당

100,000원

2,300,000원

1,677,840원

 

ⅱ) 시간당 임금 : 1,677,840원 ÷ 20912) = 8,028원

 

ⅲ) 최저임금과 비교 : 8,028원 < 8,350원13)  →  최저임금에 미달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단순히 급여 총액만으로 최저임금 위반인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급여 총액은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것 같지만 법령에 따른 기준에 따라 산정해 보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에 대해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3. 최저임금제도와 관련한 쟁점

 

1) 최저임금 월 환산 시 주휴수당 포함 문제

정부는 지난해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개정 전 <시행령>에서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시간 수를 소정근로시간 수로 규정되어 있던 것이 개정된 <시행령>에서 소정근로시간 수와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수를 합산한 시간 수로 규정되었다.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할 때 혹은 월급을 최저임금 판단을 위한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기준이 되는 시간에 주휴일에 해당하는 시간을 포함하는 것을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내용을 가지고 보수 언론은 <시행령>이 개정됨으로써 기존에 지급하지 않아도 됐던 주휴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그들의 여론몰이에 일부 기업들은 이를 믿고 있으며, 보수 언론의 주장에 가세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들이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이 대법원 판례인데, 대법원은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시간 수에 주휴일에 해당하는 시간은 제외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주휴일에 해당하는 시간까지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시간 수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 왔다. 그리고 실무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에 따라 최저임금을 적용해 왔다. 대법원과 고용노동부의 입장에 따른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시간 수를 각각 산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ⅰ) 대법원 입장 : 40시간 × (365일÷12개월÷7일) = 174시간

ⅱ) 고용노동부 입장 : (40시간+8시간) × (365일÷12개월÷7일) = 209시간

 

2019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게 되면 대법원 입장에 따르면 1,452,900원(8,350원×174)이 되고, 고용노동부 입장에 따르면 1,745,150원(8,350원×209)이 된다. 보수 언론의 입장에 따르면 예컨대 월급이 1,452,900원이면 최저임금 위반이 아닌데, <최저임금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최저임금을 위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의 입장에 따르더라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월급 1,452,900원에는 주휴수당14)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월급만 지급하게 되면 주휴수당 미지급에 따른 임금체불이 된다. 임금체불이 성립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휴수당을 별도로 지급해야 하는데 주휴일에 해당하는 시간이 35시간(8시간×(365일÷12개월÷7일))이다. 결국 대법원 입장에 따르더라도 사용자가 지급해야 하는 임금은 174시간+35시간, 즉 209시간분으로 고용노동부의 입장과 같게 된다.

 

이처럼 <최저임금법 시행령>의 개정 내용은 기존의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거나 월급을 최저임금 판단을 위한 시간급으로 환산하는 방법을 전혀 달라지게 하지 않는다. 주휴수당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전에도 지급되었어야 하는 것이고 <시행령>이 개정되었기 때문에 추가로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2) 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최저임금법>은 장애인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의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의 적용을 제외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을 담당하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그 정신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동일 또는 유사한 직종의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다른 근로자 중에서 가장 낮은 근로능력자의 평균 작업능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15)로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최저임금제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제도는 고용노동부가 언급하고 있듯이 저임금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는 노동능력을 개입시켜 노동능력이 현저히 낮을 경우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다시 말하면 노동능력이 현저히 낮은 경우라고 해서 생계비가 더 적게 들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장애인이기 때문에 비장애인에게는 불필요한 주거환경, 생활용품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비장애인에 비해 생계비가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장애인의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를 둔 취지에는 사용자들이 비장애인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데 있어 최저임금이라는 부담을 제거해 줌으로써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자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용자가 부담하게 되는 생산성 하락 등의 비용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의 적용 제외가 아닌 별도의 보조금16)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둘째, 최저임금이 적용 제외 인가를 받은 장애인에 대해서는 임금의 하한이 없게 된다. 사용자가 임의로 책정하는 임금이 해당 장애인의 임금이 된다. 그래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를 받은 장애인은 일반적인 노동자와 동일하게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근무하고도 월 30만 원 수준의 매우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기도 한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동일한 노동결과물에 대해 비장애인에 비해 더 낮은 보상을 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사용자는 장애인 고용에 따른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저임금의 장애인을 고용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가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

 

 

4. 마치며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최저임금제도와 관련한 몇 가지 쟁점들을 살펴보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제도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좀 더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노/사/과/연]

 

 


 

1) 2012년 대선에서 기호 7번이던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김순자 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최근 최저임금 동향 및 평가”(2016. 8.)에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게 된 노동자 수를 2015년 250만 명, 2016년 280만 명으로, 2017년 313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3) 통계청, “경제활동부가조사” 기준.

4) 고용노동부, “최저임금법 개정 주요내용”, 2018. 6. 7.

5)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6) 고용노동부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출한 최저임금안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할 수는 있다.

7) 가사사용인은 가구에 고용된 요리사, 가정부, 보모, 개인비서, 운전사, 가정교사 등을 의미한다.

8) 매년 해양수산부장관이 선원의 최저임금을 고시한다. 선원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보다 높다. 2019년 선원의 최저임금은 월급 2,153,720원이다(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1,745,150원).

9) <최저임금법> 제7조, 동 <시행령> 제6조

10) 다만, 단순노무업무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직종에 종사하는 자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감액적용할 수 없다.

11) 1주 40시간 노동하는 노동자의 최저임금 월 환산액이 1,745,150원이고, 이것의 7%가 122,160원이다.

12) (40시간+8시간) × (365일÷12개월÷7일)

13) 2019년 최저임금.

14)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매주 1일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15)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업무처리 지침”, 2017. 12. 29.

16) 현재도 장애인을 의무고용률(민간기업 3.1%,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3.4%) 이상 고용할 경우 장애인 고용장려금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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