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러시아는 제국주의인가?*

POLITSTURM**

번역 : 김의진 │ 회원

 

*출처: https://us.politsturm.com/is-russia-imperialist/

Politsturm의 집단적 저작으로 추정되는 글이다.

 

**POLITSTURM은 미국과 러시아에서 맑스-레닌주의를 연구하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신생조직이다.

 

I. 서론

 

러시아-우끄라이나 위기의 격화가 시작된 지 거의 4달이 흘렀다. 이 사건은 현대 자본주의 세계에서 러시아의 위치에 관한 장구한 논의를 재차 촉발시켰다. 공산주의 운동 내부에서 일부는 러시아가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며, 따라서 서방의 제국주의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진보적이라고 말한다.

러시아의 엘리트들은 “러시아 언어”와 “러시아 세계”의 보호에 대해, “유럽 구원을 위한 비밀스러운 사명”에 대해, 그리고 “역사적 정의”나 심지어는 “분할된 영토의 재결합”에 대한 웅장한 문구들에 호소함으로써 자신들의 외교 정책을 정당화한다.

동시에, 러시아의 엘리트는 메시아주의와 보호주의를 오가며 자신들의 “신성불가침한 영토”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무역 및 경제

적 확장을 성토하고, 더 나아가 “미국 일극 세계”를 탄핵하고 이들 모두를 “제국주의”라는 단어로 부른다.

“제국주의”라는 용어가 포퓰리즘적 표현 이상도, 이하도 되지 않고, 애매모호하기 이를 데 없는 욕설로 쓰이는 부르주아 미디어와 달리, 맑스-레닌주의의 이론에서 제국주의는 엄격하게 정의된 과학적인 개념이다. 그것은 자본주의 국가의 정책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발전의 체계에서 그 형태를 가리킨다.

 

 

II. 제국주의의 표지들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라는 책에서 블라지미르 레닌은 제국주의를 독점자본주의의 단계로 정의한다:

 

“만약 제국주의에 대한 가장 간명한 정의를 할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제국주의가 자본주의의 독점 단계라고 말해야만 한다.”1)

 

부르주아 이론가들이 모든 방식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그러한 성격을 탈각하려는 시도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특히 유명한 경제학자인 J. 슘페터는 20세기 초반에 일찍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근본적인 논리적 양립불가능성”를 증명하고자 했고, 후자를 “격세유전”이며 산업화 이전 시기의 “잔재”라고 불렀다.2) 같은 시기에 신고전파적 조류의 대표자들(폴 사뮤앨슨,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은 제국주의를 단지 자본주의적 “소아병”의 표현으로만 인식했다.

현대의 “계몽된” 부르주아 지식인들의 일부 대표자들은 한층 더 나아간다. 그들은 제국주의 이론을 19세기와 20세기의 전환기에 출현한 현상으로서 논한다. 그들의 의견에 따르면, 제국주의라는 개념은 현대의 조건들 하에 “거의 적용될 수 없는”3) “100% 시대착오적인”4)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자본주의 국가들 중 몇몇 나라들을 제국주의 국가라고 보는 것은 우리에게 현실의 상태를 반영하지 않는, “시대착오” 혹은 이론적 “도그마”로 비춰지지 않는다. 레닌의 제국주의 이론과 독점자본주의의 이론은 그 적절성을 상실하지 않았고 현대 사회에 대한 분석에 적용될 수 있다.

제국주의에 관한 고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제국주의는 독점체와 금융자본의 지배가 수립된 발전 단계의 자본주의이다: 그리고 자본수출이 두드러진 중요성을 획득하고, 국제 트러스트 간의 세계적 분할이 시작되고, 거대 자본주의 열강들 간의 전 지구적 영토 분할이 완성된 발전 단계에서의 자본주의이다.”5)

 

제국주의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자유경쟁ㅡ초기의 그리고 성숙한 부르주아 사회의 특징으로서ㅡ이 독점자본의 지배로 변증법적으로 대체된 자본주의적 관계들의 객관적 발전의 결과로 출현했다.

