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지난 호에 이어서 이번 호에서도, ‘현대 제국주의’와 관련한 쟁점들을 다루고 있는 “국제 사회주의ㆍ공산주의 운동의 쟁점들 (2)”라는 제하의 <특집>이 이어집니다.
모두 3편의 글―그리스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요르요스 마리노스의 “제국주의에 관한 레닌주의 이론 ― 공산주의자들의 투쟁을 위한 지침 / 금년 100주년을 맞이한, 레닌의 저작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와 관련된 몇 가지 쟁점들”, 멕시코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 부문의 ““세계 반제 플랫폼”, 도발적인 집단”, 그리고 독일의 ‘공산주의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타나시스 스패니디스의 “현대 제국주의의 경제학에 대하여 ― “제국주의 피라미드”의 개념과 그것의 비판자들 (2)”―을 번역해 실었습니다.
이 주제는, 현재 전개되고 있는 국제적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에 입각하여 정치적 입장과 실천 방향을 설정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그 추이를 추적하고 연구해서 관련한 원고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정세>에는 일본의 ‘활동가집단 사상운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카우에 미츠코의 “류큐 열도에서의 전쟁 준비를 용납할 수 없다! ― “안보3문서”가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를 실었는데, 일본의 현재 상황,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일본 내의 분석들을 추적하고 연구하는 것 또한 최근의 국제 정세, 그중에서도 우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동북아 정세를 이해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능한 자주 관련한 원고들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특히나, 최근 미 제국주의를 위시하여 전개되고 있는 한-일 정권의 공동 행보를 볼 때, 이것은 더욱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론>에는 한동백 동지의 “마흐주의ㆍ아베나리우스주의의 변종들에 대하여 (하)”가 이어집니다. 이번 호에는 분석철학의 대표적 인물인 비트겐슈타인과 콰인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들의 분석철학 역시 현대의 ‘주관적 관념론’에 다름 아님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의 비정합성과 비논리성을 폭로하고, 그것이 현대과학의 발전에 얼마나 반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번역>에 실린, 리카르도 도브로볼스키의 “유물론적 관점에서 본 과학과 실천 간 괴리의 근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학과 실천 간의 괴리가 왜 나타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앞의 글과 일정하게 맥이 닿아 있습니다. 또한 이상의 문제의식들은 지지난 호부터 지난 호까지 2회에 걸쳐 번역ㆍ연재된 “새로운 비합리주의”에서 존 벨라미 포스터가 이야기하고 있는 바와도, 그리고 그 글이 기초하고 있는 루카치의 ≪이성의 파괴≫와도 일정한 부분에서 맥이 닿아 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과월호의 “새로운 비합리주의”를 다시 한번 일독하시면서, 비합리주의, 반이성ㆍ반지성ㆍ반과학주의가 판치고 있는 현대 부르주아 철학에 대해, 나아가 그것의 원천이 되는 현대 부르주아 사회, 즉 낡고 부패한, 항상적 위기 속의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현장>에는 3편의 글―김계월 동지의 “나도 연대의 힘이 되고 싶어 길을 나선다”, 김윤숙 동지의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 그리고 이하나 동지의 “원직복직이 아니라면 이 자리가 나의 무덤이 될 것입니다”―이 실렸습니다.
코로나19로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가 800일 만에 복직해서 현장으로 돌아간 김계월 동지는, 자신이 “투쟁할 때 받았던 사랑과 그 연대의 힘으로 고통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기에 나도 그 힘이 되고 싶어” 휴무일이 되면, 혹은 일부러 휴가를 내서, 여러 투쟁 현장에 연대하고 있습니다. 8개월 투쟁, 17일 단식 투쟁 끝에 현장으로 돌아간 이하나 동지 역시, 여러 동지들의 연대를 잊지 않고, “열심히 연대하고 깨어 있는 노동자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폭염에도 하루에 수만 보를 걸으며, 밤낮 없이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정해진 급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정작 자신들은 분식회계, 횡령, 주가조작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어 있는 서울도시가스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김윤숙 동지 역시, 자신의 투쟁뿐만 아니라, 여러 투쟁 현장에 함께하며,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도의(道義)가 땅에 떨어지고,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기계 부속품처럼 취급받고 쓰다 버려지는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렇게 숭고한 인간애를 몸소 실천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선언하며, 변치 않는 의리를 지키는 것은, 바로 자신과 동료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연대하는, 우리 노동자들입니다!
이런 연대의 마음과 투쟁 승리에의 바람,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미래를 바라고 있는 노래, 지민주 동지의 “길 위의 동지에게”를 이번 호의 <권두시>로 실었습니다. 게재를 흔쾌히 허락해 주신 동지께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 *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인간애라고는 눈을 씻고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안하무인(眼下無人)이고, 입으로는 과학, 과학, 과학을 떠벌리지만, 정작 무지성, 반과학의 화신인 자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사람을 두고,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개고기에 비유하기도 했던, 바로 윤석열입니다.
윤석열은 외칩니다: “이념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그가 “이념”을 말할 때, 제 귀에는 그것이 “이권(利權)”으로 들립니다. 그가 말했다는 “날리면”이, 제 귀에는 “바이든”으로 들리듯이 말이죠.
