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정세] 흔들리는 미 일극 지배와 우리가 나아갈 길 ― 과거를 소홀히 하고는 미래가 없다!

 

도마츠 가츠노리(土松克典) | 활동가집단 사상운동

번역: 편집부

 

* 土松克典, “揺らぐ米一極支配とわれわれがすすむ道 ― 過去を蔑ろにして未来はない!”, ≪思想運動≫ 제1087호(2023년 4월), 活動家集團 思想運動. <http://www.shiso-undo.jp/shucho/1087domatu.html>

 

 

방일 전날에 무슨 일이?

한국 대통령 윤석열의 일본 방문을 하루 앞둔 3월 15일 이른 아침, 한국 경찰은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한국 와이퍼 안산공장에 무려 1,600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경찰들은, 위장폐업ㆍ전원해고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공장 내에서 농성하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조합원 209명)의 조합원들을 폭력적으로 배제하여, 공장 내의 기계설비를 반출하는 철거작업원 30명을 지키기 위해서 투입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쫓겨난, 상부조직인 금속노조 간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일본 방문을 앞두고 윤석열이 일본 덴소(デンソ-)에 바치는 선물이다”라고, SNS에 썼다.

한국 와이퍼는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으로서, 아이치현 가라야시(愛知縣 刈谷市)에 있는 거대 글로벌기업 덴소의 손회사(孫會社)에 해당한다. 작년 7월에 친회사(親會社)인 덴소 코리아가 와이퍼 씨스템 사업의 정리와 한국 와이퍼의 청산을 결정했기 때문에, 종업원 280명의 대량해고 문제가 발생하여 노동쟁의가 일어났다. 이 일본계(系) 진출기업의 일방적 갈취는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변함이 없다.

 

당사자 뺀 해결책

1998년의 오부치ㆍ김대중 정상회담 때에 발표된 “한일 파트너쉽 선언”에서조차 한일 간의 시민교류가 양국의 친선을 지탱하는 기초가 된다는, 당시 김대중 정권의 정책 브레인 최장집 고려대 교수류의 ‘전략’하에 한일의 ‘미래’가 준비되었는데, 이번 기시다ㆍ윤석열 정상회담에서는 그러한 ‘선언’의 준비조차 없었다.

오로지 윤 정권 측에서 만든, POSCO(구, 포항제철) 등, 한일조약으로 ‘은혜’를 받은 한국기업들이 내는 갹출금을 2012년에 발족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받아서 그 기금으로 전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위무’하려고 하는, 피해당사자 뺀 ‘해결’책으로써, 마치 종주국에 조공하듯이 윤석열은 일본에 왔던 것이다. 회담을 통해서 한일 정상 쌍방은 ‘셔틀외교의 재개, 한일 지소미아(GSOMIA)의 정상화, 한미일에서의 미사일 정보의 공유,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규제의 완화, 경제안보 대화의 틀 신설’ 등에서 일치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종주국 태도 일관하는 일본

이번의 윤석열 방일에서, 기시다(岸田) 정권과 전범기업은 전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문제에 관해서, 한일조약과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고압적인 태도를 계속 취하면서 사죄의 말 한마디 없이, 한국 측이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오는가를 보자고, 최후까지 시종 강 건너 불 보듯 했다. 그 추악한 모습은, 대한제국의 ‘보호국’화를 강요한 1905년의 ‘제2차 한일조약’(을사보호조약) 때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나, 대한제국을 강제로 점령ㆍ식민지화한 1910년 ‘한국병합조약’ 때의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와 겹쳐 보인다.

지금 한국의 노동자ㆍ인민은 서울의 도심에 모여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가 독립을 맹세하며 왼쪽의 무명지를 절단한 손모양을 묘사한 대형 스카프를 몸에 두르고, “굴욕외교, 매국노 윤석열”이나 “친일파 윤석열은 제2의 이완용”(이완용은 ‘한일병합조약’에 데라우치와 함께 조인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내각총리대신)이라는 플래카드나 현수막을 내걸고 일본 대사관이나 미국 대사관을 향해서 수천, 수만 명의 항의 데모를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인민의 의식에 비해서, 우리 일본 인민의 의식은 어떤가? 아베(安倍) “전후 70년 담화(戰後70年談話)”[1][역자 주] 종전(終戰) 70주년을 맞으면서 2015년 8월 14일에 당시 일본 수상 아베신조(安倍晋三)가 발표한 립써비스적 담화.를 그대로 실제로 옮긴 듯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 수상관저나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이나 일본제철(日本製鐵) 등의 전범기업(戰犯企業) 앞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올리는 사람들은 극히 적었다.

