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비트코인은 화폐인가 ― 엉뚱한 동기, 황당한 파장. 혹은, 황당한 동기, 엉뚱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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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수 | 편집위원

이른바 ‘암호 화폐’의 탄생과 파장, 논쟁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후인 2008년 10월 31일 오후 2시 10분(미국 동부 시각). 수백 명의 공학자와 컴퓨터 프로그래머에게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메일의 발송자는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는 메일에 첨부한 9장짜리 논문에서 조작이 불가능하고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거래의 투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획기적인 통화(通貨) 시스템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제안했다. 시스템에서 사용할 화폐의 이름은 컴퓨터의 정보 저장 단위인 ‘비트’와 동전을 뜻하는 ‘코인’을 합쳐 비트코인(bitcoin)이라고 지었다. 전 세계적 광풍(狂風)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상 화폐가 태동한 순간이었다. 10년이 지난 현재 비트코인의 총가치는 약 194  조 원에 이른다.

나카모토의 실체는 지금까지도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1)

 

지난 년초에 ≪조선일보≫가 전하고 있는, 말하자면, 비트코인, 나아가서는 널리 ‘암호 화폐’ 일반의 창조신화다. 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의 실체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는 것도 신화를 신화답게 하고 있는 한 요소일 것이다. 신화의 제목은 신화의 제목답지 않게 좀 너절해서 “리먼 파산 후 날아든 메일 한통 … ‘블록체인 아들’ 비트코인 태어났다 ― 2008년 10월 31일 첫 태동 … 온라인 독과점 해결사로 주목”이다.

아무튼 그렇게 태어난 비트코인 혹은 널리 이른바 “암호 화폐”, “가상 화폐”2), 혹은 “전자 화폐”3)가 전 세계적인 투기의 광풍(狂風)을 불러일으키자 한국 정부를 포함, 몇몇 국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리고 이에 한국에서도 신문・방송을 통한 자그마한 ‘논쟁’이 벌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지난 연말연시에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 사이에” 벌어졌던 “설전(舌戰)”, 그 중에서도 특히 정재승 교수님의 발언이 아주 흥미롭다. “가상화폐[는], 투기와 범죄에 이용될 뿐”이라거나, “가상화폐를 개발한 이들은 엔지니어다. 엔지니어들은 화폐라는 것이 뭔지 정확히 몰랐다. …”, “암호 화폐는 인간의 어리석음 이용해 돈 뺏아 먹는 과정” 등등의 ‘유시민 작가’의 발언에 정재승 교수님께서 발끈하여 “유시민 선생님, 블록체인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운운하며 응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4)

혹시 있을지 모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먼저 얘기해두자면, “경제학을 전공한” ‘유시민 선생님’의 화폐론을 단편적인 보도를 통해서 정확히 알 수는 물론 없는 노릇이지만, 아무튼 보도에 나타난, ‘유시민 선생님’의 다음과 같은 화폐관에는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다. … 긍정적 기능이 전혀 없는 화폐이다.”, “화폐는 단순한 거래수단만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국민 국가 단위로 살고 있다. 각 정부들은 화폐를 관리함으로써 화폐 가치를 안정화하고 국내 경기를 조절한다. 우리의 국민 경제를 안정되고 순조롭게 운영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다. 가치가 요동을 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세계 각국이 화폐가치를 안정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 운운.

이렇게 보도된 발언만을 놓고 본다면, 그는 무엇보다도 화폐와 그 국민적 통화를 전혀 구별하지 못하고 있고, 그러한 한에서 그도 화폐를 누군가가 만들 수 있다는, 저들 ‘암호 화폐론자들’과 공통의 환상에 다리 한 쪽이 깊숙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유시민 선생님’과 저들이 다른 점은, 한쪽은 ‘국가만이 화폐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 비해서, 다른 한쪽은 ‘블록체인 기술만 있으면 누구든 화폐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 데에 있을 뿐이다. 즉, 이 점에서는, 한쪽은 국가주의적인 혹은 ‘화폐 국정설’적인 화폐관을 가지고 있음에 비해서, 다른 한쪽은 무정부주의적인 화폐관을 가지고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러나 화폐란, 사회적 분업과 사적소유가 발전하면서 노동생산물을 서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성장해온 것이지, 누군가가 만들었거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화폐의 가치는, 그 생산의 노동생산력에 달려 있는 것이지, 아무리 국가라고 해도 그 가치를 관리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경제학을 전공”하셨다고 공언하는 ‘유시민 선생님’께서 저렇게 발언하는 것은 현대 부르주아 경제학의 ‘과학성’을 웅변하는 것일 터이다.

각설하고, 정재승 교수님의 발언으로 되돌아가 보면, 정 교수님께서는 “유시민 선생님, 블록체인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기 전에, 자신께서 화폐에 대해서, 경제학에 대해서 얼마나 “잘 모르시는”지를 반성해보셨어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이 무엇이든, 문제는 ‘화폐’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과 같은 정보통신공학상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은 ≪한겨레≫에서 활동하는 정재승 교수에 대한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는, 극우 ≪조선일보≫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역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뇌과학 교수님인 김대식이 강력하게 항변하고 나선다. 이렇게,

“비트코인은 똑똑한 경제학자들과 달리 화폐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엔지니어가 만든 것이 아니다. 화폐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이해했기에 화폐의 미래, 그리고 더 나가 돈과 권력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5) (강조는 인용자. 이하 동일.)

그는 이렇게 말한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저자명으로 ‘비트코인: P2P 전자 캐시 시스템’이라는 논문이 소개된다. 1975년 4월 5일 도쿄 출신이라고 주장한 그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암호학, 금융공학 그리고 코딩 전문가인 그(들)가 정치・경제적 어젠다를 추구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반복하건대, “그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암호학, 금융공학 그리고 코딩 전문가인 … 것만은 분명하다”(!)니? ― 참으로 과학자다운 논리이다!

매우 짧은 글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의 글을 보면, 김대식 교수님 자신 역시 “똑똑한 경제학자들과 달리 화폐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엔지니어가 … 아니”라, “화폐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이해했기에 화폐의 미래, 그리고 더 나가 돈과 권력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경세가(經世家)의 한 분임에, 아니, 그러한 사람임을 자부하고 계신 분임에 분명한데, 그가 “화폐가 무엇인지”를 어떻게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계신지는 좀 뒤에서 보기로 하자.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국민의 대표’의 고견도 하나 소개하자. ≪조선일보≫는 이렇게 쓰고 있다.

