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정세] 현 정세와 노동운동의 향후 전망

문영찬 | 연구위원장

 

 

 

1.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대한 평가

 

지난 1월 28일 열렸던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가 안건이 부결되었다. 3개의 수정안 중 참가 반대 안건은 재적 958명 중 331명 찬성으로 부결되었고, 조건부 불참은 재적 936명 중 362명 찬성으로 부결되었으며, 조건부 참가도 재적 911명 중 402명 찬성으로 부결되었다. 참가 반대는 경사노위 참가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서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원칙적 반대 입장이었다. 금속노조가 주도한 조건부 불참은 탄력근로제 개악 철회, ILO 핵심협약 비준 등 4개 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불참한다는 것이었고, 산별대표 8명이 발의한 조건부 참여는 노동법 개악 시 탈퇴한다는 것이었는데 부결되었다. 그리고 원안은 김명환 위원장이 사실상 철회하여 경사노위에 대한 민주노총 참여 여부라는 쟁점은 일단 부결로 정리되었다.

그러면 이러한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석해 보자. 대의원 중 약 1/3은 경사노위 참가 자체를 반대하여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원칙적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44%의 대의원은 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입장에 동조하여 조건부 참가에 찬성하였다. 이 세력은 사회적 합의주의 자체를 반대하지 않고 노사정이라는 틀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중간세력으로서 금속노조 위원장 등은 조건부 불참을 내걸었는데 형식상으로는 사회적 합의주의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조건에서는 불참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표결 결과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민주노총 위원장과 흐름을 같이 하는 세력이 압도적이지 못했고 중간파의 존재가 부결이라는 결과를 내오는 데 있어서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플랜 B가 없다면서 경사노위 참가에 사활을 걸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러한 입장에 대한 동조는 과반에 많이 부족했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주의 자체를 반대한 1/3의 대의원들은 내적인 통일성이 그리 공고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경사노위라는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반대라는 점에서는 일치된 행동을 한 것이었다. 이는 한국 사회의 노동운동의 좌파가 이데올로기적인 난맥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정한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금속노조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조건부 불참은 중간파로서 현재의 상태에서 경사노위 참가는 명분과 실리가 모두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김명환 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의 경사노위 참가 주장은 정치적 근거가 매우 부족한 것이었다. 문재인 정권이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등에서 개악을 하고 노동운동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사노위 참가는 교섭을 빌미로 하여 사실상 문재인 정권의 헤게모니에 굴복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위 노조에서 혹은 산별까지 포함하여 투쟁과 교섭을 병행한다는 것은 가능한 것이고 또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전국적 차원에서 노사정 교섭을 한다는 것은 이와는 질을 달리하는 것이다. 전국적 차원에서 노사정 회의는 단순한 교섭의 의미를 넘어서서 계급 간에 협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상호 간의 타협에 공감하고 계급타협 체제를 성립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계급타협 체제는 노동자계급의 계급투쟁을 봉쇄하고 그것을 제도권 안의 교섭으로 수렴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다. 또한 노사정 회의, 사회적 합의주의, 그리고 계급타협 체제는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을 마비시키고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는 대가로 실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노동자계급의 발전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명환 위원장의 노선은 밑으로부터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던 것이다.

한편 일정한 힘을 갖는 중간파가 이번 과정에서 등장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탄력근로제 개악 철회, ILO 핵심협약의 비준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사회적 합의주의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정세, 현재의 조건에서는 불참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중간파의 존재를 규정한 것은 바로 현 정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현 정세의 어떤 점이 이들 중간파들을 경사노위 불참으로 몰고 간 것일까? 그것은 한편으로 문재인 정권의 개혁의 기만적 성격이 서서히 폭로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 정세의 추이 속에서는 얻을 수 있는 실리가 거의 없다는 점이 주요했다. 왜냐하면 한국경제의 위기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 그를 기초로 노동자, 민중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고 또 계급 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어서 지금은 타협의 시기가 아니라 투쟁의 시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세의 추이, 정세의 본질을 잘못 읽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좌파들은 어떠한가? 좌파들은 사실은 사회적 합의주의 자체를 반대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 이데올로기상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해 천양지차의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고 또 전술적으로도 현재의 정세에 있어서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를 성립시키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즉,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드러난 좌파는 향후 정세를 추동하기에는 여러 가지 점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데올로기상에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전술의 면에서 많은 노력이 경주되어야만 문재인 정권에 맞서서 부르주아 개혁을 넘어서는 사회대개혁을 추동하고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을 고양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경사노위 참가의 부결은 노동운동에 있어서 어떤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단지 노동자계급과 노동운동의 전면적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문재인 정권을 비롯한 부르주아들이 집요하게 추구한 것은 경사노위 참가를 통해 노동자계급을 분열시켜서 다가오는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있어서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계급은 이번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가의 부결을 통해 계급적 단결을 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반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최소한의 지반에 불과한데 왜냐하면 향후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전술에서 과학적 입장을 세워내지 못한다면 경사노위뿐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자본가계급의 노림수가 노동자계급의 분열과 무력화를 목표로 공격해 올 것이기 때문이다.

