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소성리 소식] 경찰집단, 진정성 보이려면 소성리 침탈 중단하고 정권에 저항하라

 

은영지 | 회원

 

* 이 글은, 지난 7월 26일(화) 있었던, 작년부터 이어진 통산 149번째 ‘불법사드 병참기지 공사와 육상통행로 저지 투쟁’ 현장을 담은 것이다.

 

 

작년 5월부터 시작하여 오늘 149번째 군경 침탈을 당했다. 세계 패권놀음하는 미국의 수족노릇하며 사드기지를 완성한다고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 정권, 군인, 경찰은 소성리를 짓밟아 왔다. 잠 잘 권리마저 빼앗긴 주민과 평화지킴이들은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일상을 유린당한 채 분노와 한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1주일에 3~5회씩 작전을 펼친 지 햇수로 2년이지만 날짜로 계산하면 1년 남짓 흐른 시간에 불과하다. 그 짧은 시간에 무려 149번 침탈을 당하고 끌려나오고 갖은 협박을 당해왔다. 우리의 고귀한 평화의지를 묵살한 채 변함없이 저들은 사드기지로 장비를 몰아넣거나 개보수 공사를 했다.

우리가 어떤 숭고한 말을 외쳐도 저들은 사드기지에 장비를 통과시켰다. 우리가 하는 일이라곤 오로지 화내고 안타까워하는 것 뿐이었다. 우리 민중들이 애가 타 죽던 말던 자기들 일정대로 움직이겠다는 오만함을 여지없이 드러낸 윤석열의 군경이었다. 피가 마르고 절망이 밀려왔다. 오늘도 물차, 쓰레기차, 대형 중기차량 등 많은 차량이 들어갔다. 주민들이 아침식사를 하는 틈을 타서 도둑고양이처럼 들어갔다.

 

윤석열이 경찰권력을 통제하려고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구시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87년이후 비대해진 권력을 뺏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인 총경회의를 했는데, 이를 두고 쿠데타라는 비난이 오고 가는 등, 정치판은 꼴 사나운 검 ‧ 경 권력쟁탈이라는 아사리판이 되었으며, 민생을 살피는 모습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윤석열의 잘못이 더 크긴 하지만, 그동안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몽둥이로 군림, 권력의 개 노릇을 해온 경찰이, 윤석열에게 핍박받았다고 ‘불의’가 ‘정의’로 바뀌지 않고 ‘악’이 ‘선’이 되진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동안 경찰집단이 한 짓을 생각해 보면 너무도 분명하다. 특히, 소성리 주민들에게 경찰들은 ‘공권력 집행’ 운운하며 7년간 얼마나 갑질을 일삼아 왔는지, 생각만으로도 살이 떨리고 전율이 일어났다. 소성리에서 해온 짓은 일제 때의 친일경찰 후예다운 순사 나으리와 미군 부역자에 불과했다.

오늘 아침 평화행동에서 개신교 기도회를 주관한 백창욱 목사의 말씀이 감동이었다.

 

“내일이 정전협정일 69년 되는 날입니다. 1953년 7월 27일 북한과 중국, 미국이 ‘한국전쟁을 그만하자’는 협정을 맺었습니다. 들어보신 것처럼 거기에 우리나라는 없습니다. 바로 이런 데서 대한민국의 비애가 시작됩니다.

정전협정은 글자 그대로 전쟁을 멈춘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임시 협정입니다. 여러분 혹시 정전협정문 읽어보셨나요? 이게 얇은 소책자 정도의 분량인데, 이 정전협정문 내용이 굉장히 꼼꼼합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3년 동안 각 나라들이 그야말로 생사를 걸고 싸웠으니, 그 협정을 맺는데 조항 하나하나가 얼마나 예민하겠어요. 정전협정 4조 60항을 보면, 우리가 지금 정전협정을 맺는데 이게 끝이 아니고, 3개월 후에 한층 높은 정치회담을 열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 실질적인 논의를 한다는 내용이 있어요.