“…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이번 논쟁에 가세했다. 남 지사는 가상화폐 열기를 튤립 버블에 빗댄 유 작가의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막연한 비판’이라고 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이 신기루냐’고 반문하며 ‘마치 조선 말 통상수교거부정책의 21세기 버전으로 들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남 지사는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자를 미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며 ‘투명하고 건강한 시장으로 바꾸는 것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6)

머지않은 훗날 관(棺)을 보았을 때, 저 ‘국민’은, 투기이기 때문에 물론 속된 말로 “상투를 잡은” ‘국민’은7) 자신들의 대표 남경필 지사님의 날카로움에 전율할 것이다. 자신들은 “바보 ‘취급’” 당해서는 안 되는 존재였음을, 즉 허깨비를 좇은 바보 그 자체였음을 그때에는 어쩔 수 없이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자에는 남경필 지사님 외에도 여러 유력한 지식인, 정치인들이 “암호 화폐 세계에서 유명하고 존경받는 사람들”8)의 대열을 기웃거리는 것 같다. 혹은, 숟가락을 얹고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윤형중 기자의 “어느 진보주의자9)가 블록체인을 받아들이는 방식”(https://www.coindeskkorea.com/영상-어느-진보주의자가-블록체인을-받아들이는-방/)이나, “노회찬 ‘블록체인으로 대의 민주주의 보완’”(https://www.coindeskkorea.com//노회찬-블록체인으로-대의-민주주의-보완/), “‘거지갑’ 박주민 ‘정치후원금에 블록체인 도입했으면’”(https://www.coindeskkorea.com/영상-거지갑-박주민-정치후원금에-블록체인-도입/) 등을 보라. 물론 용의주도하게도 “암호 화폐”니, “가상화폐니” 하는 것을 직접 거론하기보다는 그 기술적 ‘플랫홈’이라는 ‘블록체인’을 거론하고 있긴 하지만!

 

 

비트코인 혹은 이른바 ‘암호 화폐’ 창시의 엉뚱한 동기와 황당한 해결

 

그러면 이제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창시하게 된 동기, 혹은 문제의식을 보자. 예의 “9장짜리 논문”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의 “1. 서론(Introduction)”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터넷 상의 상거래는 거의 전적으로 신뢰받는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들에 의존하여 전자적 지불을 처리해 왔다. 이 씨스템은 대부분의 거래에서는 잘 작동하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신뢰 기반 모델의 고유한 약점에 시달리고 있다.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바, 이는 금융기관들은 분쟁 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Completely non-reversible transactions are not really possible, since financial institutions cannot avoid mediating disputes.) 조정 비용은 거래 비용들을 증대시키고, 최소 실거래 규모를 제한하여 일상적인 소규모 거래의 가능성을 배제하며, 철회 불가능한 써비스들에 대하여 철회 불가능한 지불을 할 수 없는 데에 더 큰 손해가 있다. 철회 가능성 때문에 신뢰에 대한 필요가 확산되고 있다. 상인들은 고객들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고, 철회 가능성이 없다면 불필요한 정보들을 요구하며 고객들을 괴롭히지 않을 수 없다. 일정 비율의 속임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비용과 지불의 불확실성은 대면하여(in person) 물질적 통화를 사용함으로써 피할 수 있지만, 통신 채널들을 통해서는 신뢰받는 자 없이 지불할 어떤 기제(機制)도 존재하지 않는다(no mechanism exists).”

“거의 전적으로 신뢰받는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들에 의존”하는 현재의 인터넷 상의 상거래 씨스템에는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를 할 “어떤 기제(機制)도 존재하지 않[기](no mechanism exists)때문에 거래 비용이 증대하는 등 이런저런 문제가 있는바, 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 즉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를 할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문제의식 혹은 비트코인 창조의 동기인 것이다.

그런데 일견 ‘소박한’ 이 동기 혹은 문제의식은 사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엉뚱하고, 맹랑하며, 교활하다. 그리고 무서운 교활함과 속임수가, 간계・흉계가 숨어 있다.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 사실은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지불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엉뚱할 뿐 아니라, 그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가 불가능한 이유를 엉뚱하게도 현행 인터넷 상의 거래에서는 그 전자적 지불을 “거의 전적으로 신뢰받는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들에 의존하여” 처리하기 때문이고, 그 “금융기관들은 분쟁 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분쟁 조정에 의한 비용을 없애면서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 사실은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지불을 수행하는 기제로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비트코인을 들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신뢰 대신에 암호학적 증거에 기반한 전자적 지불 씨스템이며, 원하는 어떤 두 당사자든 신뢰 받는 제3자를 필요로 하지 않고 직접 서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What is needed is an electronic payment system based on cryptographic proof instead of trust, allowing any two willing parties to transact directly with each other without the need for a trusted third party.)”라면서 말이다.

우선 어느 경우에도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가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서 보자면, 그것은 결코 거래를 “거의 전적으로 신뢰받는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들에 의존하여” 처리하기 때문이거나, 그 “금융기관들은 분쟁 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다.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가, 아니 사실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염두에 두고 있는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지불이 불가능한 것은 그 거래에 그것을 철회하지 않을 수 없는 사유가 있기 때문이고, 특히 지불을 받은 측에 귀책사유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래 당사자들 간에 거래의 철회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신뢰받는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들”은 그 분쟁을 조정할 하등의 이유나 의무도 없고, 또 현실적으로도 조정에 나서고 있지도 않다. 그 분쟁은 당사자들 간의 문제여서, 그들이 협의・논쟁을 통해서 해결을 하든, 소송을 통해서 해결을 하든, 그 해결은 그들의 몫이며, “신뢰받는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들”은 그 ‘해결’의 실행에 “신뢰받는 제3자로서” 다시 나서면 그만이고, 또 그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사토시 나카모토는 ‘분쟁 조정에 따른 비용의 증대’니, 뭐니 하는, 있지도 않은 부작용들을 열거하고 있고, 어리석어서든, 무언가 음흉한 의도가 있어서든, 정재승・김대식 교수님들 같은 여러 지식인들이나 기타 사회의 여론 조성인들이 그의 동기・문제의식을 옹호하고 또 덧붙여 과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제시하는 어느 경우에도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가 불가능한 이유가 엉뚱하다 보니, 그가 제시하는 해결 방법도 그가 애초 설명했던 “철회 불가능한 거래가 불가능했던 이유와는 동떨어진 것일 수밖에 없다. 즉, 방금 보았듯이, 어느 경우에도 “완전히 철회 불가능한 거래가 불가능한 이유는 그것을 철회하지 않을 수 없는 사유가 있기 때문인데도, 그는 이에 대해서는 일언번구도 없이 무조건 지불당사자의 지불철회 의사(意思)를 봉쇄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제시하는 해결이라는 것이 사실은 지불철회 의사의 봉쇄에 불과하다는 것을 침묵과 요설(饒舌)로 은폐하면서!

