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국가보안법 폐지 상반기 결산문화제’를 마치고

 

천연옥 | 부산지회장

 

선거기간에 멸치와 콩을 사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멸콩(멸공)을 과시했던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6월 17일 금요일 저녁 7시, 부산 서면에서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 주최로 ‘국가보안법폐지 상반기 결산문화제’가 열렸다. 이 문화제를 계기로 부산지역에서 지난 몇 년간 진행되어온 국가보안법폐지 투쟁을 짚어보고자 한다.

 

박근혜 퇴진 촛불투쟁 때부터 일부 활동가들은 국가보안법철폐, 국정원 해체와 같은 현수막을 만들어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흐름은 2017년 11월 23일 장경욱 변호사 초청강연회를 개최하고, 당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폭로하였다. 12월 10일에는, 인도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던 유학 시절의 방북을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8년간 복역한 이병진 교수의 <국가보안법과 정치사상의 자유>라는 강연을 진행했다.

 

2018년 4월 27일부터는 격주금요선전전을 서면에서 진행하기 시작하여 4년 째 진행하고 있다. 5월 9일에는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부산지역 노동자 1,000인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6월에는 ‘국가보안법철폐 부산공동행동’ 제안서를 배포하였다. 이후 ‘국가보안법철폐 부산공동행동(준)’의 이름으로 민주노총 부산본부를 포함한 지역의 여러 단체들이 모여서 11월 28일 ‘제정 70년,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부산시민문화제’를 개최하였다.

 

2019년 3월 19일 ‘국가보안법 철폐 부산공동행동’ 1차 회의를 시작으로 4월 23일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 전망에 대한 워크샵’을 진행하였고, 메이데이 집회에 선전물 배포, 5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격주금요선전전에 사용한 현수막을 부산일반노조 조합원들이 들고 행진하기도 하였다. 8월에는 국정원 민간사찰 규탄 기자회견을, 11월에는 ‘제정 71년 국가보안법 폐지 부산시민 문화제’를 만들었다.

 

2020년에는 4월 1일 21대 총선에 대응하는 기자회견, 5월 29일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작은 문화제 개최를 통해, 매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12월 1일을 전후하여 한 차례 진행했던 문화제를 상반기에도 배치하기 시작했다. 9월 범민련 탄압중단 기자회견,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주간사업으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앞 릴레이 1인 시위, 국가보안법 다큐 <게임의 전환> 부산지역 시사회, 출근선전전, 프로필 사진바꾸기 캠페인 등을 진행하였다. 아쉽게도 ‘제정 72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부산시민문화제’는 12월 1일에 맞추어서 하는 것으로 준비되었으나, 코로나 방역지침의 강화로 개최되지 못했다.

 

2021년 3월 ‘국가보안법 철폐 부산공동행동’ 회의에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이 결성됨에 따라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참여 단위를 확대하기로 결정, 4월 20일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 결성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특히 2021년 4월부터 부산민예총이 월 1회 격주금요선전전을 예술행동으로 진행하기로 결의하여, 부산지역의 많은 예술인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활동에 참여하였다. 4월에는 ‘금지의 벽을 넘어’ 라는 주제로, 5월에는 ‘출정전야’라는 제목으로, 6월에는 ‘그리운 나라’라는 제목으로, 10월 5일에서 15일까지 진행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의 전국대행진의 부산 일정에 맞추어, 10월 6일에는 ‘낙인’이란 제목으로 문화제를 진행하였고, 11월 말에는 ‘제정 73년, 국가보안법철폐 부산시민문화제’ 역시 ‘금지의 벽을 넘어’라는 부제를 달고, 부산민예총을 중심으로 하는 많은 예술인과 문예패들의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한편, 2021년 4월 27일, 국가보안법폐지 10만 입법청원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입법청원운동을 어느 지역보다 조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고, 11월에는 국가보안법 다큐 <실행자들> 부산지역 상영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12월 1일을 전후하여 국가보안법 폐지 기자회견, 민주당사 앞 릴레이 1인 시위 등을 진행했다. 12월 24일 부산민예총의 여섯 번째 예술행동 ‘금지의 벽을 넘어’를 끝으로 2021년의 예술행동은 마무리되었다.

 

 

2022년에는 부산민예총의 예술행동이 결합하지는 못했으나, 꾸준히 격주금요선전전을 진행해 오다가 6월 17일 상반기 결산 문화제에 부산민예총의 예술행동이 다시 진행된 것이었다.

“우리는 지치지 않는다! 국가보안법 폐지하라!”라는 주제로 진행된 상반기 결산 문화제의 압권은 서원오씨의 1인극이다. 자신이 국가보안법이다라는 설정으로 그동안 여러 가지 주제를 공연했는데, 이번에는 노동자와 국가보안법이란 주제로 지난 74년 동안 국가보안법이 노동자와 노동운동을 탄압해온 역사를 노래극, 춤과 엮어서 보여줬는데, 서원오씨의 대사에 맞추어 인터내셔날가, 노동의 새벽, 민주노총가가 울려 퍼지면서 감동을 배가시켰다. 문화제의 전체적 내용은 서원오씨의 1인극과 백소희씨의 춤이 포함된 프로젝트 봄꽃의 공연, 소리꾼 김도경의 ‘매주골 아리랑(매주골은 국가폭력, 전쟁 시기에 학살된 민간인들을 암매장한 곳을 이르는 말)’, 박소산씨의 춤, 부경몸짓패의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와 ‘또다시 앞으로’ 공연, 부산지역 노동자노래패연합 ‘소리연대’의 공연, 풍물굿패 소리결의 공연,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이정민 변호사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석제 수석부본부장 동지의 발언이 있었다.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 집행위원회에서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이번 문화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재정의 부족이었다. 그러나 무대·음향팀도 거의 재능기부 수준으로, 그 많은 공연팀이 저녁 식사비만으로 모든 것을 감당해 주어 무사히 문화제를 마칠 수 있었다.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평화통일센터 하나’의 연대사업위원장 최지웅 동지의 헌신적인 활동이 있었기에, 또한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현재 부산에서 진행되는 격주금요선전전은 30분은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음악을 틀고 발언하다가, 20분 정도는 그 근처를 행진하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도 연맹별로 당번을 정해 참가를 조직하고 있고, 부산일반노조는 지부별로 당번을 정해 참가하는 것을 4월 운영위(운영위 사전교육을 국가보안법폐지투쟁을 주제로 진행하기도 하였다)에서 결정하여, 5월부터 5개 지부가 돌아가면서 참가하고 있다.

2021년 3월에 결성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은 5월의 10만 입법청원운동과 10월의 전국대행진이라는 두 가지 활동을 한 이후, 2022년에는 별다른 활동계획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행동의 교육위원회에서 만든 국가보안법폐지 교육센터에서 여러 차례 기획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6월 25일에는 교육위원 워크삽을 통해서 올해 민주노총 조합원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의식조사를 바탕으로 교안을 만들고, 100만 명을 교육하기 위해 부문별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음을 공유했다. 9월부터 국회 앞 선도투쟁을 배치하고 11월, 12월 대중투쟁을 준비하고 있음도 밝혔다.

 

국가보안법 폐지투쟁은 전국적으로 노동자, 민중의 전 영역에서 전개되어야 하지만, 현재는 부산 정도의 흐름을 가진 지역은 부산이 유일한 것 같다. 부산의 상반기 결산문화제의 서원오 1인극 동영상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배포되고 있는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노사과연

 

천연옥 부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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