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권두시] 五賊(오적)

 

김지하

 

* 김지하, “[담시] 오적”, ≪사상계≫ 제205호(1970년 5월), pp. 231-248. 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현행 규정에 따라 교정하지 않고,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다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자에 독음을 달고, 편집자 주를 추가하였습니다.

 

▲ “오적”에 실린 삽화

 

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럈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겄다.

옛날도 먼옛날 상달 초사흣날 백두산아래 나라선 뒷날

배꼽으로 보고 똥구멍으로 듣던중엔 으뜸

我東方아동방이 바야흐로 단군이래 으뜸

으뜸가는 태평 태평 태평성대라

그 무슨 가난이 있겠느냐 도둑이 있겠느냐

포식한 농민은 배터져 죽는 게 일쑤요

비단옷 신물나서 사시장철 벗고 사니

고재봉[1]고재봉은 1963년 10월 19일 강원도 인제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의 범인이다. 고재봉은 공관병으로 중령 관사에서 고기, 명태, 구두 등을 훔쳤는데, … Continue reading 제 비록 도둑이라곤 하나

공자님당년에도 도척[2]도척(盜跖, 盜蹠)은 중국 춘추시대 살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적인 도적이다.이 났고

부정부패 가렴주구 처처에 그득하나

요순시절에도 사흉은 있었으니

아마도 賢君良相현군양상인들 세살버릇 盜癖도벽이야

여든까지 차마 어찌할 수 있겠느냐

서울이라 장안 한복판에 다섯도둑이 모여 살았겄다.

남녘은 똥덩어리 둥둥

구정물 한강가에 동빙고동 우뚝

북녘은 털빠진 닭똥구멍 민둥

벗은 산 만장아래 성북동 수유동 뾰쬭

남북간에 오종종종 판잣집 다닥다닥

게딱지 다닥 코딱지 다닥 그위에 불쑥

장충동 약수동 솟을대문 제멋대로 와장창

저 솟고 싶은 대로 솟구쳐 올라 삐까번쩍

으리으리 꽃궁궐에 밤낮으로 풍악이 질펀 떡치는 소리 쿵떡

예가 바로 狾䋢제별, 𠣮獪狋猿국회의원,

跍礏功無獂고급공무원, 長猩장성, 瞕𤠝矔장차관이라[3]재벌(財閥), 국회의원(國會議員), 고급공무원(高級公務員), 장성(將星), 장차관(長次官)을, 모두 犭(개사슴록변)의 한자 등으로 바꾸어 놓았다: … Continue reading 이름하는,

간뗑이 부어 남산만 하고 목질기기 동탁배꼽 같은

천하흉폭 오적의 소굴이렸다.

사람마다 뱃속이 오장육보 되었으되

이놈들의 배안에는 큰 황소불알 만한 도둑보가 곁붙어 오장칠보,

본시 한 왕초에게 도둑질을 배웠으나 재조는 각각이라

밤낮없이 도둑질만 일삼으니 그 재조 또한 神技신기에 이르렀겄다.

하루는 다섯놈이 모여

십년전 이맘때 우리 서로 피로써 맹세코 도둑질을 개업한 뒤

날이날로 느느니 기술이요 쌓이느니 황금이라, 황금 십만근을 걸어 놓고

그간에 일취월장 妙技묘기를 어디 한번 서로 겨룸이 어떠한가

이렇게 뜻을 모아 盜짜 한자 크게 써 걸어 놓고 도둑시합을 벌이는데

때는 陽春佳節양춘가절이라 날씨는 화창, 바람은 건듯, 구름은 둥실

저마다 골프채 하나씩 비껴들고 꼰아잡고

행여 질세라 다투어 내달아 秘傳비전의 神技신기를 자랑해쌌는다.

