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편집자의 글] 화려한 불꽃 축제의 추악한 이면

 

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지난 10월 7일 오전 6시 30분(현지 시간),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하고, 육상에서는 분리 장벽을 넘어 무장대를 전개시킴과 동시에, 잠수대원 등을 통해 해상 침투까지 감행하면서, 7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추방되어, 박해받고 탄압받아 왔던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다시 한번 분출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이스라엘군의 대대적ㆍ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저녁 7시, 100만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상공은 화려한 불꽃들로 수놓아졌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해서 매년 열리고 있는 ‘서울 세계 불꽃 축제’는 한화가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한국화약에서 출발한 한화는 1974년 방위사업체로 지정된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수많은 방산 회사를 설립ㆍ인수ㆍ합병해 왔습니다(주요 인수 기업들로는, 삼성테크윈, 삼성텔레스, 두산DST, 대우조선해양 등이 있습니다).

한화는 대표적인 비인도적 무기로 불리는 집속탄, 백린탄 등 특수탄을 오랫동안 생산ㆍ수출해 왔는데, 이러한 특수탄들에 대해 2000년대 후반 이후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 및 제재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이에 따라 한화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여러 국가의 연기금 등 국제 투자의 큰손들로부터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후 그들로부터 투자 철회 등의 압박이 계속되자, 한화는 2020년 신설 회사를 만들어 특수탄 부문을 매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2003년 이라크 전쟁, 2006년 레바논 전쟁, 2012년ㆍ2014년 가자 지구 폭격 등, 수많은 전장에서 민간인들을 학살해 온 집속탄, 백린탄 등 특수탄을 한화가 생산ㆍ수출했다는 사실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한화는 여전히 수많은 전쟁 무기들을 생산ㆍ수출하며, 막대한 이윤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국 기업인 풍산과 LIG넥스원은 여전히 집속탄, 백린탄 등 특수탄을 생산ㆍ수출하고 있으며, 노동자 인민 대중의 고혈로 돈놀이를 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2021년 3월 현재, 한화에 1960억 원, 풍산에 1050억 원, LIG넥스원에 1091억 원을 투자해, 이들 기업들의 주식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입니다.

이들 기업들이 만든 포탄과 폭탄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 학살의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은 2013년 313만 달러에서 2022년 824만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이는 이스라엘의 무기 수입국 중 미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순위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재벌 기업이 벌이는 화려한 불꽃놀이의 이면에는, 그들이 만든 폭탄에 무참히 살육당하는 노동자 인민 대중의 절규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전 세계 수많은 약소국들의 노동자 인민 대중을 수탈하고 있는 제국주의 동맹의 주요한 일원인 ‘대한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하고, 그에 따른 더 큰 국제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러한 전쟁과 학살, 국제적 억압과 착취, 수탈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미국’의 독점자본과 정권, 정치 세력들에 그 책임을 묻고, 저들을 향해 더욱 가열차게 투쟁을 벌여 나가야 하며, 더욱 앞장서서 노동자 국제주의의 깃발을 높이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팔레스타인 학살 종식을 소리 높여 외칩시다. 그리고 미 제국주의를 비롯한 그 전쟁과 학살의 주범들에게, 그리고 그 공동 정범들에게, 우리의 입장에서는 특히 그 종범들에게, 책임을 물으며 저들을 규탄하고, 그 속에서 반전 의식, 계급 의식을 높여 가며, 저들에 맞서 더욱 가열차게 투쟁해 나갑시다.

제국주의에 패배를! 전 세계 노동자 인민 대중에 승리를!

 

*         *         *

 

<권두시>로 수졸산방 님의 “양키 너는 침략자”를 실었습니다. 이어지는 <정세>에서는 신재길 교육위원장의 “이미 대공황에 진입한 세계 경제”를 통해 세계 경제의 현 상황을 분석ㆍ전망했고, 김형균 동지의 “현 정세와 실천적 집중 과제”에서는 국내외 정세 분석을 통해, 우리 노동 운동의 당면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현장>에는 모두 5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심미숙 편집위원의 “이런 고통, 이런 세상을 끝내겠습니다 고 서이초 교사들을 추모하며”와 조창익 동지의 “[대회사] 교육체제변혁,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향한 2023 교육혁명행진에 부쳐”는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함민희 사무국장의 “방영환 열사의 분신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행정 테러이고 국가 폭력입니다”와 구교현 지부장의 “방영환 열사의 투쟁은 도로 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는 계속되고 있는 방영환 열사 투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 쎄미나 팀원인 류혜영 님께서 의료 현장에서의 자신의 경험과 노동자로서의 결의를 담은 소중한 원고 “의료 현장 간호조무사의 처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번역>에는 “현대 제국주의의 경제학에 대하여 제국주의 피라미드의 개념과 그것의 비판자들 (4)”가 이어집니다. 이번 호에는 미국ㆍ중국ㆍ러시아의 군사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끝으로, 뜨로쯔끼 암살의 진실을 추적하고 있는 윌리엄 B. 블랜드의 “뜨로쯔끼 암살”을 번역ㆍ게재하였습니다.

 

김해인 편집출판위원장

6개의 댓글

  • 한동백의 “합목적성 개념의 논리적 내용에 대하여” 비판 (하)는 이번 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건가요?

    • (상) (하)로 나누어 싣는 것인 만큼,
      지난 호에 바로 이어서 실었으면 좋았겠는데요…
      회원 동지, 독자 여러분들께
      죄송하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편집 업무뿐만 아니라,
      다른 공적 · 사적인 일들도 적지 않고 해서,
      (특히나 생업에도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다 보니,)
      11월에는,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도무지 나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짜내서,
      12월에는 (하)편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여러 경로를 통해 비판해 주신
      많은 내용들에 대한 답장도 가능한 담아서요…

        • 197호 편집자의 글에서 사과의 말씀을 드렸듯이, 제 글을 포함해 꽤 많은 원고들이 이번 호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시기도 중요하기도 하고,
          저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자꾸 미뤄져서…드릴 말씀이 없네요…ㅠㅠ
          아무튼, 자꾸 미뤄지고 있는 만큼,
          충실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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