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끈질기게 버티면서 승리할 때까지

 

박미희 | 기아차 판매 내부고발 해고자

 

* 이 글은, 지난 6월 22일(목) ‘세종호텔 투쟁문화제’에서 발언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참 어렵고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21년도에 코로나 4단계라고, 말도 되지 않는, 코로나 4단계라 집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천막을 철거해야 된다. 1인 시위만 된다, 1인 시위는 천막이 필요 없기 때문에 철거해야 된다.” 그렇게 서초구에서, 많은 대기업들, 삼성, 현대 관련 투쟁하는 농성 천막들을 모두 철거했습니다.

 

저들은 노동자의 절박한 투쟁을 마음대로 철거해도 괜찮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서초구청에서 다시 말 같지도 않은 이유를 대면서 지난 9일 예고장을 저희한테 전달했습니다. 너무나도 말이 안 돼서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12일 서초구청에 찾아가 항의했습니다. 그런데 과장 말하고, 팀장 말하고 달랐습니다. 과장 말은 “비가림막은 우산 같은 것이기 때문에 벽면이 있으면 안 되니까 옆에만 철거하라. 그리고 휘발유는 좀 위험해 보이니까 휘발유는 차에 싣고 다녀라”고 했습니다. 우린 벽면이 있어야 너덜너덜하지 않고 깔끔해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벽면이 없어야 한다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어서 다시 팀장이 예고장을 가지고 와서 전체를 다 철거해야 된답니다. 자기들도 기준이 명확하지도 않고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그렇지만 어차피 재벌 앞에서의 집회장 철거해 달라고 하니까, 철거는 해 줘야겠고. 이유가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안 되는 이유라도 붙여서 전격 철거를 강행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노숙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앞은 안전지대가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광장처럼 넓어서 거기에 매트 깔고 얇은 이불 덮고, 지금 그렇게 계속 저희가 버티면서, 모든 걸 다 걷어 갔기 때문에, 몸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투쟁하는 사람은 투쟁이 끝날 때까지, 승리로 마무리될 때까지 접을 수 없는 것이 투쟁입니다. 어떡하든지, 또 이 한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저희 동지들께서 함께해 주시고, 적어도 다섯 명, 일곱 명이 길바닥에서 매트 깔아 놓고, 침낭 내지 얇은 이불 덮고 그렇게 현재 버티고 있습니다.

 

참 이해할 수 없는 게, 집회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버텼는데, 자본 앞에서는 법도, 원칙도, 약자의 갈구도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현대가 요구하면 뭐든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만족시켜 주려는 것이, 서초구청, 서초경찰서입니다.

 

저희들은 구청에 집회 물품 반환 요구를 하러 갔다가 일곱 명이 연행됐습니다. 몇 시간을 가둬 뒀다가 조사를 천천히 시작하더라구요. 그중에서 다섯 명은 밤 12시, 1시 되어서 나갔습니다. 저랑 다른 동지 한 명은 내보내지 않고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에, 다음 날 오후에 나왔습니다. 살다가 살다가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여 보고 유치장에서 잠자 본 건 난생처음이었습니다. 경찰이 저한테 그랬습니다. “아니 처음이에요? 10년 동안 투쟁했다면서?” 부끄러워해야 할지. 참 난감했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동지들, 저는 한동안 세종호텔 집회장에 오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집회장에 사람이 있느니 없느니, 늘 그것 가지고 경찰서, 구청에서 저를 걸어왔기 때문에, 그놈에 천막 지킨다고 사실 꼼짝 못 했습니다. 없어지니까 좋은 거 하나는 이렇게 동지들한테 달려올 수 있다는 것, 그것 하나는 참 자유롭고 좋습니다.

 

세종호텔지부 동지들, 지금 이 여름이 지나면서 우리는 또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지요. 그렇지만 반드시 승리한다는 일념으로 지치지 말고 더욱더 힘차게 나아가며 반드시 세종호텔지부의 승리 소식, 펄쩍펄쩍 뛰며 좋아할 그 소식을 듣고 싶습니다.

 

저 또한 이 여름을 굳은 각오로 버티면서 시원한 가을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바깥 생활하는 투쟁자들에겐 누구보다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시원한 가을이 오면 한층 낫겠지요. 그때를 기다리며 지치지 않고 나쁜 자본 앞에 타협하지 않고 끈질기게 버티면서 승리할 때까지 싸워 나가겠습니다.

 

동지들 감사합니다. 함께 싸워서 반드시 승리합시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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