이 당시 제국주의 국가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세계의 영토를 상당한 분분을 식민지화했던 대영 제국이 있었다. 대영제국과 함께, 보다 제한적인 규모로 제국주의적 정책을 추구했던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예를 들면 프랑스, 독일, 일본)이 전체적으로 산재해 있었다.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가 언제나 거대한 식민제국인 것은 아니다. 러시아 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오스만 제국과 이탈리아 왕국도 20세기 초엽에 제국주의 국가였다.

광대한 식민제국과 상대적으로 작은 제국주의 국가들 사이에는 경쟁이 존재하는데, 이 경쟁은 상대적으로 평화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고, 전쟁의 형태로 전환될 수도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주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은 국민적 독점체들의 경쟁과 세계에서 영향력의 영역을 재분할하려는 열망이었다.

제국주의의 핵심적 특징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한다:

 

첫째, 경제적 생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독점체를 창출할 정도로 고도화된 발전 단계에 도달한 생산과 자본의 집적.

둘째,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융합과 이 금융자본에 기초한 금융과두제의 창출;

셋째, 상품의 수출보다도 더욱 중요해진 자본의 수출;

넷째, 세계를 분할하기 위한 자본가들의 국제적인 독점체의 연합의 형성

다섯째, 주요 자본주의 열강들의 세계의 영토적 재분할에 대한 참가

 

제국주의의 본질을 고려하고 핵심적 특징들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이것을 현대 러시아와 상호 연관시키고, “러시아 연방이 왜 제국주의 국가인가?”라는 핵심적인 질문에 답할 것이다.

 

 

 

III. 러시아 연방은 왜 제국주의 국가인가?

 

1) 독점자본

 

러시아 “국가안보전략”은 “러시아 시장에서 경쟁의 지원, 발전, 보호와 독점적 활동과 반(反)경쟁적인 협정들의 억제, 러시아 연방의 영토에서 경제 활동이 평등한 조건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6)을, 러시아 연방의 경제적 안보를 달성하는 데에서 주된 임무 중 하나로서,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제는 사실상 독점적이다.

러시아 국가의 GDP의 구조에서 국내 독점자본들의 몫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어렵지만, 70% 이상에 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매업에서 X5 소매 그룹 PC(45%)와 마그니트 OJSC(40%)의 소매체인은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반복하여 서로 간에 카르텔적 공모를 하고 있다.7)

석유 정제 부문에서 11개의 석유 및 가스 회사들(로스네프트, 루코일, 가즈프롬 네프트 등)은 전체 생산의 95%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 통신 시장은 오래 전에 “4대 독점체”(MTS PJSC, 메가폰 PJSC, 비라인, 텔레2 LLC)에 의해 분할되었다.

금융 부문의 경우, 러시아 중앙은행조차도, 2018년에 자신의 분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은행 부문이 “경쟁적 환경과 결합된 독점 내지 과두제”8)라고 서술했다. 특히, 개인의 대출과 예금에서 스베르방크는 전국의 85개 지역 중에서 83개 지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VTB 은행은 68개 지역에서 그러하다. 은행 기금의 대출 및 증가에 있어 “스베르방크”는 82개 부문에서, VTB 은행은 61개 부문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은행들ㅡ가즈프롬방크와 로셀호즈방크ㅡ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레닌주의의 기초”라는 저작에서 이오씨프 쓰딸린은 이렇게 말했다:

 

“제국주의는 공업 국가들에서 독점 트러스트와 신디케이트, 은행과 금융과두제의 전능한 힘이다.”9)

 

러시아 영토에서 소위 “자연스런” 독점자본의 경제적 활동은 특별한 주목을 받을 만하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는 PJSC 가즈프롬과 JSC 러시아 철도가 있다. 부르주아 경제 이론가들(J.S. 밀, J.W. 버몰 등)의 경박한 판단에 의하면, 자연스런 독점은 “좋은” 독점이다. 즉, 사업주의 이익에 복무하는 인위적인(혹은 “나쁜”) 독점과 대립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복무하는 경제활동의 조직 형태이다.

그러나 맑스주의 이론에 따르면, “좋고” “나쁜” 독점자본은 없다. 독점자본들은 국가기구에 대한 영향력의 정도에서만 서로 간에 차이가 난다. 그리고 그 국가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무정부성” 속에서 사실상 형식적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활동을 규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정확히, “경제활동을 통제하는” 연방 반독점청의 역할이다.

