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23년 걸린 대교 학습지 노동자의 단체협약 쟁취!

 

정난숙 | 학습지노조 대교지부 지부장

 

 

 

2023년 9월 22일 오전 11시, 대교지부의 첫 번째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는 2000년 9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현장의 부정업무에 맞서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개별 현장에서 처절하게 투쟁을 이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에 회사는 대교지부 전국의 노동조합 간부들을 한 명 한 명 해고하면서, 2006년 지부장까지 재계약 해지 통보를 날리는 참사를 만들어 냈습니다.

학습지노조 조합원과 연대 동지들의 300일 투쟁으로 지부장 해고를 막아 냈고, 현장 조합원들의 재계약 해지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습지노조는 2007년 재능교육지부 단협 쟁취와 해고 투쟁으로 긴 터널을 지나 조합원을 조직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2018년 6월 15일 ‘학습지 교사는 노동자다’라는 대법원 판결로 대교지부의 단체교섭이 열릴 거라 기대했으나, 대교는 재능교육 교사들이 노동자라는 판결이지 눈높이 교사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에 대교지부는 지노위를 시작으로 중노위, 행정법원, 고등법원, 대법원 3년여의 법률 투쟁으로 드디어 2021년 10월 14일 ‘눈높이 교사는 노동자다’라는 승소 판결을 받은 후에야 단체교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 11월 회사에 단체교섭 공고를 요구하고, 2022년 3월 25일 대교와 단체협약을 위한 기본협약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약 2년여 동안 단체교섭을 진행하였고, 2023년 8월 25일 제36차 단체교섭을 마지막으로, 단체협약 전문과 54개 조항 그리고 부속합의서까지 잠정합의를 하였습니다.

대교지부는 잠정합의안으로 조합원 설명회 등을 진행하였고, 조합원 총회를 거쳐 잠정합의안이 가결되었습니다.

특수고용 노동자로 노동조건이 불안정한 학습지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가지는 단체협약의 소중함과 의미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로 확인하였습니다.

 

2023년 단체협약에서는 ‘노동조합 인정과 활동 보장’, ‘노동조합 사무실 쟁취’, ‘근로시간면제제도 쟁취’, ‘조합원 교육과 홍보 활동 보장’, ‘노사 소통창구’, ‘정규직 직원 전환 공개 채용’, ‘조합원이 신수수료제도 선택하고 회사는 신제도 전환 강요하지 않기’, ‘입회 취소 기능 개선’, ‘교재 및 학습 시스템 개선’, ‘소득세 원천징수 환급 처리’, ‘제품 및 마케팅 자료 지원’, ‘사업장내 성폭력, 성희롱, 직장내 괴롭힘 금지에 따른 예방조치, 사건조사, 피해자 보호조치 등’, ‘구제도교사 건강검진 부활’, ‘신제도교사 장의물품 지급’, ‘선생님 재계약심사기준 완화’, ‘센터장 재계약심사기준 완화’, ‘조합원 휴식을 위한 투명한 하계 휴양소 운영 등’을 단체협약안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복지후생과 조합원의 일하는 조건에서 ‘건강검진’, ‘상해보험 가입’, ‘감염병 지원’, ‘경조금 지원’, ‘동절기 휴가와 휴가비’, ‘장기근속 포상’, ‘자녀회비 지원’ 등은 회사가 경영적자라는 이유로 모두 수용불가 입장이라 노동조합의 요구를 관철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학습지 현장은 무척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고 그런 노동자를 위해서 노동조합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어도 단체교섭은 체결해야지 함부로 이 노동자들을 대하지는 않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섭을 진행하면서 저희도 많이 실망을 했고, 교섭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를 했고, 그러면서 싸움도 진행을 했습니다.

2년여 동안의 단체교섭에서 대교 본사 앞 선전전을 비롯하여 세 차례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투쟁소식지와 조합원 인증샷, 현장선전전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신의 성실한 단체협약 체결촉구를 알려 왔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연대와 더불어 이 단체교섭이 잘 진행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교섭에서 저희가 얻어 낸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할 수 있다는 보장과 노동조합 사무실, 그리고 아마 특수고용직에서는 최초일 것 같은데,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쟁취하게 되었습니다. 세 명의 간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근로시간과 거기에 맞는 임금으로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가장 중요한 대교 노동자들을 위한 일하는 조건들이 많이 쟁취되지 못해서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저희 대교에만 재계약심사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학습지 노동자들은 1년에 한 번씩 재계약을 해야 하는 위탁계약직 신분입니다. 특히 저희 대교는 재계약심사기준이라는 것이 있어서 기준을 또 통과하지 못하면 재계약이 안 되는 그런 제도가 있는데, 그것을 이번 교섭에서 제계약심사제도 폐지를 외치면서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폐지는 시키지 못했습니다.

재계약심사제도 완화라는, 개선안이라는 조건으로 조금씩 폐지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폐지가 될 때까지, 노동조합이 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우리 대교 노동자들이 좀 알아줬으면 하는데, 이 안에서 특히 단체교섭만 진행하면서 활동을 하다 보니 현장은 많이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대교지부는 2025년 단체협약 갱신체결을 위해 현장을 조직할 것입니다.

현장의 대교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며 행동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함께하겠습니다. 또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의 구몬지부와 재능교육지부 등의 단체협약 체결 투쟁에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고 250만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조ㆍ3조 개정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2023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까지 2년여 동안 본사 앞 선전전과 집회에 함께해 주신 동지들, 마음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조합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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