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소성리 소식] 사드 알박기에 굴종하는 비겁한 자들

 

은영지 | 회원

 

* 이 글은, 지난 2월 8일(화) 있었던, 통산 77번째 ‘불법사드 병참기지 군경작전 저지 투쟁’ 현장을 담은 것입니다.

 

 

지난주엔 설 연휴라 불법사드 기지 공사 작전이 없어 주민과 지킴이들은 모처럼 평안한 한 주를 보냈다. 그러나 쉬었던 공사를 만회라도 하려는지 오늘 아침엔 무려 97대나 되는 장비와 물자, 노동자를 실은 차량이 사드 기지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 주민들을 화나게 했다.

입춘이 엊그제였지만 영하 4-5도라는 맹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떨치고 있고 산골인 소성리는 훨씬 더 추웠다. 열흘 만에 만난 할매들과 평화 지킴이들이 새해 덕담을 나눌 여유도 없이 우리보다 먼저 들어와 활보하고 있는 경찰에 맞서야 했다.

 

 

오늘은 멀리서 반가운 분들이 소성리에 달려왔다.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원불교 이윤덕 교무와 원광대학교 원익선 교무가 연대를 와서 힘이 났다. 이윤덕 교무가 힘찬 발언을 시작했다.

 

저는 독일에 간 지 20년이 됐습니다. 9년을 대구 경북에서 대표도 했습니다. 근데 너무 많은 시간 동안 독일에 있다 보니까 소성리에서 우리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 소중한 투쟁의 역사 속에 함께하지 못했다는 마음의 부담이 많았습니다. 또 새해 들어서 설 지나고 얼마 되지도 않은 오늘, 이 차가운 날에 ‘우리는 이 땅의 주인이고 인류의 주인이다’라고 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렇게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우리 집 안에 들어왔어요. 그것이 도적일 수도 있고 강도일 수도 있고 선량한 이웃일 수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될 것인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7년 동안의 사드 투쟁 속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라는 사실을. 국가는 국민이 주인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국민의 가슴속에 한과 울분, 이런 것들을 왜 키워 내고 있는지, 우리는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알아내는 주인이 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주인일 때 빛이 나고 머슴일 땐 힘들어집니다. 사실상 3월 9일 우리의 머슴을 뽑는다고 하고, 자기들이 머슴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주인인 우리가 깨어 있지 않으면 머슴은 일하지 않습니다. 머슴은 나태해지고 우리를 집어삼킵니다. 물론, 권력이라는 미명하에 그렇습니다. 그런 삶은 진정한 주인의 삶이 아닙니다.

 

… (중략) …

 

우리는 우리 삶을 지키는 주인이고 우리의 삶을 지키는 것이 곧 나라를 지키는 주인이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었을 때 세상은 평화가 오는 것입니다.

평화는 누가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미국이 우리의 안보를 담보해 준다고 배치한 사드는 결코 우리의 평화를 담보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아실 것입니다. 저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하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그 무엇인가를 착취해야 되고 억압해야 되고 떼어 가야 되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제국주의는 또 다른 식민주의를 거느리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참으로 불행하게도 우리는 일제로부터 해방되고 난 다음에 다시 미국으로부터 식민 지배 같은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대만이라는 나라도 전시 작전권이 있는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시 작전권이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그것도 국방력으로 세계 6위, 경제적으로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 나라가 말입니다.

 

어떤 건물을 짓거나 개발을 할 때 ‘알박기’ 하는 것처럼 사드 역시 알박기의 하나입니다. 저들은 앞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부분을 끝없이 개편해 내려고 할 겁니다.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 한국의 60만 대군을 미국의 이익에 맞게 마음대로 써먹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개입할 수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지만 이것을 미국이 참전하는 전쟁이 일어날 경우 우리 군인들이 자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정하려고 하고 이렇게 알박기 하는 것입니다.

 

이건 전적으로 우리의 이익이 아니고 우리의 평화를 위해서도 사드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미국의 이익일 뿐입니다. 소성리에서 승리하는 이 평화의 대전이 전 세계 평화의 밑거름이 될 거라는 사실을 우리는 굳게 믿습니다. 이 싸움을 장기전으로 갈수록 우리가 승리한다는 진심을 가져 주시길 바라면서 ‘멀리서 온 이 사람’이 투쟁으로 빛나고 계시는 우리 성주와 김천 시민 소식을 독일 신자들과 독일 한민족 유럽 연대라고 하는, 한국의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투쟁하고 계시는 1세대 간호사와 광부들에게 전하면서 여러분들 옆에 든든하게 서 있는 평화의 전사가 될 것을 약속드리면서 힘차게 한번 외쳐 보겠습니다. 사드 뽑고 평화 심자!

