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번역] 제국주의 세계 체제의 부르주아지 ― 금융자본, 금융자본주의 권력관계, 그리고 소위 “매판 부르주아지” (4)

 

타나시스 스파니디스(Thanasis Spanidis)

| (독일) 공산주의 조직(Kommunistische Organisation) 활동가

번역: 신재길(교육위원장)

 

* Thanasis Spanidis, “The Bourgeoisie in the Imperialist World System”, 2023. 11. 15. <https://kommunistische.org/diskussion/the-bourgeoisie-in-the-imperialist-world-system/>

 

[차례]

1. 서론 

2. 금융자본 

3.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 ― 새로운 세계의 지배자? 

4. “매판 부르주아지”와 “민족 부르주아지”? 

  4.1. “매판 부르주아지” 개념의 역사에 대하여 

  4.2. 발전된 자본주의 계급 관계의 분석 범주로서의 “매판 부르주아지” 

                                                                         ㆍㆍㆍ <이번 호에 게재>

5. 다시 한번 러시아 부르주아지

6. 결론

 

 

4.2. 발전된 자본주의 계급 관계의 분석 범주로서의 “매판 부르주아지”

 

제국주의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서 특정 용어에 대한 천박한 이해가 때때로 존재하는데, “매판 부르주아지”가 단순히 외국이 공유 지배하는 자본으로 이해되는 경우이다. 사실 이 둘은 전혀 관련이 없다. “매판 부르주아지”라는 용어는 단순히 외국 자본이 인수한 자본주의 기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매판은 외국 자본과 연결된 단순한 자본 집단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아직 이러한 연결의 “질”, 즉 “어떻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서 제시한 개념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용어는 총자본 축적에서 이 자본의 특정 기능을 의미한다. 즉 제국주의 독점이 생산한 잉여가치의 “빵 부스러기”를 얻어먹으면서 다만 외국 독점의 축적을 매개하는 사회 집단(대체로 부르주아지조차도 아님)을 매판계급이라고 불렀다.

 

매판계급이 자본주의 경제가 취약한 국가의 기업 실태를 설명할 수 있는가?

 

자본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법칙에 따라 발전한다. 월스트리트에서든 인도네시아나 러시아에서든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인도의 주식회사는 원칙적으로 미국의 주식회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기능한다. 인도의 억만장자의 자본도 최대의 안정성과 최고의 수익성을 약속하는 투자 기회를 찾아 전 세계를 헤맬 것이다. 인도 자본가의 목표는 미국이나 유럽 자본가들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이다. 동시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진입 장벽이 존재하며, 자본이 한 투자 영역에서 다른 투자 영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기 어렵게 한다. 이것은 자본주의 불균등 발전의 주요 원인이며,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법칙이다. 불균등 발전은 카우츠키가 상상한 “세계 트러스트”, 즉 모든 개별 자본이 사라진 상태가 결코 일어날 수 없게 만든다. 자본의 지속적인 집적과 집중은 새로운 자본의 끊임없는 출현을 동반하고 있으며, 새로운 자본은 때때로 가장 강력한 독점 기업과도 (지역적 또는 부문적 기반에서이긴 하지만) 경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독점자본의 출현은 이러한 자본을 매판 부르주아지로 규정하는 것을 배제한다. 독점은 적어도 국민 국가의 틀 안에서는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만, 종종 그 너머에서도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자본을 말한다. 독점은 잉여가치가 너무 많이 축적되어 자신이 속해 있는 산업 내에서 수익성 있는 투자 기회를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됨을 의미한다. 독점자본은 잉여가치를 투자할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독점자본의 활동 영역은 원칙적으로 무한하다(물론 소규모 독점자본의 경우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기술 집약도가 매우 높은 산업에 진입하기란 어렵다). 독점자본은 다른 산업, 다른 국가로 진출하여 이자, 배당금, 투기 이익 등의 형태로 물적 생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이윤을 실현할 수 있는 금융자본 활동을 발전시킨다. 이러한 시장 지배력과 막대한 자본 처분 권한은 “매판 부르주아지”의 속성인 외국 독점 기업에 대한 완전한 종속과는 양립할 수 없다.

