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자료: 성명] 민주노조의 정신을 저버린 회계공시 수용 입장 철회하라!

―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의 회계공시 수용 결정과

<회계공시 관련 민주노총 입장>에 대한 비판

 

 

우리는 현장에서 노동조합에 처음으로 가입하고 조직을 출범시키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자와 노동조합’이라는 주제로 신입조합원 교육을 한다. 민주노조의 정신을 자주성, 민주성, 투쟁성, 연대성, 변혁성으로 설명한다. 민주노조는 어용노조와 달리 이러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권과 자본으로부터 자주성을 가질 때 우리는 민주노조라고 부른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후 갈수록 심화되는 자본주의 체제위기에 직면하여 이윤확보를 위해 노동력을 최대한으로 착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여 조직적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을 여러 측면에서 탄압해 왔다. 건설노조 간부에 대한 수십 명의 구속, 1,800여 명의 소환조사, 30건의 압수수색,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공안몰이 탄압, 공무원노조에 대한 규약시정명령과 단체협약 시정명령의 남발, 민주노총 서울본부처럼 지역 복지관의 위탁을 거부하는 형식으로 지역본부 사무공간의 박탈, 그리고 세액공제와 연동한 회계공시 압박으로 진행되어 왔다.

국민의힘 단독으로 법개정이 어렵게 되자 국무회의 의결로 가능한 시행령을 개정하여 법을 개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중 대표적인 게 노조법 시행령 개정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회계공시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월 15일 노조법 시행령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회계공시를 하지 않는 노조의 조합원들에게 세액공제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입법 예고했다. 그리고 9월 5일, 2024년 회계공시에 대해 2025년 연말정산에 연동하려고 했던 애초의 계획에서 그 시행시기를 2023년 10월 1일로 앞당겨, 2022년 결산에 대해 2023년 10월 1일에서 11월 30일에 회계공시를 하지 않으면 2023년 10월부터 세액공제를 하지 않겠다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9월 19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민주노총은 9월부터 정책담당자회의, 중앙집행위를 통해서 이 문제를 논의해 오다가 10월 24일 중앙집행위에서 회계공시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부당함을 설명하면서도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수용하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1024일은 민주노총의 역사에서 치욕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몇몇 단위에서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가 나오긴 했으나 아직도 이 문제와 이 결정의 심각함을 모르는 조합원들이 많은 상황이다. 윤석열 퇴진 전국노동자대회와 민중총궐기를 앞둔 시점에서 세액공제라는 단기적이고 경제주의적인 이익을 앞세워 민주노조의 자주성을 훼손하고 노조활동과 경영을 예산을 통해 다 들여다볼 수 있는 회계공시를 수용했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세액공제는 일 년 동안 낸 조합비의 15%가 최대로 공제되는데, 50만원의 조합비를 낸 조합원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은 75,000원이다. 이 정도 돈으로 민주노조의 자주성과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노조를 탈퇴할 거라고 미리 예단하는 것은 조합원에 대한 모독이다. 이 문제를 가지고 정말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진지하게 토론해서 내린 결론이 아니라 간부들의 우려, 조합원들에 대한 불신이 낳은 심각한 오류이고 잘못된 결정이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 민주노총 중앙집행위는 민주노조의 정신을 저버린 회계공시 수용 입장을 즉각 철회하라!

– 조합원들을 모독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

 

2023년 11월 11일

노동사회과학연구소

 

PDF 파일 다운로드

☞ 2023_전국노동자대회_유인물(노사과연)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