이에 대한 가장 두드러지는 예시로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상품의 목록에 있는 많은 수의 상품에 대한 이윤의 제한에 대해, 소매 체인들인 <O’kay> 회사와 <오샹 소매>(Auchan Retail) 회사(대형 슈퍼마켓인 오샹과 아탁)가 거부한 최근의 사례가 있다.10)

그러므로 러시아 경제는 근본적으로 독점자본주의이다. 이것은 경제에서 주요한 역할이 중소규모 기업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배적 위치를 활용하는 대규모 기업들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이다.

몇몇 인사들은 경제의 독점화를 순전히 푸틴의 정책 탓으로 돌린다. 특히 러시아의 블로거인 안드레이 루도이의 <푸틴의 자본주의: 푸틴은 어떻게 러시아를 90년대로부터 “구원했는가”?>와 <푸틴의 자본주의: 러시아의 대외 정책의 내면>이라는 제목의 비디오 시리즈에서 러시아 경제의 독점화와 국가독점자본의 출현이 푸틴의 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과장됐다. 이들은, 즉, 푸틴이 아니었다면, 러시아에서 자유시장과 자유경쟁이 존재했을 것이고, 따라서 독점자본과 제국주의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의 독점화의 과정은 (러시아에서건, 혹은 다른 나라에서건) 주관적인 과정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관계들의 발전의 객관적인 과정이다. 자유시장과 순수한 경쟁을 가지는 경제가 독점자본주의적인 경제로 전화하는 과정은 몇몇 개인의 주관적인 성격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적 관계들의 발전의 성격 자체에 의존한다.

 

2) 금융자본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융합, 그리고 금융자본과 금융과두제의 출현에 대해 논할 때, 우리는 러시아의 현실에서 이러한 과정이 두 가지 경로들을 통해 수행된다는 사실을 지적해야만 한다.

첫째로,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세계적 실천으로서 나타난 전통적인 방식은 공업기업들의 기초 위에 자회사로서 은행들의 출현이었다.

러시아에서 이러한 금융자본의 예시들로는 가즈프롬 공개주식회사(PJSC. Public Joint-Stock Company의 약자로, 주식이 시장 참여자에게 매매될 수 있는 주식회사를 의미한다ㅡ역자 주)의 “자회사”인 가즈프롬방크 주식회사와, 로스네프트 NC 공개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전 러시아 지역개발은행 주식회사, 그리고 루코일(Lukoil) 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오뜨끄리찌예 방크(Otkritie Bank)가 있다.

둘째로, 은행 생태계를 창출함에 의해, 은행 생태계의 출현은 자본을 합병하는 새로운 방식의 발전 국면을 반영한다.

러시아에서 금융자본의 이러한 새로운 형태에 관한 예시들로는, 은행업무 뿐만 아니라 주택 및 공공 서비스, 보험 업무와 음식 배달 네트워크, 컨설팅, 병참, 항공 및 철도 운송, 택시 운송업, 그리고 심지어는 영화산업까지를 포함하는, “스베르방크”, “틴코프방크”(Tinkoff-Bank), 공개주식회사 “VTB”의 은행 생태계들이 있다.

그러나 금융자본은 은행 생태계의 질적인 내용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단지 경제의 한 영역, 예를 들면 산업자본이 현대 경제의 상당수를 구성하는 또 다른 영역, 예를 들면 서비스 부문

(55.8%))으로 단순히 대체될 뿐이다.11)

금융과두제의 대변인들이 “고객이 은행 생태계의 중심에 있다”는 슬로건을 제창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에 이미 과도하게 성장한 독점적인 은행 부문은 인간 생활의 모든 측면을 독점화하고 상업화하려 한다. 독점적인 은행 부문은 개인에게, 개인의 창조적 발전이 아니라, 소비를 중심에 놓는 특정한 가치 체계를 주입함으로써, 인간생활에 대한 통제를 추구한다.

러시아 국내의 금융자본의 영향력은 산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융합의 결과는, 금융 및 산업 그룹들, 지주회사들, 그리고 복합기업들(알파 그룹,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조직 등)의 출현이다.

