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정세] 현 정세와 실천적 집중 과제

 

김형균 | ≪노동자신문≫ 발행인, 회원

 

* 이 글은, 지난 10월 27일 ‘격동을 향해가는 정세 그리고 전술과 활동의 집중점’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던, 노사과연 10월 연구토론회에서 발표되었던 것입니다.

 

 

1. 국제 정세

 

현재 전 세계는 만성적인 과잉생산의 위기에 직면하여 제국주의 간 경쟁과 협력, 세계 지배 질서의 재편을 둘러싼 긴장과 대립이 극심하다.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자본주의 국가 간의 경쟁과 대립, 자국의 이익을 둘러싼 새로운 줄서기와 이합집산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ㆍ중 간의 경쟁과 대립이 그 중심축이다. 세계는 G1, G2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는 양상이다.

공황 구제를 위해 탄생한 국가독점자본주의는 국가 자체의 재정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때문에, 노동자 민중에 대한 긴축 기조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노동자 민중의 고통은 심화하고 국가와 자본은 이를 체제 내로 포용할 개량의 여지는 점점 줄고 있다는 의미이다.

세계 경제성장률 40%를 떠받치던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중국도 부동산 위기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세계 자산을 국내로 끌어들임으로 일정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도 금리와 물가를 잡지 못해 경제 상황이 불안정하다. 그 외 국가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세계 경제 블록화를 둘러싼 경쟁과 대립 속에서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고 요동치고 있다.

 

1) 미국

미국은 경쟁 대상인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하고 정치ㆍ경제ㆍ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해 왔다. 반도체 장비ㆍ반도체 칩 수출 통제에 이어 이들 분야를 포함한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 자본의 중국 직접 투자까지 제한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 반도체 기업을 제재하고 갈륨 등 희귀광물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서 맞대응하는 등 양국 간 경쟁과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현재의 미ㆍ중 관계는 경제적 단절이 불가능하므로 군사ㆍ가치ㆍ기술 분야의 복합적 압박을 통해 중국의 행태를 변환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동쪽에선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로 저지하고, 서쪽에서는 NATO로 압박하여 좌우 ‘협공’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협공의 두 축은 군사적 견제와 가치 압박이다. 그리고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신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1]김성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 중국 전략: 봉쇄에서 변환으로”, ≪신아세아≫ 제28권 제2호, 신아시아연구소, 2021. <https://lrl.kr/IPgk> 미국은 한편으로 아시아판 나토 구축을 위해 미ㆍ일ㆍ한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일제로부터 강제된 국내 독점자본의 족쇄를 푸는 것과 미국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미제의 앞잡이처럼 움직이고 있다.

한편, 미국의 일국 패권은 서서히 약화하고 있다. 1971년 8월, 닉슨 쇼크 이후 붕괴한 금본위 제도를 석유로 대체한 페트로 달러 시스템(Petro Dollar system)의 기반이 허물어지는 추세다. 최근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이 잇달아 중국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탈달러화’를 선언하였고 중국과의 거래에서 2022년 무역 결제 45% 정도의 위안화를 사용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에 대해 위안화 결제를 협의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달러의 가치를 보증하는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미국은 달러의 기축통화로서 특권적 지위로 인해 국채를 남발하여 빚으로 공황 국면을 돌파했다. 이러한 이유로 달러 가치 하락이 미국 경제와 세계 지배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할 대목이다.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 등의 파산도 고금리와 국채 가격 하락이 원인이었다.

 

2) 중국

중국은 자국 내 생산능력 과잉, 불안정한 해외 자원 확보, 지역 간 불균형 발전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견제하고 지역 경제 통합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석유ㆍ가스 수입량이 지속해 증가하고 있지만, 자원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여 러시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이란, 사우디 등 주요 석유ㆍ가스 자원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석유ㆍ가스 자원의 다양하고 안정적인 공급원 및 수송로를 확보하려고 한다. 향후 석유ㆍ가스 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는 주로 중동,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대형 매장지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또한, 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일대일로 대상국들과 지속해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2]김정인,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추진 대상국과의 에너지 협력 현황 및 전망”,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43호, 에너지경제연구원, 2015. 11. … Continue reading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의 ‘대안’을 지향하는 브릭스(BRICS)가 있다. 주요 회원국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이다. 지난 8월 24일,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이란, 이집트가 새롭게 가입했다.[3]지난 8월 브릭스(BRICS)는 6개국(아르헨티나ㆍ이집트ㆍ에티오피아ㆍ이란ㆍ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의 추가 가입을 승인했다. 가입을 신청한 … Continue reading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3) 독일

독일은 유럽연합의 맹주로서 유로화 단일통화체계에서 남유럽(PIGS, Portugal, Italy, Greece, Spain) 등의 노동자 민중을 수탈해 왔다. 그런데 세계적 과잉생산의 경제 위기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어 오다가, 러-우 전쟁 발발 후 서방과 러시아 간 무역 단절로 인해 독일 등 유럽 경제는 에너지 등 수급 불안정에 따른 경제적 직격탄을 맞았다.