또한 윤의 방일과 함께 한국의 경제인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일행도 동행하여, 3월 16일, 일본경단련회장(日本經團連會長) 도쿠라(十倉) 등과 회담하고, “한일 미래 파트너쉽 선언”을 발표했다. 일본경단련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이 선언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구(舊)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의 해결에 관한 조치가 발표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이 “구(舊)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는 대목은, 한국 전경련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같은 선언에는 “강제징용 문제”라고 표기되어 있다. 일본 정부도 일관해서 “구(舊)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표현하고 있고, 일본의 정재계(政財界), 결국 지배계급은, 전시(戰時) 강제동원의 폭력 실태를 은폐하고, 피해자들이 자유의지로 종주국ㆍ일본에 돈벌이하러 온 것과 같은 기만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거를 소홀히 하고는 미래는 말할 수 없다!

 

한미일 3국 군사연습

지금 조선반도에서는 일촉즉발의 위험한 한미일 합동군사연습이 주야를 불문하고 연속되고 있다.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연일 24시간 태세로 강행된 한미 합동군사연습 ‘프리덤 쉴드’에는 오키나와로부터도 미 해병대가 참가하여, 북의 지도부를 공격대상으로 한 ‘참수작전’을 포함한 ‘작전계획 2015’를 갱신한 북침 씨나리오하에, 핵전략폭격기 B-1B나 스텔스 전투기 F-22, F-35B를 투입하여 대규모의 야외 기동훈련이 반복되었다. 또한 20일부터 4월 3일까지의 일정으로 한미 양군(兩軍)의 합동상륙훈련 ‘쌍용훈련’이 반도 동측인 포항 앞바다에서 전개되고, 다시 3월 27일에는 제주도 난바다에서 미 핵항공모함 ‘니미츠’를 기함(旗艦)으로 하는 제11 항공모함타격군(群)이 참가하는 해상훈련이 실시되었다. ‘니미츠’는 다음 날인 28일에 부산항에 입항했고, 금후 한미일 3국의 해상 합동훈련이 실시될 예정이다. 한미 양군은 이러한 대규모 훈련을 금년에 20회 이상이나 조선반도 주변에서 반복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일본의 방위성도 작년 6월 11일의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공동훈련을 포함한 협력을 확인하고 있고, 한미일 3국에 의한 합동군사연습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금년 1월 말-2월 초에 NATO의 사무총장 스톨튼베르그(Jens Stoltenberg)가 한국과 일본을 방문, 양국 정상과 회담하고, 동아시아에서의, 조중러(朝中露)를 포위하는 아시아판 NATO화에 선수를 쳤다.

 

전도된 세계를 바로잡자

이러한 군사적 중압 중에, 3월 14일, 일본에서 발행하는 ≪조선신보(朝鮮新報)≫ WEB판은 김지영(金志永) 편집국장의 “‘평화에 대한 위협’, 주범은 미국”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게재했다(전문은, https://chosonsinbo.com/jp/2023/03/13-134/). 거기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요지를 주장했다. 조선반도가 긴장 격화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는 근본원인은 미국의 조선 적대시 정책에 있다. 조선이 미국의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 적은 한번도 없다. 2016년 5월과 12월에 조선의 국제연합 대사가 국제연합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선의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국제평화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규정하는 법률적 근거에 관해서 질문했다. 그러나, 국제연합 사무국은 조선 “제재결의”가 국제연합 헌장에 합치하는 합법적 문서라고 답할 수 없었다.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이 하는 것은 도발, 위혁(威嚇)이더라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세계에 재앙을 초래하는 전쟁국가가 자국의 이익에 따라서 이중기준을 적용하는 조선 적대시 정책 실현의 도구로 전락해 있다. 평화 파괴의 주범인 미국의 군사행동은 위험수위에 달해 있다. 전쟁 억지력을 갖춘 조선은 정의와 평화의 수호자로서 무분별한 강권에 대한 대항조치를 취하고 있다. ― 이렇게, 조선 측의 주장은 명확하다. 미 제국주의의 일극 지배가 낳은 불의가 정의를 압도하는 전도된 야수의 세계에 조선은 자주권을 걸고 싸우고 있다.

 

대조적인 두 개의 회담

조선반도에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한창일 때, 기시다는 3월 21일에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젤렌스끼와 회담했다. ‘전격 방문’을 연출하면서 우크라이나에의 추가지원을 약속하여, 그의 ‘외교성과’를 과시했다. 하지만 그것은 평화를 호소하는 외교가 아니다. 러시아와의 전쟁을 계속하게 하는 전쟁 방화자(放火者)의 외교였다.