그런데, 그 사유야 어떻든 지불철회, 혹은 그 의사만이 문제라면, 이는 의사(意思)의 문제, 법률적으로는 법률행위 의사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의사의 철회를 봉쇄하는 데에는, 구태여 블록체인 기술 따위가 필요한 게 아니다. 법률에 의해서 모든 지불철회를 금지하고, 무효로 하면 그만 ― 그만이다!

그러나, 단언하건대, 어떤 국가도 모든 지불철회를 금지하고, 무효로 하는 따위의 법률은 결코 제정하지 않는다. 어떤 거래든, 취소해야 할 상당한 사유가 있으면 취소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독자들 모두가 경험하는 바이겠지만, 인터넷 상의 거래에는 예컨대, “단순 변심에 의한 반품은 안 됩니다” 따위가 으레 명시되어 있다. 하자(瑕疵) 있는 상품 등은 당연히 반품・교환・환불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사토시 나카모토는 지불철회 의사 그 자체나 지불인의 “속임(fraud)”만 문제 삼고 있을 뿐, 지불받는 측의 속임수에 의한 거래나 하자 있는 상품 등과 같은, 그 지불철회 의사의 원인이 되는 지불받는 측의 사유 따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다. 그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서 지불철회 의사를 봉쇄해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제의 근원(!)인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을 배제한다는 맹랑한 구실 아래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스스로 조폐국의 하나가 되어 비트코인이라는 ‘화폐’를 만들어내면 그만인 것이다!

그리하여 너도 나도 조폐국이 되려는 사람들, 그리고 조폐국까지는 안 되더라도 아무튼 이 바람을 타고 일확천금을 거머쥐려는 사람들에 의해서 비트코인, ‘암호 화폐’의 광풍이 불고 있다. 사기, 무지, 탐욕의 광풍이!

저들의 엉뚱하고 황당한 동기, 의도와 관련하여 한 가지만 더, 그러나 간단히 지적하자면, 저들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폐지라는 혁명을 추구할 가히 추호의 의도도 없으면서 이런저런 가당찮은 구실을 내세워 “제3자로서의 금융기관”의 개입을 배제할 것을 설파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저들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의, “금융기관”이라고 불리는 신용제도의 의의와 기능・역할에 대해서 전적으로 무지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고백하는 것일 뿐이다. 그 의의와 기능・역할은 이렇다.

“은행과 신용은 … 자본주의적 생산을 그 자신의 한계를 넘어 추진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되고, 공황과 사기의 가장 유효한 매체의 하나로 되기”10)도 하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 신용제도는 사회적 생산수단들의 사인(私人)들의 수중(手中)에서의 (자본 및 토지소유라는 형태로의) 독점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 그 신용제도 자체가 한편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내재적 형태이자,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을 가능한 한 최고의 그리고 최종의 형태로 발전시키는 추동력이라는 것이다.”11)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와 ‘암호 화폐’ 광풍

여기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 즉 “비트코인은 화폐인가”에 대하여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결코 화폐가 아니다. (그리고 ‘자산’도 아니다.12))

화폐가 아닌 것은 물론 비단 ‘비트코인’만이 아니다. 이는, 그것이 발단이 되어 등장했고 등장하고 있는 수백, 어쩌면 수천 가지의 이른바 ‘알트코인’들, 혹은 ‘가상화폐’니, ‘가상통화’니, ‘암호 화폐’니 하는 것들 일반에 해당된다.

사실, 비트코인 등을 “… 화폐”니, “… 통화”니 하고 규정하는 것은, 화폐란 무엇인가에 대한 무지로 인한 언어의 난폭한 남용이고, 사기이다.13)

모두가 보았듯이, 나는 이 글을 ≪조선일보≫가 소개한, 비트코인, 널리 이른바 ‘암호 화폐’의 창조신화로부터 시작했는데, 거기에서 특히 나의 흥미를 끈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후”라는 시점(時點・始點)과 “(총)가치”(!)라는 단어이다.

“(총)가치”(!)라는 단어가 흥미를 끄는 것은 경제학을 과학이게끔 하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가장 핵심적인 개념의 하나인 “가치”가 저들에 의해서, 그러니까 “암호 화폐 세계에서 유명하고 존경받는 사람들”과 그들의 동조자들・추종자들 사이에서 제멋대로, 그러니까 몰개념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해서는 좀 뒤에서 보기로 하자.

비트코인이라는 ‘암호 화폐’가 등장한 시기가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후”라는 사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이른바 ‘암호 화폐’ 그것이 왜 오늘날과 같은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광풍이 결국 어떻게 될 것인지와 관련하여 사실 의미심장하다.

앞에서 본 엉뚱한 동기가 아무리 교활하고 음흉하게 치장이 되어 있어도, 그 교활성・음흉성만으로는 오늘날 불고 있는 저 세계적인 광풍을 일으킬 수 없는 것이고, 그러한 광풍이 부는 데에는 그만한 조건들, 배경이 있기 마련인데,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대표된 당시의, 그리고 그 이후 지속되고 있는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위기, 그 전반적인 위기가 바로 그 조건들, 배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 전반적 위기에 짓눌려 다른 곳에서는 활로를 찾을 수가 없는 수많은 영세자본들, 영세자금들이 일확천금의 허깨비를 좇아서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가, 마침내 세계적으로 대거 ‘투자’, 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재의 이른바 ‘암호 화폐’의 ‘성공’(?)이라면 ‘성공’, ‘광풍’이라면 ‘광풍’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들에서 일확천금의 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99.99% 이상은, 예컨대, 남경필 지사님의 ‘국민’의 필시 99.99% 이상은 필시 이제는 역사적 문서가 된 사토시 나카모토의 저 유명한 9쪽의 논문,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따위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는, “암호 화폐 세계에서 유명하고 존경받는 사람들”, 즉 ‘암호 화폐’ 세계의 사기꾼들과 그 방조자들의 선전・선동에 이끌려 ‘투자’하고 있을 터이다. 그런데 바로 그 “유명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이, 예컨대, 앞에서 본 것처럼, “개인은 파산할 수 있는데, 왜 2007년 금융 위기를 일으킨 대형 은행들은 국민 혈세로 구조되어야 하는가? 사토시는 기존 신뢰 피라미드가 불필요한 대안 화폐를 제시한다.”14)라든가,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은 것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외에도 미국발 금융 위기로 기존 금융권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높아졌기 때문이었다.”15) 운운하며, ‘투자’・투기의 광풍을 선동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투기판이라는 게 으레 그렇듯이, 오늘날의 비트코인 혹은 이른바 ‘암호 화폐’의 ‘투자’⋅투기의 광풍은 “돈 놓고 돈 먹기”일 뿐이고, 점잖은 분들의 표현으로는 “제로썸 게임(zero-sum game)”일 뿐이지, 그 판, 그 과정을 통해서는 어떤 사용가치도, 어떤 가치도 생산되는 게 아니다. (“암호 화폐 세계에서 유명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우리가 왜 생산하는 게 없느냐?”, “우리는 암호 화폐를 ‘채굴’, 즉 생산하고 있지 않느냐?”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설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이 얼마나 가소로운, 얼마나 가당찮은 것인가는 곧 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투기의 광풍이 불면서 판이 커지면, 어떻게 되는가?

