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회원마당] 2023년 1월 이달의 언론, 그 속의 화제

 

김은혜 | 회원

 

 

소아과 의료 공백!

― 나 태어나 이 한 몸 치료할 곳도 막막하다는데, 왜 자꾸 출산 장려는 해 대는가!
출처: 서울경제

 

오래전부터, 특히 강남 쪽에 켜켜이 쌓여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병원들이 돈을 제일 많이 번다더라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현재도 여전할 거라 본다. 그 반면 ‘저출산’으로 돈이 안 된다는 소아, 청소년 동네 병원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대학 병원 곳곳에서는 소아과 전문의 부족 탓으로 아우성치며 응급실 진료를 중단해 가고 있으며 진료는 겨우 하되 입원을 받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 한다. 그토록 새 생명을 사랑하여 ‘출산 장려’를 대대적으로 종용하고 있는, 사랑이 하해와 같은 대한민국에서 이 무슨 반전, 모순이란 말인가!

 

정부는 이번에도 또다시, 필수 의료 분야의 만성적인 의사 부족 해결을, 의료 공공성의 확대를, 의대 정원 증원에서만 찾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의사협회는 필수 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열악한 처우 개선이 선행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또다시 ‘수가 인상’만이 답이라고 들고나왔다. 저들은 여전히 각자의 복잡한 셈법으로 갈등과 대립 중인 듯하다.

 

다음은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수가 인상’ 관련 발언이다.

 

…. 소청과 진료체계가 붕괴하는 것은 저출산 현상에다, 코로나 사태로 아이들 활동량이 줄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급격히 감소해 많은 소청과 의원이 폐업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에서는 낮은 진료 수가로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만으로는 병원 유지가 어려운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아 진료비에 대한 적절한 가산(加算)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본 진찰료가 1만원이라면 1세 미만 영아는 200% 가산해 3만원, 만 1-5세는 100% 가산해 2만원, 만 6-10세는 50% 가산해 1만5000원으로 책정하는 식이다. 이런 가산율은 진찰료뿐 아니라 주사료, 채혈 및 각종 검사비, 시술ㆍ수술비, 마취료 등 모든 소아과 진료 행위에 적용할 수 있다. 소아 환자를 진찰ㆍ주사ㆍ검사ㆍ수술할 때 더 많은 인력ㆍ장비를 동원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세심하게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청과 등 국민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인기는 없는 필수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료 수가 인상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1]최종운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ㆍ前 대한소아심장학회 회장, “[발언대] 소아과 의료 공백, 수가 인상으로 돌파구 찾아야”, ≪조선일보≫, … Continue reading

 

이번엔, ‘소아과 의료 공백’과 관련해서, 지난 1월 1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내용이다.

 

전국 9개 공공병원 시범사업 실시

3년간 중증 진료 손실 전액 보상

 

보건복지부는 붕괴 위기를 맞고 있는 소아과 의료기관의 적자를 사후 보상해주는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9개 참여 기관은 올해부터 2025년 12월까지 3년간 연도별 성과평가를 거쳐 중증 소아 진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적 손실을 최대 전액 보상받는다. 그동안 수가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줘왔지만, 이렇게 일괄적으로 사후보상을 하는 방식은 처음 도입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은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공공정책수가’ 이행의 첫걸음”이라며 “공공정책수가는 국민의 건강한 삶에 필수적이나 의료서비스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 지원하는 건강보험 보상체계”라고 설명했다.

 

전북대병원은 소아 중환자에 대한 진료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치료센터를 만들고, 칠곡경북대병원은 어린이 집중치료센터를 구축한다. 강원대병원은 퇴원 후 고위험 신생아에 의료, 돌봄, 지역연계를 통한 지속관리 서비스를 한다. 전남대병원ㆍ양산부산대병원ㆍ칠곡경북대병원은 고위험군 신생아와 소아 중환자 등 특성에 맞는 조기 발달재활서비스를 추진하고, 충남대병원은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및 희귀질환자 대상 상담ㆍ교육을 실시한다. 칠곡경북대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소아 전문응급의료센터 인력을 충원한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소아 환자 및 보호자가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한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범사업”이라며 “향후 중증 소아 진료의 의료적 손실에 대한 보상 확대를 통해 지역별로 어린이 공공 전문 진료 센터가 추가로 확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2]임지훈 기자, “정부가 어린이병원 손실 보상…‘소아과 붕괴’ 막는다”, ≪서울경제≫, 2023. 1. 1.

