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쿠오 바디스? 어디로 가시나이까?

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권두시 그 곳 오월에서 시인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사람 할 일 했었다는 광주의 오월을 노래하고 있다. 사람으로 살기 위해 사람 할 일 했다는 시구가 참말로 절실하게 와 닿는 그런 시절이다.

<자료> 고공농성에 돌입하며사람으로 살기 위해 고공농성에 돌입한 양조노동자, 택시노동자의 외침이다.

<정세>에 실린 2편의 글은 삶의 무게에 신음하는 이 땅 노동자ㆍ인민들이 사람으로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말해 사람 할 일이 무엇인지를 주장하고 있는 글들이다.

먼저 박근혜 퇴진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자에서는 세월호 학살, 민주주의 파괴, 노동 탄압, 민생 파탄의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정권을 노동자ㆍ민중총단결로 퇴진시킬 것을 역설하고 있다.

반파쇼 민주주의 전선 구축을 위하여에서는 민주주의 문제에서 기권하는 것은 권력의 문제에서 기권하는 것이고 정치적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며] … 끊임없이 민주주의 문제를 제기하고 쟁취할 때만 노동자계급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공기를 호흡할 수 있고 … 계급으로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고 주장하며,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박근혜 파시즘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의 기치를 전면적으로 내세워야 하고, 이러한 반파쇼 민주주의 전선의 강화사회주의 운동의 재건을 통일적으로 사고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이 땅에서 사람으로 살기 위해 사람 할 일을, 위 2편의 글에서는 박근혜 정권에 맞선 투쟁에서, 즉 정치권력에 맞선 투쟁에서 찾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 정치권력에 맞선 투쟁에 나서야 하는가? 정치권력, 나아가 국가권력이 바로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저들 지배계급의 (집약된) 힘이며, 그 힘으로 지배계급은 억압ㆍ착취의 이 사회를 보지(保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독점자본주의 사회인 이 땅에서 국가권력은 바로 독점자본의 권력이며, 이 독점자본주의 사회를 지키고 지탱하는 힘이 바로 저 국가권력이기 때문이다.

맑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노동자 혁명의 첫걸음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지배계급으로의 고양 … 자신의 정치적 지배를 이용하여 부르주아지로부터 모든 자본을 차례차례 빼앗고, 모든 생산 도구들을 국가의 수중에, 즉 지배계급으로 조직된 프롤레타리아트의 수중에 집중시키며 … 프롤레타리아트가 부르주아지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필연적으로 계급으로 단결되고 혁명을 통해 스스로를 지배계급으로 만들고, 또 지배계급으로서 낡은 생산 관계들을 폭력적으로 폐기하게 된다면 … 각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하나의 연합체가 나타난다.1)

 

각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하나의 연합체를 위해, 다시 말해 사람으로 살기 위해 우리는 국가권력에 맞선 투쟁에 나서야 하고, 이윽고 그 권력을 장악하여, 이 지옥 같은 사회를 개인들이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노동자들이 계급으로 단결해야, 다시 말하면 정치적으로 결집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선전 노동자들이 올바른 사상으로 무장하고, 계급대중과 끊임없이 호흡하는 그런 정치적 지도부를 결성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러한 사상적ㆍ정치적 지도부를 건설하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당면 과제이다. 그런데 이것은 어느 날 아침,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의 건설은 내ㆍ외부와의 간난한 투쟁의 과정을 통해서 한 걸음씩 전진할 수 있는 그러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전진의 과정이 정권과 자본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함과 아울러, 박근혜 퇴진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자에서 말하고 있는 내부의 적을 일소하는 과정이며, 또 반파쇼 민주주의 전선 구축을 위하여에서 말하고 있는“반파쇼 투쟁이라는 현실 투쟁 속에서 상호 간에 관계하고 자극하고 용해되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료> 유럽 및 라틴아메리카의 진보정치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반쏘ㆍ반공주의적인 현대 사민주의를 거부하고 맑스-레닌주의를 재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지난 호에서 본문의 연재가 끝난 <기획번역> 흐루쇼프가 거짓말했다의 부록 부분을 본격적으로 번역ㆍ연재하기에 앞서 환기 차원에서, 그로버 퍼 교수의 짧은 인터뷰 기사대규모 탄압에 대한 반쏘 중상모략에 관한 짧은 글을 번역해 실었다. 이러한 왜곡ㆍ날조ㆍ중상모략들이 의도하는 바가 어디에 있는지, 독자들은 <자료> 유럽 및 라틴아메리카의 진보정치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기획번역> 인도 독립 투쟁의 역사와 유재언 편집위원의 영화평은 이번 호에도 계속된다. 다만, 이번 호에서 유재언 편집위원의 영화평은, 노동자 눈으로 영화를 읽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눈으로 영화판을 읽고 있다. ≪어벤져스2≫ 개봉 기념이라고 한다.

<자료> “‘한국경제의 종속성 문제에 대하여는 기존에 제기되었던 경제의 종속성 문제를 한 단계 뛰어넘어 자발적ㆍ적극적인 종속을 논하고 있다. 필자는 제국주의에의 자발적ㆍ적극적 파트너로서의, 제국주의를 등에 업은 착취자ㆍ억압자로서의 국내 독점자본ㆍ독점자본가계급ㆍ지배계급에 대한 노동자ㆍ인민의 계급투쟁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독자들의 정독을 권한다.

*          *          *

4.24 총파업의 뒷맛이 쓰다. 4.24 총파업 투쟁결의문의 후반부는 이렇게 끝나고 있다.

 

… 박근혜 정권에게 경고한다. 우리는 오늘 총파업으로 2015년 투쟁을 시작한다. 5월 1일 노동절엔 서울로 집결한다. 10만 노동자가 모여 ‘투쟁!’을 외치고 당신의 ‘퇴진!’을 요구할 것이다. 총파업은 파상적 투쟁의 시작이다. 더 치열하게 조직할 것이며, 5월로 6월로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관권 부정선거로 탄생한 정권, 노동자들의 심장, 민주노총에 난입한 정권, 탐욕이 응축된 세월호로 304명 꽃 같은 목숨을 몰살시킨 정권, 정권 실세들의 부정부패 악취가 온 세상에 진동하는 정권, 그 중심에 선 박근혜 대통령은 정통성도 이 나라를 통치할 자격도 없다. 꺼내는 말마다 거짓이고 무책임과 해외도피로 점철된 정권은 노동자에게 결국 재앙이었다.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

하지만 당일 서울 집회의 기세는 이러한 결의를 충분하게 표현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4.24 총파업이 파상적 투쟁의 시작이라고 말한다면, 일단은 넘어가자.

그런데 현대차지부의 파업 파괴 말고도, 뒷맛이 정말 쓰다 못한 구린 현대차지부의 폭행 사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지만 이것도 그것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지켜보고, 일단은 넘어가자.

이 중대한 사항들을, 왜 계속 넘어가느냐고 말하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면을 통해 할 말은, 5월 1일 노동절, 5월 1-2일 범국민 철야 행동 이후에 하려고 한다. 십만이, 십수만이 서울에 집결하는 이날 노동자ㆍ인민들이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박근혜에 맞선 투쟁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민주노총의 2015년 투쟁도,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의 앞날도!

자! 쿠오 바디스? 어디로 가시나이까?

2015년 4월 29일


1) K. 맑스, 공산당 선언, ≪맑스ㆍ엥겔스 저작 선집≫ 제1권, 박종철출판사, pp. 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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