거대(투기)자본들이 판에 끼어들게 되고, 즉 거대자본의 거대한 자금 파이프가 그 판에 가설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판에 대한 ‘사회적 평판’, ‘사회적 신뢰’가 높아지면서 판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다시 앞에서 지적한 바,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세칭 ‘진보적 지식인들’・‘진보적 매체들’조차, 물론 조심스럽게이지만, 그 판을 찬양・선전하고 나선다. 그리고 표현이야 어찌 되었든, 예컨대, 1980년대 말엽에 주식시장이 폭등을 계속하면서 터져 나왔던 찬가, “한국 경제가 궤도에 올랐다”는 식의 찬가, 즉 “암호 화폐가 궤도에 올랐다”는 식의 찬가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물론 판은 더욱더욱 커진다.

그런데 아뿔싸! 바로 그때가 지옥의 문턱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모순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공황으로 폭발하고, 그토록 흥청망청하던 판돈은 어음을 막아야 하는 거대자본의 거대한 파이프로 빨려 들어가 버리고 만다! 바로 파국! 남는 것은 깡통! 즐비한 시신들이다! ― 믿든 말든, 관을 보고야 믿든 말든, 이것이 이른바 ‘암호 화폐’ 열풍의 최후이다. 그 최후일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 시대의 경제학과 ‘암호 화폐’

나는 여기에서 “암호 화폐 세계에서 유명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에게 감히 묻고 싶다.

“저어~, 실례지만, 귀하의 체중은 몇 센치미터(cm)나 되나요?”

“저어~, 실례지만, 귀하의 신장은 몇 킬로그램(kg)이나 되나요?”

“이 영감 미쳤나! ‘체중이 몇 센치’고, ‘신장이 몇 킬로그램’이라니!” 하는 대답이 당장 돌아올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정당한 응수다.

그러나 저들은 자기들이 “암호 화폐”니, “전자 화폐”니 하고 떠들어대며, 그 가치 운운할 때, 바로 자신들이 그러한 미친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는 것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저들은 물론 여론을 지배하는 목소리 높은 지식인으로서, 그리고 그 여론 지배력을 이용해 뒷구멍으로 탐욕을 채우는 ‘투자자’・투기가로서 당연히 그러한 미친소리에 책임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들의 저 부지불각(不知不覺)의 미친소리가 전적으로 저들의 개인적 책임만은 결코 아니다. 그들 역시 오늘날 자본주의 세계의 강단에서 ‘주류 경제학’임을 자임하는 전반적 위기의 시대의 부르주아 경제학의 자식들이며, 그 희생자들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부르주아 경제학, 사실은 부르주아 경제비과학의 최대의 특징은 그 체계 속에서의 노동가치론, 즉 가치론의 폐기이다. 그리고 가치론 없는 가격론으로, 즉 자본주의적 경제의 구조와 운동의 내적 연관, 즉 그 본질엔 완전히 눈을 감은 채 그 현상을 서술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데 현상만을 보면 지구는 정지해 있고 태양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구의 주의를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처럼, “현상에 있어서는 사물은 종종 전도되어 표현되는”16) 것이며, “단지 사물의 기만적 외관만을 인지하는 평범한 경험의 관점에서는 과학적 진실은 언제나 모순되어 보이는”17) 것이고, 그 때문에 “만일 사물의 현상형태와 본질이 직접적으로 일치한다면, 모든 과학은 불필요할 것”18)이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근대 부르주아 경제학이 애덤 스미쓰나 리카도 이래의 고전파 경제학을 과학으로 정초(定礎)해온 노동가치론을 폐기한 것은 그 노동가치론이 자본의 이윤이란 지불되지 않은 노동, 즉 착취된 노동이란 것을 폭로하고, 바로 이 때문에 그 가치론이 착취체제로서의 자본주의적 생산체제에 위협으로 되기 때문인데, 부르주아 경제학의 노동가치론의 폐기는 바로 그 과학성의 폐기일 수밖에 없다.19) 당연히 그것은 화폐란 무엇인가를 이해할 능력, 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해 버리고 말았다. 모두(冒頭)에서 보았지만, 스스로 경제학을 전공했다고 자부하고, 또 실제로 경제학을 전공한 ‘유시민 선생님’께서 “화폐는 단순한 거래수단만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국민 국가 단위로 살고 있다. 각 정부들은 화폐를 관리함으로써 화폐 가치를 안정화하고 국내 경기를 조절한다. 우리의 국민 경제를 안정되고 순조롭게 운영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다. …” 운운하는 것처럼 말이다.

근대 부르주아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현대 부르주아 국가의 중앙은행권, 즉, 국가지폐화한 불환(不換)의 그 중앙은행권20) 자체가 가치를 가진 화폐이고, 따라서 “가치의 안정성”이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인바 “각 정부들은 화폐를 관리함으로써 화폐 가치를 안정화하고 국내 경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冒頭)에서 했던 말을 반복하는 것이지만, 그러나 화폐란, 사회적 분업과 사적소유가 발전하면서 노동생산물을 서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성장해온 것이지, 누군가가 만들었거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화폐의 가치는, 그 생산의 노동생산력에 달려 있는 것이지, 아무리 국가라고 해도 그 가치를 관리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

