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대회사] 교육체제변혁,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향한 2023 교육혁명행진에 부쳐

 

조창익 |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회원

 

* 이 글은, 지난 10월 28일(토) 서울역 앞에서 진행된 ‘2023 교육혁명행진’의 대회사입니다.

 

 

공무도하(公無渡河)/공경도하(公竟渡河)/타하이사(墮河而死)/장내공하(將奈公何)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물에 빠져 죽었으니/장차 임을 어찌할꼬

 

고교 시절 배운 고대 시가입니다. 이름 모를 백수광부(白首狂夫)의 아내가 지었다고 알려진 비극미로 가득한 공무도하가. 저는 이 시가를 이 시대 교육의 현실에 견주어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교육의 강물은 죽음의 강물입니다.

 

꿈속에서조차도 애타게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발버둥 쳐 보지만, 이 땅에 태어난 아이들은 삶의 신비와 배움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영혼과 육체가 타들어 가는 극단의 경쟁 체제, 자본주의 교육이 낳은 저 죽음의 강물 속으로 자꾸만 떠밀려 들어갑니다. 사회적 억압과 공포, 파괴와 살륙의 강물입니다.

 

공존과 협력과 자기실현의 교육적 가치가 뒤로 밀려나고 승자와 패자, 승자독식, 열등감, 자기분열, 소외, 소멸 등 온갖 부정적 역기능이 창궐하는 반교육의 강물은 사교육비 수십조 원이 범람하는 돈의 강물, 노동천시 자본의 강물, 차별과 격차와 불평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독기를 내품으며 더욱 혼탁하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극단의 경쟁교육 체제는 사회적 타살로 이어집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며 유서를 쓰게 만들고 자신의 교실에서 세상을 등지게 하는 교사의 참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교육 불가능의 시대, 교육의 총체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일군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핏기 없는 얼굴로 학원가를 밤늦게까지 헤매면서 ‘초등의대반’에 들어가기 위해 강요된 학습노동에 시달리고, 더불어 수많은 아이들이 해마다 이태원 참사만큼의 규모로 입시지옥, 현장실습, 교육대참사의 희생자가 되어 꽃으로 피어나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집니다.

 

사실 우리는 해마다 반복되는 비극적 일상을 견뎌내며 무감각과 무기력에 처한 자신을 탓하고만 있어 왔는지도 모릅니다.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N포를 거듭하는 청년들의 미래포기선언은 너무나도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대학은 대학대로 수직서열화 체제 속에서 각자도생과 구조조정과 소멸의 위기에 직면하여 몸부림치고 있으며 자본에 포위된 강요된 개별화는 대학생, 교수, 교직원 등 대학주체들의 위기의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현 정권의 이른바 글로컬 대학 정책은 지역소멸, 대학소멸을 더욱 가속화하고 균형발전을 좀먹는 반교육적 대학말살 정책에 다름 아닙니다.

 

대학이 시대정신의 상징이었던 시절, 대학이 진리의 상아탑으로 일컫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 대학 보편교육의 시대, 다시 대학을 바로 세우는 일이 시급한 시대정신이 되어 있습니다.

 

하여 우리는 선언합니다. 경쟁교육은 교육이 아니라고. 더 이상의 죽음의 교육, 죽음의 행렬은 멈추어 서야 한다고.

 

대학무상화와 평준화의 이름으로, 교육체제대전환의 이름으로, 죽음의 교육을 넘어 새로운 교육, 새로운 사회로, 교육혁명, 교육대변혁의 시대로 전진해 나가야 한다고.

 

돌이켜 보면, 수십 년 동안 온갖 이름의 입시관련 교육개혁조치들은 수능, 내신, 논술 등 죽음의 트라이앵글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만그만한 개혁시리즈 속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3주체들은 경쟁과 억압과 갈등 구조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그야말로 죽음의 트라이앵글 프레임 속에 갇혀 서로의 생명을 갉아먹도록 강요받아 왔습니다.

 

엊그제 발표한 교육부의 입시안 또한 혼란과 실패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여론조작을 통해 강행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연코 저항해야 합니다. 기필코 막아내야 합니다. 하여 경쟁교육 체제를 존속시켜 이득을 보려는 특권 세력과 이를 해소하려는 세력 사이의 쟁투에서, 한편으로 분명하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 양극화의 이 엄숙한 계급투쟁의 영역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을 위하여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위와 같은 문제의식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교육을 향하여 행진하게 만듭니다. 교육체제대전환의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새로운 인간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죽음의 교육, 경쟁교육과 단절하고 전면적 발달이 동반되는 공존과 협력의 주체적 인간상입니다.

 

아이들에게 날마다 축제인 학교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살아 있는 것이 축복인 삶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행진은 철학적 사유와 성찰과 인간 해방과 혁명을 향한 길이 될 것입니다.

 

십수 년을 걸어 온 대학무상화와 평준화를 향한 오늘 우리의 행진은 그래서 멈출 수가 없습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쟁취할 입시경쟁해소와 입시폐지, 대입자격고사, 고등교육재정확보와 대학균형발전, 대학무상화평준화가 현실이 되는 교육혁명의 그날을 향한 발걸음은 그래서 가슴 벅찬 대장정입니다.

 

 

기후행진, 통일변혁을 향한 투쟁과 더불어,

 

교육혁명,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행진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동지들과 함께 새로운 교육과 새로운 세상을 향해, 자본주의 이후의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사회구성체를 향해 힘차게 투쟁하고 전진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투쟁!

노사과연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1개의 댓글

연구소 일정

2월

3월 2024

4월
25
26
27
28
29
1
2
3월 일정

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

일정이 없습니다
3
4
5
6
7
8
9
3월 일정

3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6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9

일정이 없습니다
10
11
12
13
14
15
16
3월 일정

10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2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3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6

일정이 없습니다
17
18
19
20
21
22
23
3월 일정

1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9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0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2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3

일정이 없습니다
24
25
26
27
28
29
30
3월 일정

2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6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9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30

일정이 없습니다
31
1
2
3
4
5
6
3월 일정

31

일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