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13일 ‘경사노위’에 복귀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대통령실에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복귀 요청”이 나온 지 2시간 만의 일이며, 고공농성 중이던 금속연맹 사무처장에 대한 유혈 진압에 항의하며 지난 6월 7일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지 5개월여 만의 일이다.
정부의 복귀 요청은 근로시간 연장, 정년 연장 등의 노동개악 파트너의 필요에 따른 것이며, 한국노총의 즉각적인 복귀 선언은 이에 화답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계급협조기구인 경사노위는 노사정위를 전신으로 한 것이다. 자본과 정권은 노사정위를 통하여 파견법, 정리해고법, 임금피크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등을 관철해 왔고, 상층의 노조관료들은 사회적 합의라는 기만적인 적들의 공작과 회유에 기꺼이 화답해 주는 길을 걸었다.
매 시기 적들은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고 순치시키기 위하여 사회적 합의라는 계급협조주의 정책을 들이밀었고, 이로 인해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운동진영 내부에서는 혼란과 분열이 일었다. 계급적 적대를 인식하지 못한 상층 노조관료들의 적들에 대한 협조와 투항은 오늘날 노동자계급의 숨 막히는 현실을 초래하였다.
한국노총 태생의 역사를 보자. 자주적인 노동조합조직인 전평을 파괴하고 자본과 권력이 조합해 낸 어용조직 ‘대한노총’이 그 전신이 아니던가. 노동자계급의 이해에 역행하여 역사 속에서 종종 자본과 권력에 빌붙거나 들러리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번의 경사노위 복귀로 또 무엇을 내어주려 하는가? 계급협조, 총자본의 아가리 속에 들어가 노동자계급의 이익과 해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실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현장의 뜻과 노동자계급의 대의를 무시한 채 자본과 권력에 투항하는 조합관료들에 대한 통제와,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체적 자각과 실천이 요구된다.
또한, ‘회계공시’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민주노총의 자성과 각성도 필요하다. 한번 양보하면 저들은 더 많은 피를 요구하며 노동자계급의 목숨줄을 노린다. 즉시 회계공시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강력한 투쟁으로 탄압에 맞서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조합원을 조직하는 데 임해야 한다.
지금은 계급협조가 아니라 투철한 계급의식으로 무장하여, 자본의 지배와 착취를 철폐하는 인류 역사 전환점의 선두에 서야할 때이다.
양대노총 지도부는 즉각 “경사노위 복귀” 선언과 “회계공시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철회하라!
노조 지도부를 통제하는 힘은 현장에 있다. 계급 적대를 희석하는 어떠한 실천도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임을 조합원들은 자각하여야 한다. 조합원들의 계급적 자각과 단결된 힘으로 정권의 폭압을 뚫고 노동해방으로 전진해 나가자.
2023. 11. 15.
노동사회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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