여기에서 자세히 논의할 여유는 없기 때문에 극히 간단히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21) 화폐는 여전히 금이다. 그리고 신용제도가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그 기초에는 화폐로서의 금이 존재한다.22) 국가가 하는 일은 화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화폐의 도량표준을 확정하는 것, 즉 화폐인 금의 일정 분량에 원, 엔, 달러, 파운드 스털링 등의 화폐명(貨幣名)을 부여하는 것, 그리고 그에 따라 주화(鑄貨, coinage, minting)하는 것이며, 국가의 신용에 의거하여 화폐의 상징, 장표(章標), 대리물인 국가지폐, 오늘날은 국가지폐화한 중앙은행권을 유통시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지폐는 그 자체가 가치를 가진 화폐는 아니며, 그것은 단지 화폐의 대리물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화폐에 대한 그 지폐의 대리관계, 즉 유통에 필요한 화폐량과, 그 필요량을 넘어 지폐가 유통에 투입되었을 경우 그 필요량에 대한 양적 비율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서 저들은 필시 “그것은 맑스주의적 독단에 불과하다”고 항변하고 나설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태도, 관점 때문에 저들은 오늘날, 예컨대, 지폐의 감가에 따른 명목적인 물가상승인 인플레이션과 화폐인 금이나 그 화폐로 자신의 가치를 가격으로 표시하는 다른 상품들의 노동생산성의 변화에 따른 물가상승을 분별할 능력을 잃고, 저들은 모든 물가상승을 인플레이션이라고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예컨대, 한국에서 PC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1980년대 말-1990년대 초에 하드디스크(HDD)의 가격이 대략 1MB당 1만 원 정도였는데, 왜 그 가격이 오늘날에는 1TB당 10만 원 정도, 즉 100GB당 1만 원 정도로, 그러니까 그 용량・성능에 비하여 10만분의 1 정도로, 아니 사실은 그 간의 지폐의 감가를 감안하면 그보다도 엄청나게 더 하락해 있는가도 저들은 자신들의 ‘이론’의 자가당착을 범하지 않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가치, 화폐 등과 관련하여 어느 것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능력을 상실한 비과학으로서의 근대 부르주아 경제학, 특히 그 비과학이 극에 달한,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 시대의 경제학의 가장 천박한 표현이 “비트코인, 암호 화폐는 화폐다”라는 주장인 것이다. 앞에서 거론한, KAIST의 김대식 교수님께서 “비트코인은 똑똑한 경제학자들과 달리 화폐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엔지니어가 만든 것이 아니다. 화폐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이해했기에 화폐의 미래, 그리고 더 나가 돈과 권력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할 때, 그 ‘경제학’은 바로 그러한 부르주아 비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인 것이다.

만일 내가 “저어~, 실례지만, 귀하의 체중은 몇 센치미터(cm)나 되나요?”라는 식으로 물으면 당장 나를 미치광이 취급하고 나설 바로 그 사람들이 정작 자신들이 미친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부르주아 경제학의 그러한 비과학화의 결과이다. 저들은 노동가치론을 폐기했기 때문에 무엇이 경제적 가치의 실체인지를 알 리 없고, 따라서 ‘가치’라는 말을 몰개념적으로 사용하면서 무가치한 것인 ‘비트’, 비트코인 등을 가치물인 화폐라고 주장하면서, “그 가치 …”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예컨대, 예의 김대식 교수님께서 “화폐란 무엇인가? 가치 저장과 교환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모든 것은 잠재적 화폐다.”라면서 전혀 가치물이 아닌 이른바 ‘암호 화폐’에 가치 저장의 기능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길이가 아닌 체중, 즉 무게를 “몇 센치미터” 운운하는 것처럼!

앞에서 지나가듯이 지적했지만, 저들은 자신들이 “암호 화폐를 ‘채굴’, 즉 생산하고 있지 않느냐?”고, 즉 ‘암호 화폐’도 가치물이라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설지 모른다. 실제로, 사토시 나카모토의 “9장짜리 논문”도 이렇게 말한다.

[네트워크 상에 새로운 블록들을 창조함으로써] “일정량의 새 화폐들(coins)을 꾸준히 추가하는 것은 광부들이 자원을 소비하여 유통에 금을 추가하는 것과 유사하다. 우리의 경우, 소비되는 것은 CPU 시간과 전기이다. (The steady addition of a constant of amount of new coins is analogous to gold miners expending resources to add gold to circulation. In our case, it is CPU time and electricity that is expended.)”

 

말하자면, 금을 채굴하는 광부들처럼 자신들도 시간, 즉 노동시간과 자원, 즉 불변자본을 생산적으로 소비하여 가치물로서의 coins(화폐들)을 생산한다는, 당구풍월식의 강변이다. 그러나 노동생산물이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엇보다도 사용가치여야 한다. 화폐로서의 사용가치이기 전의 사용가치, 투기나 사기의 수단으로서의 사용가치 전의 사용가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들의 coins는 저들의 사기 목적을 달성하는 ‘사용가치’ 외에 어떤 사용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화폐로서의 금의 사용가치는 사실은 금의 부차적인 사용가치, “형식적인 사용가치”23)이다.)

더구나 저 ‘논문’은 스스로 자신들의 ‘화폐’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 즉, “우리는 전자 화폐를 일련의 디지털 서명들이라고 정의한다. (We define an electronic coin as a chain of digital signatures.)”라고!

그렇다면, “일련의 디지털 서명들”이 사용가치이고, 가치인 것이다!

이렇게 “일련의 디지털 서명들”을 화폐라고 주장할 수 있고, 그러한 황당한 주장이 널리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광풍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에도 물론 전반적 위기 하의 자본주의, 그리고 그 ‘경제학’이 있다. 더 이상 정화지불(正貨支拂)・금태환이 불가능해진 전반적 위기 하의 자본주의의 ‘경제학’, ‘관리통화제도’라는 명분하에 국가지폐화한 중앙은행권이 화폐 그 자체로 통하고, 금은 더 이상 화폐가 아니라는 ‘금폐화론’이 득세하는 비과학으로서의 ‘경제학’ 말이다.

비트코인・‘암호 화폐’가 화폐라는 주장의 파렴치

그런데, 비트코인 혹은 널리 일반적으로는, 오늘날 우후죽순보다도 더 솟아나오고 있는 이른바 ‘암호 화폐들’이 결코 화폐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구태여 경제학까지를 거론할 필요도 사실은 없다.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저 광풍의 몇몇 양상들, 몇몇 풍경들을 들어 그러한 주장의 파렴치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예컨대 비트코인이 화폐라면, 시중의 상품들은 비트코인으로서, ‘몇 BTC(비트코인)’, ‘몇 BTC’ 하는 식으로 자기들의 가격을 표시할 것이다. 상품들이 화폐로서 자신의 가격을 표시한다는 것은 경제학이기 이전에 천하 공지의 상식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상품들의 가격이 비트코인으로, 이른바 ‘암호 화폐’로 표시되고 있는가? 전혀 아니지 않은가? 반대로 그것들의 ‘가격’이 원, 엔, 달러 따위로 표시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소위 ‘암호 화폐’가 화폐라니! 이 파렴치함!

