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편집자의 글] 전도광명, 도로곡절(前途光明, 道路曲折)

 

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1922년 12월 30일, 낫과 망치로 상징되는 붉은 깃발을 높이 휘날리며, 쏘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쏘련)이 건국되었습니다. 이를 기념하며, 이번 호는 “쏘련 건국 100주년”을 <특집>으로, 모두 5편의 원고를 실었습니다.

먼저, “쏘련 건국 100주년 기념 유럽 공산주의 구상의 화상 회의에서 그리스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디미뜨리스 꾸춤바스가 한 연설”은, 쏘련이 사회주의에 기여한 바에 대해, 그리고 당내 기회주의ㆍ수정주의가 반혁명으로까지 발전한 것에 대해 평가하며, “제국주의가 투사하는 장기적 효과와 다면적 개입을 과소평가하지 않”지만, “쏘련에서의 반혁명은 제국주의적 군사 개입으로 초래된 것이 아니라 내부와 상부로부터 초래된 것이며, 공산당의 기회주의적 변질과 그에 상응하는 쏘비에트 권력의 정치적 방향성의 결과로 초래”된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니꼬스 모따스의 “쏘련 건국 100주년: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보다 우월함을 입증했다”에서는, 쏘련 해체의 원인을, “19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사회주의 건설 법칙들의 이탈”, “주로 쏘련 공산당 제20차 대회에서 채택된 기회주의 전략의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1989-1991년 기간의 반혁명적 전개로 인한 좌절은 계급 투쟁의 법칙을 부정하지도 않고, 사회주의의 필연성과 타당성을 지워 없애지도 않는다”, 쏘련은, “모든 결함과 약점, 실수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했다”며, 여성의 권리, 노동자의 권리, 의료와 교육, 과학과 문화 부문 등에서, 쏘련 사회가 이룬 성취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쏘련의 역사를 말할 때, ‘숙청’과 ‘농업 집산화’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쌤 달시의 “1930년대 쏘비에트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에서는, ‘숙청’, 즉 당의 정화 작업이 어떻게 수행되었는지의 일단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36년 실시된 쏘비에트 선거 과정을 통해, 쏘비에트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후보자 1명에 대한 ‘찬반’만 묻는 투표처럼 보이지만, “쏘비에트 민주주의를 특별히 민주적이게 하는 것이 최종 투표가 아닌 후보 선출에서 나온다는 점”을, 당시 쏘련에 체류하고 있던 저자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김선재의 “쏘련의 농업 정책과 집산화”에서는, 전시 공산주의 시기, 네쁘 시기, 집산화 시기의 농업 정책을 개괄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신재길 교육위원장의 “쏘련 붕괴의 원인로저 키란토마스 케니의 배반당한 사회주의를 중심으로”는, 키란과 케니가 주장한 쏘련 해체의 원인에 대해 정리하고 있습니다.

 

<정세>경제 위기의 예상 경로와 노동자민중의 대응 자세”에서 신재길 교육위원장은, 달러 경제와 한국 경제의 딜레마를 이야기하며, “현재의 국제 정치경제 상황에서 한국이 공황을 비껴갈 수는 없을 것”이라 주장합니다.

<현장>에는, <소성리 소식>으로, 은영지 회원의 “우리에게 투쟁 말고 뭐가 있나!”를 실었습니다. 지난해 12월 16일, 검찰은, 사드 철거 투쟁에 앞장서 온, 이석주, 김찬수, 박수규에게 징역 2년, 임순분, 손서희, 조승현에게 징역 1년 6월, 구자숙, 은영지, 이미경, 최현정, 이동욱, 김강연, 금은점, 남준현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하였습니다. 2월 3일 선고가 예정되어 있는데, “판결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다음 호에는, 이 재판 투쟁 관련 소식을 실을 예정이며, 또 하나의 현안인,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성명서를 <자료>에 실었습니다.

<이론>에는 권정기 편집위원의 “파씨즘국가와 통일전선”이 지난 호에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혁명 전술(방법)로서의 통일전선”을 다루고 있습니다.

<번역>에는, 3편의 원고를 실었습니다. 먼저, 쓰딸린의 “보고서 우리 당의 사회민주주의 경향에 대하여에 관한 토론의 결론”의 5회차가 이어지고, 그 다음으로, 지난해 10월 27-29일, 쿠바 아바나에서 개최된 “22차 공산당노동자당 국제회의[] 종결 선언”을 번역ㆍ게재하였습니다. 이어서, ‘반제국주의’라는 미명하에, 중국, 러시아, 이란 등에 대해 일각에서 취하고 있는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미를 담아, 전 세계 60여 개 공산당ㆍ노동자당이 연명한, “공산당노동자당: 이란 인민의 투쟁에 연대하는 공동 선언”을 번역ㆍ게재하였습니다.

<회원마당>에는, 김은혜 회원의 “20231월 이달의 언론, 그 속의 화제”를 실었는데, 소아과 등 필수 의료의 공백 사태와 출산 장려 정책의 기만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엄중한 정세이니 만큼, <자료>로 실린 성명서들의 내용도 그러합니다. 사드 투쟁,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중단 요구, 민주노총 압수수색, 공안 탄압 관련 성명을 실었습니다.

 

*       *       *

 

문화 대혁명이 시작될 무렵인, 1966년 7월 8일, 마오쩌뚱은 장칭에게 보내는 한 편지에서, 옛말을 인용하여, “전도는 밝지만, 길은 구불구불하구나(前途是光明的, 道路是曲明的)”[1]* 문장 중 “是(shì)…的(de)”는, “밝다(光明)”와, “구불구불하다(曲明)”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는 밝지만, 길은 … Continue reading라고 했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짙은 새벽안개가 무겁게 내려앉아 있지만, 태양이 뜨고, 햇빛이 환히 비추면, 짙었던 안개도 걷힐 것입니다.

지금같이 엄혹한 정세일수록 더욱더, 과학적 신념에 기초한 혁명적 낙관주의를 가집시다. 저들이 성난 이리 떼처럼 달려들고, 맞서 싸우기에 우리 힘이 너무나 부족해 보여도, 밝게 빛나는 전망을 가슴에 품고, 있는 힘을 다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갑시다.

과학으로, 계급의식으로 무장하고 단결한 노동자계급은 패배하지 않습니다. 억압과 착취가 없는 평등의 새 세상, 각인의 발전이 만인의 발전에 전제가 되는 자유의 새 세상, 사회주의 사회의 도래는 역사적 필연입니다.

 

References

References
1 * 문장 중 “是(shì)…的(de)”는, “밝다(光明)”와, “구불구불하다(曲明)”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는 밝지만, 길은 구불구불하구나”의 느낌으로 강조점을 두고, 읽으시면 좋을 듯합니다.

김해인 편집출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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