 

앞서 인용한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말처럼, ‘저출산’이 문제이고, 아파도 치료할 곳이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하는 아이들이 그리도 걱정이면, 환자들을 숫자로만 헤아려 눈앞에 수익만을 타산하며, 소아, 청소년과 ‘국민’ 건강을 핑계로 ‘수가 인상’을 들먹이며 밥그릇 챙기기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소중한 소아, 청소년’들을 위해, 의료 본연의 임무를 전제로, 지금보다도 더 많은 병원들이 규모가 작게든 크게든 전국 곳곳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서민들이 의료보험 비용이 상승되는 부담 없이 소아과 의사 수를 늘리고, 치료가 제때제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하는 것이, ‘귀중한 소아, 청소년’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 싶은데, 근본적인 해결은 외면한 채 문제의 답을 ‘수가 인상’에서만 찾는다는 것은 어불성설!

 

그리고 정부는 왜 소아과 붕괴를 병원들에 손실 보상을 해 주는 것으로 막겠다는 것인가?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세금을 사적 병원에만 들이붓겠다는 정부(국가)! 환자들과 인턴ㆍ레지던트 등골 빠는 것으로도 부족하여 더 큰 돈(이윤)이 보장되어야만 움직이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으로 운영되는 사적 소유의 병원(대형ㆍ대학 병원)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되는 곳에 투자, 투기, 기술, 사람 등등이 몰리기 마련이다. 의사 또한 이 사회에서는 돈이 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공부 좀 한다 하면 의대를 가려고 막대한 개인 비용을 들여 가며 피 터지게 공부하고 길고도 긴 어렵고 복잡한 공부를 수행해 내는 것이 의례적이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 오래전부터 자본주의의 특성상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 악화 현상으로 인해, 특히 서민들은 막대한 경비가 드는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줄어드는 소아, 청소년 치료로는 더 이상은 돈 벌기 어렵다고 수익성 운운하며, 그런 돈 안 되는 과들의 의사(醫師) 그 자체를 스스로들 외면하는 형편이 되고 있다. 의(義)와 덕(德)을 외면할 수밖에 없게 하고, 서민들은 아플 권리조차 제한당하는 이 몹쓸 사회가 바로 자본주의 사회인 것이다!

 

저들이, ‘저출산’을 걱정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사적 병원ㆍ사적 기업들의, 특히 독점자본의 이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저들의 셈법에서 보면 명확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아니 전 세계 자본주의 사회에서, 위대한 출산 장려의 뒷배경에 대해 모르는 노동자가 있을까? 저임금으로 사용할 노동력(대규모의 산업예비군, 즉 실업자를 포함하여)이 덜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임금 노예로, 실업자로 몸소 당하고 있는데 말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해서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계급의 저렴한 노동력을 지렛대 삼아 자본주의 사회가 고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역사가 존재하고, 현재도 저들에게만 부(富)를 안겨 주고 있다는 현실이 분명히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 부(富)를 지키기 위한 전제 조건 중의 하나로 저임금의 노예ㆍ예비적 저임금의 노예(실업자-과잉노동력) 인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즉 저임금의 노동자들을 재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저들은 ‘저출산’을 그토록 우려하며 먹고살기도 힘들다는 서민(노동자계급)에게 그 ‘위대한 출산 장려’를 밑도 끝도 없이 해 대는 것이다.

