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권두시] 비가(悲歌)―이주노동자(移住勞動者) 2023

 

조창익 | 회원, ≪현장과 광장≫ 편집위원장

 

 

우리가 본디 인간 세상에 들어왔으매

어찌 이주 정주가 따로 있겠는가

금수 세상 계속되니 가슴이 아파온다

어제는 황산 연기 마시고 오늘은 바다로 차였다

 

우리가 본디 평등하게 세상에 들어왔으매

어찌 이국 본국 따로 있겠는가

차별 세상 계속되니 가슴이 아파온다

어제는 백혈병으로 오늘은 화재로 죽어간다

 

吾等本來人間世

移住定住何別個

痛裁持續禽獸世

昨吸酸煙今蹴海

 

吾等本來平等世

異國本國何別個

痛裁持續差別世

昨血病今亡火災

 

2023. 3. 13. 화.

 

 

김 농사짓는 바다 노동자. 황산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사진이 전달되어 왔다. 두통에 메스꺼움으로 힘들어하는 이주노동자, 용기를 내어 사진을 찍고 준비해서 보내온 것이다. 거역할 수 없이 지속되는 노동환경, 절망적인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몸부림이었다. 오늘 연락해 보니 그동안에 사장님이 일 못한다고 배 위에서 발로 차 바다 속으로 빠져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장어 양식장 파키스탄 노동자는 백혈병에 걸렸다. 스리랑카 로이타 씨는 사슴 농장에 취직되었는데 사장님 지시로 뒷산 벌목작업 하다가 심하게 두들겨 맞고 도망쳐 왔다. 시멘트 공장 노동자 네팔 프라빈 씨는 일하다가 팀장으로부터 심하게 복부 구타를 당했다. 어렵게 진단서까지 끊어서 경찰서에 갔으나 무시당했다. 결국 나와 함께 노동부 근로감독관 통해 고소고발을 거쳐 폭행보상과 사업장 이동이 가능했었다. 중국 노동자 38세 여풍산 씨는 해남 산이 월동배추밭에서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의 토끼몰이 사냥에 현장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필리핀 로돌포 씨는 조선소에서 철근 들다가 손가락 골절이 되었는데 치료도 못 받고 산재인정이 되지 않았다. 한번 오그라들면 자동으로 펼쳐지지 않는다. 오른손 중지를 필요할 때마다 왼손으로 펼치며 살게 되었다. 눈물 머금고 사업장을 이동해야만 했다. 비닐하우스 화재사건 사망사건은 너무도 큰 비극이다. 셀 수 없는 비극이 지속되는 현실을 오늘도 침통한 심경으로 확인하였다.

 

노동지청장은 수용적이었으나 어디까지나 법과 제도의 범위 안에서 머물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그의 선한 용기가 판을 흔들 것 같지는 않았다. 결국 문제 해결이란 노동시민영역의 책무로 되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주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권을 보장하라! 고용허가제는 현대판 노예제도이다. 고용허가제 철폐하라! 노동자는 하나다! 정주노동자 이주노동자 단결하여 노동해방 세상, 평등 세상 쟁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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