 

결국 독점자본은 제국주의 자본과 비제국주의 억압받는 국가의 국내 시장 사이에서 중개자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독점자본 자체가 제국주의 단계의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용어의 역사적 무지와 천박화, 매우 부적절하고 불분명한 의미를 지닌 용어의 자의적 적용은 독점자본주의 조건하에서 중국의 반식민지 상황에서 유래한 매판 부르주아지 개념에 상응하는 것을 찾을 수 없음을 나타낼 뿐이다.

 

“매판 부르주아지”를 역사적 맥락 없이 현대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미국, 영국, 호주 등의 독점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뉴질랜드의 자본가계급을 들 수 있는데, 현재 적극적으로 중국 기업과의 사업을 추진하는 뉴질랜드 자본가계급을 서방에의 의존에서 중국에의 의존으로 전환하는 “매판 부르주아지”로 보는 것이다.[1]Chris Trotter, “Friends and Allies: What is the “Comprador Bourgeoisie” when it’s at home?”, 2015. … Continue reading 뉴질랜드 자본가들이 자신의 본질적인 이익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 자체가 제국주의 전략의 표현일 수 있다는 생각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물론, 한 국가의 기업이 외국 기업의 사업을 중개하는 사례를 열심히 찾아보면 분명히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자동차 그룹의 차량을 판매하는 모로코의 자동차 대리점이 그렇다. 그러나 이것을 “매판 부르주아”라고 설명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뉴질랜드 자본가계급 내에 조직화된 “매판주의” 분파가 존재하는지, 이러한 의미에서 활동하는 정치적으로 조직된 (외국 독점 기업의 이익을 대표하는) 부르주아 그룹이 존재하는지는 의심스러우며 단순히 주장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따라서 제국주의 위계질서에서 하위에 있는 국가들의 일부 자본이 “매판 부르주아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들은 활동 반경이 매우 제한적이고 외국 독점자본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동시에 국내 독점자본에 연결되어 있지 않는) 소규모 기업에 불과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의 부르주아지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자본의 미미한 일부에 불과할 것이며, 국가의 정치적 발전을 좌우할 수 있는 충분한 권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독점자본주의 단계에 있는 국가에서 지배계급 내에서 그리고 국가 기구 내에서 주도권을 잡은 집단이 경제적으로 가장 강력한 자본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 내에서 자체적인 축적 기반도 가지고 있지 않은 비교적 제한적인 자본가 그룹이라는 것은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이러한 사례를 설득력 있게 입증한 사람은 없다.

 

이 시점에서 자본주의 발전이 미약한 일부 국가의 부르주아들을 사례와 발췌 자료로 살펴보자. 남반구의 자본주의는 더 깊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독점자본주의 관계가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는 다음과 같은 다소 무작위로 선택된 데이터만으로도 잘 이해할 수 있다.

 

  • 위에서 이미 사우디 국부 펀드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사우디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는 세계 최대 석유 생산회사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시가 총액 기준)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애플 및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고 있다.

 

  • 남아프리카 스탠다드 은행(South African Standard Bank)은 보츠와나, 콩고민주공화국, 가나, 케냐, 말라위, 나이지리아, 남수단,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 짐바브웨뿐만 아니라 영국, 러시아, 튀르키예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2]Elizabeth Lucas, ≪Standard Bank Group Historical Overview≫, 2009. <https://www.readkong.com/page/standard-bank-group-historical-overview-1355301> (2022. 10. 14. 접속.) 이 은행의 시가 총액은 2018년 기준으로 235억 유로(2018년 1월 1일 환율 기준)에 상당한다. 2021년에 이 은행은 50% 이상을 남아프리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의 ICBC(공상은행)는 약 2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다.[3]“Standard Bank: Shareholder information”. <https://reporting.standardbank.com/shareholder-info/shareholder-information/> (2022. 11. 3. 검색.) 요하네스버그에 본사를 둔 퍼스트랜드 은행 그룹(FirstRand banking group)은 약 260억 유로에 달하는 시가 총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케이프타운에 본사를 둔 나스퍼스(Naspers)는 970억 유로 규모의 아프리카 대륙 최대 미디어 그룹이다.[4]“These are the 25 biggest companies in South Africa”, Businesstech, 2018. <https://businesstech.co.za/news/business/233451/these-are-the-25-biggest-companies-in-south-africa/> (2022. 10. … Continue reading 퍼스트랜드는 최소 52%를 남아프리카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또 다른 11.7%의 소유주는 알려지지 않았다.[5]“FirstRand: Ownership and legal structure”. <https://www.firstrand.co.za/thegroup/ownership-and-legal-structure> (2022. 11. 3. 검색.)

