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날마다 짓밟히는 세상에서 가장 아픈 곳

 

은영지 | 회원

 

* 이 글은, 지난 10월 20일(목)에 있었던, 작년부터 이어진 통산 195번째 ‘불법사드 병참기지 공사와 육상통행로 확보 군경작전 저지 투쟁’ 현장을 담은 것이다.

 

 

 

소성리 마을길을 경유하여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육상통행로 활용을 일상화하고 사드기지를 완성하라는 미국의 강경한 요구와 문재인 정권의 책략에 의해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 소성리는 매일 새벽 군경작전이 벌어졌고 내일 200번째 침탈을 앞두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박근혜가 성주에 사드 들여오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6~7년 내내 소성리 주민들은 미군과 이 땅의 군인 경찰들에게 짓밟히고 일상이 파괴되는 고통을 당했으니 200번 침탈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속이 다 썩어 문드러지고 땅을 치고 통곡할 어르신들이지만 한 치의 흐트러짐없이 저항하시며 이 땅의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몸으로 알려 주신다.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고통스런 소성리다. 지난 20일 목요일엔 주민들을 고착시키고 미군 군용차량들 여러 대가 사드기지 안으로 진입했다. 그보다 2주 전 야밤엔 업그레이드 된 사드 장비가 들어왔다.

폭력적이고 막가파식의 주민통제와 경찰이 상주하는 꼴을 보는 것도 못 견딜 일인데 미군 군용 차량이 뻔뻔스럽게 지나가는 장면을 지켜봐야 하는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착잡했다.

이날 새벽 6시 평화행동에서 김천대책위 박석민 자문위원의 발언이 주민의 아픔을 잘 대변하고 있었다

 

“얼마 전 제가 못 박을 일이 있어서 망치질하다가 망치로 왼손 엄지손가락을 때렸어요. 얼마나 아픈지 좀 살살 때릴 걸 왜 세게 때렸을까 후회했어요. 이렇게 손가락 한 번 쳐도 눈물이 핑돌 정도로 아픈데… 대한민국의 가장 아픈 곳은 소성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민주노총 일할 때 집에서 저녁을 먹은 적이 거의 없어요. 주말에도 회의 준비한다고 나가고 그랬죠. 이제 그만두고 김천 내려와서는 아내와 하루 세 끼를 같이 먹어요. 결혼하고 처음이고, 2년 됐어요. 저녁 먹을 때는 주로 뉴스하기 전이라 ‘생생 정보통’을 봐요. 대한민국 사람이 제일 많이 본다고 그러더라고요. 지난 주 수요일엔 대전에서 50년째 만두를 만드는 할머니가 나왔어요. 82세 되셨는데 스무 살에 결혼해서 30대에 남편이 큰 병에 걸려, 아이들 네 명을 혼자 키웠던 이런 얘기를… 만두 빚는 그 모습이나 뭐 슬픈 얘기는 아니었어요. 고생한 얘기인데 그걸 보면서 제가 찔끔거리며 울었어요. 그랬더니 아내가 ‘세상에 생생 정보통 보다가 울어?’ 해요.

 

소성리 생각이 난 거예요. 80, 90을 바라보는 우리 어머니들이 단순히 소성리의 빼앗긴 일상, 빼앗긴 삶을 되찾는 걸 뛰어넘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싸우는 모습이 생각이 나서였죠. 근데 우리뿐이겠어요? 이 땅의 많은 노동자 민중들이 정말 열심히 살잖아요. 50년 동안 만두 빚으며 누구 한 명한테 불평하지 않고 그 삶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요. 세탁소 50년 한 사람도 남의 옷 열심히 빨아주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면서 평생 그렇게 살아요.

그렇게 모두 열심히 사는데 나라 꼬라지는 정말 이상해.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 평화는 크고 무거운데 나라꼴은…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운영하는 놈들이 노동자들의 아픔, 민중의 아픔, 이런 걸 알까요? 윤석열 마누라 김건희는 현금 자산이 50억, 70억 이래요. 그렇게 가진 놈들은 아픈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중심인 사회이고 돈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돈 버는 비결이 딱 두 가지래요. 하나는 로또 맞고 또 하나는 노동자를 얼마나 잘 착취하고 사기를 잘 치냐 하는 건데, 그래서 그들은 결코 노동자 민중의 삶을 돌보지 않아요. 그 아픔이 어떤 건지 몰라요. 돌봄은 국가의 중요 정책이라고 했는데 내년 돌봄 예산 싹뚝 잘랐어요. 보건복지부가 10월 5일에 발표한 내년 예산을 보니까 경로당 비용도 삭감했어. 양곡비와 난방비를 삭감한 이유가 뭐예요? 예산을 배정했는데 다 안 썼다는 거예요.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경로당에 모일 수가 없었잖아요. 당연히 예산을 덜 쓰지. 경로당에 모여서 불도 안 때, 밥도 안 해먹으니 당연히 예산을 덜 썼을 거 아니에요. 그게 줄었기 때문에 내년 예산을 삭감한다는 거, 말이 돼요? 안 돼요? (안돼요.)

