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2023 세계 여성의 날 3ㆍ4 도쿄 집회 연대사> 보다 계급적인 여성 운동으로 전진하는 3ㆍ8 여성의 날을 위하여

올해도 저희 연구소에서 일본 동지들에게 세계 여성의 날 집회에 연대사를 보내 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본의 노동자ㆍ인민대중, 특히 여성 인민들이 겪고 있는 빈부 격차, 빈곤, 비정규직, 가사 노동과 돌봄 노동 부담 등의 고통은 곧 그대로 한국의 노동자ㆍ인민대중과 여성 인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작년에 새로 등장한 극우 윤석열 검찰 정권이 노동자계급, 특히 투쟁하는 조직 노동자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파쑈적 억압을 가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북녘 조선의 지령ㆍ사주에 의한 것이었다는 식으로 간첩 사건을 조작하고, 또한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를 수사한다며 국가정보원과 경찰을 동원하여 민주노총 본부를 포함하여 전국 각지의 노동조합, 농민회, 진보당 등의 사무실과 지도자들의 주택들을 압수 수색하고 있고, 노동자ㆍ농민들을 체포, 구속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의 간고한 투쟁을 통해 확보해 온 그나마의 민주주의적 성과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정권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그 고유의 업무를 타 기관들에 분산, 이전한다는 것을 ‘정부 조직 개편안’의 주요 내용의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틀 내에서나마 이루어지던 여성 정책들의 후퇴를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윤석열 극우 정권이 금년 1월 26일에 발표한 ‘제3차 양성평등 정책 기본 계획’에는, 그간의 ‘양성평등 정책 기본 계획(2023-2027)’ 속에 있던 ‘여성폭력’[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는 용어가 모조리 삭제되었습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로서의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범죄, 여성들이 겪는 차별의 일상성에 대한 부정입니다.

한편, 오늘날 자본주의 세계 경제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만성적인 과잉 생산과 위기에 시달리고 있고, 그에 대한 국가독점자본주의적 대응의 후과로서의 인플레이션은 노동자ㆍ인민대중의 삶을 더욱 짓누르고 있습니다. 미ㆍ중 대립의 격화 등 언제 어디에서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전쟁, 인류 종말의 대전쟁으로 발전할지도 모르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 정세 일반도, 1년이 넘게 계속되면서 인민대중의 삶을 파괴하고 여성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제국주의 전쟁도 그 근본 원인은 모두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이러한 장기적, 만성적 위기일 것입니다.

자본주의 경제 위기가 더욱 심화될수록, 제국주의 간 파멸적 전쟁, 대전쟁의 위기 역시 더욱 격화될 것이며, 노동자ㆍ인민대중에 대한, 여성에 대한 자본의 반동적 공세도 더욱 강화될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지만, 이는 물론 노동자ㆍ인민대중과 여성의 조직적ㆍ혁명적 진출의 가능성도 포함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이야말로 이 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 남녀 노동자ㆍ인민의 역사적 사명일 것입니다.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ㆍ평화 투쟁은 물론, 그것을 넘어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폐지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은 여성 운동과 노동자계급 운동이 당면한 엄중한 과제입니다.

전쟁이 없는 세상,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는 사회,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투쟁합시다.

착취와 억압, 전쟁의 자본주의 체제를 폐지하는 그 길에 우리 노동사회과학연구소는 동지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2023년 3월 4일

서울에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운영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