 

  • 나이지리아 시멘트 그룹인 당고테 시멘트(Dangote Cement)와 부아 시멘트(BUA Cement)는 현재 시가 총액이 각각 110억 달러, 58억 달러가 넘는다.[6]“Leading companies in Nigeria in 2022, by market capitalization”, Statista. 이들은 해외에서도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예를 들어, 당고테 시멘트는 에티오피아와 세네갈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이들 국가와 다른 국가의 시멘트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7]“Dangote Cement’s $500m Ethiopia Plant at Risk as War Escalates”, Moneycentral, 2021. … Continue reading 당고테 그룹은 2016년부터 나이지리아 레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그룹은 아프리카 최고의 부호이자 세계에서 130번째로 부유한 인물인 나이지리아의 억만장자 알리코 당고테가 85%를 소유하고 있다.[8]“Aliko Dangote”, Forbes. <https://www.forbes.com/profile/aliko-dangote/?sh=2b3d269a22fc> (2022. 11. 3. 검색.)

 

  • 방글라데시에 본사를 둔 월튼 그룹(Walton Group)은 시가 총액이 37억 유로에 달하며, 전기 및 전자 제품 부문에서 국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9]“Top 10 Companies in Bangladesh”, Businesshaunt, 2022. … Continue reading 월튼은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가전제품 생산업체 중 하나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2022년에 이탈리아의 3대 명문 전기 브랜드(ACC, 자누시 일렉트로메카니카, VOE)를 인수했다.[10]“Walton expands is global footprint by acquiring three European brands”, Dhaka Tribune, 2022. … Continue reading

 

  • 콜롬비아 석유회사 에코페트롤(Ecopetrol)은 2012년 세계 500대 기업 중 346위를 차지했으며, 라틴 아메리카 4대 석유회사 중 하나이다. 보고타에 본사를 둔 지주회사 그루포 아발(Grupo Aval)은 미국은 물론 중앙아메리카 전역에 걸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콜롬비아의 여러 은행을 지배하고 있고, 통신 및 부동산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메데인에 본사를 둔 방코콜롬비아(Bancolombia) 은행은 연간 매출이 70억 달러(2016년)에 달하며 라틴 아메리카, 호주, 미국, 스페인,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금융 써비스를 제공하고 있다.[11]“Top biggest companies in Colombia”, Confidus Solutions, undated. … Continue reading 에코페트롤은 콜롬비아 정부가 88%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콜롬비아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배분되어 있다.[12]“Ecopetrol: Ownership”. <https://www.ecopetrol.com.co/wps/portal/Home/en/investors/information-for-shareholders/ownership> (2022. 11. 3. 검색.) 방코콜롬비아는 콜롬비아 보험 그룹 수라멘리카 데 인베스티스가 24.5%, 콜롬비아 연금 기금이 23.2%, 콜롬비아의 소규모 주주들이 18.1%를 소유하고 있다.[13]“Bancolombia: Shareholders”. <https://www.grupobancolombia.com/investor-relations/investors/shareholders> (2022. 11. 3. 검색.)

 

  • 필리핀에서는 2019년 사망한 필리핀 억만장자 시 치 시엥이 소유한 SM 투자회사(SM Investment Corporation)가 소매업, 부동산업, 은행업, 관광업 등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번째로 큰 회사인 BDO 유니뱅크(Unibank)도 SM 그룹에 속해 있다. 두 회사의 시장 가치는 290억 달러에 달한다. BDO 은행은 최근 몇 년 동안 도이체방크, 산탄데르, 씨티은행 등 필리핀 내 외국 은행의 수많은 지점을 인수했다. 필리핀의 7대 독점 기업의 총가치는 거의 500억 달러에 달한다.[14]“List of Largest Companies in the Philippines”, Peso Lab, 2022. <https://pesolab.com/list-of-largest-companies-in-the-philippines/> (2022. 10. 24. 접속.)