독일은 지난해 4/4분기 때 -0.4%와 올해 1/4분기에 -0.1% 역성장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여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 이에 IMF는 올해 독일의 성장을 -0.3%로 전망하면서 주요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독일 경제는 성장 둔화와 높은 에너지 가격, 차입 비용 상승, 주요 무역 상대인 중국의 회복세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7년째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었다. 또한 독일 산업은 자동차와 중화학 기계 공업 중심이다. 독일이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뒤처진 것도 독일 경기 침체의 중요한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러-우 전쟁을 통해 독일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는데, 그 1차 목표는 달성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독일은 에너지 수입 라인을 미국과 중동으로 돌린 상태다.

 

4) 중동 지역
(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영향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기반으로 하는 무장대인 하마스를 필두로 한 팔레스타인 무장대가 10월 7~8일, ‘폭풍 작전’을 벌였다. 하마스 무장대의 작전에 맞춰서,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에서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와 연대하며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10월 9일에 복수섬멸전(이른바 ‘철검 작전’)을 천명하여 가자 지구 인근에 대규모 무력(정규군 17만, 예비군 30만)을 집결시키고 백린탄 등을 동원하여 가자 지구에 대한 공습을 벌이고 있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을 편들며 지중해 동부에 핵추진항모 USS 제너럴 R. 포드(CVN-78) 전단을 배치해 나섰다.

이와 반대로 이란, 카타르, 아프가니스탄 등 아랍 국가들은 일제히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천명했고 10월 10일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빈 살만 역시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나섰다. 이어서,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스라엘 당국의 ‘복수섬멸전’ 방침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의 투쟁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서의 ‘두 국가 해결책’을 지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작전 직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결렬을 선포했다.

전쟁이 확대되어 이란이 개입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것이고, 해협을 지나는 석유 물동량이 마비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배럴당 지금의 90달러 수준을 웃돌게 될 것이고, 15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나라는 미국이 될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전면전을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으로서는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이 맞물리면서 진퇴양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러-우 전쟁의 전세는 러시아로 넘어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과적으로, 중동 전쟁으로 확전된다면 미국은 큰 곤경에 처하고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

 

(2) 중동 주요국

2016년 단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지난 3월 국교를 정상화했다. 양국 간 국교 정상화는 중국의 중재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주도 경제 제재로 원유 수출 경로가 봉쇄된 이란에 중국은 주요 원유 수출 시장이다. 또한, 사우디에 중국은 무역 규모 2,843억 달러(한화 약 373조 16억 원)에 달하는 최대 무역 상대다. 사우디와 미국의 무역 규모 984억 달러(한화 약 129조 1,008억 원)보다 중국과의 교역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중동 내 중국의 영향력 부상과 중동 국가와 중국과의 관계 증진은 중동의 오랜 패권국이었던 미국의 위상과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중동 각지에 배치된 미군을 통해 실질적인 안보 유지 역할을 하는 미국과 달리 중동에 대한 중국의 개입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다. 중국의 대(對)중동 정책의 우선 사항은 경제적 이익이다.

이란은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 미국과 대립 관계에 있는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12일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 제재 대상국인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 순방을 시작했다. 특히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 20년 기한의 협력 계획을 체결, 양국 관계를 전략적 수준까지 격상하기로 했다. 이란은 베네수엘라의 노후 정유시설을 수리하고 원유를 제공하는 등 양국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5월에는 쿠바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해 보건, 무역, 금융업, 농업 등 13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약 13건을 체결한 바 있다.

이란은 브릭스(BRICS)를 미국 견제의 수단으로 보고 올해 가입했다. 서방 국가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급진전되었다. 국제 금융결제망(SWIFT)에서 배제된 이란과 러시아는 SWIFT를 통하지 않는 해외 송금 방안으로 지난 2023년 2월 이란과 러시아 은행의 은행 통신망을 연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22년 8월부터 이란과 러시아는 달러화 거래 제재 우회를 통해, 양국 무역의 40% 이상이 루블화로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본격적인 외교 관계 다변화에 나섰다. 2018년 단절되었던 캐나다와의 국교 관계를 회복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경쟁력 있는 기업 환경, 지역 내 물류와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지정학적 위치, 발전된 디지털 인프라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에 나섰다. 유럽 국가와의 경제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6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사우디아라비아-프랑스 투자 포럼에서 양국은 청정에너지, 관광, 문화산업, 보건, 제조업, 방산업 등 여러 방면에서 총 29억 달러(한화 약 3조 8,048억 원) 규모의 양해각서 24건을 체결했다.

