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자료] 국적과 인종, 피부색을 넘어 모든 노동자는 하나입니다! 이주노동자 배제가 아니라 노동조합으로 함께해야 합니다!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에 이주노동자도 차별없이 함께할 수 있도록 호소드립니다

 

민주노총은 창립 당시부터 강령에서 “전 세계 노동자와 연대하여 국제노동운동 역량을 강화하고 인권을 신장”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규약에서도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 국제연대와 인권신장을 주요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30여 년의 민주노총 역사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노조로 조직해 왔습니다. 2003년~2004년 380일 넘게 전개되었던 ‘강제 단속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쟁취’를 위한 명동성당 이주노동자 농성은 ‘민주노총농성투쟁단’이었고 올해 20주년이 됩니다. 그러한 끊임없는 투쟁과 연대, 조직화 활동을 통해 현재 민주노총 각 산별, 지역본부에 가입되어 있는 이주노동자 조합원은 4천 명이 넘습니다. 이주노동자는 민주노총 동지이며 노동조합으로 함께해야 할 같은 노동자입니다.

 

건설노조 일부 지부의 ‘불법고용 외국인 단속 요구’를 중단해 주십시오.

그런데 최근 건설노조 일부 지부에서 극히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출입국관리소 앞에서 소위 ‘불법고용 외국인 단속’을 요구한다거나 노조 집회를 통해 ‘불법고용 외국인 근절, 퇴출’을 요구하였습니다. 국적을 기준으로, 비자 유무를 기준으로 이주노동자를 적대시하고 단속과 퇴출을 요구하는 것은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전체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에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노조운동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3~4월 합동단속을 통해 마구잡이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인간사냥하듯 잡아들이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교회당 난입, 공연장 급습 등 폭압적인 단속을 하고 있어서 무수한 인권침해를 낳고 있는데, 건설현장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하라는 요구를 노조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요구를 멈춰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고질적인 불법 다단계 하청을 근절하고 건설노동자들의 고용,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한 투쟁을 전개해 왔고, 건설자본의 이윤을 위한 착취에 건설노조가 제동을 걸어왔기 때문에, 지금도 정부에서 가혹하게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건설노조 탄압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모든 건설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지지하고 옹호합니다. 그러나 내국인, 외국인으로 나누고 또 불법, 합법으로 노동자를 나눠 배제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분열 정책, 노동자 갈라치기에 취약해지는 길입니다. 이주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현장의 노동조건을 함께 개선해 나갈 것을 호소드립니다.

 

조선소 이주노동자도 같은 노동자입니다. 관리와 통제 대상으로 바라보지 말아 주십시오.

또한 최근 모 조선소 노조에서 소식지를 통해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나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선소에서 일하는 것을 직업정거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주노동자가)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조선소를 떠나기 위해 도와달라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주노동자 유입, 철저한 대비로 이탈 막아야’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고용허가제(E-9 비자) 이주노동자를 언급하는 것인데, 고용허가제는 대표적인 이주노동 제도이지만 사업장 변경이 근본적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비판과 문제제기를 받아 왔습니다. 사업주의 동의가 없이는 사업장 변경이 어려워서 ILO(국제노동기구), UN자유권위원회, UN사회권위원회, 인종차별철폐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여러 기구에서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권고하고 촉구해 왔습니다. 노동자가 자기 의지대로 사직을 할 자유가 없는 것은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서, 비자를 박탈한다는 제재를 바탕으로 한 비자발적인 노동 강요이며 강제노동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에서는 이주노동자를 무권리 상태로 내몰고 착취와 차별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사업장 변경 제한을 철폐하고, 대안적인 노동허가제를 실시하라고 이십 년 동안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선업에서 인력이 부족하게 된 것은 열악한 하청노동, 저임금과 안전하지 않은 노동조건 등으로 인해 기존 노동자들도 버티기 어려워서였을 것입니다. 최저임금에 힘들고 위험한 노동은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어려운 일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와 사용자들이 미봉책으로 이주노동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것은 임금과 노동조건을 대폭 개선하는 것일 것입니다. 노조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다른 데로 옮기는 것을 막자고 할 것이 아니라 사업장 변경도 가로막혀 있는 반노동자적인 법제도를 같이 개선하자고, 이주노동자도 노동기본권을 가져야 한다고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같은 소식지에서 안전수칙, 안전교육 내용을 각 나라별 언어로 번역해서 교육하도록 해서 안전사고를 막자고 제안하는 것과 같이,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가 보장되도록 힘써 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이주노동자에게 더 많은 노동조합이 필요합니다.

극심한 저출생 고령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이주노동자가 앞으로 한국사회에 더 늘어나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력만 오는 줄 알았는데, 사람이 오더라’라는 오래된 말처럼, 이주노동자는 시키는 대로 일만 하다 돌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한 명 한 명 각자의 개성과 인격이 있고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더 나은 삶에 대한 욕구가 있습니다. 차별과 착취에 더 취약한 이주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이 울타리가 되고 버팀목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같은 사람, 같은 노동자, 같은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무권리를 권리 실현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십시오.

 

2023년 4월 17일

이주노동자평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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