그도 그럴 것이, 윤석열이 외치는 또 하나의 슬로건이 중첩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이권 카르텔을 깨부숴야 한다.” 노조도, 시민사회단체도, 교육계도, 과학계도, 뭐도, 또 뭐도… 그에게는 다 깨부숴야 할 “이권 카르텔” 집단입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처럼, 평생을 “법조 (이권) 카르텔”에 몸담아 왔으니, 세상이 다 그렇게 보이겠지요. ‘이 새끼들도, 저 새끼들도 다 해먹고 있지’, ‘저 새끼들 것도, 내가[우리가] 다 해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헤어질 결심”이 아니라, “해먹을 결심”을 하고, 그전 검사 시절 해먹던 것에서 스케일을 차츰 늘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검사 시절 해먹던 수많은 이야기들은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에서, 지금의 여당, 그러니까 당시의 야당 의원들이 목이 터져라 외쳤지요. 그리고 당선인 시절, 그러니까 인수위 시절부터,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대통령실 이전 공사 등에서 시작해서, 취임 이후에는 알짜 국유자산 매각 등, 크고 작은 관급 공사 및 자산 매각 등에 손을 뻗치고, 이제는 크게 크게, 각종 정치적 결정, 재벌 특혜 등에서 떨어지는 게 적지 않겠지요. 여기에 더해, 외교를 통해서도, 즉 대외적으로 해먹을 게 많지 않겠어요. 정황상 예상은 되지만, 그 내막을 알 수 없는 대미, 대일 투자ㆍ외교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거기에 대한 지원이 발표되자, 대통령 일가와 끈끈한 관계로 알려진 모 토건의 주가가 상종가를 기록하기도 했지요.
물론, 본인, 본인 일가가 많이 해드시겠지만, 혼자 다 먹을 수는 없으니, 카르텔이란 말이 있겠지요. ‘이제 윤석열 카르텔의 시대이니, 다들 머리를 조아려라!’ ‘이 구역도, 저 구역도 이제 우리 카르텔이 접수한다!’ 이것이 바로 [다른 놈들의] “이권 카르텔을 깨부숴야 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깃발에는 면구스러운 “이권”이 아니라, “이념”이라는 숭고한 표식을 새겨서, 소위 지지층, 저들 말로는 “개돼지”들을 홀리면서, 자신들의 이권, 기득권은 더 철저히 챙기고, 더 공고히 다지려는 수작이겠지요.
도척지견(盜跖之犬), 도척은 중국 춘추시대의 큰 도적입니다. 그러니까, ‘큰 도적의 개’라는 말입니다. 이놈은 제 주인이 도적이라도, 먹을 것 챙겨주는 자기 주인에게 충성하지요. 그래서, 척구폐요(跖狗吠堯), 천하의 성군으로 알려진 요임금에게도 짖지요. (물론 세상만사 다 상대적인 것처럼, 윤석열은 어떤 때, 어떤 곳에서는 도척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때, 어떤 곳에서는 주인님들, 큰형님들 밑에서 ‘견(犬)’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는 것처럼, 그 사람은 오랫동안 사냥개(검찰) 생활을 해 왔습니다. 이제는 지가 주인인 줄 알고, 큰 형님인 줄 알고, 이 구역 저 구역을 넘나드는데,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까불다가 언제 토사구팽(兔死狗烹)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래서 자신에게 떨어지는 (큰) 떡고물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런 일을 안 당하려고, 진짜 주인님들, 큰형님들께 더 충성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구요.)
이것이 ‘리(利)’의, ‘이권 카르텔’의 모습입니다. 도리도 없이, 사리분별도 없이 ‘이익’만을 좇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들은 먹을 것 앞에서는 굽신굽신하지만, 먹을 게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배신을 밥 먹듯이 합니다(윤석열 자신이 그랬고, 검찰 총장 청문회 시절, 윤석열을 공격했던 자들이 지금 보이는 행태도 그렇고). 이렇게 저들의 추악한 작태는, 투쟁하고 연대하는 노동자들의 모습과 정반대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놈의 도척지견들이 “이념” 두 글자를 마빡에 붙이고, “반국가 세력”, “공산전체주의 세력”을 척결하자며 사방에서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노조, 시민사회단체, 언론 … (이권의) 경쟁 정파ㆍ당파들을, 닥치는 대로, 물어뜯고 있습니다. 검찰, 경찰, 국정원, 감사원, 금감원, 방통위, 보수 언론 등등… 사냥개들이란 사냥개들은 다 풀어서, 떼(카르텔)를 지어, (자신들의 이권을 더 철저히 챙기고, 기득권을 더 공고히 다지려는) 이권 사냥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대로 앉아서, 저 무도한 도척지견의 무리에게 사냥당하는 짐승들마냥 물려 죽어야 합니까? 아니면, 우리는 사냥당하는 짐승이 아니라, 너희가 즐겨 부르는 그 “개돼지”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을 당당히 선언하고, 자신을 믿고, 동지를 믿고, 강고한 단결과 연대의 투쟁으로, 저들에 맞서, 있는 힘을 다해, 싸워 나가야 합니까?
저들에 맞서 싸울, 또 저들을 깨부술 힘이, 우리 노동자계급에게 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우리의 힘을 믿고, 끝내는 우리가 승리한다는 진리를 가슴속 굳게 새깁시다.
그리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입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다![1]표현상 혹시나 언짢으신 게 있으셨다면,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조선, 한국, 중국 모두에서 쓰이는 말이기도 하고, 적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해서 … Continue reading
2023. 9. 18.
References
↑1 | 표현상 혹시나 언짢으신 게 있으셨다면,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조선, 한국, 중국 모두에서 쓰이는 말이기도 하고, 적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해서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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