한편 같은 날, 모쓰끄바에서는 시진핑(習近平)과 뿌찐의 중러 정상회담이 이루어져 “새 시대에서의 포괄적 전략적 협력관계의 심화에 관한 중러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이 ‘공동성명’은 전체 9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진 포괄적인 문서인데, 그 제9장이 국제관계에 관한 부분이다. 거기에서는 우선 우크라이나 문제에 언급하여, 본지(本紙) 지난 호에 오무라 사이이치(大村歲一) 논문[2][역자 주] 大村歳一, “[世界と日本―2023] ウクライナ戦争一年, イラク戦争二〇年 / 平和擁護の統一戦線はどうあるべきか”, ≪思想運動≫ … Continue reading을 통해서 우리가 지지를 표명한 문서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러시아가 환영하고, “쌍방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해결은 모든 나라의 정당한 안전보장(安全保障)상의 불안을 중시하고, 대립의 형성이나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을 방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쌍방은, 책임 있는 대화가 착실한 해결을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적을 위해서 국제사회는 관련된 건설적인 노력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쌍방은, 모든 당사자에 대해서 긴장을 야기하고, 전투를 길게 끌게 하는 어떠한 행동도 삼가며, 위기가 더 한층 악화, 혹은 제어불능에 빠지는 것을 피하자고 호소했다”고 명기되어 있다.

이 ‘공동성명’ 제9장에서는, 계속해서 NATO의 확대 문제나 동북아시아와 조선반도, 중동, 중앙아시아를 위시하여 세계 여러 지역의 현안 문제들이 검토되어, 제재나 압력에 반대하며, 대화에 의한 해결이 최선으로서 확인되고, 그것을 촉구하는 방도가 제기되어 있다.

 

100년 전에도 현재도

그리고 뿌찐과 헤어질 때에 시진핑은 “우리는 지금 100년간 볼 수 없었던 변화를 목격하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23년, 신해혁명(辛亥革命)을 성취하고 국내를 통일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던 쑨원(孫文)은, 이누카이 쓰요시(犬養毅, [1855-1932. 일본의 만주 괴뢰국화에 온건한 입장을 취했다가 총리 취임 5개월 만에 군부에 의해 살해된 일본의 정치 거물: 역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리(公理)’와 ‘강권(强權)’의 대립을 지적하면서, 일본은 어느 쪽을 따르는가를 물었다. 나아가 그 다음 해인 1924년, 일본에 온 쑨원은 고베(神戶)에서 저 유명한 ‘대(大)아시아주의’라는 연설을 한다. 거기에서 그는, 세계에서의 ‘왕도(王道)’와 ‘패도(覇道)’의 대립을 설명하며, 여기에서도 일본은 어느 쪽을 따르는가를 날카롭게 물었다. ‘공리(公理)’ ‘왕도(王道)’는, 오늘날로 말하자면, ‘국제연합 헌장’이나 ‘일본국 헌법 전문(前文)’에 통하는 평화 이념이고, ‘강권(强權)’ ‘패도(覇道)’는 글자 그대로 무력으로써 강제하는 자세이다.

시진핑의 “100년간 볼 수 없었던 변화를 …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에는, 신해혁명으로부터 1949년의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거쳐, 좌우의 편향을 극복하면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비축해온 인민중국의 강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일본 제국주의의 발 아래에 있는 우리는, 100년 전에도 현재도, 아시아 인민으로부터, 아니, 세계의 인민으로부터 계속 질문을 받고 있다. 당신들은 어느 쪽을 따르는가라고. 국제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힘을 회복한 중국의 대두(擡頭)라는 여건 속에서 ‘강권(强權)’ ‘패도(覇道)’로 흐르는 미 제국주의와 일한(日韓)을 필두로 하는 추종(追從) 제국주의의 전쟁 방화(放火) 책동을 억누르고, 국제연합 헌장과 일본국 헌법 전문에 기초한 평화 이념의 실현에 진력하는 쪽에 서자. 국제 공산주의 운동 대열에의 참가는, 이 실천 속에서 단련되고 풍부해진다. 국제주의의 깃발 아래, 자국의 제국주의와 투쟁하는 것을 통해서 세계평화의 실현과 국제 공산주의 운동의 재생에 기여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다.

노사과연

 

References

References
1 [역자 주] 종전(終戰) 70주년을 맞으면서 2015년 8월 14일에 당시 일본 수상 아베신조(安倍晋三)가 발표한 립써비스적 담화.
2 [역자 주] 大村歳一, “[世界と日本―2023] ウクライナ戦争一年, イラク戦争二〇年 / 平和擁護の統一戦線はどうあるべきか”, ≪思想運動≫ 제1086호(2023년 3월). <http://www.shiso-undo.jp/shucho/1086ohmur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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