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부산대 생협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천연옥 | 부산지회장

 

 

부산대학교는 한국 제 2의 도시 부산의 국립대학교이다. 부산대학교의 학생과 교직원의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부산대학교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부산대 생협)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이렇게 홍보하고 있다. “21세기 선진 복지사회에 걸맞은 학내 복지구현의 새 지평을 열어갈 부산대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여러분의 행복을 담는 따뜻한 그릇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국제협동조합연맹에서는 협동조합의 정의를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관리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인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손잡은 사람들의 자율적인 조직이다.”라고 하며, 협동조합의 가치를 “협동조합은 자조, 자기책임, 민주주의, 평등, 공정 그리고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며, 각 조합원은 협동조합 창설자들의 전통을 이어 받아 정직, 개방성, 사회적 책임,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윤리적 가치를 신조로 삼는다.”라고 한다. 그리고 협동조합의 7대 원칙으로는 “원칙 1: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제도, 원칙 2: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원칙 3: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원칙 4: 자율과 독립, 원칙, 원칙 5: 교육, 훈련 및 정보제공, 원칙 6: 협동조합 간 협동, 원칙 7: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라고 한다. 이런 정의와 가치, 원칙에 입각해서 운영되겠거니 생각했던 부산대 생협은 2개의 학생 식당, 1개의 교직원 식당, 7개의 매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생협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기반으로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질 좋고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물가에서 조식 1,000원, 점심에 일품요리와 정식을 3,000원과 3,500원 정도에 제공하고 있으니 학생과 교직원의 복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그러나 이러한 식사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어떤 처우를 받으며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알고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부산대 생협 노동자들은 식당의 조리종사원과 매점의 판매원들이다. 2012년부터 부산일반노조에 가입하였고 매년 임·단협을 진행해왔다. 2022년 10월 파업에 이르기까지 지난 몇 년 동안 부산대 생협 노동자들은 지속적인 근로조건 저하로 고통당해왔다. 2022년 임·단협은 4월에 시작하여 7월 11일에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이 결렬되어 파업권을 획득하였다, 7월 26일 조합원 총회를 통하여 쟁의행위를 결의하고, 9월 식당과 매점 근처에 현수막과 대자보를 부착하였다. 그러나 생협 측의 태도 변화가 없어 10월 6일, 그동안 단체협약서에는 존재하지만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월 2시간의 조합원 교육시간을 이용하여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총장실 앞까지 진입하였다. 그럼에도 생협측의 태도 변화가 없어서 10월 17일부터 이틀간의 경고파업에 들어갔고, 이틀간의 파업에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19일부터 3일간 경고파업을 연장해서 진행했다. 그 다음 주에 현장에 복귀하여 25일, 26일, 27일 3일 동안 교섭을 하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10월 3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여 11월 11일까지 2주간 더 파업을 하다가 11월 11일 14시부터 24시 가까이 진행된 사후조정에서 임금부분만 합의를 하고 매점은 11월 14일부터 식당은 11월 15일부터 현장에 복귀하고 단체협약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대 생협 노동자들은 왜 파업을 하였나?

 

먼저, 10월 6일 진행된 기자회견의 기자회견문을 보자.

 

[기자회견문]

1. 부산대학교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법도 안 지키고 노·사간에 맺은 단체협약도 지키지 않고 무시하기가 예사입니다. 부산대학교는 이러한 ‘생협’을 통하여 교직원과 학생복지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부산대학교의 ‘복지’는 생협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부산대학교와 부산대 생협의 관계는 ‘위장도급’의 관계입니다.

2. 부산대 생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용관계는 천차만별입니다. 입사 2개월 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또한, 2년 이상 일한 사람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기간제법’을 위반하였습니다. 그래서 ‘정규직/무기계약직/기간제/알바...’ 등으로 고용 형태가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임금차별로 이어집니다. ‘임금차별’ 또한 법과 단체협약의 위반입니다.