 

이런 목록은 얼마든지 계속될 수 있다. 언급된 기업들은 어떤 종류의 기업인가? 레닌이 말한 독점금융자본인가? 아니면 1930년대 중국의 지주와 마름에 비견되는 매판계급인가? 또는 코민테른이 사용한 의미에서 외국 독점자본의 상품을 판매하는 비독점적 하위 중개자인가? 물론 답은 명확하다. 이들은 분명히 독립적인 자본 축적을 하는 독점자본이다. 산업, 상업 및 금융 분야에서 (외국 자본과) 동등하게 활동하며 자국 노동자뿐만 아니라 외국 노동자를 (종종 제국주의 세계 체제의 중심지에서도) 착취하며 그 기반 위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또한 이들 기업이 독립적으로 보일 뿐 실제로는 미국이나 유럽의 자본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흔한 주장은,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때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 이들은 사업 본부가 위치한 국가의 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있다(이와 관련된 데이터가 있는 모든 경우에 해당된다). 필요한 경우 주식 시장을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여 자체 운영과 자본 집중을 강화한다. 이는 전 세계 금융자본이 하는 행동이다. 요약하자면, 이러한 독점자본과 독일, 중국, 미국 등 주요 제국주의 국가의 독점자본 간에는 본질적으로 전혀 차이가 없다. 차이점은 사업 규모와 자본 수출에 있을 뿐이다.

 

일부 저술가들이 “매판 부르주아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독점자본을 의미할 때, 이는 실제로 확고하게 정의된 내용을 가진 용어를 자의적이고 비역사적으로 왜곡하는 것 이상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주어진 모든 사실에 반하여 부르주아지를 두 그룹으로 임의로 나누려는 시도로서, 부르주아 정당과 정부에 대한 지지를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약소국의 독점자본이 외국 자본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물론 아니다. 자본주의 세계 시장은 어디서나 의존 관계로 되어 있다. 국가 관계가 비대칭적으로 상호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자본 관계도 비대칭적으로 상호 의존되어 있다. 예를 들어, 바덴-뷔르템베르크의 자동차 생산회사는 부품 제조업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부품 제조업자는 자동차 생산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에서 누가 더 큰 힘을 가지고 가격을 결정하고 사업 파트너를 결정할지는 분명하다. 작은 자본은 항상 큰 자본에 종속된다. 독점자본 간의 수준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국내적 규모의 소규모 독점자본은 국제화된 대형 은행, 대형 기관 투자가 또는 거대 산업 복합기업의 위계질서에 종속된다. 소규모 국내 독점은 대규모 국제 자본의 신용과 가격 결정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식의 일부는 대규모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고, 결국 더 큰 독점자본에 인수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자본을 “매판 부르주아지”라고 할 수는 없다. 불평등한 상호 의존성, 약자가 강자에 종속되는 것은 자본주의 발전의 보편적 특징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속은 상대적이다. “피라미드”[15][역자 주] 현대 제국주의 체제를 피라미드로 비유하는 것은 훌륭한 비유라고 할 수 없다. 레닌은 제국주의론에서 제국주의 체제를 ‘고리’에 … Continue reading와 같은 위계를 가지나, 전환은 유동적이며 순위는 가변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는 극소수의 독점자본만 존재할 것이고, 그 독점자본에 다른 모든 자본들은 절대적으로 종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 위계질서는 바뀔 가능성이 영원히 없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사실이 아니다. 독점자본의 위계질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독점자본 중 상당수는 20년 전에는 미미하고 종속적인(!) 역할만 했거나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시노펙, 공상은행, 중국석유, 핑안보험, 화웨이 등 오늘날 중국의 거대 독점자본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든 자본은 기본적으로 같은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모든 자본의 첫 번째 법칙은 M-M’ 운동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16][역자 주] 현대 자본주의에서 모든 자본이 기본적으로 같은 법칙에 따르는지는 의문이다. 자본주의 기본 법칙 중 하나는 등가교환이다. 그러나 미국이 … Continue reading 즉 투자(착취)를 해야 하며, 투자자본을 이윤과 함께 회수해야 한다. 자본 축적을 위해서는 자본의 관점에서 가능한 한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임금은 극한까지 줄이고, 세금과 관세는 낮게 유지되어야 하며, 인프라와 연구기관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야 하며, 법률은 자본 친화적이고, 국가기관에 대한 접근과 로비는 제한이 없어야 하고,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물리력을 써서라도 다른 나라의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이 법칙과 그 모든 결과는 소자본가에게나 대자본가에게나, 약소국의 자본가에게나 뉴욕, 런던, 빠리의 대형 투자은행에게나 똑같이 적용된다. 다양한 부문, 은행과 산업, 독점과 중소기업, 그리고 다른 구분에 따른 자본가들의 이해관계 사이의 차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모든 종류의 문제에 존재한다. 실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영국 부르주아지는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분열되었다.[17]Thanasis Spanidis, “Brexit and the question of leaving the EU”, 2019. 참조. <https://kommunistische.org/diskussion/der-brexit-und-die-frage-des-austritts-aus-der-eu/> (2022. 10. 14. … Continue reading 독일과 프랑스 부르주아지는 EU 위기 관리를 둘러싼 논쟁에서 유로본드(유로존 공동채권)와 유럽 경제 지배 등의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독일에서는 최근 몇 년간 독점 부르주아지의 일부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지지한 반면, 다른 일부는 미국과의 보다 확고한 동맹을 선호했다. 각각의 경우, 이러한 의견 차이의 기초는 이익에 대한 이해관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자본가에게 공통적인 이 이익이 왜 자본가들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지는 원칙적으로 지리적 요인부터 특정 자원에 대한 의존도, 기업의 독점적 또는 비독점적 성격, 독점 기업의 주요 활동이 금융 부문에 있는지 아니면 산업에 있는지 등 다양할 수 있다. 부르주아지의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위해서는 이러한 구분은 적절하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로부터 부르주아지를 “제국주의자”와 “매판”으로는 전혀 구분할 수 없다.[18][역자 주] 물론 매판을 현대 자본주의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다고 필리핀이나 방글라데시의 독점 기업을 미국의 거대 독점자본과 같다고 … Continue reading