 

무척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평화 메시지였다.

 

원익선 교무의 반가운 새해 인사에 이어, 박석민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자문위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어떻게 설들은 잘 지내셨어요?

근데 설이 설 같아야죠.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이 나라의 머슴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설날 아침에 어떤 놈은 사드 추가 배치해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가 돈 주고 사 가지고 운영하자는, 사드에 ‘사’ 자도 잘 모르는 얘기를 하지 않나, 또 어떤 놈은 사드를 능가하는 요격 체계를 개발해서 대체하자고 하는 얘기로 안보를 내세워 표를 구걸하는 이런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설이 설 같지 않고 오히려 더 무거운 명절을 보낸 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우리 금연 할매 말씀하신 대로 너희들 다 못 믿겠고 우리가 싸우는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가 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 위원은 박노해의 “아름다운 고백”이라는 제목의 노동가를 불렀다.

 

사람들은 날더러 신세 조졌다 한다 / 동료들은 날보고 걱정된다고 한다 / 사람들아 사람들아 나는 신세 조진 것 없네 / 노동자가 언제는 별 볼 일 있었나 / 찍혀 봤자 별 볼 일 없네 / 친구들아 너무 걱정 마라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지 않는가 / 노동 운동 사드 반대하고 나서부터 참 삶이 무엇인지 알았네

(모두들 즐거워하며 멋진 노래에 박수를 보냈다. ‘사드 반대’는 박 위원이 개사를 했다.)

 

이건 노동 운동하던 예전에 많이 불렸던 노래예요.

들어 봤죠? 찍혀 봤자 별 볼 일 있냐 노동자가 자기 권리와 이 세상이 제대로 되도록 하기 위해서 열심히 싸우는 수밖에 없다. 오늘 노동과 관련된 노래를 한 김에 노동 관련된 얘기도 한 번 해 볼까 합니다.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고 하는 법이 시행된 거 다 아시죠?

중대재해를 저지른 기업을 처벌해서 노동자가 더 이상 죽거나 다치지 않도록 하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또 하나는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자.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적용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무권리 상태예요. 이걸 극복하자고 하는 것, 그리고 노동자이면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하자. 그래서 이걸 제약하고 있는 노조법 규정을 개정하자고 하는 법들을 추진했는데 물론 그 과정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누더기가 됐지만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을 한 겁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그런 법이 시행되면 ‘어떻게 하면 현장 노동자들이 더 이상 안 죽게 하고 다치지 않게 하지?’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보장하지?’ 이렇게 되는 게 상식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했어요?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사업장이 건설 현장인데 건설 현장이 다 스톱해 버렸어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호가 안 되겠다고. 정말 웃기는 나라예요. 그래서 설을 앞두고 그 며칠 동안 노동자들이, 특히 일당을 받는 노동자들은 그때 받은 돈으로 설을 지내려고 했는데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어요. 공장을 안 돌리니까. (ㅠㅠ)

 

그러다가 삼표라고 하는 채석장에서 노동자 3명이 죽었고 광주에 있는 현대산업개발에서 만들던 아파트가 무너졌어요. 이게 21세기에 있을 법한 일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이건 너무 오래된 문제예요. 오랫동안 이놈의 대한민국 경제가 박정희 이래로 노동자들의 권리,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엔 관심이 없었어요. 대규모 아파트를 하나 지었다고 하면 거기에 무조건 노동자 서너 명은 죽었다고 보시면 돼요. 왜 그런가 하면 노동자가 추락하는 걸 막기 위해서 비계를 설치해야 되는데 안 해요. 그걸 설치해 드는 돈보다 노동자 한 명 두 명 죽으면 그냥 보상금 주는 게 돈이 덜 먹히니까. 끊임없이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죽어 나가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군사력 6위니 세계 경제 10위권이니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박정희 때부터 강요돼 온, 나라 경제가 더 잘돼야 노동자들이 살 수 있다고 하는 이런 잘못된 산업 정책, 노동 정책이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게 노동자 민중의 이해와 요구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권력이 서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 면에서 이번 대선이 과연 노동자 민생의 편에 선 권력이 들어설 건지 저희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고 그것이 안 될 때 결국은 싸울 수밖에 없는 거죠.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발언이었다.

 

차헌호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이 아사히에 맞선 투쟁의 경과를 설명했다.

 

이곳에 5년째 우리 동지들과 함께하고 있는데 5년 동안 소성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 동지들 언제까지 소성리 가야 되는데? 이제 그만 가도 안 되나 이런 얘기를 누구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고맙고 훌륭한 우리 동지들 10명이 오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감동 어린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의 발언은 계속되었다.