러시아의 은행은 또한 산업 기업들에 대한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은 간접적으로는 대출, 양도, 보증의 체결 그리고 브로커들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기업들에 대한 직접적인 소유를 통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스베르방크”의 경영(소유) 하에 자동차 회사인 “데어바이스”(DerWeis)와 “싸우턴 자동차 그룹”이 존재한다. 그리고 “우랄마쉬자보드”(Uralmashzavod)와 “유나이티드 기계제조공장”은 모두 가즈프롬방크 주식회사의 경영 하에 있다.

 

3) 자본 유출

 

자본수출은 제국주의 국가의 빠뜨릴 수 없는 자산이고, 경제의 독점화와 금융자본의 출현의 논리적인 결과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지표는, 경제의 일정 영역에서 금융적 “잉여”가 발생한다는 것, 즉, 금융자본이 자국의 국경 내에서 “증식을 제한받고”, 그리고 다른 나라의 경제에 다양한 형태로 이 기금을 투자하여, 이로부터 배당금을 받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자본 유출”은 “자본 도피”와 구분되어야 한다. 전자가 자본의 운동의 합법적인 형태(해외직접투자, 국가 대출)를 취한다면, 후자는 비합법적인 형태(조세 회피, 자금 세탁)를 띤다.

제국주의 국가의 이러한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통계로 시선을 돌려보자. 세계은행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해외직접투자 항목에서 31위를 차지했다.

 

[도표: 해외직접투자, 단위는 달러]

[사진]

출처: 세계은행 웹사이트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이 글의 저자에 의해 수집된 지표들12)

타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독점자본의 침투 정도를 나타내는 또 다른 중요한 지표는 공적인 대출의 양이다. 이 지표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미 6위를 차지하고 있다.

 

[ 채권국의 순위, 2019, 단위 10억 달러 ]

 

 

[사진]

출처: 세계은행 웹사이트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본 글의 저자에 의해 수집된 지표들13)

러시아의 투자가 분배되는 지형은 상당히 다양하다.

옛 쏘련을 구성했던 나라들, 시리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중앙아프리카와 기타 국가들.14)15)16) 물론, 전 지구적 금융의 흐름 속에서 그 크기와 비중의 측면에서 보면, 러시아로부터의 자본유출은 많은 제국주의 국가들에 비해 눈에 띨 만큼 열세이다.

 

4) 독점자본들의 팽창

 

자본수출의 객관적인 귀결은 독점자본의 해외로의 팽창이다.

예를 들어, 2019년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에서 초국적 독점자본인 가즈프롬의 몫은 41.1%였다. 가즈프롬과 더불어, 로스네프트, 루코일, 우랄칼리, 노릴스크 니켈과 같은 러시아의 여러 독점자본들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내의 또 다른 독점체로는 50개 국가들에 제품들을 공급하고, 그 서비스 망이 세계 각국에서 500여개 이상의 시설들을 망라하는 농기계 제조업체인 로스첼마쉬(Rostselmash)가 있다. 또한 수확기 농기계 세계시장에서 로스첼마쉬의 몫은 17%에 달한다.

러시아 국내 독점자본의 해외 시장으로의 팽창은 원료 부문과 기계제조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제의 지식 집약적 부문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국제적 독점자본의 지위를 갖고 있는 독점자본들이 있다.

예를 들어, 2020년에 국제 발사체 시장에서 로스코스모스 그룹의 몫은 14%였다. 로사톰(Rosatom) 국영 주식회사는 핵 발전소 건설 발주에 있어 선두를 차지했다. 군산복합체에서 쏘련의 유산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 연방은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무기수출 항목에서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를 차지한다.17)