첫째도둑 나온다 狾䋢제별이란 놈 나온다

돈으로 옷해 입고 돈으로 모자해 쓰고 돈으로 구두해 신고 돈으로 장갑해 끼고

금시계, 금반지, 금팔찌, 금단추, 금넥타이 핀, 금카후스보턴, 금박클, 금니빨, 금손톱, 금발톱, 금작크, 금시계줄. 디룩디룩 방댕이, 불룩불룩 아랫배, 방귀를 뿅뿅뀌며 아그작 아그작 나온다

저놈 재조바라 저 狾䋢제별놈 재조봐라

장관은 노랗게 굽고 차관은 벌겋게 삶아

초치고 간장치고 계자치고 고추장치고 미원까지 톡톡쳐서 실꼬추 파 마늘곁들여 날름

세금받은 은행돈, 외국서 빚낸 돈, 왼갖 특혜 좋은 이권은 모조리 꿀꺽

이쁜년 꾀어서 첩삼아 밤낮으로 직신작신 새끼까기 여념없다

수두룩 까낸 딸년들 모조리 칼쥔놈께 시앗으로 밤참에 진상하여

귀띔에 정보얻고 수의계약 낙찰시켜 헐값에 땅샀다가 길 뚫리면 한몫잡고

원工事공사 오원에 쓱싹, 노동자임금은 언제나 외상외상

둘러치는 재조는 손오공할애비요 구워삶는 재조는 뙤놈숙수 뺨치겄다.

또 한놈이 나온다

𠣮獪狋猿국회의원나온다

곱사같이 굽은 허리, 조조같이 가는 실눈,

가래끓는 목소리로 응승거리며 나온다

털투성이 몸둥이에 혁명공약 휘휘감고

혁명공약 모자쓰고 혁명공약 배지차고

가래를 퉤퉤, 골프채 번쩍, 깃발같이 높이들고 대갈일성, 쪽 째진 배암샛바닥에 구호가 와그르르

혁명이닷, 舊惡구악은 新惡신악으로! 改造개조닷, 부정축재는 축재부정으로!

근대화닷, 부정선거는 선거부정으로! 重農중농이닷, 貧農빈농은 離農이농으로!

건설이닷, 모든집은 臥牛式와우식[4]1970년 4월 8일 일어난 와우 아파트 붕괴 사고를 말한다.으로! 社會淨化사회정화닷, 鄭仁淑정인숙[5]정인숙은 고급 요정 접대부였는데, 1970년 3월 17일 총격으로 살해되었다. 이 살인 사건은 당시부터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특히 그녀의 아들을 … Continue reading을, 鄭仁淑정인숙을 철두철미 본받아랏!

궐기하랏, 궐기하랏! 한국은행권아, 막걸리야, 주먹들아, 빈대표야, 곰보표야, 째보표야,

올빼미야, 쪽재비야, 사꾸라야, 幽靈유령들아, 표도둑질 聖戰성전에로 총궐기하랏!

孫子손자에도 兵不厭邪병불염사[6]원래는 속일 사(詐) 자의 병불염사(兵不厭詐)로, 군사(軍事)ㆍ용병(用兵)에서는 속이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사악하다는 의미의 … Continue reading, 治者卽치자즉 盜者도자요 公約卽공약즉 空約공약이니

愚昧우매국민 그리알고 저리멀찍 비켜서랏, 냄새난다 퉤―

골프 좀 쳐야겄다.

세째놈이 나온다 跍礏功無獂고급공무원나온다.

풍신은 고무풍선, 독사같이 모난눈, 푸르족족 엄한 살,

콱다문 입꼬라지 淸白吏청백리 분명쿠나

단것을 갖다주니 쩔레쩔레 고개저어 우린 단것 좋아 않소,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말구

어허 저놈 뒤좀 봐라 낯짝하나 더 붙었다

이쪽보고 히뜩히뜩 저쪽보고 헤끗헤끗, 피둥피둥 유들유들 숫기도 좋거니와 이빨꼴이 가관이다

단것 너무 처먹어서 새카맣게 썩었구나, 썩다못해 문들어져 汚吏오리가 분명쿠나

산같이 높은 책상 바다같이 깊은 의자 우뚝나직 걸터앉아

功공은 쥐뿔 없는 놈이 하늘같이 높이 앉아 한손으로 노땡큐요 다른손은 땡큐땡큐

되는 것도 절대 안돼, 안될 것도 문제 없어, 책상 위엔 서류뭉치, 책상 밑엔 지패뭉치[7]맞춤법은 원문대로.

높은 놈껜 삽살개요 아랫 놈껜 사냥개라, 공금은 잘라먹고 뇌물은 請청해 먹고

내가 언제 그랬더냐 흰구름아 물어보자 料亭요정마담 위아래로 모두 별탈없다더냐.