 

 

2. 노동운동의 근본조건으로서 노동자계급의 단결

 

김명환 위원장은 경사노위 참가의 명분으로 교섭과 투쟁의 병행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단사에서 교섭과 투쟁을 병행하는 것은 그것이 단지 일정한 실리를 가져오기 때문이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 즉, 노동자의 단결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노동조건의 개선을 통하여 노동자로서의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적 차원에서는 어떠한가? 전국적 차원에서는 단사와 같은 맥락일 수는 없다. 노사정 회의, 사회적 합의주의는 그것을 통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고양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틀 자체가 자본가와 노동자의 계급적 대립을 희석시키기 때문이다. 노사정 회의는 단순한 노동조건의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계급 대 계급으로서 만나는 것이며 그것도 타협을 전제로 만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사정 회의, 경사노위는 단순한 교섭이 아니라 하나의 제도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용적으로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마비시켜서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고 무력화시키는 것을 토대로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계급타협 체제를 의미한다.

계급타협을 통해 실리를 얻는다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의 파괴를 대가로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노동운동의 대의를 배신하는 것이다. 노동운동에서 실리 혹은 일정한 개량 자체가 부정될 수는 없지만 그것은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실리, 개량의 취득이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을 약화시키고 파괴할 때 그러한 실리, 개량은 거부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은 노동운동의 근본조건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최초에는 임금 등의 근로조건의 개선을 목표로 투쟁을 한다. 그리고 그러한 투쟁을 경과하면서 임금 등 근로조건의 개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결의 유지와 증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이 노동운동의 시작이라면, 노동운동의 궁극적 목표인 노동자계급의 해방이라는 점에서 볼 때도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은 근본조건이다. 왜냐하면 노동자계급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계급대립을 폐지해야만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혁명이 필요하며 정치혁명을 통한 권력의 획득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결정하는 근본적 요소는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의 정도이다. 정치혁명은 계급적 단결을 통한 노동자계급의 힘이 자본가계급의 단결보다 우위에 설 때 이루어진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의 단결은 조합적 단결에서 계급적 단결로 발전하고 그 의식은 조합적 의식에서 정치적인 계급의식으로 발전하며 그 과정에서 계급적인 정치적 정당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은 노동운동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이기도 하며 계급적 단결을 위한 계급의식의 발전은 노동운동의 알맹이가 되며 그것은 자본가계급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계급의식과 그에 기초한 계급적 단결은 모든 이데올로기적 무기, 정치적 전술, 조직적 형태 등을 규정하는 근본적인 것이다.

경사노위, 노사정회의, 사회적 합의주의가 비판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실리를 추구한다는 점 때문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을 파괴하고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는 것을 대가로 실리를 추구한다는 점 때문이다.

 

 

3. 한국경제의 위기와 계급대립의 심화

 