게다가, 독점자본들의 진정한 팽창이 자원이나 상품 시장을 위한 투쟁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자본의 적용 영역을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후자의 사례들로는 외국의 가스 수송 체계를 완전히 종속시키는 가스프롬의 팽창이 있다. 더구나 후자는 많은 이웃 나라들(벨라루스, 몰도바, 아르메니아, 키르기즈스탄, 그리고 2014년까지는 우크라이나의 경우도 포함하여) 뿐만 아니라 헝가리, 세르비아, 독일, 슬로바키아 등과 같은 나라들에서도 눈에 띠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알로사(ALROSA) 사(社)는 앙골라와 콩고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개발하고 있으며, 레노바 그룹(Renova Group), 루살(Rusal) 그리고 노릴스크 니켈 광산회사(MMC Norilsk Nickel)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가봉, 기니 그리고 나이지리아에서 비철금속 광물들을 채굴하고 있다. 로스네프트(Rosneft)와 루코일(LUKOIL)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콜롬비아에서 지질 탐사와 석유 생산을 수행하고 있다. 로사톰(Rosatom) 국영 주식회사는 벨라루스와 터키, 까자흐스딴, 헝가리 등의 나라들에서 핵 발전소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데에 관여하고 있다. 러시아 철도 회사(Russia Railway)는 북조선에서 철도 인프라의 현대화에 개입하고 있다.

 

5) 국가의 팽창

 

만약 독점자본과 금융자본이 국내 시장에서 아무런 저항에 부딪히지 않고, 국내 경제를 “부패”와 “기생성”으로 던져 넣는다면, 국제적 영역에서 그들은 해외의 적수들과의 경쟁에 부딪히고 있다.

광물자원을 개발하고 민족들을 착취할 권리를 위한 순수한 경쟁은, 무역전쟁으로 발전하면서, 거친 제재 정책과 금융 및 무역 규제에 의해 빛을 잃는다. 자본의 서로 대립되는 이해관계 간에 벌어지는 이러한 투쟁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언제나 전쟁이었다.

노르드-스트림 2를 둘러싼 러시아 연방과 미국의 투쟁이 탄화수소 자원시장을 둘러싼 투쟁으로 간주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위와 같다. 그것은 한편으로 가즈프롬(Gazprom) 독점자본과 다른 한편으로 쉐니에르(Cheniere) 에너지 회사, 킨더 모건(Kinder Morgan) 주식회사 사이에서의 투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러시아 연방의 대(對) 시리아 행동이나, 마두로 정권을 향한 지지는 값싼 석유를 위한 투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끄라이나에서 파시즘에 대항하는 투쟁”은,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시장을 위한, 값싼 노동력을 위한, 유럽연합과 미국과 함께 우끄라이나의 심토(深土 광물을 의미-역자)를 개발할 가능성을 위한 투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로부터 계속하여, 러시아어 사용 인구를 보호하고 파시즘에 반대한다는 구실 하에 러시아 국내의 독점자본들은 “형제의 나라”에서 자신들의 자본에게 지배적인 위치를 되돌려 주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는 2014년까지는 러시아 자본에 대한 주요 수요자였다.

가까운 해외나 먼 해외의 “식민지들”에서 독점자본들과 그들의 지배적 위치의 보호는 러시아군대의 개입의 주된 이유이다. 예컨대, 2014년 이래로 바그네르 용병대(Wagner PMC)는 우끄라이나 동부, 시리아, 리비아에서의 분쟁에 참여했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 말리의 불필요한 지배자들을 축출했다.

2021년 벨라루스 시위 동안에, 러시아는 로스그바르디야(Rosgvardiya, 러시아 국가근위대ㅡ역자 주) 소속 군인들을 파병했다. 2022년 까자흐스딴 1월 시위 동안에 러시아와 상하이 조약 기구의 가맹국들은 제한적으로 부대를 파견했다.

따라서 제국주의 단계에서 국가는 독점자본과 금융과두제의 충복으로 변모했다.

국가는 외교적 압박과 정치적 압박을 구사하며, 해외에서 국내 부르주아지의 공격적이고 사적 소유에 입각한 이해관계들을 조장한다. 국가는 오직 단 한 가지의 목표, 즉 국경을 철폐하고 자신의 경제적 “파트너들”과 “동맹국들”을 자유롭게 착취하기 위해 경제적 동맹과 관세 동맹을 창출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영토를 장악하고, “역사적 정의”를 복원하거나, “제국의 분열된 공국들”을 단결시키는 것은 국가나 인민이 아니다. 사적 자본, 독점자본들이 새로운 자원, 자신들의 상품을 위한 새로운 시장,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의 새로운 노예들을 누군가의 손을 빌려, 보통의 노동자의 손을 빌려 장악한다.

러시아 제국주의 문제와 그 본질, 기원에 대한 일부 “좌익”들의 입장은 특별한 주의를 끌만 하다.