 

물론,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의 일부 자본 집단이 다른 국가보다, 특히 미국과 같은 선도적 제국주의 중심지와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다양한 이유에 기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본 관계와 무역 관계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지리적 근접성을 동반한다. 따라서 일부 독점 기업이 미국 자본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이러한 관계를 통해 특정 산업에서 특히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가 비대칭적일 수는 있지만, 반드시 미국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는 아니다. 자본가들은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이점이 있는 곳에서 동맹을 맺고 연계를 맺으며, 그 이점이 사라지면 다시 이를 해체한다. 그러나 그러한 연계가 자본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며, 그로 인해 “매판”이 되는 것도 아니고, 연계가 해체될 때만 독립성을 얻는 것도 아니다.[19][역자 주] 이 문단은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에 대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단지 경제적 … Continue reading

 

자본의 정치적 지향성은 근본적으로 반동적이고, 노동자계급과 대중의 이익과는 정반대로 작용한다. 자본은 자본주의적 소유 질서를 보존하고 착취를 강화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의 획득을 전쟁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추구한다. 이 점에서 자본가들은 다른 모든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일치한다. 예를 들어, 남부 유럽 국가들이 EU와 유로존에 가입한 것을 이들 국가의 지배 정치인들이 주요 제국주의 세력(이 경우 독일과 프랑스)에 “종속”되어 있고 이들 국가의 자본가계급은 “매판”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고 보는 분석은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분석은 이들 국가의 자본 자체가 EU와 유로존 가입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모호하게 한다. 유럽의 자본주의 통합은 경제적으로 약한 국가의 많은 자본가들에게도 여러 가지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외국 시장에 대한 더 쉬운 접근, 대폭 할인된 신용에 대한 접근, 안정된 환율, 예를 들어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의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강력한 통화, 사회 급여와 임금을 삭감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재정 협약, 유럽 연간 경제 정책 검토 등)이 있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이 필연적으로 도출된다. 과거에 이 문제를 어떻게 평가했든 간에 오늘날의 자본주의에서는 더 이상 “매판 부르주아지”가 존재하지 않거나, 적어도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다. 또한 외국 자본과 얽히지 않고 “경제적 독립”을 위해 싸우는 자본가로 노동계급의 동맹으로 간주될 수 있는 의미에서의 “민족 부르주아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적 독립”을 위한 투쟁은 결국 (즉, 사실상 전략적으로) 자국 부르주아지에 굴복하고 제국주의 체제에서 자국 부르주아지의 지위를 강화하려는 자국 부르주아지의 이익을 지지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는 필연적으로 노동계급이 자국의 자본을 발전시키기 위해 생활 수준을 희생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자국 자본의 축적 과잉, 자본 수출, 다른 국가 노동자의 착취를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는 궁극적으로 쑈비니즘적이고 반혁명적인 입장이다.