중동 평화 안보의 위협은 이스라엘이다.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이란의 외교적 고립 타파 등의 변화로 인한 화해 무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란을 위협으로 여기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결집해 반(反)이란 동맹을 구성,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전략을 세웠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가 개선된 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세가 결정적이다. 아랍에미리트 등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 국가에서도 이스라엘 극우파 정권을 비판하는 등 오히려 이스라엘이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이 추진한 사우디와 이스라엘 국교 정상화 제안에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간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선결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시리아는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가 가져온 변화에 힘입어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사우디는 시리아와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회복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카타르 등 아랍연맹 국가들의 시리아 복귀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바샤르 대통령이 참석하며 시리아는 아랍 무대로의 복귀를 알렸다.

 

(3)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미국의 계획 좌초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국교 정상화, 두 나라의 브릭스 가입 등으로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반면에 중동의 폭군 이스라엘은 사우디-이스라엘 간 국교를 정상화하여 이란을 적으로 설정하고자 했으나 도리어 고립을 자초하는 형국이다.

반면에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여 중동 안보를 유지할 지도적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우세하다. 중동 각지에 배치된 미군을 통해 실질적인 안보 유지 역할을 하는 미국과 달리 중동에 대한 중국의 개입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다. 중국의 대(對)중동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경제적 이익이며, 중동 내 분쟁과 갈등에 휘말릴 수 있는 역할을 맡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4]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월간정세변화] 중동 패권의 이동 그리고 각국의 독자행보”, 2023. 6. 30. … Continue reading

 

5) 아프리카 지역

2021년 이후 차드, 말리, 부르키나파소에 이어, 지난 7월에는 니제르에서, 8월 10일에는 가봉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니제르 인민들은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고 프랑스군 철수를 요구하며 연일 비폭력 시위를 벌였다. 지난 9월 27일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정세의 이면에는 경제 문제, 특히 경제적인 이해가 얽혀 있다(에너지, 광물 등).

프랑스는 지난 1960년대 아프리카 구식민지들을 독립시켜 주면서 신식민지적 지배를 계속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구축했다. 첫째, 프랑스 군대의 현지 주둔이다. 둘째, 친프랑스계 정권의 창출과 이를 통한 경제적 수탈의 제도화다. 셋째, ‘제도화된 금융적 지배’이다. 아프리카의 구 프랑스 식민지국들은 CFA Franc이라는 공용 화폐를 사용한다. 통화 주권이 없다. 이 화폐는 유로화처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공용 화폐이고 프랑스 중앙은행이 보증한다. 대신에 이 화폐를 쓰는 국가들은 외환보유고의 절반은 의무적으로 프랑스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쿠데타들은 그 속사정이 어쨌든 간에, 이 같은 프랑스의 특권적 지위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니제르의 우라늄을 거의 공짜로 수입한다(우라늄을 kg당 0.8달러에 수입, 반면 프랑스는 캐나다로부터는 kg당 200달러에 수입).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40%가량은 독일로 수출된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당장 부족한 에너지를 미국과 중동으로부터의 천연가스 수입과 프랑스로부터의 전기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만일 프랑스의 전력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면,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곳은 프랑스보다도 독일이 될 것이다.

우라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천연가스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그 수단은 바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튀르키예를 통한 파이프라인 건설, 미국과 중동(특히 카타르)으로부터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모로코-알제리 접경의 영토 분쟁 지역으로부터의 천연가스 수입이다.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천연가스 매장량도 풍부하다. 나이지리아에서 출발하여 알제리(혹은 모로코)를 통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로 통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 파이프라인이 지나야만 하는 길목에 니제르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니제르가 이 구상을 틀어버리면 유럽 전체가 곤란한 처지가 된다.

지난 8월 말 발생한 가봉의 쿠데타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가봉의 쿠데타 주역은 봉고 대통령의 사촌, 브라이스 올리구이 은구에마 사령관이다. 이 쿠데타는 봉고 가문의 집권 유지를 위한 예방 쿠데타의 성격이 강하다. 가봉은 콩고와 콩고민주공화국에 인접해 있는데, 두 국가는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반면에, 이번 쿠데타 세력은 아프리카에서의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 저지라는 목표에 대체로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니제르의 쿠데타와 같이 이른바 ‘반제국주의’ 혹은 ‘민족주의’와 같은 구호는 나오지 않았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의 경우는 위의 사례와 매우 다르다. 말리는 확실히 친러계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 부르키나파소는 처음에는 일종의 거국내각적 성격으로 시작했지만, 쿠데타 8개월 만에 소장파 군인들이 2차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는데, 2차 쿠데타의 핵심 원인은 1차 쿠데타 이후 집권한 군 간부들이 프랑스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는 것이었다. 2차 쿠데타 직후, 부르키나파소 군사정부는 프랑스 주둔군에게 즉각 떠날 것을 요구하여 결국 철군했다.[5]편집부, “가든과 정글: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왜 군사 쿠데타가 빈번할까?”, ≪전망과 실천≫ 창간호,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2023. 10. 19. … Continue reading

 

 