 

8년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아사히 투쟁과 사드 투쟁이 다르지 않는 게 있습니다. 저희보고 ‘그만하라’고 합니다. 저희가 잘못한 게 없습니다. 저희는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마치 우리가 가해자인 것처럼 우리보고 이제 그 정도 하면 되지 않았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노동부 시청 검찰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합니다. ‘사드도 그 정도 하면 됐지 않냐’ 이런 얘기 하는 사람들도 있죠? (ㅠㅠ)

기가 막힙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정확하게 분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얼마 전 아파트 골목길에 주차를 해 놨는데 누가 밤에 차를 박고 갔어요. 견적이 200만 원 넘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전화번호도 없이 그냥 도망친 거죠. 파출소에 신고를 했는데 일주일 정도 있다가 경찰이 가해자를 잡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보험 처리를 받았는데 경찰이 진짜 고맙더라고요. 이게 경찰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경찰이 해결하잖아요.

그런데 노동 현장에서는 부당 노동 행위당하고 부당 해고당하면 찾아가는 곳이 고용노동부입니다.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우리 경찰들과 똑같이 특별 수사권이 있습니다. 특별 수사 감독권 수사 경찰권이 있습니다.

2015년에 저희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178명이 단번에 문자로 해고됐습니다. 요즘은 교수도 노조를 하고 학교 선생님도 노조를 합니다. 공무원도 노조를 하고 제조업의 노동자들 당연한 거고 모든 사람들이 노조를 하는데 저희가 노조 만들었다고 문자 한 통으로 178명을 해고했습니다.

 

그럼 당연히 노동부가 빠르게 조사해서 바로잡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바로 노동부에 고소를 했는데 결과가 얼마 만에 나온 지 아십니까? 2015년 박근혜 때 해고돼서 고소를 했는데 노동부가 검찰에 넘긴 게 2017년입니다. 2년 만에 노동부가 사건을 종결합니다. 2년을 어떻게 기다릴 수 있습니까? 178명이 해고되어서 그 사이에 22명이 남았습니다. 지금 우리 동지들 22명이 싸우고 있습니다.

노동부가 그냥 사건을 해결하지 않는 거죠. 떨어져 나갈 때까지 포기할 때까지 놔두는 거죠. 그런데 저희가 알게 된 게 이게 노동부가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검찰입니다. 검찰이 양손에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뭔지 아십니까? 사람도 죽이고 하는 유일하게 검찰만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습니다. 노동부가 사건을 종결해서 검찰에 넘겨도 담당 검사가 계속 재수사하라고 했습니다. 근로감독관이 사건을 종결할 수 없습니다.

검사가 계속해서 재수사해라 재수사해라 몇 번의 재수사를 내린 것을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검사 면담을 많이 하기도 했었죠. 정권이 바뀌면서 노동부가 결국은 사건을 그냥 던져 버립니다. 검찰에다가 사건을 불법이다라고 하면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다 던지는데 2년을 시간을 끌었던 담당 검사가 3개월 만에 불기소 처리합니다. 불법이 아니다, 처리합니다. 노동부가 5천 페이지의 수사 자료를 만들어서 이 전문가들이 5천 페이지를 만들어서 불법인 증거 자료를 가지고 검찰에다 넘기는데 담당 검사가 3개월 만에 불법이 아닙니다, 합니다.

 

그래서 불기소 이유서를 저희가 읽어 봤어요. 쉽게 얘기하면 술을 먹고 운전을 하다가 걸렸는데 ‘술은 먹었는데 음주 운전은 아니다.’ 이렇게 결론을 냈습니다. 불법인 증거 자료는 너무나 많은데 그건 부정할 수는 없는 거죠. 이미 노동부가 제출한 게 있기 때문에. 그런데 불법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대한민국 검사가 검찰이 저는 굉장히 정의로울 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담당 검사가 있는 김천지청을 찾아갔죠. 저희 동지들이 출입구에서 출근하는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담당 검사에게 네가 검사냐? 사건을 엿같이 처리해 놓고 개새끼 하고 욕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검사가 도망을 가는 거예요. 로비에는 우리 동지들이 있고 민원실 쪽으로 도망을 가는데 제가 따라갔죠. 그러니까 우리 동지들도 막 따라왔습니다.