네째놈이 나온다 長猩장성놈이 나온다

키크기 팔대장성, 제밑에 졸개행렬 길기가 만리장성

온몸에 털이 숭숭, 고리눈, 범아가리, 벌룸코, 탑삭수염, 짐승이 분명쿠나

금은 백동 청동 황동, 비단공단 울긋불긋, 천근만근 훈장으로 온몸을 덮고 감아

시커먼 개다리를 여기차고 저기차고

엉금엉금 기나온다 長猩장성놈 재조봐라

쫄병들 줄 쌀가마니 모래가득 채워놓고 쌀은 빼다 팔아먹고

쫄병 먹일 소돼지는 털한개씩 나눠주고 살은 혼자 몽창먹고

엄동설한 막사없어 얼어죽는 쫄병들을

일만하면 땀이난다, 온종일 사역시켜

막사지을 재목갖다, 제집크게 지어놓고

부속 차량 피복 연탄 부식에 봉급까지, 위문품까지 떼어먹고

배고파 탈영한 놈 軍紀군기잡자 주어패서 영창에 집어넣고

열중쉬엇 열중열중열중쉬엇 열중

빵빵들 데려다가 제마누라 화냥끼 노리개로 묶어두고

저는 따로 첩을 두어 雲雨魚水운우어수[8]‘육체적인 성관계’를 뜻하는 운우지정(雲雨之情)과 ‘물과 물고기처럼 친하다’는 뜻의 어수지친(魚水之親)을 합친 것이다. 攻防戰공방전에 兵法병법이 神出鬼沒신출귀몰.

마지막 놈 나온다

瞕𤠝矔장차관이 나온다

허옇게 백태끼어 삐적삐적 술지게미 가득고여 삐져나와

추접無比무비 눈꼽낀 눈 형형하게 부라리며 왼손은 골프채로 국방을 지휘하고

오른손은 주물럭주물럭 계집젖통 위에다가 증산 수출 건설이라 깔짝깔짝 쓰노라니

호호 아이 간지럽사와요

이런 무식한 년, 國事국사가 간지러워?

굶더라도 수출이닷, 안팔려도 증산이닷, 餓死아사한놈 뼉다귀로 현해탄에 다리놓아 가미사마[9]가미사마(神様, かみさま)는 신의 높임말로, ‘신님’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배알하잣!

째진 북소리 깨진 나팔소리 삐삐빼빼 불어대며 속셈은 먹을 궁리

검정세단 있는데도 벤쯔를 사다놓고 청념결백 시위코자 코로나[10]코로나는 신진 자동차가 1966년 1월 일본 토요타 자동차와 기술 및 자재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7월부터 조립 생산했던 1,500cc 승용차이다.만 타는구나

예산에서 몽땅먹고 입찰에서 왕창먹고 행여나 냄새날라 질근질근 껌씹으며

켄트를 피워물고 외래품 철저단속 공문을 휙휙휙휙 내갈겨 쓰고나서 어허 거참 達筆달필이다.

추문듣고 뒤쫓아 온 말잘하는 반벙어리 신문기자 앞에 놓고

一國일국의 재상더러 不正부정이 왠말인가 歸去來辭귀거래사[11]귀거래사(歸去來辭)는 중국 동진 시대의 시인 도연명이 지은 시로, 그의 나이 41세 때, 13년간에 걸친 관리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귀향하여, 은자로서 … Continue reading 꿍얼꿍얼, 자네 핸디 몇이더라?

五賊오적의 이절륜한 솜씨를 구경하던 귀신들이

깜짝 놀라서 어마 뜨거라 저놈들한테 붙잡히면 뼉다귀도 못추리겄다

똥줄빠지게 내빼버렸으니 요즘엔 제사지내는 사람마저 드물어졌겄다

이리한참 시합이 구시월 똥호박 무르익듯이 몰씬몰씬 무르익어가는데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나라망신시키는 五賊오적을 잡아들여라