2. 극우 파시즘 득세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 이후 세계는, ‘비합리주의에 근거한’ 극우 파시즘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지금도 지지도가 높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 Fratelli d’Italia) 정당은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차지하며 승리했다. 스웨덴 총선에서도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SD, Sverigedemokraterna)이 20.5%를 득표하며 사실상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프랑스는 대선에서 극우 정당 중 하나인 국민연합(RN, Rassemblement National)의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랐다. 그리고 총선에서는 국민연합이 보수 정당인 공화당(Les Républicains)을 제치고 제3정당으로 올라섰다.[6]황인정, “유럽 극우 세력 약진과 국제질서”, ≪평화+통일≫ 제194호(2022년 12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http://webzine.puac.go.kr/tongil/sub.php?number=3272> 한국의 윤석열 정권의 행보 역시 같은 일맥상통하는 흐름이다.

극우 파시즘의 성장 배경은 무엇일까? 그 기저에는 자본주의 축적 위기가 있다. 이러한 중에 중도 좌ㆍ우파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긴축 정책을 추진한다. 따라서 대중의 분노와 저항이 분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조건이 정치적 급진화 과정에서 좌파 개혁주의가 집권하거나 성장하는 토양이 된다. 하지만 좌파 개혁주의 정책으로는 결코 대중의 고통을 해결할 수 없으며 결국 개혁은 실패하게 마련이다. 그 결과 극우 파시즘이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2008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이후 몇 년간은 극우보다 저항 세력과 이른바 좌파 개혁주의가 우세했다. 아랍의 민주화 물결, 스페인의 광장 점거 운동과 포데모스 집권, 미국의 월가 점령 운동과 샌더스의 인기 부상, 긴축에 반대하는 그리스 파업과 시리자의 집권 등등.

이른바 좌파 포퓰리스트가 인기를 얻었지만, 노동자 민중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이는 결국 ‘비이성적인’ 극우 파시즘이 부상하는 원인이 되었다. 결국 나날이 발전하는 생산력과 자본주의 생산관계ㆍ소유관계 간의 모순이 극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근본적인 혁명으로 안내할 정치 세력이 없는 상황이 극우 파시즘을 허용하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3. 한국의 위기, 윤석열 정권의 행보

 

1) 경제 위기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이 대폭 감소, 설비 투자는 제조업 경기 부진, 건설 투자는 주택 경기 하락 부진, 수출은 반도체 경기가 급락하면서 수출 부진으로 경상 수지 하락, 세계적인 경기 부진 가운데,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크게 둔화, 수출 부진으로 1.4% 성장에 그침, 대내외 고금리 기조의 지속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존재.” (KDI, 2023년 경제 동향 및 전망 등에서 발췌.)

한국은 복합적 위기 상황이다. 소비, 생산, 투자의 트리플 감소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폭락했고, 15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발 경제 침체는 대중국 수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브릿지론 문제에 이어, 건설을 위해선 자금 조달이 되어야 하는데, 채권 시장의 이자율 폭등과 은행권의 연체율 확대에 따라, 자금 조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증권사의 경우 15%를 상회하고 있다.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경우 부동산 업체의 부도 사태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9월 이후 브릿지론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데 올해 들어 7월까지 신일건설 등 9곳이 부도 사태에 직면했고, 폐업은 2,348곳에 이른다.

가계 부채가 금융 부실의 뇌관이다.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자영업자의 경우 1,043조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가구당 4억 2천만 원에 이른다. 올해 9월부터 만기 도래하는 신용대출은 37조 원에 이른다. 정부가 만기 도래 연장을 중단하면서 중소 상인들의 부채가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 아시아판 나토 추진,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

반도체 산업을 보자. 원천기술은 미국, 소재ㆍ부품ㆍ장비는 일본ㆍ유럽, 생산은 한국ㆍ대만이 한다. 그리고 중국이 수입한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일본ㆍ유럽-한국ㆍ대만은 반도체 동맹을 구성하며, 중국을 봉쇄하고 있다. 산업 대부분이 이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다. 정치ㆍ군사적으로도 같은 동맹이 구축되고 있다. 이 카르텔 속에서 한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 결과 거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첫째, 중국 시장을 잃고, 경제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노동자 민중들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한국 경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중국 경제에 긴밀하게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니켈, 리튬 등 희토류 대부분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둘째, 일본의 부상이다. 미국은 동아시아의 맹주로 일본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러-우 전쟁을 이용하여, 미ㆍ일ㆍ한 군사 동맹을 완성하고,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고자 한다. 일본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를 둘러싸고 사실상 미국의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라고 선언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셋째, 한(조선)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주요 변수는 러-우 전쟁의 종결과 아시아판 나토의 완성일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이 긴장과 위기가 전쟁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 또 실제 전쟁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7]편집국, “윤석열정권의 “이권 카르텔”을 위한 전쟁”, ≪노동자신문≫ 제8호, 2023. 8. 8. <https://napo.jinbo.net/v2/archives/9474>