3. 부산대 생협의 임금차별은 치졸합니다. 사람에 따라 인상분을 기본급으로 또는 직무수당으로 임의로 적용하고, 상여금도 사람 따라 차별지급 합니다. 휴가비도 제멋대로 차별하여 지급합니다. 수년 동안 최저임금법도 위반해 왔었습니다. 임금 지급에 있어서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습니다.

4. 부산대 생협은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인력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그러나 일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2배 이상으로 강화되었고, 가혹한 착취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가혹한 노동강도에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사람 따라 차별적으로 지급하고 있으니, 인력을 구하고자 해도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5. 부산대 생협의 경영이 어렵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매 식사시간 마다 배식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줄을 보세요. 매점마다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거짓말이 통할 수는 없습니다. 건물 리모델링에 투자할 돈은 있어도 일하는 노동자들 처우개선과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주는 데에는 거짓말까지 동원할 정도로 인색하기만 합니다.

6. 부산대 생협의 경영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교섭 자리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경영진의 책임지지 않는 태도는 더욱 생협 노동지들을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 생협의 이사장은 부산대학교 학생처장입니다. 생협의 사무국은 부산대학교 학생처입니다. 부산대학교가 실질적인 경영을 하고 있음에도 정작 부산대학교는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기만적인 위장도급은 철폐되어야 합니다.

7. 노동법 위반, 단체협약 위반, 불법과 편법이 판치는 부산대 생협을 더 이상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습니다. 이제는 정상으로 되돌려야만 합니다. 부산대 생협 차원에서는 사태 해결의 전망이 없으니 부산대가 나서야만 합니다. 교직원과 학생복지를 위해서 국립대인 부산대가 이제는 책임 있게 나서야만 합니다. 적정인력의 채용과 적정한 노동강도, 그리고 정상적인 생활이 유지 가능한 수준의 임금 지급, 법과 단체협약의 준수, 차별대우와 위장도급의 철폐!!


물가폭등의 시대에 수년간 임금동결과 차별로 생협 노동자들의 곡소리는 높아만 갑니다. 엉망진창인 부산대 생협,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부산대학교를 위한 생협, 부산대가 책임 있게 나서야만 합니다.


“허울 좋은 학생복지 생협 노동자 죽어난다!”
“임금동결 몇 년째냐 임금을 인상하라!”
“가혹한 노동강도! 적정인력 충원하라!”
“법과 단협을 지키고 차별대우 철폐하라!”
“위장도급 폐지하고 부산대가 책임져라!”

2022. 10. 06.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부산대 생협 노동자들은 집회에서 네 개의 구호를 외쳤다. 배고파서 못살겠다. 임금을 인상하라!! 힘들어서 못살겠다. 인원을 충원하라!! 열 받아서 못살겠다. 차별을 철폐하라!! 위장도급 철회하고, 부산대가 책임져라!!