추상같은 어명이 쾅,

청천하늘에 날벼락치듯 쾅쾅쾅 연거푸 떨어져 내려 쏟아져 퍼붓어싸니

네이― 당장에 잡아 대령하겠나이다, 대답하고 물러선다

포도대장 물러선다 포도대장 거동봐라

울뚝불뚝 돼지코에 술찌꺼기 허어옇게묻은 메기 주둥이, 침은 질질질

장비사돈네팔촌같은 텁석부리 수염, 사람여럿 잡아먹어 피가 벌건 왕방울 눈깔

마빡에 주먹혹 뛸때마다 털렁털렁

열십자 팔벌이고 멧돝[12]멧돼지.같이 좌충우돌, 사자같이 으르르르릉

이놈 내리 훑고 저놈 굴비엮어

종삼 명동 양동 무교동 청계천 쉬파리 답십리 왕파리 왕십리 똥파리 모두 쓸어 모아다 꿇리고

치고 패고 차고 밟고

꼬집어 뜯고 물어 뜯고 업어메치고 뒤집어 던지고 꼰아 추스리고 걷어 팽개치고

때리고 부수고 개키고 까집고 비틀고 조이고

꺾고 깎고 벳기고 쑤셔대고 몽구라뜨리고

직신작신 조지고 지지고 노들강변 버들 같이 휘휘낭창 꾸부러뜨리고

육모방망이, 세모쇳장, 갈쿠리, 긴 칼, 짧은 칼, 큰 칼, 작 은칼[13]띄어쓰기는 원문대로.

오라 수갑 곤장 난장 곤봉 호각

개다리 소다리 장총 기관총 수류탄 최루탄 발연탄 구토탄 똥탄 오줌탄 뜸물탄 석탄 백탄

모조리 갖다 늘어놓고 어흥―

호랑이 방귓소리 같은 으름장에 깜짝, 도매금으로 끌려와 쪼그린 되민증[14]도민증은 1962년 “주민등록법”이 제정되기 전에 각 도의 규칙에 따라 도민에게 발급되던 신분증이다. “되민증”은 촌놈이라는 의미로 쓰이던 … Continue reading들이 발발

전라도 갯땅쇠[15]개땅쇠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땅이라는 “개땅”과 사람을 얕잡는 뜻의 “-쇠”가 합쳐진 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운영하는 … Continue reading 꾀수놈이 발발 오뉴월 冬將軍동장군 맞난듯이 발발발 떨어댄다.

네놈이 五賊오적이지

아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날치기요

날치기면 더욱 좋다. 날치기, 들치기, 밀치기, 소매치기, 네다바이[16]네다바이(ねたばい)는 기술자,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교묘하고 조직적인 수법으로 남을 속여 금품을 빼앗는 사기 행위이다. 다합쳐서

五賊오적이 그 아니냐

아이구 난 날치기 아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팸프[17]팸프는 “vamp(요부, 탕녀, 호리다)”에서 유래한 말로, 집창촌의 호객꾼을 말한다.

팸프면 더욱 좋다. 팸프, 창녀, 포주, 깡패, 쪽쟁이[18]쪽쟁이는 부녀자를 꼬셔서 사기를 치는 제비족을 말한다. 다합쳐서

풍속사범 五賊오적이 바로 그것 아니더냐

아이구 난 팸프아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껌팔이요

껌팔이면 더욱 좋다. 껌팔이, 담배팔이, 양말팔이, 도롭프스[19]도롭프스는 “drops(알사탕)”이다.팔이, 쪼코렡팔이 다 합쳐서[20]띄어쓰기는 원문대로.

외래품팔아먹는 五賊오적이 그아니냐

아이구 난 껌팔이 아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거지요

거지면 더 더욱 좋다. 거지, 문둥이, 시라이[21]시라이는 넝마주이를 말한다., 양아치, 비렁뱅이 다합쳐서

우범五賊오적이란 너를 두고 이름이다. 가자 이놈 큰집으로 바삐가자

애고 애고 난 아니요, 五賊오적만은 아니어라우. 나는 본시 갯땅쇠로

농사로는 밥못먹어 돈벌라고 서울왔오. 내게 죄가 있다면은

어젯밤에 배고파서 국화빵 한개 훔쳐먹은 그 죄밖엔 없읍넨다.

이리바짝 저리죄고 위로 틀고 아래로 따닥

찜질 매질 물질 불질 무두질에 당근질에 비행기태워 공중잡이

고추가루 비눗물에 식초까지 퍼부어도 싹아지없이 쏙쏙 기어나오는건

아니랑께롱

한마디뿐이겄다

포도대장 할 수 없어 꾀수놈을 사알살 꼬실른다 저것봐라

五賊오적은 무엇이며 어디있나 말만하면 네 목숨은 살려주마

꾀수놈 이말듣고 옳다꾸나 대답한다.

