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분노를 조직하라!

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정세>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소요”는 위기에 처해 있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좌파 정권’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극우 언론들과 논객들은 이들 정권의 위기를 ‘좌파 정부의 포퓰리즘’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 이런 그들의 비판이 얼마나 비논리적이고 기만적인 것인지 말하고 있다. 동시에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대공황의 브라질적, 베네수엘라적 형태일 뿐임을 주장하며, 저들 ‘좌파 정부’의 실상을, 나아가 오늘날 유행하는 포퓰리즘적, 즉 민중주의적, 인기 영합주의적 ‘좌파’, 그러한 ‘좌파 정권’, 그들의 포퓰리즘적 (복지)정책의 본질을 폭로하고 있다.

<정세> “프랑스 파업 투쟁의 시사점”은 프랑스에서 전개되고 있는 노동법 개악을 둘러싼 투쟁이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는 바를 정리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프랑스에서의 투쟁,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러 투쟁들의 양상은, 2007년 하반기 공황 이래 전 세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한다. “지금 우리 눈앞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노-자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형태로, 다가올 혁명의 서곡이 연주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가를 주장하고 있다.

<정세> “북의 7차 당 대회를 계기로 바라본 한(조선)반도 정세―≪정세와 노동≫ 읽기 모임 후기를 대신하여”는 중-미 관계를 중심으로 한(조선)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북이 핵 및 탄도 미사일 개발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이후, 한(조선)반도 정세에서 주동성을 쥐고 공세적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제반 조건이 충족된다면 향후 평화협정 정세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편집자의 판단으로는 논의의 전개 과정에서 등장하는 한국 내 친중자본가, 친중자본가의 새누리당으로부터의 일부 이탈 등, 논쟁이 될 지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장에서 제시하고 있는 “광범위한 써클의 조직”은, 계급해방의 전망을 가지고 활동하는 조직들이 기층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지 못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힐 수는 있겠지만,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의 경로로서는 상당한 이견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향후 다양한 주장들이 제출되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논의가 풍성해지길 기대해 본다.

<현장> “공공부문 노동자, 대반격의 시기가 도래했다!―2016년, 노예연봉제ㆍ상시 해고제에 맞선 투쟁”은, 박근혜 정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성과 연봉제, 퇴출제, 공공기관 민영화에 맞서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가를 주장하고 있는 글이다. 임금피크제 등 작년 일련의 투쟁들이 어떻게 패배했는가를 반성하며, 올해는 철도 등 주요 노조를 구심으로 한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박근혜 정권과의 사활을 건 투쟁을 주문하고 있다.

<현장> “자본의 공세에 맞서 죽음의 행진을 끝내자!―건설노조 공안탄압에 부쳐”는 고강도ㆍ저임금ㆍ장시간 노동과 위험작업을 강요하는 다단계 하도급에 맞선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서술하고 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죽음의 현장을 안전하고 살맛 나는 현장으로 만들겠다는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정권은 특별 단속까지 해 가며 무차별적으로 탄압하고 있고, 간부들에 대해서는 공안몰이를 해 대고 있다. 이에 필자는 죽음에 내몰리고 있는 이 땅의 전 노동자계급이 단결하여, 박근혜 정권 끝장내고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 “현대자동차는 유성기업 노조파괴공작에 어떻게 개입하였나”는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뿐만 아니라, 발레오전장, 대림자동차, 상신브레이크, 만도기계, 보쉬전장 등 여러 부품사들에서 어떻게 노조파괴공작을 자행해 왔는지를 밝히고 있는 글이다. 필자는 노조파괴에 맞서 물러설 수 없는 깃발을 든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여, 민주노조를 지켜내고 부르주아 착취질서에 파열구를 내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론> “세계관과 변증법적 유물론”의 연재도 이어진다. 이번 호에는 독일의 사회학자 하버마스의 주요 개념들(의사소통행위, 생활세계, 체계, 생활세계와 체계의 분리 등)을 검토하며, 이러한 개념들로 사적 유물론을 수정ㆍ대체하려고 했던 하버마스의 시도를 비판하고 있다.

<기획번역> “흐루쇼프가 거짓말했다”도 꾸준히 연재된다. <번역>으로는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에 맞추어, 짧지만 여러 과제들을 시사하고 있는 “왜 히로시마와 나가사끼는 타서 재가 되었나”를 실었다. 독자 여러분들께 부탁이 있다면, 짧고 평이한 글이라고 대충 지나치지 말고, 깊이 생각하면서 찬찬히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회원마당>에는 두 편의 글이 실렸다. 먼저 “가족, 온갖 대립들의 축소판”은 최근의 아동학대 보도들을 접하며 필자가 느낀 바를 적은 글이다. 필자는 자신의 육아 경험과 가족ㆍ사회에 대한 이론적 탐구를 종합하여, 한국 사회의 문제점, 또 그 축소판으로서의 한국 가족의 문제점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미개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지금 바로 우리들의 몫으로 던져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건설 현장 이야기”는 신참 건설노동자의 생활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 담담함 속에, 이주노동, 도급제, 열악한 작업환경, 안전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담아내고 있다. 필자의 싱숭생숭한 마음이 느껴진다.

<자료>로는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 탈북 의혹사건’에 관한 성명서와 재단 설립 강행으로 ‘위안부 합의’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실었다. 두 사안 모두에서, 한국 정부의 본질과 성격이 폭로되고 있다. 이 지점들에서 대중적 운동을 더욱 가열차게 전개해 나갈 때, 한국 정부의 민낯은 더욱 대중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 * *

 

지난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구의역에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더불어 이번 사고로 다시 한 번 드러난 외주화ㆍ비정규직ㆍ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그렇다. 사람들은 이미 추모를 넘어 이 사회에 분노하고 있었다. 사실 제대로 가야할 곳을 아직 찾고 있진 못하지만, 그러한 분노가 투표의 형태로 표현된 것이 지난 총선의 결과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민중들의 분노는 이렇게 아래로부터 끓고 있다.

모든 곳에서 분노는 들끓고 있다. 공부할 시간보다 알바해야 할 시간이 더 긴 청년ㆍ학생 알바 노동자부터, 인간적 모멸에 해고 위협까지 시달리는 노년의 경비 노동자까지. 통닭을 튀기는 치킨집 사장님부터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정규직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분노는 곧잘 해소할 곳을 찾지 못하고, ‘분노 공화국’이라는 말처럼 여기저기에서 괴상한 형태로 분출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분노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조직해야 한다. 우리는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에 향하는 대중들의 따뜻한 마음과 그에 못지않은 분노를 보았다.

추모를 넘어 분노로. 개인적 분노를 넘어 조직적 분노로.

분노를 조직하라!

이번 사망 사고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권은 전기, 가스를 민영화하겠다고 나섰다. 2013년 철도 민영화 파업에서 볼 수 있듯, 그리고 의료 민영화 논쟁에서 보았듯, 또 이번 사고에서의 드러난 민영화ㆍ외주화 문제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말해 주듯, 민영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정부가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더불어, 민영화를 강행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정권의 무덤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6년 6월 18일

김해인 편집출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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