또 다음 기사를 보자.

“미국 플로리다서 가상화폐 첫 거래 / ‘안전 자산’ 인식 가치 54만 배 폭등

디지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지난 22일 첫 거래일 기준 7주년을 맞았다. 7년 전 비트코인을 사용한 최초의 거래는 ‘피자 2판’이었다. 2010년 5월 18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 살던 프로그래머 라스즐로 핸예츠는 인터넷 비트코인 포럼에 “피자 2판을 배달해주면 비트코인 1만 개(1만 BTC)를 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라스즐로가 피자 2판의 대가로 제안한 1만 비트코인은 현재 시세로 2200만 달러(약 247억원)에 달한다. 피자 1판을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123억5000만원이나 되는 셈이다. 라스즐로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값을 치루고 피자를 사 먹는 사람이 됐다. …

라스즐로가 2010년 5월 18일 피자 2판의 대가로 제시한 비트코인 1만 개의 가치는 41달러였다. 당시 피자 2판은 30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다. 액면 가치24)만을 놓고 봤을 때 1만 비트코인과 피자 2판을 교환하는 건 ‘남는 장사’였다. …

… 비트코인 이용자들은 최초로 지급결제에 성공한 이날을 기념해 매년 5월 22일을 ‘비트코인 피자 데이’로 정했다.

최초의 피자 데이 이후 비트코인의 가치는 7년간 약 54만배 폭등했다. 특히 올 들어 비트코인의 가격은 120% 이상 오르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주일 동안에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22일엔 1 비트코인당 2200달러를 넘어섰다.”25)

 

7년간에 그 ‘가치’(!)가 “약 54만배 폭등했다”니, 그리하여 7년 전에 약 41달러의 ‘가치’를 가졌던 1만 비트코인(BTC)이 7년 후인 2017년 5월의 시세로는 약 2,200만 달러가 되었다니, 비트코인은 가히 놀라운 ‘화폐’다! 그러나 이에 놀라기에는 아직 한참 이르다. 다음 기사들을 보라.

“韓⋅美⋅中 규제악재에 반토막 … 비트코인 ‘검은 수요일’ / 하루새 30% 폭락 … 10일 전 2550만원서 어제 오전 한때 1151만원으로 …”26)

2,550만 원이면 대략 계산해도 24,000달러가 훨씬 넘고, 2,200달러의 약 11배이니, “약 54만 배 폭등”은 새 발의 피요, “약 595만 배 폭등”한 것이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100만 달러(약 10억원) 이상으로 뛰거나 아예 0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는 극단적 전망이 나왔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2만달러 안팎이다.

18일(미국 시각) 마켓워치에 따르면, ING금융그룹의 테우니스 브로센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는 향후 어떻게 쓰이는지에 달려 있다’며 ‘대중이 관심을 잃으면 가치가 ‘제로(0)’로 떨어질 수 있지만, 비트코인이 전 세계적 지불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그 가치는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27)

그 가치(!)가 “100만 달러(약 10억 원) 이상으로 뛰거나 아예 0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니! ― 비트코인은 참으로 훌륭한 화폐, 참으로 안전한 자산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발행됐던 가상 화폐의 절반이 파산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가상 화폐 분석 전문 업체인 토큰데이터가 작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했던 가상 화폐 902개를 분석한 결과 이 중 46%인 418개가 파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가상 화폐 공개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단행된 ICO(Initial Coin Offering·가상 화폐 공개) 규모만 16억8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28)

결국 2017년도 한 해에만도 902개의 사설 조폐국이 생겼다가 그 46%인 418개가 파산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광풍은 계속 불어대고 ….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이른바 ‘암호 화폐’가 정말 얼마나 놀라운 화폐인가를 보여주는 가히 기괴사(奇怪事)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2개의 기사만 더 소개하기로 하자.

“애완견 전문 방송사업자인 도그TV가 가상화폐 발행에 나선다.

길라드 노먼(Gilad Neumann) 도그TV 최고경영자(CEO)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

도그TV가 준비 중인 가상화폐의 이름에는 ‘개’를 상징하는 단어가 포함될 전망이다. 길라드 노먼 CEO는 ‘내부적으로 논의한 이름은 있지만 아직 밝히긴 어렵다’면서 ‘다만, ‘개’를 뜻하는 이름이 포함될 것 같다’고 말했다.”29)

 

그렇더라도, “개나 소나”, 혹은 “개나 걸이나” 하고 말하기에는 아직 소도 양도 등장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아직 실망하지는 마시라. 소나 양이 아니라도 등장할 건 많으니까.

“美 유명 사진 작가 케빈 아보시, 블록체인 기반 ‘포에버 로즈’ 공개

사진의 가치 담은 단 하나의 코인 … 100만 달러에 판매돼 논란

미국의 사진작가 케빈 아보시(49)가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내놓은 ‘포에버 로즈’는 보거나 만지지도 못하고 벽에 걸 수도 없는 작품이다. 아보시가 찍은 장미 사진의 ‘의미’ 혹은 ‘가치’를 담은 가상 화폐 ‘로즈’가 작품이기 때문이다. 감상도 할 수 없는 작품의 가격은 100만달러(약 10억8000만원). ‘새로운 시대를 연 혁신적 예술인가, 가상 화폐 열풍을 이용한 사기인가’ 논란을 일으켰지만 이 작품을 사겠다는 사람이 150명에 달했다. …

‘포에버 로즈’는 단 1개의 코인만으로 이뤄진다. 이 코인은 가상 화폐의 일종인 이더리움을 활용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든 ‘ERC20’이다. 150명 지원자 중 뽑힌 10명의 구매자가 코인 한 개를 10등분해서 나눠 가졌다. 10분의 1짜리 코인은 전자 지갑에 저장되고, 코인을 소유한다는 증명이 블록체인에 기록으로 남는다. 이더스캔(etherscan.io) 홈페이지에서 포에버 로즈에 해당하는 고유 주소를 입력하면 소유자와 거래 내역 등이 모두 공개된다. 사진에 대한 소유권만 코인의 형태로 가질 뿐 원본 사진과 배포권, 저작권 등은 가지지 못한다. …

‘포에버 로즈’는 누구나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받아 인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진의 가치는 가상 화폐에 담겨 있다. 블록체인 미술이 현대 예술에 대한 조롱이나 사기극인지, 미래의 예술을 여는 역사적 전환점인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 고매한 예술 화폐의 “‘의미’ 혹은 ‘가치’”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돈 지랄!” 하고 내뱉는 내가 미친 야만인인지, 세상이 미친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새로운 시대를 연 혁신적 예술인가, 가상 화폐 열풍을 이용한 사기인가” 하는 “논란”이 벌어지는 데에서 희미하나마 이성의 빛을 보아야 하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기구로서의 국가나 공적 기관들이라고 미쳐 돌아가지 않으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 등에서 공적 기관으로서의 ‘거래소’들이 비트코인 등의 ‘암호 화폐’들을 거래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고, 베네수엘라나 마셜제도 공화국, 러시아, 터키, 캄보디아 등의 국가가 ‘암호 화폐’를 발행하고 있거나 발행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신들의 “코인”, 즉 자신들의 “암호 화폐”를 발행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물론 같은 맥락에서의 움직임이다. 즉, 미쳐 돌아가는 것이고, 대세로 보이는 것에의 속물적인 추수이다.

