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원직복직이 아니라면 이 자리가 나의 무덤이 될 것입니다

 

이하나

|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상담노동자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더불어사는지부 조합원)

 

* 이 글은, 지난 8월 9일(수) 진행된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 상담사 복직 촉구 투쟁문화제’와 23일(수) 진행된 ‘복직 투쟁 보고대회’에서의 발언을 정리한 것입니다.

 

 

8월 9일(단식 3일차) 투쟁문화제 발언

 

저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에서 근무하다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효성ITX에 의해 일방적으로 해고되어 8개월째 해고 복직 투쟁 중인 해고 상담노동자 이하나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시는 자랑스런 동지들 앞에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올해 1월 1일, 9명의 동료 콜센터 상담노동자들과 함께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거리에서 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효성ITX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 상담노동자들의 해고에 대해 물으면, 면접탈락이므로 신입채용절차를 진행해야만 채용이 가능하다면서, 채용절차를 거쳐 다시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로 돌아가고자 하는 해고통보를 받지 않은 상담노동자에 대해서는 재계약 의사를 전달하였음에도 이를 거절하고, 채용절차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문의에는 “회사의 인사정책과 다른 노동자와 형평성을 고려하였을 때 스스로 채용을 거부한 이를 채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효성ITX는, 올해 1월 채용을 거부하였던 또 다른 상담사를 불과 한 달 만인 2월 재채용하였습니다.

일할 수 없다 통보한 이들에게는 채용절차를 치를 기회를 주고, 함께 일하자 통보한 이에게는 채용절차와 입사조차 불가능하다는 효성ITX의 어불성설은 듣고 있기조차 너무나 역겹습니다.

 

효성ITX는 8개월째 거리에서 투쟁하는 상담노동자들의 성토를 무시한 채, 드러날 것이 뻔한 거짓말로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가 급급한 변명만 일삼고 있습니다.

 

영하 17도의 칼바람이 불던 한겨울에 10명이 시작했던 투쟁은, 추위로, 생계로, 가정사로 이제 단 3명이 남아 분투하고 있습니다.

윤리경영한다면서 사람을 돈이나 수단으로만 보는 효성ITX에 맞서 셋이 하나로 똘똘 뭉쳐 버텨 온 8개월의 시간이었습니다.

“해고된 동료들 해고하지 말아 달라고 하다 같이 해고된 노동자들이 한 선동행동이 잘못되었다. 그때 의리 있게 행동하다 함께 해고됐으니 이번에는 동료들 복직시키고 의리 있게 본인 복직은 포기하면 되는 것 아닌가.”

효성ITX 채용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저는 누구를 위해서도 희생하지 않았습니다. 옳고 당연한 것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그 누구도 희생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성실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잘못된 일입니까!

숭고한 우리의 투쟁의 시간을 악덕살인기업 효성ITX의 바람대로 멈춰 줄 생각이랑 추호도 없습니다.

 

우리의 투쟁은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한 투쟁이며, 우리와 같이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3권의 사각지대에서 상처받는 콜센터 상담노동자들이 더 이상은 우리와 같이 일터를 잃고, 생계를 걱정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존감을 짓밟히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바람으로 이어 가는 투쟁입니다.

춥고 배고프고 가족들이 반대하여도 옳은 것을 위해 싸운다면, 그것은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정의를 위해 서로를 다독이며 견뎌 온 투쟁입니다.

 

이제 220일을 넘기고 있는 투쟁하는 세 명의 노동자를 갈라치기하고 원치 않는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효성ITX의 행태에 우리 셋은 한 번 더 결의를 다졌습니다.

 

한 사람으로 태어나 당연히 옳다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말하는 것이 이렇게 저와, 함께 남은 두 명의 동료들에게는 왜 이렇게 힘든 일입니까?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기가 왜 이렇게도 힘든 일입니까?

 

그런 우리를 갈라치기하며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고 누군가의 죄책감을 강요한다고 해도 돈이 없어도 우리는 싸웁니다. 힘이 없어도 우리는 싸웁니다.

우리는 흔들림 없이 싸웁니다. 우리는 흩어지지 않고 싸웁니다. 우리와 함께해 주시는 동지들의 지지와 연대로 싸웁니다. 우리는 현장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투쟁합니다.

옳음을 위한 우리의 투쟁에는 그 누구의 희생도 그 누구의 제외도 있을 수 없습니다.

 

원직복직이 아니라면, 이 자리가 나의 무덤이 될 것입니다.

 

원직복직 결사투쟁! 투쟁!

 

 

8월 23일(단식 17일차) 보고대회 발언

 

안녕하십니까? 8개월 투쟁하고 현장으로 돌아가게 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이하나 조합원입니다.

동지들이 없었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투쟁하지 않았다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결과입니다. 동지들 함께 싸워 주셔서 저희 셋뿐이지만 외롭지 않았습니다.

현장으로 돌아가는 저희 걸음이 승리라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더울어사는희망연대본부 저축은행 통합콜센터지부 깃발 휘날리겠습니다.

동지들 투쟁하시는 모든 투쟁 사업장 찾아다니며 이 은혜 갚겠습니다. 동지들 아니었으면 할 수 없었습니다. 함께 싸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열심히 연대하고 깨어 있는 노동자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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