五賊오적이라 하는 것은 狾䋢제별과 𠣮獪狋猿국회의원,

跍礏功無獂고급공무원, 長猩장성, 瞕𤠝矔장차관이란 다섯 짐승, 시방 동빙고동에서 도둑시합 열고 있오.

으흠, 거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이다. 정녕 그게 짐승이냐?

그라문이라우, 짐승도 아조 흉악한 짐승이지라우.

옳다 됐다 내 새끼야 그말을 진작 하지

포도대장 하도 좋아 제무릎을 탁 치는데

어떻게 우악스럽게 쳐버렸던지 무릎뼈가 파싹 깨져 버렸겄다, 그러허나

아무리 죽을 지경이라도 死는 私요 功은 公이라

네놈 꾀수 앞장서라, 당장에 잡아다가 능지처참한 연후에 나도 출세해야겄다.

꾀수놈 앞세우고 포도대장 출도한다

범눈깔 부릅뜨고 백주대로상에 헷드라이트 왕눈깔을 미친듯이 부릅뜨고

부릉 부릉 부르릉 찍찍

소리소리 내지르며 질풍같이 내닫는다

비켜라 비켜서라

안비키면 五賊오적이다

간다 간다 내가 간다

부릉 부릉 부르릉 찍찍 우당우당 우당탕 쿵쾅

五賊오적잡으러 내가 간다

남산을 홀랑넘어 한강물 바라보니 동빙고동 예로구나

우뢰같은 저 함성 범같은 늠름기상 李浣大將이완대장[22]이완은 조선 중기(인조ㆍ효종ㆍ현종 대)의 무신이다. “명에 대한 은혜를 갚고, 청에게 받은 치욕을 씻는다”는 명분으로 추진되던 ‘북벌’의 대표 … Continue reading 再來재래로다

시합장에 뛰어들어 포도대장 대갈일성,

이놈들 五賊오적은 듣거라

너희 한같 비천한 축생의 몸으로

방자하게 백성의 고혈빨아 주지육림 가소롭다

대역무도 국위손상, 백성원성 분분하매 어명으로 체포하니

오라를 받으렸다.

이리 호령하고 가만히 둘러보니 눈하나 깜짝하는 놈없이 제일에만 열중하는데

생김생김은 짐승이로되 호화찬란한 짐승이라

포도대장 깜짝놀라 사면을 살펴보는데

이것이 꿈이냐 생시냐 이게 어느 천국이냐

서슬푸른 용트림이 기둥처처 승천하고 맑고 푸른 수영장엔 벌거벗은 仙女선녀가득

몇십리 수풀들이 정원 속에 그득그득, 백 만원짜리[23]띄어쓰기는 원문대로. 庭園樹정원수 백만원짜리 外國외국

천만원짜리천瘦石肥石수석비석, 천만원짜리石燈石佛석등석불, 일억원짜리 붕어 잉어, 일억원짜리 참새 메추리

도 자동, 벽도 자동, 술도 자동, 밥도 자동, 계집질 화냥질 분탕질도 자동자동

女大生여대생식모두고 경제학박사 회계두고 林學임학박사 園丁원정두고 경영학박사 집사두고

가정교사는 철학박사 비서는 정치학박사 미용사는 美學미학박사 박사박사박사박사

잔디 행여 죽을세라 잔디에다 스팀넣고, 붕어 행여 죽을세라 연못속에 에어컨넣고

새들 행여 추울세라 새장 속에 히터넣고 개밥 행여 상할세라 개집 속에 냉장고 넣고

대리석 洋屋양옥위에 조선기와 살짝얹어 기둥은 코린트式 대들보는 이오니아式

선자추녀 쇠로 치고 굽도리 삿슈박고 내외분합 그라스룸 石造석벽에 갈포발라

앞뒷퇴 널찍터서 복판에 메인홀두고 알매달아 부연얹고

기와위에 이층올려 이층위에 옥상트고 살미살창 가로닫이 盜字窓도자창으로 지어놓고

안팎 중문 솟을대문 페샤르風 본따놓고 목욕탕은 토이기風 돼지우리 倭風왜풍당당

집밑에다 연못파고 연못속에 石假山석가산, 대대충층 모아놓고

열어재킨 문틈으로 집안을 언듯보니

자개 케비넽, 무광택강철함롱, 봉그린 용장, 용그린 봉장, 삼천삼백삼십삼층장, 카네숀 그린 화초장, 운동장 만한 옥쟁반, 삘딩같이 높이 솟은 금은 청동 놋촉대,전자시계[24]띄어쓰기는 원문대로., 전자밥그릇, 전자주전자, 전자젓가락, 전자꽃병, 전자거울, 전자책, 전자가방,