다만, 현재 국가가 발행하는 ‘가상 화폐’에 대해서는 “국가 신용도 낮아지자 꼼수로 국채 발행하는 격”이라거나 “꼼수 가상 화폐”라는 다음과 같은 보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민간의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수요・공급에 따라 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데 반해 정부의 가상 화폐는 주로 국채나 원자재 가격에 연동하는 경우가 많아 ‘꼼수 가상 화폐’라는 논란이 있다. 자국의 신용도가 낮아 국채가 안 팔리니까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가상 화폐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또 가상 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분산된 개인 컴퓨터(PC)에 정보를 기록하는 ‘탈(脫)중앙화’를 추구하는데 정부 가상 화폐는 정부의 중앙 서버(대형 컴퓨터)에서 관리하는 폐쇄형인 경우가 상당수다. …

베네수엘라는 지난 2월 세계 최초의 국가 가상 화폐 ‘페트로’를 발행했다. 이달 9일에는 국회에서 이 가상 화폐를 자국의 공식 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가격에 연동되는 가상 화폐다. … 베네수엘라 정부는 페트로 발행 첫날에만 투자자에게 가상 화폐를 판매해 7억3500만 달러(약 7900억 원)를 모았고 향후 1억 페트로를 발행해 60억 달러를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페트로가 어떤 블록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했고 초기 투자자들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불법 국채를 발행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페트로 투자가 외국인만 가능하고 페트로의 환율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임의로 조정 가능해 편법 외화 조달책으로 쓰인다는 지적도 나온다.”30)

 

“민간의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수요・공급에 따라 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데 반해”, 즉 사설 조폐국들의 “암호 화폐”들은 그 가격이 “100만 달러(약 10억 원) 이상으로 뛰거나 아예 0달러로 추락할 수 있”는 허깨비인 데에 반해, “정부의 가상 화폐는 주로 국채나 원자재 가격에 연동하는 경우가 많아 ‘꼼수 가상 화폐’라는”, 즉 명목만 가상 화폐일 뿐, 사실은 꼼수로 발행하는 국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과연 그것들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그 귀추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4월 20일에 대구의 ‘새벗도서관’에서 발표한 것이고, 4월 27일에 연구소의 월례토론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1) 박건형 기자, “리먼 파산 후 날아든 메일 한통 … ‘블록체인 아들’ 비트코인 태어났다 ― 2008년 10월 31일 첫 태동 … 온라인 독과점 해결사로 주목”, ≪조선일보≫, 2018. 1. 25.

2)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가상 화폐는 영어로 ‘cryptocurrency(크립토커런시)’라고 쓰인다. 가상 화폐의 기반이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인 점에서 착안해 ‘암호학(cryptography)’과 ‘통화(currency)’에서 따와 만든 단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암호 화폐’, ‘가상 화폐’, ‘가상 통화’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린다. … 대부분 국내 거래소는 ‘암호 화폐’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 (양모듬 기자, “암호 화폐・가상화폐・가상통화 … 정부・업계 관점따라 다양한 호칭”, ≪조선일보≫ 2018. 1. 22.)

3) 정작 비트코인의 창조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예의 “9장짜리 논문”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https://bitcoin.org/bitcoin.pdf)에서 비트코인을 일반적 호칭으로는 “electronic cash” 혹은 “electronic coin”, 즉 “전자 화폐” 혹은 “전자 주화”라고 부르고 있다.

4) 고성만 기자, “유시민 ‘가상화폐 투기는 미친짓’ … 정재승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 (≪조선일보≫, 2018. 1. 1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4/2018011400569.html>) 및 박성우 기자, “[전문] 유시민 對 정재승 … 인터넷 달구는 ‘가상화폐’ 난상토론”, (≪조선일보≫, 2018. 1. 1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4/2018011400590.html>) 참조.

5) 김대식 KAIST 교수, “[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274) 화폐의 미래”, ≪조선일보≫, 2018. 1. 24.

6) 고성만 기자, 같은 기사.

7) 서양의 속담 한 마디: “The devil take the hindmost!”

8) Alyssa Hertig, “암호 화폐 거물들 ‘크레이그 라이트는 사기꾼’ 한목소리”, <https://www.coindeskkorea.com/암호화폐-거물들-크레이그-라이트는-사기꾼-한목소/>, 2018. 4. 10.

9) 저 유명한 논객, 진중권 교수님이시다! 그리고 이 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의 주체는 “≪한겨레≫”? 그렇다면, 자알 노는 짓이다! ― “박 의원은 ‘블록체인이 현재까진 그 부산물인 암호 화폐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겨레≫가 시도하는 이 매체(≪코인데스크코리아≫)가 그런 우려는 줄이고, 기술의 성장에는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https://www.coindeskkorea.com/영상-거지갑-박주민-정치후원금에-블록체인-도입/?utm_inter=dable). 그러나 박주민 의원님의 경건한 소망과는 상관없이 이 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사실상 각종 ‘암호 화폐’의 시세(!), 그러니까 ‘화폐의 시세’(!)의 중계 싸이트다.

10) ≪자본론≫ 제3권, MEW, Bd. 25, S. 620-621.

11) ≪자본론≫ 제3권, MEW, Bd. 620.