모순, 모순! 모순이라는 개념은 그동안 운동에서 잊혀지거나 심지어 매장까지 된 개념이다. 쏘련이 붕괴된 후 노동자계급의 변혁의 무기였던 변증법은 잊혀지거나 아니면 부르주아,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에 의해 의식적으로 매장되었다. 아도르노,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 등 최근에 각광을 받았던 서유럽 철학자들에게 공통된 점은 이들이 변증법을 부정한다는 점이었다. 부르주아들에게 있어서 노동자계급과 민중이 과학적 개념, 변증법이라는 무기를 획득한다는 것은 공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모순이라는 개념은 그러한 변증법의 핵으로서 이 사회의 계급대립을 해명하는 것이었고 나아가 그러한 계급대립을 지양하는 운동의 필수적인 개념이었다. 지금 한국의 운동진영에서 변증법이 구사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운동이 무너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현 정세에서 다가오는 위기를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개념은 역시 모순이라는 개념이다. 현재의 정세는 세계적 차원에서 2007년의 세계대공황의 영향이 극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공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유행어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고 영국의 브렉시트,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극우세력의 득세는 자본의 평화로운 축적의 시대가 마감되고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격돌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예고한다. 또한 20세기 세계 사회주의 진영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멸한 지금에 있어서 그러한 계급적 대립이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화할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개념은 모순의 심화라는 개념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세계자본주의 경제의 침체에 따라 위기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생산과 투자의 위축을 겪고 있다. 또한 부동산 가격도 하락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고용의 침체를 겪고 있는데 이는 향후 소비의 위축을 예고하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소득주도의 성장, 혹은 혁신성장은 이러한 토대에서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소득주도 성장은 재벌중심의 성장을 가리기 위한 레토릭에 지나지 않으며 혁신성장은 재벌체제에 손을 대지 않는 상태에서 경제적 동력을 강화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토대에서의 위기는 계급대립의 심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번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가가 부결된 것은 밑으로부터 압력이 그만큼 컸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현장에서, 삶의 현장 곳곳에서 피부로 느끼는 노동자의 처지가 계급타협을 말할 만큼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는 것이 대의원대회에서 공개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은 향후 경제적 위기의 심화 속에서 경제적 투쟁이 확산될 가능성을 말하며 일정한 조건에서는 정치적 위기 또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향후의 정세에서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태도가 갖는 의미와 그 중요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는 곧 정치적 전술의 문제가 앞으로 쟁점이 될 것이며 또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임을 말한다.

 

 

4.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의 구축을 위하여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전술에 있어서 관건적인 것은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를 세우는 것이다. 정세의 전개에 따라가기 바빠서는 올바른 전술이라 할 수 없다. 또 자유주의 세력과의 거래와 타협을 주되게 사고해서는 전술에 있어서 과학은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을 세우고 그에 기초하여 각각의 정치적 쟁점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의 정립에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헤게모니 개념이다.

헤게모니 개념은 노동자만이 아니라 자본가들도 구사하는 것이다. 과거의 폭력적 지배와 달리 피지배계급에 대해 동의와 폭력의 기제를 적절히 결합시키는 것이 헤게모니적 지배이며 문재인 정권은 바로 이러한 헤게모니적 지배를 구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촛불정권임을 내세우는 것, 사회적 합의기제를 추구하는 것이 동의에 기초한 지배의 구사라면, 성주에 싸드를 폭력적으로 배치한 것은 폭력의 기제를 구사한 것이다. 향후 밑으로부터 투쟁이 성장한다면 동의보다 폭력의 기제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헤게모니 개념은 지배계급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여 시민사회의 영역이 넓어지고 정세가 침체기에 처해 있는 경우 노동자계급은 헤게모니 개념에 입각한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시민사회 영역에서 지배계급과 헤게모니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이 그러한 전술의 요체가 될 수 있다. 그리하여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지배계급의 진지를 하나하나씩 탈취하고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고취시키는 것을 기초로 주변에 다양한 동맹 세력을 묶어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특히 신좌파운동, 혹은 신사회운동의 영역 즉, 환경,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인권 운동 등의 영역에서 이들을 자본가계급으로부터 분리시키고 노동자계급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 운동은 그 자체가 자본주의의 모순의 심화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이들 운동에 대한 과학적 입장을 세워간다면 전통적인 노동운동과 농민운동 등을 넘어서서 운동의 프레임을 확장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신좌파운동이 서구의 경우 계급투쟁에 대한 부정을 기치로 68운동 후에 성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운동과 노동자의 계급운동의 연결고리를 세우는 데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를 세워나가는 전술의 구사는 그에 걸맞는 주체를 필요로 한다. 이는 당연히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정당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동운동의 선진적 부위는 전술문제를 사고하면서 동시에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정당의 문제 또한 포괄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거꾸로 그러한 정당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전술의 성립과 구사를 통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발전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전술과 조직을 상호연관의 측면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전술은 헤게모니 개념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헤게모니 개념은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은 이데올로기적 독자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즉 노동자계급이 이데올로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전술까지 포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은 정치적 상황이 다면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정세는 여전히 침체 상황이지만 그러한 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자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경사노위 참가 부결은 그러한 가능성이 자라고 있다는 것의 하나의 징표이다. 그러나 앞서 표결에 대한 분석에서 보았듯이 그러한 가능성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데올로기 작업을 통한 계급의식의 강화, 그리고 정치적 전술, 특히 헤게모니를 성립시키기 위한 치열한 투쟁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서서히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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