그러니까 협정 당사자들도 이 정전협정이 과도기적인 임시 협정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거기에 단서를 달았어요. 3개월 후에 높은 정치회담을 해서 이 임시 협정을 항구적인 협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어요. 그러면 그 협정 조항대로 3개월 후에 정치회담이 열렸냐? 안 열렸어요. 지지부진하다가 그 다음 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이 열리긴 열렸어요.

그런데 애초부터 미국은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없어요. 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에도 요즘 쓰는 말로 단 1도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협상 내내 사보타지를 합니다. 그냥 계속 시간 끌고, 핑계 대고, 변명하고, 새로운 얘기가 나올 때마다 본국에 문의해서 확인 받아야 된다며, 계속해서 시간을 끌면서 그 회담을 파탄 내버렸어요. 그러니까 그 당사자들이 아주 진저리를 낸 거예요.

이렇게 해서 회담이 파탄나는데 보통 회담이 파탄나더라도 “좋아 그러면 그 다음 회담은 언제 하자” 라며 회담 날짜를 잡거든요. 그런데 이 정치회담은 다음 회담 날짜도 잡지 못하고 그대로 끝나버려요. 그리고는 69년이 흐른 거예요.

임시 협정인데, 그래서 3개월 후에 한 급 높은 정치회담을 통하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확정지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들이 다 흐지부지 돼버리고, 69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정전협정이 이 나라, 이 반도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뉴스 매체를 보면 미국은 평화를 위해서 뭔가 노력을 하는데 북한이 끊임없이 도발을 한다는 식으로 이렇게 뉴스를 내보내거든요. 여러분 그게 맞습니까? (아니요.) 정말 거짓말입니다. 그 반대가 진실입니다.

당장 최근의 예를 보더라도 북미 회담이 열렸잖아요. 싱가포르에서 회담이 열렸을 때 정말로 북한은 이 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자기네들이 끝없는 생존의 압박에서 해방되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김정은이 가방에 그 문서 내용을 갖고 회담에 들어갔잖아요. 나름대로 단단히 준비를 한 거예요.

트럼프는 어때요? 그냥 털레털레 이 놈은 그냥 제스처만 보여주는 거예요. 그리고 도저히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만 딱 던져놓고, 받을테면 받고 말라면 말라는 식으로 나오니 북한이 열을 안 받겠어요? “

 

그때, 성주경찰서 경비과장이 확성기를 들고 기도회 자리 가까이에 와서 빨리 도로 밖으로 나가라 협박을 하며 기도회를 방해했다. “조용하세요. 목사님 이야기하시는데~” 라며 우리는 항의했지만 경찰들 방해로 설교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정전협정 때부터도 미국은 대한민국을 점령한 가운데 아시아에서 자신들의 패권을 위해 한국을 전초기지로 삼아서 펼쳐나갈 그런 시나리오가 다 있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이렇게 한반도에 실질적인 평화가 정착되고 하는 거에 대해서는 애초에 하나도 관심이 없었던 거죠.

<평화통일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단체에서 평화협정 체결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것이 정권에까지 옮겨져서 ‘종전 선언’ 이런 일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는데, 지금 다 흐지부지 돼버렸잖아요. 이거 다 뭐예요? 미국은 애초부터 한국이 미국이 좌우하는 질서에서 달라지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죠? (네 네)

그런 패권 야욕과 미제 놈들의 탐욕이 소성리에 사드까지 박아 놓고 만 거죠. 정말 우리가 통탄스러운 것은 이 나라 권력입니다. 이 나라 권력은 도대체 누구 편인지 정말 묻고 또 묻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네)

제 나라 민족을 이렇게… 제가 늘 잠이 부족한데 새벽 5시에 여기 컨테이너 박스에 누워 있으면 경찰버스 지나가는 소리가 지축을 울려요. 한 일곱 여덟 대가 그렇게 굉음을 내면서 지나가는데 그때부터 제 정서가 흐트러지더라고요. 그 새벽에 고요한 기운이 깨지면서 또 오늘도 한바탕 하게 되겠구나, 그런 전투의 기운이 슬슬 몸에 올라오는 거예요.