 

자녀를 하나둘만 낳아 기르고 있는 부모들의 일부 또는 다수는 경제적 사정이 따라 주었더라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들을 될 수 있는 한 더 낳아 함께 공존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소중하고 예쁜 아이들을 더 갖고 싶은 당사자는 오히려 경제 사정 때문에 결혼이고 출산이고 할 수 없는 힘든 상황에 처한 젊은 세대들일 수 있다. 분명히 단언하건대, 교육, 의료를 비롯해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무상에 가까운 조건이라면, 출산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저절로 이루어지고도 남을 거라 예측해 본다. 하지만 그러한 씨스템의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포기하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일 게다.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도 없는 족속님(지배계급)들은 무슨 자신감으로 ‘출산 장려’를 하면서 자꾸 ‘저출산’ 때문에 다 망할 것처럼 징징거리는가! 그렇다고 그 부(富)가 영원할 것 같은가! 그렇게 우려하는 ‘저출산’ 때문이 아니더라도, 당신들의 자본주의 사회는 결국 각성하고 단결한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쟁취하며, 망해 자빠지게 되어 있는 것을…

 

끝으로 오래된 기사지만, 다루고 있는 주제와 관련해, 눈에 띄는 바가 있어 인용해 본다.

 

한의원 개업한 새터민 한의사 김지은씨

북에서 8년 진료 ‘증명’ 안 돼 남에서 다시 공부

남북 비교연구 착수…“돈 받고 진료, 두렵기도”

 

“감개무량하고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남한땅을 밟은 지 7년여 만인 지난달 30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에 한의원을 개원한 북한 출신 여성 한의사 김지은(43) 원장은 “너무 기뻐 눈물이 나고 가슴 벅찬 감동을 하루에도 몇 번씩 느끼고 있다”고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김 원장은 북한의 청진의학대학 동의학부(7년 과정)를 졸업하고 8년간 한의사로 일하다 탈북해 2002년 3월에 입국했다. 이후 2005년 세명대 한의대 본과 1학년에 편입해 4년간 정규과정을 마치고 올해 1월 국가고시(64회)에 합격해 또 한 번 한의사 자격을 땄다.

 

김 원장은 “대학 본과에 편입할 때부터 4년 넘게 한의원의 이름부터 시작해 주민들을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그가 직접 지은 이름 () 한의원에는 환자를 진심으로 돌보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애초 그는 2002년 12월 통일부와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한국 한의대에서 6년을 졸업한 것과 같은 학력 인정을 받아 자격시험을 보려했지만 졸업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그 바람에 그는 한의대 본과 1학년에 편입해 15-20살 어린 친구들과 4년간 공부를 했다.

 

그 사이 새터민 출신 의사나 한의사에게도 국가고시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그의 국회청원이 받아들여져, 2007년 관련 법이 개정됐지만, 학교를 계속 다닌 그는 국내 첫 남북한 한의대를 동시 졸업 한의사가 됐다.

 

김 원장은 개원하면서 부설로 ‘남북한의학연구소’도 문을 열었다.

 

북한 한의대가 실습 중심인 반면 남한은 이론을 중요시하는 등 교육씨스템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그는 “양쪽의 좋은 부분을 살리면 더 좋은 진료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북한은 보건건강정책이 한방 중심인 반면 남한은 한의학을 바라보는 시각이 치료보다는 보약 등 건강관리로 인식되어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도 했다.

 

무상으로 치료해주고 있는 북한의 의료체계와는 달리 진료해주고 대가로 돈을 받아야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마음이 편치 않다”는 그는 1일 오전 남쪽에선 첫 환자를 맞으면서 환하게 웃었다.[3]김영환 기자, “[이사람] 7년 만에 결실 맺은 ‘통일한의학’”, ≪한겨레≫, 2009. 6. 4. (강조는 인용자.)

 

기사의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당연히, 당연한 무상 의료이지만, 한의학과 양의학이 나누어져 있지 않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 궁금증이 유발된다. 만일 진짜로 그렇다면, 유독 대한민국만 이 둘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더 궁금해진다.

노사과연

 

References

References
1 최종운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ㆍ前 대한소아심장학회 회장, “[발언대] 소아과 의료 공백, 수가 인상으로 돌파구 찾아야”, ≪조선일보≫, 2022. 12. 27.
2 임지훈 기자, “정부가 어린이병원 손실 보상…‘소아과 붕괴’ 막는다”, ≪서울경제≫, 2023. 1. 1.
3 김영환 기자, “[이사람] 7년 만에 결실 맺은 ‘통일한의학’”, ≪한겨레≫, 2009.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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