 

소위 모든 “민족 부르주아지”는 동일한 발전 법칙을 따른다. 독점, 자본의 수출입, 즉 다른 나라 자본과의 상호 의존성 증가, 부패와 기생, 반동을 향하여 발전한다. 오늘날 자본주의에서는 이러한 발전이 이미 모든 곳에서 이루어졌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법칙이 전개되면서 “민족 부르주아지”와 “매판 부르주아지”의 구분을 위한 물질적 기반은 간단히 제거되었다.[20][역자 주] 민족 부르주아지가 현대 자본주의에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은 동의되지 않는 지점이다. 물론 독점자본이 한 나라의 경제를 대부분 … Continue reading

(다음 호에 계속)

노사과연

 

 

References

References
1 Chris Trotter, “Friends and Allies: What is the “Comprador Bourgeoisie” when it’s at home?”, 2015. <https://thedailyblog.co.nz/2015/07/23/friends-and-allies-what-is-the-comprador-bourgeoisie-when-its-at-home/> (2022. 10. 14. 접속.)
2 Elizabeth Lucas, ≪Standard Bank Group Historical Overview≫, 2009. <https://www.readkong.com/page/standard-bank-group-historical-overview-1355301> (2022. 10. 14. 접속.)
3 “Standard Bank: Shareholder information”. <https://reporting.standardbank.com/shareholder-info/shareholder-information/> (2022. 11. 3. 검색.)
4 “These are the 25 biggest companies in South Africa”, Businesstech, 2018. <https://businesstech.co.za/news/business/233451/these-are-the-25-biggest-companies-in-south-africa/> (2022. 10. 14. 검색.)
5 “FirstRand: Ownership and legal structure”. <https://www.firstrand.co.za/thegroup/ownership-and-legal-structure> (2022. 11. 3. 검색.)
6 “Leading companies in Nigeria in 2022, by market capitalization”, Statista.
7 “Dangote Cement’s $500m Ethiopia Plant at Risk as War Escalates”, Moneycentral, 2021. <https://moneycentral.com.ng/exclusive/article/dangote-cements-500m-ethiopia-plant-at-risk-as-war-escalates>; Maureen Ihua-Maduenyi, “Dangote Cement begins operation in Senegal”, Punch, 2015. <https://web.archive.org/web/20150715162657/http://www.punchng.com/business/business-economy/dangote-cement-begins-operation-in-senegal/> (2022. 10. 14. 검색.)
8 “Aliko Dangote”, Forbes. <https://www.forbes.com/profile/aliko-dangote/?sh=2b3d269a22fc> (2022. 11. 3. 검색.)
9 “Top 10 Companies in Bangladesh”, Businesshaunt, 2022. <https://businesshaunt.com/top-10-company-bangladesh/#:~:text=Top%2010%20Companies%20in%20Bangladesh%20by%20Market%20Share,Bangladesh%20%7C%2085.78%20Billion%20%281.83%25%29%20…%20Other%20elements> (2022. 10. 14. 검색.)
10 “Walton expands is global footprint by acquiring three European brands”, Dhaka Tribune, 2022. <https://www.dhakatribune.com/business/2022/04/07/walton-expands-its-global-footprint-by-acquiring-three-european-brands> (2022. 10. 14. 검색.)
11 “Top biggest companies in Colombia”, Confidus Solutions, undated. <https://www.confiduss.com/en/info/blog/article/biggest-companies-colombia/#:~:text=Top%20biggest%20companies%20in%20Colombia%201%20Ecopetrol%20Ecopetrol%2C,4%20Banco%20Davivienda%20…%205%20Grupo%20Bolivar%20> (2022. 10. 14. 검색.)
12 “Ecopetrol: Ownership”. <https://www.ecopetrol.com.co/wps/portal/Home/en/investors/information-for-shareholders/ownership> (2022. 11. 3. 검색.)
13 “Bancolombia: Shareholders”. <https://www.grupobancolombia.com/investor-relations/investors/shareholders> (2022. 11. 3. 검색.)