쇠유리병, 흙나무그릇, 이조청자, 고려백자, 꺼꾸로 걸린 삐까소, 옆으로 붙인 샤갈,

石坡蘭석파란은 금칠액틀에 번들번들 끼워놓고,

내리닫이 족자는 사백점 걸어두고, 山水花鳥蝴蝶人物산수화조호접인물 팔천팔백팔십팔점이 한꺼번에 와글와글,

백동토기, 당화기, 왜화기, 미국화기, 불란서화기, 이태리화기, 호피담뇨씨운 테레비, 화류문갑속의 쏘니 녹음기, 대모책상위의 밋첼카메라, 산호책장곁의 알씨에이 영사기, 호박필통에 꽂힌 파카만년필, 촛불켠 샨들리에, 피마주기름 스탠드라이트, 간접직접직 사곡사천정바닥[25]띄어쓰기는 원문대로. 벽조명이 휘황캄캄 호화율율.

여편네들 치장보니, 청옥머리핀, 백옥구두장식,

황금부로취, 백금이빨, 밀화귓구멍마게, 호박밑구멍마게, 산호똥구멍마게,

루비배꼽마게, 금파단추, 진주귀걸이, 야광주코걸이, 자수정목걸이, 싸파이어팔찌,

에메랄드발찌, 다이야몬드허리띠, 터기石안경대,

유독 반지만은 금칠한 삼원짜리 납반지가 번쩍번쩍 칠흑 암야에 횃불처럼 도도無双무쌍 이라!

왼갖 음식 살펴보니 침 꼴깍 넘어가는 소리 천지가 진동한다

소털구이, 돼지콧구멍볶음, 염소수염튀김, 노루뿔삶음, 닭네발산적, 꿩지느라미말림,

도미날개지짐, 조기발톱젓, 민어 농어 방어 광어 은어 귀만 짤라 회무침,

낙지해삼비늘조림, 쇠고기돈까스, 돼지고기 비후까스, 피안뺀 복지리,

생율, 숙율, 능금, 배 씨만 발라 말리워서 금딱지로 싸놓은 것, 바나나식혜, 파인애플화채, 무화과 꽃닢설탕 버무림,

롱가리트[26]1966년 11월 주로 탈색제로 쓰이는 독성 물질인 롱가리트를 사탕 원료에 배합ㆍ사용한 것이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사건을 말한다.유과, 메사돈[27]1965년 일반의약품인 진통제 속에 합성마약 메사돈이 포함되어 제조ㆍ유통된 것이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사건을 말한다.약과, 사카린[28]1966년 5월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한국비료공업이 사카린을 건설 자재로 위장하여 대량 밀수입했던 사건을 말한다.잡과, 개구리알수란탕, 청포우무, 한천묵, 괭장망장과화주,

산또리, 계당주, 샴펭, 송엽주, 드라이찐, 자하주, 압산, 오가피주, 죠니워카, 구기주, 화이트호스, 신선주, 짐빔, 선약주, 나폴레옹 꼬냑, 약주, 탁주, 소주, 정종, 화주, 빼주, 보드카, 람酒

아가리가 딱 벌어져 닫을 염도 않고 포도대장 침을 질질질질질질 흘려싸면서 가로되

놀랠 놀짜로다

저게모두 도둑질로 모아들인 재산인가

이럴 줄을 알았더면 나도 일찍암치 도둑이나 되었을 걸

원수로다 원수로다 良心양심이란 두글자가 철천지 원수로다

이리 속으로 자탄망조하는 터에

한놈이 쓰윽 다가와 써억 술잔을 권한다

보도 듣도 맛보도 못한 술인지라

허겁지겁 한잔두잔 헐레벌떡 석잔넉잔

이윽고 대취하여 포도대장 일어서서 일장연설 해 보는데

안주를 어떻게나 많이 쳐먹었던지 이빨이 확 닳아 없어져 버린 아가리로

이빨을 딱딱 소리내 부딪쳐가면서 씹어뱉는 그 목소리 엄숙하고 그 조리 정연하기

성인군자의 말씀이라

만장하옵시고 존경하옵는 도둑님들!

