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소성리 소식] 통선대의 함성으로 소성리는 해방구였다

 

은영지 | 회원

 

* 이 글은, 지난 8월 9일(화) 있었던, 작년부터 이어진 통산 155번째 ‘불법사드 병참기지 공사와 육상통행로 저지 투쟁’ 현장을 담은 것이다.

 

 

 

오늘 아침 소성리는 해방구였다. 민주노총 통일선봉대(이하 통선대)와 대학생 통일선봉대 300여 명이 휴가를 맞아 연대를 와서 소성리는 평화와 자주를 열망하는 젊은 목소리로 가득찼고 활기 넘쳤다. ‘국가보안법철폐긴급행동’ 송무호 대표도 먼 걸음을 해주셨고, 평통사 활동가들과 원불교 교도들도 그 함성에 힘을 보탰다.

 

세계 패권 놀음에 제정신이 아닌 미국과 미국의 마름 노릇하는 윤석열 정권이 한미연합 전쟁연습으로 이성을 잃어가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과 무척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런 날이 얼마만인가 싶어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왔다. 소성리 투쟁의 영웅인 할매들도 얼마나 상기되고 흐뭇해 하시는지, 그 기쁨을 오래오래 누릴 수 있도록 이 순간이 길게 이어졌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성주대책위 이석주 공동위원장과 김천대책위 이동욱 공동위원장, 임순분 부녀회장이 두 팔 벌려 통선대와 연대자들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했다. 임순분 부녀회장님의 발언을 간단히 적는다.

 

“6년 전 사드가 소성리에 불법적으로 일방적으로 들어왔습니다. 6년이 지났다고 불법적인 사드가 합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주민들은 결코 용인하지 않고, 끝까지 이곳을 지키며 투쟁할 것입니다. 여러분들 소성리 주민들과 함께 하실 거죠? (네) 저희가 여러분 믿고 이곳에서 계속 투쟁해도 되겠습니까? (네) 이곳에서 사드가 뽑혀져 나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고 있겠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임 회장의 주문이고 연대자들의 대답이었지만, 6~7년간 겪은 서러움과 억울함이 밀려와 눈물이 났다. 원불교 기도회 후, 전국민중행동 한경준 조직국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통선대 집회로 이어졌고, 민주노총 중앙통일선봉대 함재규 대장이 발언을 했다.

 

“먼저 정중하게 경찰 여러분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이 땅의 민중은 경찰 편인데, 우리를 적으로 돌리지 마십시오. 일제강점기의 노덕술이 되려 하지 마십시오. 민중의 편에 국민의 편에 서야만 당신들이 살 수 있습니다. 외세를 배척하십시오. 소성리와 주민을 보호해 주십시오.

 

 

있는 그대로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6년 전부터 우리 소성리 주민의 삶은 새벽 농사가 사드배치 반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누가 왜 무슨 목적으로 이 불법적인 무기를 들여놓는단 말입니까? 사드를 들여놓으려고 그렇게 애쓰는 미국은 대한민국을 식민지로 유인하는 것이고 그 사드 배치를 용인하는 대한민국 정부야말로 미국의 식민지 정부임을 자임하는 겁니다.

 

이곳 소성리가 대한민국 최전방입니까?

그런데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최전방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넘어 세계 평화를 깨뜨리는 최전방이 되었습니다. 이 나라에 도대체 법과 원칙은 있습니까? (중략)

국민을 탄압하고 불법적으로 넣은 사드는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겁니까?

 

우리는 용산 미군기지를 보았고 군산 미군기지를 보았습니다. 치욕스러운 역사,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를 넘어 이제 미제국주의가 점령군으로 들어온 이 땅에 더 이상 1cm의 땅도 허용할 수 없습니다. 허용하면 안 됩니다.