다 이상한 새끼들이야. 여기서 이종희 위원장 같으면 씨발놈들 이러고 나갔어. (다들 폭소를 터뜨렸다.)

 

이번에 파리바케트 spc에서 노동자가 처참하게 죽었어요. 그런데 사고 처리도 안 된 곳에서 일을 시켜요. 얘네들 관심은 오로지 어떻게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서 돈을 더 많이 버나 이거 이외에는 없어요. 이게 옛날엔 삼립빵이었어요. 제가 80년대 중반 구로지역에서 노동운동할 때 삼립빵이 구로동에 있었어요. 그때 가장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근로조건이 안 좋았던 사업장이 삼립빵이었어요. 그게 벌써 몇 년입니까? 40년이 다 돼가는데 하나도 안 바뀐 거예요.

아침에 출근해서 집에 돌아가는 게 우리의 일상적인 삶이에요. 하루 8시간, 10시간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자기의 노동을 통해서 가족들과 먹고 사는 게 민중과 노동자들의 삶이야. 그런데 저녁에 집에 못 가는 노동자들이 생겨요.(ㅠㅠ) 어제도 대우조선 해양에서 지게차에 노동자 한 명이 깔려 죽었는데 그냥 단신으로 나와요. 중요사건도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ㅠㅠ)

 

소성리에서 우리가 사드 안 된다고 7년 동안 힘들게 싸우는 이 삶을 국가 권력이 알아요? (아니요.) 오히려 이걸 짓밟고, 이 마을길로 다니겠다는 미군의 요구에 굴복해서 사드 기지를 완성하고, 안정화시키고, 미국의 군사전력을 도우며 충성하는 게 이놈의 집단이에요. 소성리 할머니들의 아픔을 알아요? 무시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지키는 거 아니겠어요?

북이 미사일을 쏘잖아요. 정부가 주장하는 게 뭐예요? 전술핵을 배치한다, 검토한다, 요청한다, 이런 얘기를 해요. 핵은 1945년에 개발됐어요. 미국이 제일 먼저 개발하고 난 다음에 그 핵을 개발했던 최고 책임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한 얘기가 있어요.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나는 지구의 파괴자가 되었다.’ 이런 반성을 하고 나중에 반핵 운동을 했어요.

핵개발에 결합한 아인슈타인도 ‘우리는 모두 개가 되었다.’ 라고 얘기를 했다고 해요. 아인슈타인이 한 말 맞아요?(확인 불가) 개는 개를 물어죽이지 않아요. 사람만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가지고 세계를 평정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하려고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거예요. 개에게 비유하니 개들이 화내겠네. 개만도 못한~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지 않나요?”

“맞아요.”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핵을 전략핵과 전술핵으로 나눈다고 하는데 ‘전략핵은 워낙 위력이 강하니까 쓸 수 없는 무기이고, 전술핵은 위력이 약하니까 쓸 수 있다’고 오해를 해요.

핵은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예~ 전략핵이든 전술핵이든 안 돼요. 20kt 미만의 전술핵은 괜찮고 그것 이상의 핵은 안 된다는 이런 논리로 핵의 위험성을 간과하거나 낮추면 안 되잖아요. 근데 그놈의 전술핵을 배치해서 북에 똑같이 대응한다고 하는 이런 발상을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이라고 하는 자가 헌법에 손을 얹고 선서했던, 이 땅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하는 이걸 다 무시하는 거야. 노동자 민중의 평화의지를 깨뜨리고 있어요.

게다가 난데없이 종북 좌파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 대상이 누구예요? 엉망이에요. 그들에게 나라의 운명을, 이 땅의 평화를 맡길 수 없다는 거 우리가 잘 알죠. 까짓거 4년 4개월밖에 안 남았네요. 이 기간 동안 윤석열에게 크게 기대할 바 없는 거 다 알고 있고 앞으로 그 기간 동안 싸우며 소성리의 일상을 되찾고 철조망 치우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하는 이 길에 소성리 김천이 함께 가자고요.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거 알고 있으니까…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는 필요 없다. 불법 사드 철거하라. 사드 가고 평화오라.”

 

늘 들어도 감동과 전율이 이는 박 위원의 발언이었다.