도둑은 도둑의 죄가 아니요, 도둑을 만든 이 사회의 죄입넨다

여러도둑님들께옵선 도둑이 아니라, 이 사회에 충실한 일꾼이니

부디 所信소신껏 그길에 매진, 용진, 전진, 약진하시길 간절히 간절히 바라옵고, 또 바라옵나이다.

이 말끝에 박장대소 천지가 요란할 때

포도대장 뛰어나가 꾀수놈 낚궈채어 오라묶어 세운뒤에

요놈, 네놈을 무고죄로 입건한다.

때는 노을이라

서산낙일에 客愁객수가 추연하네

외기러기 짝을찾고 쪼각달 희게 비껴

강물은 붉게 타서 피흐르는데

어쩔꺼나 두견이는 설리설리 울어쌌는데 어쩔꺼나

콩알같은 꾀수묶어 비틀비틀 포도대장 개트림에 돌아가네

어쩔꺼나 어쩔꺼나 우리꾀수 어쩔꺼나

전라도서 굶고 살다 서울와 돈번다더니

동대문 남대문 봉천동 모래내에 온갖 구박 다 당하고

기어이 가는구나 가막소로 가는구나

어쩔꺼나 억울하고 원통하고 분한 사정 누가 있어 바로잡나

잘가거라 꾀수야

부디부디 잘가거라.

꾀수는 그길로 가막소로 들어가고

五賊오적은 뒤에 포도대장 불러다가 그 용기를 어여삐 녀겨 저희집 솟을대문,

바로 그곁에 있는 개집속에 살며 도둑을 지키라하매, 포도대장 이말듣고 얼시구 좋아라

지화자좋네 온갖 兵器병기를 다가져다 삼엄하게 늘어놓고 개집 속에서 내내 잘살다가

어느 맑게 개인날 아침, 커다랗게 기지게를 켜다 갑자기

벼락을 맞아 급살하니

이때 또한 五賊오적도 六孔육공으로 피를 토하며 꺼꾸러졌다는 이야기. 허허허

이런 행적이 백대에 민멸치 아니하고 人口인구에 회자하여

날같은 거지시인의 싯귀에까지 올라 길이 길이 전해오겄다.

 

