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편집자의 글] 방영환 열사의 정신을 이어 가겠습니다

 

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이번 호의 편집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습니다. 앞부분에서는 “[특집] 방영환 열사의 삶과 투쟁”을 정리하면서, 떠오르는 기억들과 슬픔, 분노, 안타까움 등등으로, 뒷부분에서는 장문의 비판 글을 작성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방영환 열사를 떠올려 봅니다. “택시 완전월급제가 제대로 시행되면, 택시 노동자만 좋은 게 아니다. 과속ㆍ신호 위반이 없어지고, 안전 운행이 가능해져, 택시 노동자, 승객 모두에게 좋고, 시간과 돈에 쫓기지 않아도 되니, 승객에 대한 써비스가 달라진다. 승차 거부도 없어지고… 서울에서 유일하게 완전월급제를 하고 있는 나는, 손님 짐도 다 넣어드리고, 누구보다 친절한 택시 노동자”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생합니다.

왜 이 말이 떠오르는지 모르겠지만, 또, 저는, 이 말에 그다지 동의는 하지 않았지만(김장민 동지, 죄송합니다…) 입이 닳도록 (방영환 공동투쟁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장민 동지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존경한다”고 하시던 말씀도 떠오릅니다. 또, 양규서 동지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을 때, 옥상 사다리를 쑥쑥 오르는 모습을 보고, 제가 소싯적 주먹도 좀 쓰시고, 복싱도 한 건 알았는데, “팔 힘이 대단하신데요”라고 하니, “택시 운전을 하기 전에 고압 송전탑 오르는 일을 해서, 이 정도 높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하시던 말씀도, 그래서 어릴 때부터 이 일 저 일 안 해 본 일이 없는 줄은 알았지만, ‘이 형님 정말 안 해 본 일이 없구나’라고 생각했던 것도 떠오르네요.

지난 대선 때, 새벽까지 함께 개표 참관을 하며 나누던 말도 생각이 나고, 무엇보다 곱씹게 되는 건, 저를 통해서도, 또 사무국장을 통해서도, 여러 번 회원 가입을 요청하셨는데, 경제적 사정을 잘 알기에 그때마다 “다음에요. 다음에요”라고 했던 것이, 그 다음이 이렇게 짧게 금방 없어질 줄 몰랐기에,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특집>을 준비하며, 먼저 “방영환 열사의 삶과 투쟁” 기록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특히, 생전에 열사가 남긴 말들을 정리해 두었는데, 이를 통해, 열사가 생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셨는지, 또 투쟁하셨는지, 조금이나마 아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여 거세게 비판하라. 민중이여 더욱더 힘차게 외쳐라. 우리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단결된 함성이다. 투쟁 투쟁 단결투쟁” (2023. 8. 12.)

<권두시>자본의 첩첩 바다 고 방영환 동지께”는 고희림 편집위원이 열사의 영전에 바치는 조시(弔詩)입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빨갱이입니다”는, 열사가 생전 세종호텔 투쟁 문화제에서 하셨던 발언을 정리한 것이고, “아버지의 뜻을 받아 투쟁을 이어 나가겠습니다”는 열사의 따님이 기자 회견에서 발언했던 내용입니다.

<특집>을 준비하며, 여러 동지들께 원고를 요청드렸는데, 지면으로 남길 수 없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사를 하신 동지들이 많으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표격으로, 열사가 가장 열심히 연대했던 곳 중 하나인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계월 동지께서 “방영환을 기억하며”라는 제목으로 원고를 보내 주셨습니다. 열사와 함께했던 여러 기억들, 그리고 “그를 기억하고 있는 동지들 모두가 그렇겠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연대하고 의지하며 만났던 동지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는 말씀이, 가슴에 전해져 옵니다.

편집을 최종 마무리하던 중, 조이희 동지의 원고 “멈추지 않는 투쟁의 뒤를 따라서”도 도착했습니다. ‘함께 힘 모아서 싸워야 할 때,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하실 분도 계실 것이고, 또 원고가 들어온 후, 게재에 대한 주변의 우려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열사에 대한 조이희 동지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사가 유서에서 직접 동지들의 이름을 부르며 전하고자 했던 내용 중 분명히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러한 열사의 부탁을 깊이 받아안고 있는 동지들의 마음, 그것 또한 열사에 대한 그 동지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세>에 실린, “미국 자동차노조(UAW) 파업 그 반면교사의 씁쓸함”에서, 진상은 동지는, 바이든도 트럼프도 지지 방문해서 일견 ‘부러움’(?)을 샀던 미국 자동차노조 파업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부러워할 것이 아닌,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모두 3편의 글이 실렸습니다. 먼저, 함민희 사무국장의 “코로나를 핑계로 해고됐던 노동자들이 여기 아직 있습니다”는 지난 9월 19일(화),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으로 가는 오체투지’를 시작하기에 앞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진행된 ‘부당해고 판결 촉구 의견서 접수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희 연구소 운영진의 절대다수는 ‘오체투지’라는 투쟁 방식에 대해 그렇게 좋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명확히 말하면,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그런 처절한 현실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함민희 사무국장은 이런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 앞에 사법부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최광석 동지의 “2023년도 철도현장의 주요이슈와 준법투쟁 부산고속차량지부 간부가 바라보고 있는 주관적인 시점으로”는 철도 파업이 한창일 때 보내 주신 원고인데, 편집이 늦어지면서, 시의성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습니다. 필자에게 지면을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철도 현장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담고 있어서, 지금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원고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글은, 정난숙 동지의 “23년 걸린 대교 학습지 노동자의 단체협약 쟁취!”입니다. 정말 끈질긴 투쟁 끝에 결실입니다.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 단협에서의 더 큰 쟁취를 위해, 지금도 열심히 현장을 조직하고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이론>에 실린, 2편의 글, 신재길의 “합목적성과 합법칙성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와 김해인의 “몰이해인가, 사기인가? 한동백의 합목적성 개념의 논리적 내용에 대하여 비판 ()”은, 지난 ≪정세와 노동≫ 제192호(2023년 6월)에 실린, 한동백의 글에 대한 비판입니다. <번역>에는 타나시스 스패니디스(Thanasis Spanidis)의 “현대 제국주의의 경제학에 대하여 제국주의 피라미드의 개념과 그것의 비판자들 (3)”이 연재됩니다. 이번 호에는 제국주의 세계 체제에서의 러시아와 멕시코의 위치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 * *

 

불의에는 결코 타협하지 않고 강고하게 맞섰지만,

동지들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했던,

일에는 항상 솔선수범하고,

연대에도 늘 앞장섰던 동지, 방영환 열사를 기억합니다.

 

방영환 열사의 투쟁을,

방영환 열사의 정신을 이어 가겠습니다.

 

김해인 편집출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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