 

 

강현욱 교무의 발언이 이어졌다.

 

“사드를 들이지 말라는 얘기는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뭘 할까요? 결국 뻘짓을 하게 되고 그 뻘짓은 자신의 욕심을 표현하게 되어 있습니다. 권력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수가 있죠.

한비자가 쓴, 나라가 멸망하는 41가지 징조라는 글이 있습니다. 미신을 쓰고 귀신을 섬기며 점술을 믿고 제사를 도모하면 망한다. 임금이 소심하고 성급하여 아무 일에나 쉽게 흔들리며 상황에 대한 이해득실을 헤아리지 못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이 없으면 망한다. 천박하여 알기 쉽고 누설되어 감추지 못하고 기밀을 유지하지 못하고 신하들의 말을 옮기면 망한다. 누가 많이 떠오르죠?”

모두 답을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교무의 발언은 계속되었다.

 

“근데 이 모든 것들이 결국 내실 없이 허식을 즐기는 사람이, 일하고 싶다고 청와대를 옮기는 데 400억이면 충분하다고 해놓고 벌써 1조 가까이 들어가게 되는 걸로…(ㅜㅜ) 사실 우리는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죠. 주요 예산들을 전부 다 삭감하고 기후 위기에 관한 예산도 6천억 가까이 삭감됐어요. 그중 예산을 늘린 것은 원전에 관한 예산이에요. 또 검찰청을 또 새로 짓는다고 하죠? (중략)

국민국가의 근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옛날에는 왕이 허식을 즐기면 국가가 멸망하는 징조가 됐지만 지금은 대통령이 허식을 즐기면 국민들이 약간 힘들지만 국가가 멸망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우리 공동체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나라 공동체가 힘들어질 때 가장 먼저 자신의 삶이 무너지는 것은 결국 더 가장 힘들게 살아왔던 우리 기층 민중입니다. 대통령이 허식을 즐기며 나라를 힘들게 할 때 사람들의 삶이 망가지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야 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여력이 있으면 내 옆에 있는 사람도 지켜주면서 함께 힘든 시간을 견뎌냅시다.”

 

강교무의 긴 울림을 던지는 주문이었다. 시간은 6시 40분을 향해 흐르고 있었다. 이미 개신교 기도회가 진행할 때는 경찰들이 작전을 펼치려고 다가오고 있어 우리는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백창욱 목사가 “예수께서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는 누가복음 12장 구절을 낭독하고 사드를 뽑도록 힘을 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한 후 설교를 이어나갔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불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다 살라버리는 얼마나 위험한 건지 다 알잖아요. 예수께서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했습니다.

평화가 좋잖아요. 하나 되는 게 좋잖아요. 원만한 게 좋잖아요. 그런데 예수께서는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하면서 분열의 양상을 말하는데 ‘한 집안에서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질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갈라서고 엄마와 딸이 갈라서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갈라설 것’이라고 해요.

아버지와 아이가 갈라서면 안 되잖아요. 어머니와 딸이 갈라서면 안 되잖아요.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계속 맞서서 갈라서면 안 돼요. 그 집은 콩가루가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럴 거라고 얘기를 해요. 글쎄요, 예수께서 시대부적응자입니까? 말씀드릴게요. 여러분 그 평화가 거짓된 평화면 어떻게 해요? 그 평화가 일방적인 평화면 어떻게 해요? 그 평화가 모순으로 가득 찬 평화면 어떻게 합니까? 불 싸질러야죠. 예~ 그런 평화는 당연히 깨뜨려야죠.

1세기에 로마가 세계를 지배했잖아요. 팍스 로마나라고 하잖아요. 그 로마에게 철저히 정복당한 한 민족의 왕이 로마의 평화를 ‘모든 것을 짓밟아버리고 오로지 자기만 독식하는 평화라고 하면서 처절하게 그 로마의 평화를 규탄하는 말을 해요. 혼자만 독점하고 혼자만 좋은 그런 평화는 있으면 돼요? 안 돼요? (안 됩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독점 세력의 평화만 유지되도록 가만히 있으면 돼요? 안 돼요? (안됩니다.) 예~

그런 평화는 불을 질러야죠. 그래서 그 더러운 위선, 가식, 모순을 다 태워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불에는 정화의 기운이 있다고 하잖아요. 불은 새롭게 하고, 타버리면 새로 짓잖아요. 맞죠? (예)

 

한미 관계, 이게 어떤 평화입니까? 우리가 떠받들어야 하는 평화입니까? (아뇨) 당장 불을 싸질러야 하는 평화죠? (네) 당장 깨뜨려야 하는 평화 아닙니까? (맞아요.) 예수의 말씀이 얼마나 타당합니까? 나는 평화를 주러 온 게 아니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지금 우리한테 얼마나 딱 맞아요. 우리는 지금 미국을 막 떠받들고 추동해야 합니까? 대들어야 합니까?”