12) “… 법무부는 ‘화폐’라는 단어 자체가 정부나 중앙은행 등이 보증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가상증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금융 전문가들은 ‘화폐나 ‘통화’ 보다는 ‘자산’의 성격이 강하다며 ‘암호화 자산’ 등의 표현을 제안하기도 했다.”(윤형중 기자, ≪코인데스크코리아≫, “‘블록체인’을 ‘블락체인’이라고 쓰는 게 맞을까”,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ad2ac08e4b077c89ce9390f>, 2018. 4. 15.);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 폭등의 이유로 ‘안전 자산’이라는 점을 꼽았다. 중앙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발행・거래에 개입하지 않고 개인 간 온라인 거래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비트코인 거래내역이 공개 장부인 ‘블록 체인’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을 들어 안전 자산이라고 평가했다.”(정진우 기자. “7년 전 피자 1판값 비트코인, 지금 시세는 123억”, ≪중앙일보≫, 2017. 5. 24. <http://news.joins.com/article/21601619>)

13) “지난주 초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이 포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열린 디코노미 콘퍼런스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마이크를 잡은 부테린은 작심한 듯 (‘자신이 비트코인을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 ‘호주 암호학 전문가’) 라이트가 암호 화폐의 기술적인 부분에 관해서 했던 주장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암호 화폐 세계에서 유명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이 여러 차례 했을 말들을 마치 한 데 모아 총정리해주려는 듯이 보일 정도였다. 비판을 한 줄로 요약하면 간단하다. 라이트가 블록체인 기술에 관해 하는 말들을 그냥 헛소리다. ‘도대체 이렇게 입만 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늘어놓는 사기꾼을 이런 콘퍼런스에 초대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는 부테린의 말에 청중들은 통쾌하다는 듯 큰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지금까지 특히 비트코인 캐시(BCH) 커뮤니티 안에서는 엔체인(nChain)을 창업해 이끌어 온 라이트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편이었다. 비트코인 캐시는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로 갈라져 나온 암호 화폐로 현재 가치는 총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라이트가 설 자리가 있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라이트를 지지하는 이들이 꽤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사토시 나카모토가 맞든 아니든, 그는 지금껏 암호 화폐, 특히 비트코인 캐시의 발전과 확산, 보급에 있어 중요한 일을 맡아왔고, 그가 창업한 회사도 그럭저럭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Alyssa Hertig, “암호 화폐 거물들 ‘크레이그 라이트는 사기꾼’ 한목소리”, <https://www.coindeskkorea.com/암호화폐-거물들-크레이그-라이트는-사기꾼-한목소/>, 2018. 4. 10.) ― “암호화폐 세계에서 유명하고 존경받는”,입만 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늘어놓는 사기꾼”들 사이의 “오래된 불화”! 또한, “비트코인닷컴과 비트코인캐시 등을 만든 로저 버는 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드림플러스에서 개최된 크립토서울 밋업을 통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은 경제적인 자유를 확산시킬 수 있는 도구’라고 주장했다. … 로저 버는 경제적 자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홍콩과 쿠바를 예로 들었다. 홍콩의 경우 경제적 자유를 무기로 급성장을 했지만, 쿠바는 그렇지 못했다는 설명이다.”(박근모 기자, “로저 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경제적 자유 확산 도구’”, <https://www.coindeskkorea.com/로저-버-비트코인과-블록체인은-경제적-자유-확산-도/>, 2018. 4. 3.) ― 이건 그야말로 쿠바에 대한 반공주의적 중상모략 아닌가! 쿠바에 대해 제국주의 열강이 벌여온 범죄적 경제봉쇄까지도 은폐하는 일석다조의 중상모략・사기!

14) 김대식 교수, 같은 글.

15) 박건형 기자, 같은 글.

16) ≪자본론≫ 제1권, MEW, Bd. 23, S. 559.

17) K. 맑스, “임금, 가격, 이윤”, MEW, Bd. 16, S. 129.

18) ≪자본론≫ 제3권, MEW, Bd. 25, S. 825.

19) “경제학이 부르주아적인 한, 즉 자본주의적 질서를 사회적 생산의 역사적으로 일시적인 발전단계로서 파악하는 대신에, 거꾸로 사회적 생산의 절대적이고 최종적인 모습으로 파악하는 한, 경제학이 과학일 수 있는 것은 다만, 계급투쟁이 아직 잠재적이든가, 혹은 단지 개별적인 현상으로서만 나타나고 있는 동안뿐이다.” (≪자본론≫ 제1권, MEW, Bd. 23, S. 19-20. [채만수 역, ≪자본론≫ 제1권, 제1분책, 노사과연, 2018, p. 23.])

[편집자주: 노사과연판 ≪자본론≫ 제1권, 제1분책은 2018년 5월 출간 예정이다.]

20) “불환은행권이 일반적 유통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예컨대 현재 러시아에서처럼, 그것이 실제로 국가신용에 의해서 지지되어 있는 경우뿐이다. 그 때문에 불환은행권은 이미 전개된 불환국가지폐의 제법칙(제1권, 제3장, 제2절, c 주화. 가치장표) 하에 복속된다.”(F. 엥엘스)(≪자본론≫ 제3권, MEW, Bd. 25, S. 539-540.)

21) 이를 알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자본론≫ 제1권, 제1편 “상품과 화폐”를 열공해야 할 것이며, 지폐에 관한 보다 상세한 논의는, 역시 맑스의 ≪경제학 비판을 위하여≫(1859)을 학습해야 할 것이다.

22)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첫째로 ― 귀금속이라는 형태에서의 ― 화폐가 여전히 그 토대에 있는 것이며, 신용제도는 문제의 본성상 당연히(der Natur der Sache nach) 그 토대를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자본론≫ 제3권, MEW, Bd. 25, S. 620. 강조는 맑스.)

23) ≪자본론≫ 제1권, MEW, Bd. 23, S. 104. (채만수 역, ≪자본론≫ 제1권, 제1분책, 노사과연, 2018, p. 155.)

24) “액면 가치”? ― 무엇의 액면가치?

25) 정진우 기자, “7년 전 피자 1판값 비트코인, 지금 시세는 123억”, ≪중앙일보≫, 2017. 5. 24.(<http://news.joins.com/article/21601619>)

26) 김지섭 기자, “韓⋅美⋅中 규제악재에 반토막 … 비트코인 ‘검은 수요일’”, ≪조선일보≫, 2018. 1. 18.

27) 안준용 기자, “‘비트코인 가치 100만 달러 넘거나 0달러로 추락’”, ≪조선일보≫, 2017. 12. 20.(<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0/2017122000118.html>)

28) 강동철 기자, “작년에 발행된 가상 화폐, 902개 중 418개 파산. 파산 위기에 처한 것도 113개”, ≪조선일보≫, 2018. 2. 26.

29) 심민관 기자, “도그TV, 세계최초 애완견 가상화폐 만든다”, ≪조선일보≫(인터넷판) 2018. 3. 6.(<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6/2018030601834.html>)

30) 양지혜 기자, “가상화폐 시장에 이젠 국가까지 뛰어들어”, ≪조선일보≫, 2018. 4. 19.(<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9/20180419000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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