사람이 전투의 기운이 있는 게 정상입니까? 비정상 아니에요? 그냥 고요하고 평안하고 사람들이 정말 존중하고 좋은 말 하고 좋은 생각을 하고 경전의 말씀들을 묵상하고, 이게 사람이 온전해지는 건데 맨날 이렇게 적대 세력도 아닌데 하여튼 이 무리들과 안 좋은 소리 해야 하고 규탄해야 되고…(중간 생략)

이런 일을 우리가 지금 7년째 겪고 있는데 권력을 가진 놈들은 이런 소성리 상황에 대해서 하나도 관심을 갖지 않고 오로지 권력 논리로 여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단 말입니다. 우리 민중이 살아 있음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옳다는 걸 증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7시쯤 모두 경찰들에 의해 길 밖으로 들려나오고, 휑하니 비어있는 도로를 바라보며 가슴이 저며오는 걸 느끼며, 성주대책위 박수규 대변인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맞습니다. 우리는 증언자입니다. 그래서 이 땅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증언합시다. 우리가 옳다는 것을 증언하고, 이 정부가, 미국이, 얼마나 폭압적이고 얼마나 가증스러운지 증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증언자입니다. 역사 앞에서 진실 앞에서 우리는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찰과 동병상련을 느끼게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요즘 느낍니다.”

 

이 말에 모두 큭큭 웃었다. 박 대변인의 외침이 이어졌다.

 

“우리 소성리 주민들이 이 나라에 크게 요구한 거 없습니다. 그냥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살게 해달라고, 새벽에 들에 나가서 일하고, 낮에 뜨거울 때 회관에 모여서 민화투 치면서 지내게 해달라고… 그것이 우리 주민들의 바람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우리 주민들을 불법으로 만들고 아침마다 끌어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경찰서로 부르고 검찰청으로 부르고, 법정에 세우려고 합니다.

경찰 여러분 지금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윤석열 정부에 크게 요구한 것이 있습니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경찰이 중립을 보장받고 독립적으로 시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책임질 수 있도록 놔두라는 거 아닙니까 그 이야기하는 게 불법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제 여러분이 우리 심정을 좀 알겠습니까?”

 

“알까요? 모를 걸요. 친일에 이어 친미 행동을 하고 있는 순사 나으리들인데…”

 

일부 지킴이들이 중간에 초를 치는 반응을 보여서 머쓱해진 박대변인은 힘찬 구호로 평화의지를 보였고 지킴이들도 구호를 따라했다.

불의한 윤석열 정권의 핍박에 고통받는 것은 경찰 나부랭이들이 아니라, 소성리와 김천 주민이고 이 땅의 노동자 계급이다. 경찰들이 윤석열을 우두머리로 하는 국힘당 뿐만 아니라, 검사 패거리들과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구시대로 회귀하는 윤석열 정권에 진정으로 분노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면, 소성리를 짓밟는 작태부터 반성하고 “동작 그만~”해야 한다는 게 상식있는 이들의 의견이다. 소성리 주민들은 오늘도 무척 힘들었고, 고단했고, 트라우마를 겪었고, 피를 토하는 고통을 당했다. 전쟁무기 사드기지가 박혀있는 달마산도 통곡했다.

 

사드는 침략이고 굴종이다!

경찰들은 부역행위 중단하라!

협력업체는 돌아가라!

소성리는 주민의 땅이다!

우리의 마을길을 미군에게 내줄 수 없다!

사드 가야 평화 온다! 미군 가야 평화 온다!

끝까지 싸운다! 포기하지 않는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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