 

“대들어야 합니다. 쪼까내야(쫓아내야) 합니다.”

다들 동의하며 하는 대답 속에서 어머니들의 단호한 말씀도 들렸다. 목사의 발언은 계속되었다.

“어저께 뉴스타파 보도 보셨죠? 방위비 분담금 그걸 이 새끼들이 꼬박꼬박 받아 챙기잖아요. 조폭 대장이 똘마니들한테 상납받아 챙기듯 그냥 쟁여두었는데 이놈들이 그 미집행한 돈으로 21년에 여기 캠피 캐럴 포스 사드 기지에 1800만 달러(280억원)를 썼대요. 그걸 어디에 썼냐 했더니 무슨 전력 시설을 보강하고 구축하는 데 썼다는 거예요.”

 

소성리 사드기지가 캠프 캐럴 포스라는 말도 처음 들었다. 또다시 분노가 확 치밀었다. 청정한 소성리에 오염된 미제 군사지명이라니… 목사님의 발언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이 말이 모순인 게 롯데골프장이 있던 여기를 사드 기지로 정한 이유가 기반시설이 잘 돼 있어서 낙점이 됐다고 들었어요. 이미 전기 시설이 다 돼 있어서 배치됐다고 해놓고 새로 또 전력을 보급하는 비상발전망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걸 더 한다고 말하는 것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그냥 두루뭉술하게 넘어가 버립니다. 못된 놈들!!

여러분!! 문제는 국방부가 이렇게 한국에서 행하는 처사에 대해서 제대로 말을 할까요? 안 할까요? (안 합니다.) 예~ 그냥 거짓된 평화 속에서 미군이 우리나라를 지켜주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는 우상의 믿음으로 고분고분하잖아요. 세계 군사력 6위라면서요. 이 새끼가 세계 군사력 6위라면서 어떻게 미국 바짓가랑이 붙잡고 그렇게 절절매냔 말이에요. 말이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그렇기 때문에 나라가 안 하고, 권력이 안 하는 일을 우리라도 해야 합니다.”

 

오늘 평화행동에서 발언자의 화법이 돼요? 안 돼요? 라는 질문이 많았고 듣는 우리는 “안 돼요”라고 대답하느라 바빴다. 죽이 척척 맞았다. 상당수 지킴이들은 이미 끌려나와 목사님의 주옥같은 설교를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또다시 가슴에서 불덩이가 터져나올 듯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우리는 70년 동안 한 번도 또 다른 세상을 살아보지 못했잖아요. 진짜 독립 국가를 살아보지 못했잖아요. 진짜 주권 국가를 살아보지 못했잖아요. 진짜 나라다운 나라에서 살려면 그런 몸서리치는 분열과 불을 던지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드가 기회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극심한 고통, 말할 수없는 불편과 괴로움을 주지만 굴절된, 왜곡된 오랜 세월을 타파하고 사드와 미군 없는 세상을 향해 이 대오를 가지고 끝까지 갑시다. 우리는 갈라지면 안 됩니다.”

 

그 사이에 경찰들은 기도회 테이블과 성경책, 십자가를 다 치워버리고 기도회를 주관하는 목사님조차 길옆으로 밀어내고 고착시켰다.

“우리가 옳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사드는 침략이다. 우리가 주인이다. 사드 뽑고 미국 몰아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싸운다.

한국 정부는 매국 행위 중단하라.

야~ 이놈들아!! 그만해라. 야~ 이놈들아!! 돌아가라.”

 

박수규 대변인의 구호에 모두들 쉴새없이 따라 외쳤다. 오늘은 평소보다 경찰들이 더 거칠었고 주민과 말다툼을 하거나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는데 알고 보니 미군과 미군용차량들을 차질없이 들여보내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군용 차량을 보니 탱크나 궤도차량이 연상되었고, 미선이 효순이의 비극이 떠올라 분노와 두려움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리는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이 개새끼들아~ 라는 욕이 절로 나왔다.

 

금연 어머니, 백광순 어머니와 임순분 부녀회장이 다시 경찰의 저지를 뚫고 길 위에 앉아 항의시위를 반복하며 사드와 미군 빼라는 구호를 반복했다. 이른 아침이라 무척 추웠다. 손과 발이 시리고 저렸다. 소성리는 겨울로 접어든 지 꽤 되었다. 아니 사드와 미군이 짓밟고 있는 소성리는 늘 겨울이었다. 80 넘은 어머니들의 건강이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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