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회원마당] 1조 3,808억?! 아아~ 자본주의 대한미국

 

진상은(陳祥殷) | 회원

 

* 이 글은, ≪노동자신문≫ 제18호(2024. 6. 18.)에 실렸던 것입니다.

 

 

2천억이든 3천억이든,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하늘에서 떨어졌습니까? 땅에서 솟았습니까?

그게 다 여러분들 노동자들의 피와 땀입니다.

노동자 여러분들의 피와 땀!

 

30여 년 전 전두환ㆍ노태우의 ‘천문학적 비자금’이 폭로되어 사회적으로 시끄러웠을 때,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노동자 대회에 참석한 노동자 대중에게 고 이소선 어머님께서 웅변으로 일깨워 주신 말씀이다.

그런데 재벌 SK(당시는, 선경)의 총수 최태원과 노태우의 딸 노소영의 이혼소송에서 며칠 전 법원이 최태원은 노소영에게 1조 3,808억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걸 보면서; 우리네 노동자ㆍ인민으로서는 그 돈이 도대체 얼마나 큰 돈인지 도무지 상상도 가지 않는 엄청난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근거가, 다름 아닌 30여 년 전에 문제됐던 그 ‘비자금’의 일부라는 사실을 보면서, 이소선 어머님의 저 말씀을 떠올리는 건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바보가 아닌 바에야 누구나, 그 돈들이 ‘정경유착’의 산물이라는 것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돈들이 과연 최태원, 노소영이 나눠 가져도 좋은 돈이냐’ 등등의, 항의성ㆍ비난성 목소리가, 그리고 이번 재판 과정에서 노소영이 제출한 그 어머니, 즉 노태우의 처 김옥숙의 메모로 ‘새삼 밝혀진’ 800억인지 900억인지 하는 옛 비자금을 국가가 회수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우선, 과연 저 ‘비자금들’, 그러니까 우리네 노동자ㆍ인민으로선 알기 어려운 무언가 ‘특혜’를 바라며, 재벌들을 위시한 (대)자본들이 권력자들에게 가져다 바치는 돈들, 즉 자본주의 대한미국의 법률에 의해서도 범죄적인 그 검은 돈들만이 노동자들의 피와 땀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재벌 등 대자본의 그것은 물론이요, 불과 수년의 역사만 있는 자본의 것도, 그들의 모든 돈, 모든 재산은 어떤 예외도 없이 다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고, 노동자들이 생산, 창조한 것이며, 따라서 노동자들이 필히 되찾아야 할 것들이다.

아니라고? 적어도 그들의 창업 자본, 그 재산은 그들 자신과 그 선조ㆍ가족의 노동의 성과라고? 일단 그렇다고 하자. 그렇더라도 그것들은 그들이 이미 다 먹어 치웠고(이것이 방금 ‘불과 수년의 역사만 있는 자본’이라고 제한을 가한 이유다), 지금 남아서 계속 커 가고 있는, 즉 계속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는 자본은 모두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다. ― 믿기지 않거든, 예컨대, ≪자본론≫ 제1권의 “단순재생산”의 장(章)을 읽어 보라. 일말의 의문ㆍ이의도 제기할 수 없을 만큼 철저히 입증되어 있으니까!

자본가들도 노동을 한다고? 이것도 일단 그렇다고 하자. 그러나 그들의 ‘노동’은 결코 무언가를 창조ㆍ생산하는 노동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그것도 가능한 한 최대한의 피와 땀을 착취하는 ‘노동’, 따라서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통해서 필히 박멸해야 할 노동일 뿐이고, 해방된 세상에는 실제로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노동’이다!

다음에는, 이번 판결의 근거가 된 수백억 원의 ‘비자금’이 30여 년 전 당시 검찰수사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던, 즉 공정과 상식의 검찰이 밝히지 ‘못했던’ 추가적인 그것이라는 사실!

여기에서 우리는 새삼 물어야 할 것이다. ― 검찰은 그 ‘비자금’ 사건의 전모를 과연 못 밝힌 것일까? 투쟁하는 노동자ㆍ인민, 비판적 의식이 있는 청년ㆍ학생이 문제가 되면, 고문 등을 통해서 없는 사실들까지 발명해 내면서 그들을 징역에 보내고, ‘법살(法殺)’까지 저지르곤 하는 공정과 상식의, 대한미국 검찰인데 말이다. 그들은, 못 밝힌 것이 아니라, 안 밝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하기야, 노동자ㆍ인민의 저항은 고문ㆍ징역ㆍ법살을 통해서라도 억압하고, 대자본과 권력자들의 범죄는 ‘민심’을 달랠 만큼만 적당히 처리하는 것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 대한미국 검찰의 책무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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