14 “List of Largest Companies in the Philippines”, Peso Lab, 2022. <https://pesolab.com/list-of-largest-companies-in-the-philippines/> (2022. 10. 24. 접속.)
15 [역자 주] 현대 제국주의 체제를 피라미드로 비유하는 것은 훌륭한 비유라고 할 수 없다. 레닌은 제국주의론에서 제국주의 체제를 ‘고리’에 비유하였다. 고리로 비유하는 것에 비해 피라미드 비유는 정태적이다. 자본주의 국가나 독점체들은 다양한 고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중심적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의존적이기도 하다. 한 고리가 끊기면 다른 고리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 논문에서 든 뉴질랜드의 예도 고리로 비유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레닌이 고리로 비유한 것은 강고한 것 같은 제국주의 체제에서 약한 고리를 찾아 집중하여 혁명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당시 약한 고리는 러시아였다. 피라미드 비유에서는 약한 고리가 보이지 않는다.
16 [역자 주] 현대 자본주의에서 모든 자본이 기본적으로 같은 법칙에 따르는지는 의문이다. 자본주의 기본 법칙 중 하나는 등가교환이다. 그러나 미국이 달러를 찍어 다른 나라의 상품과 교환한다면 이를 등가교환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 않을 수 없다. 달러 그 자체는 그 어떤 내재 가치도 담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가치한 종이 달러로 미국 이외의 국가에 투자하여 M-M’ 운동을 한다면 이를 모든 자본이 같은 운동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 한국의 독점자본이 원화로 미국에 투자하여 M-M’ 운동을 할 수 있을까? 미국의 달러 자본과 한국의 원화 자본은 다른 운동을 한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17 Thanasis Spanidis, “Brexit and the question of leaving the EU”, 2019. 참조. <https://kommunistische.org/diskussion/der-brexit-und-die-frage-des-austritts-aus-der-eu/> (2022. 10. 14. 접속.)
18 [역자 주] 물론 매판을 현대 자본주의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다고 필리핀이나 방글라데시의 독점 기업을 미국의 거대 독점자본과 같다고 하는 것도 무리이다. 기본적인 차이는 달러나 유로 등의 몇몇 기축 통화국의 독점자본과 비기축 통화국의 독점자본의 현대 제국주의 체제에서의 차이이다. 이 차이를 무시한다면 현대 제국주의 체제에서 혁명의 중심 고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19 [역자 주] 이 문단은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에 대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단지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른 독점자본이 자발적으로 동맹을 맺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자본가들은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이점이 있는 곳에서 동맹을 맺고 연계를 맺”는다는 설명은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점이 사라지면 다시 이를 해체한다”는 언급은 잘못이다. 미국과의 정치경제적 동맹은 미국의 정치경제적 이익이 중심이다. 미국과 동맹을 맺은 국가가 그 이점이 사라졌다 해도 동맹이 미국의 이익에 유리하다면 그 국가나 독점자본은 동맹을 해체할 수 없다. 그래도 이 동맹에서 이탈하고자 한다면 군사적 침략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한 예를 여기서 드는 것은 지면 낭비가 될 뿐이다.
20 [역자 주] 민족 부르주아지가 현대 자본주의에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은 동의되지 않는 지점이다. 물론 독점자본이 한 나라의 경제를 대부분 장악하고 있지만 미약하게나마 비독점 부분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런 비독점 부분은 내수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비독점자본이 독점을 “지향”하는 운동을 한다고 해서 또는 독점자본에 의존한다고 해서 독점자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노동자를 착취하지만 독점자본에 착취당하는 위치에 있다. 이들은 타도 대상이 아니라 무력화 내지 중립화 대상이 된다. 이들의 민족주의와 쑈비니즘을 구분해야 한다. 비독점중소자본은 반제적일 수 있지만 쑈비니즘은 친제국주의적이다.

신재길 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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