 

3) 윤석열 정권의 행보와 공세

윤석열 정권의 노동 개혁의 핵심은 “더 많은 노동, 더 적은 임금”이다. 이것을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고 있다. 더 적은 임금을 위해서는 값싼 교육이 필요하다. 미사여구로 치장된 교육 개혁의 목적은 바로 이것이다.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혁안은 임금을 떼어가서 자본가들의 공동금고에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연금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쌓아놓고, 값싸게 돈을 빌려 흥청망청 탕진하겠다는 음모이다. 이미 “산업폐기물”이 된 은퇴자에게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로지 신성한 것은 자본의 이윤이다. 사회보장, 실업급여 등은 이윤을 축내기 때문에 지탄받아야 마땅하고, 적을수록 좋다. 농작물 생산기에 맞춰 수입량을 확대하여 농민을 수탈하는 것도, 노동자 파업을 파괴하는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정권의 행보와 정책은 크게 자본주의 위기와 제국주의 대립과 경쟁, 지배 체제 재편과 연동되어 있다. 좁게는 반대 세력을 누르고 민주노총을 주물러 힘을 빼고, 총선 승리를 통해 지배 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윤석열은 검찰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 반대파는 무작정 탄압하기 급급하다.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동자 파업, 화물연대 파업 등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강경 진압했다. 건설 경기 하락과 함께 그 걸림돌이라고 여긴 건설노조를 “건폭” 프레임을 씌워 마구 압수수색하고 구속영장을 남발해 왔다. 국가보안법을 앞세워 민주노총 간부들을 압수수색하고 구속하며 공안탄압을 일삼았다. 주 69시간 노동시간을 운운하고 이미 누더기가 된 노조법 2, 3조조차 국회에 통과를 막고 통과되면 곧바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민주노총 회계 공시 제도를 시행령으로 발령하여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ㆍ개입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지난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기재부는 양파, 마늘 수확기 철에 수입량을 늘려 농민의 숨통을 조인다. 9년 전에 노점 강제 철거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빈민단체 간부 6명을 전격 구속했다. 서울시 의회는 노점상 말살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다. 집회와 시위에도 강경 대응 태세다. 159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일선 꼬리 자르기로 입을 닦았다. 더구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조차 거부하고 있다. 방통위원장을 바꿔서 언론 장악에 들어갔다. 반공 운운하며 느닷없이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를 비롯한 역사 전쟁을 시작했다. 정치인 고위공직자 7명, 대자본가 12명을 포함하여 거물급 범죄자들은 석방 사면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전경련에서 4대 재벌이 탈퇴했으나, 정경협으로 이름을 바꿔 재가동이 시작되었다. 대기업 법인세 및 상속세 감세, 부동산 취득세, 보유세 및 양도세 감세, 임대주택 세제 혜택,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완화, 증권거래세 인하, 소득세 하위 구간 과표 소폭 상향 조정 등 부자 감세를 단행했다. 반면에 세수 결손을 서민 민생예산을 줄여서 서민에게 전가했다. 일본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판결조차 행정부 수반이 제삼자 변제로 변경하여 일본 기업에 면죄부를 주었다.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를 미국과 더불어 사실상 지지했다. 8월 18일 미ㆍ일ㆍ한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일본과의 군사 동맹 전 단계까지 접근했다. 연례 회의와 더불어 매년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 및 대잠전훈련 정례화 등 각종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외교적 행보에서는 미 제국주의의 새판짜기에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4) 노동자 민중의 고통 심화

노동자 민중은 자본주의 모순과 경제 위기의 손실 전가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도 고통이다. AI 등 디지털 기술 발전은 노동자 민중을 실업과 불안전 고용으로 내몬다. 물가 상승률은 3.5%에 이르고 있지만, 최저임금은 2.5%만 인상되는 등, 임금 상승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이 올해 들어 전년 동월 대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가구 실질소득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하락해서 –3.9% 폭락했다.

물가 폭등에 가스, 전기, 버스, 지하철, 택시,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은 줄줄이 인상되었다. 코로나 지옥을 빚으로 버텨온 영세상공인(자영업자)은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면 2단계 코로나 피해가 드러날 것이다.

