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권두시] 바이마르 헌법 제2조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

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

경찰이 건물에서 줄줄이 나온다.

―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

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

 

2

보라 거대한 무리가 행진하고 있다

― 그런데 어디로 행진하지?

그래 어디로 행진하는 거지?

아마 어딘가로 행진하기는 하겠지!

지금 국회 주위를 돌고 있다

― 그런데 돌아서 어디로?

그래 돌아서 어디로?

아마 돌아서 어딘가로는!

 

3

갑자기 국가의 권력이 멈춘다

뭔가 나란히 서 있다

― 무엇이지 그곳에 나란히 서 있는 것이?

글쎄 뭔가 나란히 서 있기는 서 있다

그러자 갑자기 국가의 권력이 고함친다

고함친다 즉각해산이다!

어째서 즉각해산이지?

닥쳐 즉각해산이다!

 

4

그러나 뭔가는 여전히 그곳에 존재한다

왜? 그 뭔가가 말한다

왜 저놈이 왜라고 말하는가?

저런 놈이 왜라고 말해?

그리고 국가의 권력은 발포한다

그러자 뭔가 쓰러진다

도대체 뭐가 쓰러지지?

왜 금방 쓰러지는 거지?

 

5

뭔가가 누워 있다 진흙탕투성이가 되어

진흙탕투성이가 되어 누워 있다!

무엇이 무엇이 누워 있는가?

무엇인가가 누워 있다

그곳에 무엇인가가 누워 있다 숨이 끊어진 채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국민!

진짜로 그것이 국민?

그렇다 진짜로 국민이다.

 

 

* 하이네 외,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김남주 역, 푸른숲, 1995, pp. 146-148.

(원제는 Drei Paragraphen der Weimarer Verfassung[바이마르 헌법의 3개조]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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