오늘 우리가 사드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암흑 속에 빠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특권과 이익을 위해서, 그들이 먹고 사는 전쟁 무기를 위해서 우리가 그렇게 복무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죠? (네)

 

우리가 이것을 용인한다면 전쟁 책동에 동의하는 것이 됩니다. 이것을 용인하는 대한민국 정부야말로 민족 배반 행위를 하는 것이고 국민을 배반하는 것입니다. 사드 뽑고 평화가 올 때까지 버티고 또 버티어 한반도의 민중이 승리했음을 기필코 알려냅시다. 저들이 만들어 놓은 위장된 평화가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통일이야말로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순천에서 사회와 역사를 가르치는 신선식 교사가 교육노동자 대표로 발언을 했다.

 

“어제 부산 서면시장이라는 곳을 갔어요. 서면시장에 노조가 생겼는데, 조합원이 딱 두 명이더라고요. 그런데 사무를 보는 우리 여성 노동자들에게 번영회 회장이라는 분이 밤 11시, 12시에도 전화를 한대요. 다른 일반 직장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인권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잖아요. 퇴근해야 하는 시간에 그분들이 올라와서 사무실에서 술을 마신답니다. 그 직원은 치우고 가야 되니까 퇴근을 못하죠. 어떻게 보면 그건 부산 서면시장 번영회의 일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가 모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희 교육노동자들이 4박 5일동안 전국의 투쟁 현장을 방문하려고 조사해 봤더니 31곳이더라고요. 4박 5일 일정으로는 도저히 다 소화를 못해서 부득이하게 그 중 일부만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어요.

 

우리 모두 민주주의 사회에서 평화롭게 사는 게 원칙이잖아요. 그런데 평화를 거부하는 세력들이 있어요. 직장에서는 상사들과 자본가들이 갑질을 해서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있어서 평화롭게 살지 못하고, 성주엔 불법사드를 배치해놔서 주민들과 한반도 평화를 열망하는 세력들이 평화로운 삶을 영유할 수가 없습니다. (중략)

 

전쟁 없는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려면 사드가 물러가고 한반도에 있는 미국 레이더 기지들과 미군이 철수돼야 합니다. 거기에 우리 노동자들도, 소성리 주민들도, 학생들도, 교사들도 전부 같은 뜻을 두고 있습니다. 그 길에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6.15 남측위원회의 대학생분과 통일선봉대 장유진 대장이 발언을 이어나갔다.

 

“저희 대학생들이 성주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연대하러 올 때마다 주민분들과 연대자들께 정말 많이 배웁니다. 미군의 행태를 보면서 미군 따위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우리가 왜 이들을 계속 막아내고 자주를 찾아야 하는지, 절실히 깨닫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번 경찰들에게 끌려나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번 미군이 발 뻗고 이곳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주민분들은 매일매일 이곳에서 승리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자주’를 향해 아직 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주민분들과 여기 함께 와 있는 많은 분들의 하루하루의 투쟁이 ‘자주’라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의 자주적인 삶과 평화, 투쟁을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싸우고 살면 되겠구나 늘 가르침을 받고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배우고 계속해서 함께 하겠습니다. 투쟁!!”

 

“주민들이 매일 자주라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그래서 승리하고 있다”는 멋진 발언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그 존재만으로도 에너지가 되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학생들이었다.

 

 

곳곳에서 진행되는 여러 단체의 통선대를 하나로 묶어 세우고 힘을 결집시키는 곳이 전국민중행동이다. 전국민중행동 김재하 통선대장의 연대발언도 깊이 와 닿았다. 그는 자주 소성리에 건너와 낯이 익은 동지다. 지난 주 목요일 전여농 통일선봉대와 소성리를 찾았고 오늘 또 통선대를 이끌고 왔다.

 

“미군들이 이 땅에 들어온 지 70년이 넘었습니다.