그 중에서도, M. 포포프 교수가 이끄는 “러시아 노동당”의 이론가들은 러시아 연방이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견해에 절대적으로 충실하다.

우리는 일찍이 특별 기고문에서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한 포포프의 부정에 대해 비평한 적이 있었다;18) 여기에서 우리는 포포프에 대한 비판의 요체들을 다시 한 번 반복하고자 한다.

포포프 등이 전면에 내세우는 핵심 주장은 아래의 테제들과 같다:

 

러시아에서 독점자본은 강요된 조치이다;

러시아에는 은행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고리대금업을 전담하는 행정기관”만이 있다;

은행이 없다면, 금융자본도 없다.

 

2019년 당시 포포프의 견해에 대한 우리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M. 포포프와 휘하의 이론가들은 스스로의 무지를 계속해서 고집하고 있다.19)

우끄라이나 노동자계급에게 보낸 우쭐하는 영상 담화에서 M. 포포프는 특별군사작전에 대해 논평할 때 그 자신이 가장 애용하는, 보강된 주장인 “강제된 조치”론을 구사했다.20) 이러한 “좌익” 운동의 또 다른 대변자인 꼬뜨란(I. Kotran)의 글인, “탈나치화 작전, 레닌과 좌익의 입장”은 “러시아 연방은 제국주의 열강이 아니다”라는 귀에 지겹도록 들은 입장을 반복한다.21)

이러한 수정주의적이고 배신적인 입장이 바로 우끄라이나에서의 특별작전에 대한 포포프와 그 일당의 입장이었다.

이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파시즘에 대항하는 반파시스트 국가”이자, “러시아를 공격하기 위한 전초기지들(예를 들면 우끄라이나)과 싸우는”22) 나라이다.

미 제국주의의 정책에 대한 포포프의 비판은 카우츠키를 비판했던 멘셰비키인 포스펠로프(A. Pospelov)의 견해와 유사하다. 이 문제에서 포포프는 과거의 배교자처럼 “맑스주의자 아니라 러시아 국수주의자로서” 말하며, “현대의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는 조국 방위와 양립할 수 있다”23)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레닌은 100년도 더 이전에 이와 같은 입장에 대한 계급적 원인을 거론하며 이렇게 논했다:

 

“사회적 국수주의자들은 우리의 계급적 적들이자, 노동자계급 운동 내부에 존재하는 부르주아들이다. 그들은 부르주아지에 의해 객관적으로 매수되고(최상의 임금과 영예로운 지위 등), 자국의 부르주아지가 작고 약한 민족들을 약탈하고 교살하는 것을 돕고, 자본주의적 약탈품의 분배를 놓고 싸우는 것을 돕는, 노동자들의 계층, 그룹, 층위를 대표한다.”24)

 

 

IV. 결론

 

러시아는 제국주의 국가이다.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단계≫에서 V.I. 레닌에 의해 정식화된 제국주의 국가의 지표들은 실제 현실과 정확하게 부합한다.

물론, 제국주의 그 자체는 100년 동안 변화했다. 자본수출의 새로운 형태가 출현했고, 금융자본 자체의 새로운 형태들이 나타났고, 식민지 체제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그 본질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제국주의의 본질은 금융자본과 독점자본의 시대가 모든 곳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안정이 아니라 압제와 파멸 그리고 빈곤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극단적 형태는 전쟁이며, 그 과정에서 금융과두제는 영토의 합병을 추구하고, 그럼으로써, 민족적 독립과 자립을 의문시하게 한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이러한 전쟁이 언제나 평범한 인민들, 평범한 노동자들에 의해 수행된다는 사실에 있다. 마찬가지로, 군사적 억압과 빈곤도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전가된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이끌리는 노동자들이 노동자들을 파괴한다. 그러나 이러한 승리의 과실은 언제나 독점자본가들과 금융과두제의 손아귀로 귀결된다.

동시에 인민의 빈곤의 증가, 정치 영역에서 반동의 증가, 모든 자유의 제한은 사회생활에서 증대하는 모순의 증거이다.

