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사회주의 강좌 후기>어쩌다 이런 걸 듣게 됐을까

이정호|학생

 

“강사님이 있는 연구소가 스탈린주의자들 소굴이래요”

한 사립대학에서 강성윤 팀장님의 노동자교양경제학 강의를 듣고 휴게실에서 한 학우와 담배를 피던 중이었다. 그는 ‘다함께’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그때는 스탈린주의, 트로츠키주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어서 그저 그 이름에 순간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었다는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히틀러 못지않은 무자비한 독재자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이 무서운 곳에 제 발로 들어와 강의 후기까지 쓰게 된 걸까. 사회주의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그런데 막상 나는 학부 때 시위 한번 해 본 적도 없고 어느 서클에 가입한 적도 없었으면서도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은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이었다. 그 소설에서 염상진이 ‘작은 스탈린’으로 불렸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그걸 떠올리니 내가 뭔가 큰 오해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듣게 되었고 강의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1, 2강의는 학부에서 들었던 것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개념과 쏘련의 경제사를 배웠다. 내가 느꼈던 건 트로츠키가 쏘련에서 추방된 이후 70여 년을 숨죽이고 있던 트로츠키주의가 쏘련 해체 직후에 부활한 것처럼 스탈린주의가 그런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순간 순간 대세를 따라가는 게 능사가 아니라 자신이 믿는 바를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3, 4, 5강은 이행기, 일국사회주의, 쏘련 국가자본주의론 비판이었다. 이행기를 좀 거칠게 말하면 아직 여러 가지 상황이 공산주의로 나아갈 상황이 못 되니 자본주의적인 특징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그 기간이 필요한 건 너무 당연했다.

강의를 듣다보면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의 이행이 거의 인간개조 수준의 변화라고 느꼈다. 나 자신부터 이미 자본주의 사회의 관습과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 반공이데올로기에 덜 포섭되어 있다고 생각해도 그런데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물론 이행과정에서 비판할 지점도 있다. 지도부가 그 목적을 향해 가고 있는지, 그 목적에 이행기 강령이 적합했는지를 따져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 범주를 벗어난 비판이 내게는 괜한 일로 보였다.

7, 8강에서 다뤘던 중-쏘분쟁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주제라 큰 기대를 하고 수업을 들었다. 개인적인 관심사로 올해 초에 중국사의 대부라는 조너던 D 스펜서의 책을 몇 권 읽었다. 스펜서는 후르쇼프의 스딸린 격하운동으로 촉발된 중쏘분쟁이 마오쩌둥의 권력욕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이 과정은 쏘련이 자본주의화를 시작해 중국 공산당이 반발했던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이 옳았다고 해도 그 방식이 지나치게 파괴적이었고 결국 주자파도 막지 못했다. 만약 마오쩌둥의 노선이 옳았지만 그 이행강령이 잘못됐다면 그 노선을 폐기할 문제가 아니다. 청산은 그 이행강령의 기술적인 문제에 집중되어야 한다. 문화대혁명의 면면을 분석해 교훈을 얻을 일인 것 같았다.

좌익공산주의와 유로꼬뮤니즘에 대한 비판은 의회주의 노선을 가지고 혁명강령을 포기한 수많은 분파들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다른 강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 내용들을 통해 한국의 통합진보당, 노동당, 정의당 등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감을 잡게 되었던 것 같다.

매주 화요일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기쁨이 컸다. 12강좌를 듣고 나니 아직도 스탈린과 뜨로츠키의 후예들의 노선투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싸움이고 일희일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막 사회주의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 터라 내 나름의 판단과 소감이 설익었음을 안다. 이제는 세미나를 통해 좀더 사회주의에 대해 깊이 알아가고 싶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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