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권두시] 악마의 꼬리

 

고희림 | 편집위원

 

 

칼!

 

칼은 다정했다

새벽 숫돌에 갈려

먹을 것을 썰어주었던

어머니 정지 칼처럼

 

그러나

광장의 손으로 넘어온 민중의 칼은

한낮의 달처럼 흐지부지해졌다

 

보안법의 칼을 박물관 칼집에 넣겠다던

대통령은 먼저 죽었고

식민지의 치안법은

노동의 등을 찌르는

용산 아지트의 비수가 되었다

 

물!

 

물은 원래 스스로 흘러야 하는

착한 본성을 지녔으나

쪼그라든 민주주의의 호스를 타고

악마의 꼬리처럼 휘갈겨졌다

정조준 당한 농민은 아스팔트에 내팽겨쳐졌고

거듭 거듭 짓이겨졌다

 

물은 정치악의 손아귀에

갇히고 썩고 무기가 되었다

사람들, 분노한 사람들,

민중의 우묵한 눈두둥을 타고 철철 흘러

죽음의 강으로 세월호의 바다가 되었다

 

빨강!

 

너는 정열이며 해방이었다

‘빨갱이’라던 박정희의 딸

박근혜,

당사에 붉은색 칠하고

선거바람에 색깔만 울궈 먹더니

신병만 돌고 법문을 걸어 잠궜다가

촛불의 붉은 바다에 익사하였다

그 빨강이 민주주의의 수호자임을 모른것이다

 

문죄인,

가련한 민주주의자

죽기살기로 표를 구걸하고

구차한 목숨을 애걸하면서

죄인,

박근혜와 이명박을

홀연히 살려내었다

 

국가!

 

자본의 국가!는

아름다움을 훼방놓고

부드러움을 구부리고

인민의 무지를 강요하고

노동은 살인병기가 되어 쌓인다

그 너머 악마의 성이 어른거린다

 

노동의 국가

 

분노의 기억으로

지표를 박차오른 물방울들이

마침내 구름이 되고 비가 되고

흐르는 눈물을 모아

우리의 칼을 다시 벼리고

붉은 깃발을 올릴것이다

 

혜안으로 그리고 함성으로

마침내 혼돈의 짙은 안개를 걷우고

악마의 꼬리를 자르고

악마의 성을 부수어

해방!

해방을 쟁취하자!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1개의 댓글

  • 아~ 이 시^
    장엄하다 해야 할까?
    웅장하다 해야 할까?
    거대하다 해야 할까?

    아니, 어마어마하다!
    시대를 아우르고
    세파를 아우르고
    그걸 넘어서 우리 시대 모든 동지를 아우르고

    그러면서도 장황한 나열이 아닙니다.
    놈들한테 구걸하고 타협하는 비겁한 굴종도 없습니다.

    나는 언제 이렇게도 깊은 맛의 살 내음을 내 몸 안에서도 맡아볼 수 있을 건가!!!

    아! 이제야 이 시가 무언지를 생각해 냈습니다.

    [거룩합니다!]
    한마디로 이 시는 위대함을 훌쩍 뛰어넘어 거룩합니다~

    그리고 하늘땅만큼 감동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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