개인회생 건수가 7만 건에 이르면서 작년 대비 42.7% 폭등했다. 이러한 와중에 원유의 가격이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우디와 이란이 지속해서 감산하고 있어 하반기 100달러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상기온과 흑해 곡물협상 기한 만료에 따라 농산물 가격도 폭등할 것이다. 하반기 전기, 가스요금이 누적 적자ㆍ현실화 등을 이유로 더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률도 정부의 예상치 3.5%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 민중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4. 작금의 노동자 민중 운동

 

1)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의 민주노조 운동에 대한 가혹한 탄압에 맞서 가열차게 투쟁해야 했다. 투쟁을 이끌어야 할 양경수 위원장은 구속을 각오한, 비상한 투쟁 결단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노동법 2, 3조 개정 투쟁, 양회동 열사 투쟁,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 등에서 민주노총의 위로부터의 결기와 지도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민주노총 정치ㆍ총선 방침을 둘러싼 논의에 집중했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마치 제도권 의회 진출과 동일시하는 행보는 매우 우려스럽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과 상에 대한 논의가 중요한 지점이다. 노동자 조직이 투쟁해야 할 때 회피하고 제도권 진출에만 눈독 들이면 끝장이다. 자본이 만들어 놓은 링을 중심으로 싸워 이기겠다? 어림없는 소리다.

이제 민주노총 임원 선거 국면이다.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보건의료노조 등도 같이 총선거를 진행한다. 한편 11월 노동자대회, 20만 민중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선거로 인한 일시적인 지도력 공백으로 인해서 윤석열 정권에 맞선 실질적인 투쟁 전선을 세우는 데 큰 난항이 예상된다(양경수 위원장이 재출마하므로 위원장직을 사임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다). 직대 체제는 10월 20일부터 11월 10일까지 제주에서 서울까지 ‘윤석열 정권 퇴진 노동자ㆍ민중 전국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지난 9월 26일, ‘택시현장 완전월급제 정착’, ‘불법갑질 사업주 처벌’,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방영환 택시 노동자가 분신했다. 지난 5월 1일 건설 노동자 양회동 열사 이후 올해 두 번째다. 지금은 한강성심병원 앞과 열사가 분신한 해성운수 앞에서 분향소를 차려놓고 투쟁문화제를 지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남부지검 앞 등에서 정승오 악덕 자본 처벌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2) 전국민중행동,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1) 전국민중행동

전국민중행동은 민주노총, 전국농민회, 빈민해방실천연대, 전국여성농민회 등 기층 대중조직과 지역 민중행동, 진보연대, 진보당, 범민련(남),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진보당, 민교협 등 지역을 포함하여 43개 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자민통 성향의 지도력이 주도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노동전선이 상징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모양새다. 민중연대 전선 사업에 이른바 ‘좌’ 단위가 빠져 있는 상태다.

민중행동은 주요 부문과 대책위 사업에 관여한다. 민주노총 활동에는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를 비롯하여 각종 투쟁위원회에 개입ㆍ연대한다. 지금은 11월 11일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2)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은 민주당과 연대하는 ‘촛불행동’과 노ㆍ농ㆍ빈을 중심으로 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으로 세력으로 갈라져 있다. 촛불행동은 친민주당 색채지만 50여 차례 대규모 촛불집회를 진행해 왔다. 최근 그 세가 확장되지 않자 ‘퇴진운동본부’ 가입을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퇴진운동본부의 주도성을 잃지 않으면서 촛불행동과 연대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11월 11일 퇴진 총궐기대회는 ‘비상시국회의’와 공동 주최하기로 했다(‘시국회의’는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 민주화 원로 중심으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은 민주노총, 전농, 전여농, 빈민해방실천연대 등 민중행동 가맹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37개 단체가 결합해 있다. 그 중심적인 역할은 전국민중행동이 수행하고 있다. 퇴진운동본부(준)은 세 차례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11월 11일 윤석열 퇴진 총궐기에 집중하고 있다. 퇴진운동본부의 주력은 민주노총인데, 실질적인 힘을 받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산별ㆍ지역본부가 그 의제를 받아안고 주도해 내는 지도력이 절실하다. 그 투쟁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을 확장해야 한다. 이를 주도적으로 잘하는 지역의 모범을 확산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퇴진운동본부는 최근에 ‘투쟁구호’, ‘민중 10대 요구’, ‘사회대개혁안’을 논의하고 성안하고 있는 단계다. 대부분의 내용은 대중적인 요구의 나열 수준이다. 이는 민중적 요구를 집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촛불행동’과 구분된다.

이러한 대중행동 속에서 변혁 세력은 대중의 절박한 요구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경제 위기 노동자 민중 전가에 따른 노동자 민중의 고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자본과 국가권력, 제국주의 음모를 조직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노동자계급 주도의 투쟁 전선을 끈질기게 세워내고 각급의 지도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계급 자체의 정치의식ㆍ계급의식을 높이고 단결을 확대해야 한다.

 

3) 이른바 진보정당과 정치 세력

진보당계(전국회의, 민주노총 집행부)는 민주노총 정치ㆍ총선 방침을 통해 비례연합당, 연합당 관철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뜻을 이루진 못했다. 지자체와 보궐선거에서 일부 진입했고, 지역조직이 탄탄하며 민주노총과 노ㆍ농ㆍ빈 조직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상태다. 경기동부, 광전, 부울경 간 내부 갈등도 존재한다. 자주통일만이 아니라 노동중심ㆍ평등ㆍ평화ㆍ생태 의제를 포용하고 있다. 조직을 당원과 현장 분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7월 정의당의 전ㆍ현직 당직자 60명이 탈당을 선언했다(국참당계). 자강파, 민주당과 연대파, 전환파, 제3당파의 사분오열 상태다.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에 집중하고 친정의당계 노동자 조직인 ‘평등의 길’은 민주노총 정치방침을 막는 데 집중했다(이 흐름에는 전국결집 등 ‘좌’ 단위도 사실상 같은 입장을 취했다).