사회발전의 변증법은, 발전이 언제나 모순들의 투쟁을 통해 출현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러시아 제국의 제국주의에 의해 산출되는 모순들을 통해 1917년 10월에 노동자의 국가가 탄생했다. 이 점이 바로 국가의 제국주의적 정책의 결과를 논하며, 이오씨프 쓰딸린이 그 자신의 저작인 “제국주의의 병기고”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 이유이다:

“가면을 쓴 개입이라는 제국주의적 정책의 불가피한 결과는 “작은” 민족들을 혁명의 영역으로 던져 넣고, 사회주의적 기반을 확장할 것이라는 점이다.”25)

그렇기 때문에, 제국주의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의 전환기에 사용된 역사적 자취와 논쟁적인 상투적 문구가 아니다. 제국주의는 현대의 프롤레타리아트가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역사발전의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조만간에, 전 세계의 노동자들은 세계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으로 다시 일어설 것이며, 밝은 미래를 위한 투쟁으로 다시 일어설 것이다.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모든 노동자들은 다음의 사항들을 필요로 한다:

 

1. 맑스주의 이론을 학습하고, 맑스-레닌주의의 가르침을 공적 생활의 새로운 현실과 관련하여 창조적으로 일반화할 것.

2. 좌익운동에서 모든 종류의 기회주의와 수정주의에 맞서 투쟁할 것.

3. 민주집중제의 원칙과 엄격한 규율 위에서 공동의 사업을 조직할 것.

 

모든 노동자는, 제국주의의 강화, 제국주의의 번성과 그들의 세계 전역에서의 행진이, 무엇보다도 프롤레타리아트의 투쟁의 성장과 종국적 승리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아야 한다. 노사과연


1) V.I. 레닌,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

 

2) 조지프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민주주의≫(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

 

3)https://platfor.ma/magazine/text-sq/experience/5341316bf1e9e/

 

4) https://polit.ru/article/2011/12/20/Beauvois/

 

5) V.I. 레닌,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

 

6) 러시아 연방 대통령 포고(2021. 07. 02) N 400, “러시아 연방의 국가안보전략”

 

7) https://www.retail.ru/news/fas-proverit-magnit-na-nalichie-kartelnogo-sgovora-s-drugimi-torgovymi-setyami-26-maya-2020-194567/

 

8) http://cbr.ru/StaticHtml/File/41186/20180607_report.pdf

 

9) 이오시프 쓰딸린, “레닌주의의 기초”

 

10) https://new-retail.ru/novosti/retail/o_key_i_ashan_otkazalis_ot_ogranicheniya_natsenki_na_sakhar6472/

 

11) https://ru.theglobaleconomy.com/rankings/share_of_services/

 

12) https://gtmarket.ru/ratings/foreign?direct-investment-index

 

13) https://gtmarket.ru/ratings/foreign?direct-investment-index

 

14) https://www.kommersant.ru/doc/4134272

 

15) https://rosatom.ru/production/design/stroyashchiesya-aes/

 

16) https://www.kommersant.ru/doc/3861747

 

17)https://www.sipri.org/

 

18) Ponaiotov P. “한 부르주아 교수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https://politsturm.com/k-kritike-burzhuaznogo-professora-ch-1/#_edn7

 

19) 이렇게 못 본 체하는 점에 대해서는 “Mouth Front”에서 다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면, Osin R. M.V.의 기사: 포포프와 “러시아의 노동자당”: 맑스주의인가 수정주의인가?

 

20) https://www.rotfront.su/m-v-popov-i-rabochaya-partiya-rossii-ma/?tg_rhash=7633dab0a8a8ad

 

21) 포포프는 우끄라이나 노동자계급에게 호소한다 … 17:50-18:03. https://www.youtube.com/watch?v=6-y1xyQ6b6k

 

22) Kontran I. 탈나치화 작전, 레닌과 “좌익”의 입장. http://www.r-p-w.ru/operacziya-po-denaczifikaczii.-poziczii-lenina-i-%C2%ABlevyix%C2%BB.html

 

23) V. I. 레닌, “사회적 국수주의자의 궤변”(The Social-Chauvinists’ Sophisms)

 

24) V. I. 레닌, “우리 혁명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과제들”(The Tasks of the Proletariat in Our Revolution)

 

25) J. 쓰딸린, “제국주의의 병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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