부산대 생협 노동자들은 2019년부터 딱 최저임금 수준으로 임금을 동결당해 왔고, 코로나 이후 지속적으로 인원이 줄어들어 현재 절반 수준이며, 그만큼 노동강도가 강화되었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 무기계약직, 기간제, 촉탁직, 아르바이트, 근로장학생 등으로 차별하고 있으며, 부산대 학생과 교직원의 복지를 위해 만들어졌음에도 부산대가 나몰라라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산대 생협은 아침 8시부터 1,000원에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약 150명에서 200명의 식사를 단 두 명의 조리원이 준비한다. 임금을 주는 근로시간은 아침 7시부터이지만 실제 1시간 만에 가능하지 않으므로 두 명의 노동자는 아침 6시부터 나와서 일을 해왔다. 즉 매일 1시간의 무료노동을 해 왔던 것이다.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학생들 먹는 거니까 고생이 되어도 참았다고, 파업을 하니까 말하는 거라고 했다. 1층에 학생식당, 2층에 교직원 식당. 1층에 매점이 있는 금정회관 건물의 청소도 따로 청소노동자가 배치되지 않아 조리원들이 화장실과 홀, 천장의 환풍기까지 청소를 했다. 코로나로 줄어든 인원에 높아진 노동강도에 청소까지 해야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파업은 역시 노동자의 학교였다. 투쟁에 돌입하기까지 조합원들은 매우 소극적이었지만, 파업이 진행될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파업 프로그램으로 배치된 교육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매일 11시에서 13시까지, 16시에서 17시까지 진행된 두 번의 집회, 부산일반노조 대학지부 결의대회, 주 1회 정도 진행된 파업문화제를 하면서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의 의식이 얼마나 빨리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단체협약에 보장된 월 2시간의 조합원 교육시간도 챙기지 못했던 노동자들이 3주간이나 파업을 했다는 것, 월 실수령액이 170여만 원에 불과한 노동자들이 3주간의 임금손실을 감당하고도 당당하게 파업을 이어간 것이 사후조정에서 임금합의를 가능하게 한 가장 큰 동력이었다. 그리고 부산일반노조 집행부가 조직한 부산일반노조의 다른 사업장의 지지현수막, 연대단위들의 지지현수막, 특히 부산대 민주화교수협의회, 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분회, 부산대민주동문회의 지지방문과 지지현수막, 부산일반노조 청년위원회와 부산청년유니온의 지지대자보와 지지현수막, 부산대 청년진보당, 노동당, 정의당 등의 진보정당들의 지지현수막, 그리고 많은 연대자들의 집회 참석과 연대 발언, 노조가 조직하지 않았으나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붙인 학생들, 여성과 노동 수강생, 여성학협동과정 재학생 및 졸업생 명의의 현수막, 부산대 학보사의 적극적인 취재와 보도, 부산일보, 국제신문 등의 지역신문의 취재와 보도 등 부산대학교를 압박하는 여러 흐름들이 있었다.

 

 

11월 11일 사후조정을 통해 합의한 내용은 그동안 고용형태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던 모든 생협 노동자의 임금체계를 동일하게 하여 기본급을 200만원으로 하고 직무수당을 10만원, 근속수당 1년에 1만원, 하계휴가비 40만원, 상여금 200%를 쟁취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의 체불임금(단체협약을 위반하여 지급하지 않은 것들)도 받기로 합의하고, 타결격려금 500만원을 통해 파업기간의 임금손실을 조금이나마 보충하기도 하였다. 생협 직원 20여 명 중에 조합원 7명의, 3개의 학생 식당 중 한 개의 식당과 7개의 매점 중 두 개를 문 닫게 한 3주간의 파업은, 전체 노동자의 임금을 인상시키고 차별적 임금체계를 동일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단체협약이 남아 있어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며, 현수막들은 모두 철거해서 보관 중인데, 여차하면 다시 걸 작정으로 단체교섭에 임하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40여 개의 지회를 가진 부산일반노조가 여러 사업장의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부산대 생협 파업에 집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집행부의 지도력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와 비록 7명에 불과하지만 모든 조합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이나 낙오자 없이 단결을 유지했다는 점이 작은 승리나마 가능하게 한 요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파업을 경험한 부산대 생협 노동자들은 이전의 소극적인 조합원이 아니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받았던 연대를 갚기 위해 다른 투쟁사업장에 연대하는 노동자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산당 선언≫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글을 끝맺으려 한다.

 

“이따금 노동자들이 승리하지만, 단지 일시적일 뿐이다. 그들의 투쟁들의 진정한 성과는, 직접적인 성공이 아니라, 더욱더 확대되어가는 노동자들의 단결이다.”[1]칼 맑스·프리드리히 엥엘스 지음, 채만수 역 ≪공산당 선언≫, 노사과연, 63쪽.

노사과연

 

References

References
1 칼 맑스·프리드리히 엥엘스 지음, 채만수 역 ≪공산당 선언≫, 노사과연, 63쪽.

천연옥 부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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