노동당, 변혁당이 합당하여 당명을 노동당으로 지난해 2월에 재출범했다. 합당하는 과정에서 변혁당원 상당수가 합류를 거부했다(이들은 ‘사회주의를향한전진’으로 재결집). 노동당 주요 당직을 변혁당계가 대부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당면한 현실 투쟁에서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나 전국민중행동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정당 연설회 정도를 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방영환 열사 투쟁 대책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당내에서는 노조특위(변혁당)와 노동자정치행동(노동당)이 통합하여 노동자위원회를 구성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으로서 어떠한 사회주의적 정치 활동을 보여 줄지가 주목할 대목이다.

 

 

5. 노동 운동의 당면 과제

 

1) 민주노총

민주노총(노동조합)은 모든 일상시기, 투쟁시기, 선거시기를 막론하고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각성을 도모하고 단결을 확대하여 물리적 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80년대 말, 90년대 초에 대중적으로 정립한 민주노조를 가르는 기준, 자주성, 민주성, 계급성, 투쟁성, 변혁지향성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본과 국가권력으로부터 자주성 사수는 너무나 절실하다. 그 전제는 투쟁성, 계급성, 변혁지향성이다. 노사정 합의주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노동조합 상층으로 갈수록 자주성을 훼손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10월 25일 민주노총 중집에서 노동조합 회계공시에 응한다는 결정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기적으로는 재정자립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상을 교정해야 한다. 80년대 이후 한국의 정치적 경험으로부터 노동자들에게 각인된 정치 활동의 상은 제도권 지자체와 의회 진출이 곧 정치세력화인 양 각인되어 있다. 민주노총은 당면한 투쟁을 전개하면서도 노동자 민중 운동의 주력으로서 민중 전체의 요구와 이해를 받아안아야 한다. 이를 위한 일상적인 정치 교육과 계급적 연대 투쟁을 선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대중이 변혁적 영도계급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활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장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에 산별ㆍ지역본부ㆍ단위노조가 능동적으로 합류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집회 투쟁만이 아니라 정치파업 조직으로까지 상승시켜 나가야 한다. 그 과정이 ‘체제 전환’, 사회변혁의 주체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조직 활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2) 전국민중행동,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선 운동의 주력은 노동자계급이다. 민주노총의 지도적 역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120만 조합원이 이 운동에 나서도록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총연맹 중앙은 물론 산별ㆍ지역본부ㆍ단위노조 지도력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총연맹 회의자료에 있는 내용이 현장 단위의 것이 되도록 하는 계획이 중요하다. 투쟁 과정에서 구축되는 지도력과 물리력이 곧 노동자권력 쟁취의 물적 토대다. 그 속에서 과학으로 무장된 변혁적인 간부(활동가)의 역할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윤석열 정권이 국가폭력을 앞세우고 날뛰지만, 일반 대중은 노골적인 독재를 거부한다. 그것은 한국 민중이 주요한 시기 ‘민주주의’ 투쟁을 통해 학습되어 있다는 점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가 말해 준다. 아무리 자본권력을 마구 휘두르고 싶어도 표를 구걸해야 하는 총선과 대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점에서 공세적인 투쟁을 조직해야 할 시기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민중 투쟁이 민주당에 저당 잡히지 않고 독자적인 정치 세력으로, 물리적인 힘을 가진 세력으로 조직되도록 해야 한다.

 

3) 변혁 세력

대중 운동을 전개하면서 사상ㆍ이론적, 조직ㆍ실천적 올바름을 갖춘 혁명 운동의 참모부 건설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노동자 민중의 각성과 단결의 확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정치 활동이 집중되어야 한다. 그것은 현실 대중 운동의 결절점, 막힌 지점을 뚫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것이 노동자 민중 운동이 변혁의 길로 나가도록 하는 안내자의 역할이다. 현실 계급투쟁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는 이미 전술한 내용 속에 간간이 피력했다.