References

References
1 고재봉은 1963년 10월 19일 강원도 인제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의 범인이다. 고재봉은 공관병으로 중령 관사에서 고기, 명태, 구두 등을 훔쳤는데, 이 죄로, 육군교도소에서 7개월을 복역하였다. 출소 후, 관사에 다시 찾아가 일가족을 살해했다. 6명을 도끼로 찍어 죽인 행각으로 인해, 당시 ‘살인귀’로 불렸고, 흉악 범죄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육군 상병이 대대장의 관사에서 먹을 것 등을 훔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는 점에서, 당시 군대의 열악한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2 도척(盜跖, 盜蹠)은 중국 춘추시대 살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적인 도적이다.
3 재벌(財閥), 국회의원(國會議員), 고급공무원(高級公務員), 장성(將星), 장차관(長次官)을, 모두 犭(개사슴록변)의 한자 등으로 바꾸어 놓았다: 재벌(狾[미친개 제], 䋢[맺을 별]), 국회의원(𠣮[곱사등이 국], 獪[교활할 회], 狋[으르렁거릴 의], 猿[원숭이 원]), 고급공무원(跍[걸터앉을 고], 礏[산 우뚝 솟을 급], 功[공 공], 無[없을 무], 獂[돼지 원]), 장성(長[길 장], 猩[성성이 성]), 장차관(瞕[눈에 예막 생길 장], 𤠝[개 미칠 차], 矔[부릅뜰 관]).
4 1970년 4월 8일 일어난 와우 아파트 붕괴 사고를 말한다.
5 정인숙은 고급 요정 접대부였는데, 1970년 3월 17일 총격으로 살해되었다. 이 살인 사건은 당시부터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특히 그녀의 아들을 두고, 정일권 국무총리의 아들이니, 박정희의 아들이니, 이후락의 아들이니, 또 누구의 아들이니 하는 말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자택에서 발견된 수첩과 장부에, 박정희, 정일권, 김형욱, 박종규 등 최고위급 권력자들과 장차관, 장성, 재벌, 국회의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그들과 만난 일시ㆍ장소들이 쭉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해 5월 열린 국회에서 야당인 신민당은, 와우 아파트 붕괴 사고와 정인숙 살인 사건을 쟁점화했는데, 6월 1일 자로 발행된 신민당의 기관지 ≪민주전선≫ 제40호에서도 이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다루었다는 것으로 ≪민주전선≫을 탄압하기에는 저들의 입장에서도 걸리는 게 많았기에, 같은 신문에 실렸던 김지하의 시 “오적”을 탄압의 명분으로 삼았다. 6월 2일 새벽 1시 50분쯤 중앙정보부와 종로경찰서 요원들에 의해 ≪민주전선≫ 10만여 부가 압수되고, 6월 20일 김지하 시인 및 “오적”이 처음 실렸던 ≪사상계≫의 대표 부완혁, 편집장 김승균과 ≪민주전선≫의 출판국장 김용성 등이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6 원래는 속일 사(詐) 자의 병불염사(兵不厭詐)로, 군사(軍事)ㆍ용병(用兵)에서는 속이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사악하다는 의미의 간사할 사(邪)로 바꾸어 썼다.
7 맞춤법은 원문대로.
8 ‘육체적인 성관계’를 뜻하는 운우지정(雲雨之情)과 ‘물과 물고기처럼 친하다’는 뜻의 어수지친(魚水之親)을 합친 것이다.
9 가미사마(神様, かみさま)는 신의 높임말로, ‘신님’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10 코로나는 신진 자동차가 1966년 1월 일본 토요타 자동차와 기술 및 자재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7월부터 조립 생산했던 1,500cc 승용차이다.
11 귀거래사(歸去來辭)는 중국 동진 시대의 시인 도연명이 지은 시로, 그의 나이 41세 때, 13년간에 걸친 관리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귀향하여, 은자로서 유유자적한 삶을 살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귀거래혜(歸去來兮): 돌아가리라!”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12 멧돼지.
13, 20, 23, 24, 25 띄어쓰기는 원문대로.
14 도민증은 1962년 “주민등록법”이 제정되기 전에 각 도의 규칙에 따라 도민에게 발급되던 신분증이다. “되민증”은 촌놈이라는 의미로 쓰이던 말이다.
15 개땅쇠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땅이라는 “개땅”과 사람을 얕잡는 뜻의 “-쇠”가 합쳐진 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운영하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의 “광활면 간척지”, “광활들” 항목을 보면, “광활면 간척지는 1923년 동진농업주식회사가 전라북도 김제시 광활면 지역에서 3년간 축조하여 농토를 조성한 간척 사업으로, 공사가 끝난 뒤 개펄은 농사를 짓는 땅이 되고, 간척민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개척한 그 개땅에 소작인으로 눌러앉아 살면서 일본인들의 착취 대상으로 전락하였다. 그들은 초기에 수확량의 70%를 소작료로 내야 했으며, 나락 한 톨만 훑어내도 쫓겨나는 핍박을 당했다. 그들은 간척지에서 인고의 삶을 사는 자신들을 가리켜 ‘개땅쇠(개펄 땅에 사는 서민들)’라 불렀다”라고 되어 있다. “갯땅쇠”는 전라도 사람에 대한 비칭이었다.
16 네다바이(ねたばい)는 기술자,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교묘하고 조직적인 수법으로 남을 속여 금품을 빼앗는 사기 행위이다.
17 팸프는 “vamp(요부, 탕녀, 호리다)”에서 유래한 말로, 집창촌의 호객꾼을 말한다.
18 쪽쟁이는 부녀자를 꼬셔서 사기를 치는 제비족을 말한다.
19 도롭프스는 “drops(알사탕)”이다.
21 시라이는 넝마주이를 말한다.
22 이완은 조선 중기(인조ㆍ효종ㆍ현종 대)의 무신이다. “명에 대한 은혜를 갚고, 청에게 받은 치욕을 씻는다”는 명분으로 추진되던 ‘북벌’의 대표 격 인사로, 박지원의 ≪허생전≫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다.
26 1966년 11월 주로 탈색제로 쓰이는 독성 물질인 롱가리트를 사탕 원료에 배합ㆍ사용한 것이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사건을 말한다.
27 1965년 일반의약품인 진통제 속에 합성마약 메사돈이 포함되어 제조ㆍ유통된 것이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사건을 말한다.
28 1966년 5월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한국비료공업이 사카린을 건설 자재로 위장하여 대량 밀수입했던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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