그 70년 동안, 제주도에서 저 휴전선까지 미국 놈들이 마음만 먹으면 미군기지 만들고 미사일 기지 만들고 핵잠수함 들어오는 부두 만들고 마음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70여 년 동안, 이 땅의 통일과 평화를 원하는 민중들은 쉼없이 투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성리 사드투쟁이 6년 전 시작된 후 지금까지, 소성리 어머니들은 이렇게 끈질기게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투쟁의 전선을 지켜주셨어요. 이게 지켜지지 않고 이러한 투쟁이 없었다면 아마 통선대 동지 여러분들도 여기에 올 일도 없었을 겁니다. 그럼 70여년 전부터 이 땅을 지배해 왔던 미 제국주의 세력과 미군들이 이렇게 몰고 들어와도 ‘우리 민족은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라는 패배감에 젖었을 겁니다. 반미와 평화를 위해서 이렇게 투쟁을 해서 우리 전체의 힘을 모아주고 한편으로 우리가 계속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그런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준 소성리 어머님들께 우리 모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동지 여러분! 이땅에서 전쟁과 분단의 최전선은 휴전선이 아니라 바로 이 소성리입니다. 그래서 전국민중행동은 올 하반기 ‘착취와 비정규직을 없애는 민생투쟁’ 그리고 ‘민주주의를 복원시키기 위해 윤석열 정권의 역주행을 막아내는 투쟁’, 그것과 함께 이 땅의 주권을 지키고 평화를 지키는 투쟁 중 가장 중요한 투쟁을 ‘소성리 투쟁’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통선대 형제 여러분들, 오늘 이 시간뿐만 아니라 9월 10월 올해 내내 이 소성리 투쟁과 관련해서 전국민중행동이 연대하고 함께하는 투쟁의 결정이 내려지면, 여러분들 현장에서 지역에서 그리고 이 자리에서 함께해 주십시오. 그럴 수 있죠?”

“네~” 하고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발언은 계속되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8월처럼 산다’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미군이 들어와 있는 분단된 이 나라는 8월만 8월이 아닙니다. 8월만 자주와 통일을 이야기하는 날이 아닙니다. 1년 열두 달이 8월입니다. 미군기지 있는 곳만 미군에게 유린당하는 게 아닙니다. 삼천리 금수강산이 미군에 의해서 유린당하고 파괴당하고 있습니다.

 

1년 열두 달 자주와 평화를 노래합시다. 비록 소성리와 멀리 떨어져 자주 오기 힘들다 하더라도 이 통일선봉대가 끝나더라도 소성리에 있는 우리 어머님과 마음을 같이 합시다. 자주와 평화를 원하는 우리 모두는 동지입니다. 그리하여 마음의 손을 잡고 투쟁의 손을 잡고, 소성리 사드를 뽑을 때까지 힘차게 나아갑시다. 그 길에 전국민중행동이 끝까지 앞장서겠습니다.”

 

사실 통선대가 대거 온다는 소식을 들은 군인과 경찰들은 이미 전날인 월요일에 수상한 차량들을 불법사드기지로 다 올려보냈다. 화요일인 오늘은 물차와 출근차량 몇 대 뿐이었다. 이렇게 날마다 주민들 뒤통수치는 행동을 밥 먹듯이 하는 못된 대한민국의 군경이었다. 통선대를 포함, 400명이 집결한 평화행동에 1,000명이 넘는 경찰들이 위협적인 몸짓으로 소성리를 짓밟고 다니는 게 인간이 할 짓인가.

 

경찰들이 무슨 짓을 해도 주민과 연대자들은 사드반대와 자주와 평화를 달마산이 떠나갈 듯 외치며 활기넘치는 집회를 했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도 통선대별로 모여 구호를 외치고 노래하고 율동을 하며 연대자들은 평화행동을 계속했는데 얼마나 신명나는지 구경하는 주민도 덩달아 신이 났다. 매일 이랬으면 좋겠다. 늘 사드와 못된 군인, 경찰 패거리 때문에 신음하는 소성리와 달마산이지만, 오늘만은 세상 부러울 게 없는 해방구였다.

 

사드 뽑고 미군 뽑자!!

소성리에 평화를!!

사드 완전 배치를 위한 꼼수

일반환경영향평가 결사반대!!!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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