사회주의와 노동 운동은 나란히 발전한다고 했다. 문제는 사회변혁 운동이 대중 운동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이다. 따라서,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활동가는 과학적 사상ㆍ이론 학습과 대중화 작업이 기본이다. 가능한 모든 선전ㆍ선동 매체와 연단을 활용하여 정치 교육, 정치적 선전ㆍ선동을 조직하는 정치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 방식은 너무나 많다. 노조 간부의 경우는 일상시기와 투쟁시기를 막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고양시키고, 단결을 확장하는 역할을 해내야 할 것이다. 간행물, 유인물, 신문 등 인쇄 매체,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다양한 정치토론 등…

변혁적 부위 간의 긴밀한 공동실천 조직화를 도모해야 한다. 긴밀한 공동실천 조직화를 도모해야 한다. 그 내용은 정세 판단과 실천 방향을, 통일을 위한 공동토론회, 공동선전물 제작ㆍ배포, 구성원들의 훈련과 의제의 대중화를 위한 선전전이나 집회 등 생각해 볼 수 있다. 혁명의 지도부가 부재한 조건에서도 매 시기 정세분석에 근거한 올바른 정치 활동 내용과 전술 방침 생산을 위한 공동노력도 필요하다.

정치ㆍ사상적 측면과 조직ㆍ실천의 과제는 철저히 결합되어 있다. 전자의 올바름을 확보하는 치열한 노력을 한편으로, 노동조합과 부문, 그리고 지역에 변혁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진지를 확장해 가야 한다. 활동이 거점이 있어야 더욱 안정적으로 대중 운동과 결합하고 활동의 주체를 확장할 수 있다(그 활동의 거점은 단체라는 공간만이 아니라 다양하다).

 

 

6. 나가며

 

자본의 축적 위기는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을 극심한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동시에 국가독점자본주의 간 경쟁과 탐욕은 언제든 지구촌을 잿더미로 몰아갈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 세계적 경제 공황은 더 이상 독점자본과 그 정치권력이 노동자 민중에게 개량을 허용할 여지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 파시즘이 발호하는 것도,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이 버젓이 행세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혁명을 통한 역사 발전이냐, 세계대전을 통한 인류 절멸이냐 하는 기로에 선 시대이다. 노동자 민중에게 강요하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길, ‘풍요롭고 평등한’ 해방 세상의 길은 오직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길뿐이다.

‘지배계급의 지배적인 사상’, ‘존재를 배반하는’ 이념과 정치의식으로는 역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과학에 근거한 사상으로 역사와 사회를 읽어내야 한다. 그러한 통찰을 확보한 지식인과 노동 운동의 선진 활동가들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세계적으로 난마처럼 얽힌 국제적ㆍ국내적 국가와 자본의 간계와 음모를 파악하고 그 본질적 의도와 민중의 삶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현실 운동 속에서 운동의 선진 부위가 이데올로기적 성장ㆍ분화를 지속해서 촉진해야 한다. 이제 일반적인 구호가 된 “체제 전환”이 노동자권력 쟁취, 자본 독재를 넘어 절대다수 노동자 민중의 민주주의 수립임을,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을 해결하는 사회주의, ‘풍요롭고 평등한 세상’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목적에 부합하는 정치노선, 조직노선, 전술노선과 그 현실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학습하라, 선전하라, 조직하라!

노사과연

 

References

References
1 김성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 중국 전략: 봉쇄에서 변환으로”, ≪신아세아≫ 제28권 제2호, 신아시아연구소, 2021. <https://lrl.kr/IPgk>
2 김정인,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추진 대상국과의 에너지 협력 현황 및 전망”,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43호, 에너지경제연구원, 2015. 11. 27. <https://lrl.kr/fse4>
3 지난 8월 브릭스(BRICS)는 6개국(아르헨티나ㆍ이집트ㆍ에티오피아ㆍ이란ㆍ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의 추가 가입을 승인했다. 가입을 신청한 나라는 22개국이다.
4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월간정세변화] 중동 패권의 이동 그리고 각국의 독자행보”, 2023. 6. 30. <https://www.kiep.go.kr/aif/issueDetail.es?brdctsNo=350197&mid=a10200000000&systemcode=05>
5 편집부, “가든과 정글: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왜 군사 쿠데타가 빈번할까?”, ≪전망과 실천≫ 창간호,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2023. 10. 19. <http://dem-labor.org/?p=6016>
6 황인정, “유럽 극우 세력 약진과 국제질서”, ≪평화+통일≫ 제194호(2022년 12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http://webzine.puac.go.kr/tongil/sub.php?number=3272>
7 편집국, “윤석열정권의 “이권 카르텔”을 위한 전쟁”, ≪노동자신문≫ 제8호, 2023. 8. 8. <https://napo.jinbo.net/v2/archives/9474>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0개의 댓글

연구소 일정

2월

3월 2024

4월
25
26
27
28
29
1
2
3월 일정

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

일정이 없습니다
3
4
5
6
7
8
9
3월 일정

3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6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9

일정이 없습니다
10
11
12
13
14
15
16
3월 일정

10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2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3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6

일정이 없습니다
17
18
19
20
21
22
23
3월 일정

1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9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0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2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3

일정이 없습니다
24
25
26
27
28
29
30
3월 일정

2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6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9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30

일정이 없습니다
31
1
2
3
4
5
6
3월 일정

31

일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