그래서 민원실로 해서 검찰청으로 올라가는 것을 거기 서 욕을 하면서 검찰을 막 따라갔습니다. 정말 영화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계속해서 지청장 면담을 요청하고 담당 검사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담당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방해죄로 고소를 하고 사건을 항고를 했습니다. 검찰을 상대로 싸우기로 하면서 대구 검찰청에 천막을 치고 지검장 면담을 요청하면서 6개월 동안 싸움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구지검장이 계속 후문으로 다녔습니다. 로비에 저희가 출근할 때마다 거기에서 기다리고 정문에서 마이크를 잡고 방송차 틀고 검찰이 4년 동안 사건을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아서 구미공단에서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고 하면서 검찰하고 싸웠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검찰이 재수사 명령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 검사가 2300명 되는데 검사 동일체라고 검사 이것들은 자기들이 처리한 사건을 자기들이 뒤집지 않는 거죠. 검사에 대한 문제 제기, 판사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권력들에 대해서 제기할 수 없는 이런 구조가 되어 있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대구 천막 6개월 농성하면서 계속 싸우고 문제 제기하니까 결국 재수사 명령을 내려서 재수사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 6개월 동안 많은 투쟁을 합니다.

 

저희가 한 3-400명 집회해서 대구 검찰청 안에 쳐들어가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사건을 재수사 명령을 내렸는데 사건을 종결해 주지 않아서 재수사 명령하면 수사 기간이 또 있잖아요. 굉장히 오래 걸리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결국 안 돼서 대구 검찰청의 로비 점거 농성에 들어갑니다. 우리 동지들 11명이 대구 검찰청 로비 점거를 들어가서 연행이 됩니다.

 

그래서 대구 경찰서의 유치장에 이틀 동안 가는데 6개월 동안 싸운 거에 대해서, 감히 비정규직들이 와서 검찰을 상대로 지검장을 상대로 계속 싸우니까 뚜껑이 열린 거죠. 그래서 우리 잡힌 동지들 걸린 게 있어서 들어간 수석부지회장하고 사무장의 핸드폰을 뺏어서 그걸 포렌식으로 돌려서 저희의 논의 과정들을 검찰이 다 훑어본 거죠. 저까지 다 체포해서 엄중 처벌하려고 한 거죠. 그런데 법원에서 판사가 무죄 선고를 했습니다. 그런 판사들도 있더라고요. 정당한 요구였다는 거죠, 싸움이… 그래서 나중에 전체 사건에서 저만 벌금 50만 원을 냈습니다.

 

저희가 그렇게 지금까지 싸우면서 처벌받은 사건이 16건입니다. 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건이 16건이고 지금도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반 노동자들이 싸우는 것은 우리가 이렇게 싸우는 것은 사회 질서를 대단히 훼손하는 거라고 저들은 판단을 합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거죠. (ㅠㅠ)

 

기업이 불법 행위 하는 것에 있어서는 기업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사히 글라스는 불법 행위를 했는데 단 한 건의 형사 사건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16건의 처벌을 받았는데 그 단 한 건을 검사가 구형한 게 징역 6개월입니다. 저희의 모든 사건들은 별거 아닌 것도 기본 징역 1년씩 구형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집단적으로 16건의 사건을 처벌받았고 아사히 글라스는 단 한 건의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일본 사장이 처벌받았습니다. 그것도 제조업의 불법 파견 사건에 있어서 최초입니다.

 

그만큼 보수적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투쟁이 실제로 사업장 하나의 문제 해결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은 불법 행위를 해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거죠. 처벌하지 않고 묵인하기 때문에 불법 행위를 계속 유지하는 겁니다. 얼마 전에는 회사가 노동부의 직접 고용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서 17억 8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어요. 우리가 차 타고 가다가 과속하면 4만 원, 6만 원 딱지 끊듯이 기업에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행정 소송을 걸어서 법원에서 판사가 기업의 부담이 될 수 있다. 17억 8천만 원을 그래서 면제해 줬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그 판사는 항소까지 하지 않습니다. 검사도 항소를 하지 않습니다. 그냥 동의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우리가 싸워서 16건의 처벌을 받으면서 여기까지 온 거죠. 내일 비정규직 노동자들 17명이 재판을 받습니다.

저희도 2명이 함께 재판을 받는데요. 김용균 사망 사건부터 저희가 몇 년 동안 쌓여 온 사건이 있는데 17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부에 들어가서 싸우고 서울의 대검찰청 앞에서 싸웠다고 해서 한 명한테는 징역 구형 5년을 때렸습니다, 검사가. 그래서 내일 재판이 있습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 300명이 점거 농성을 145일 동안 했는데 134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우리 잘못한 거 없는데 여기서 경찰 조사를 우리가 가서 받아야 되는 상황인 거죠. 경찰은 실제로 기본적으로 노동자들과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불법 행위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경찰의 역할이 있습니다. 여기 불법 행위라고 경찰은 계속 저렇게 말하면서 처벌이 가중되고 처벌받아야 되는 상황들을 반복하고 있는 거죠. 사드 철거라는 근본적 원인은 해결하지 않고… (ㅠㅠ)

저희도 똑같습니다. 근본적으로 아사히가 저희 문제를 해결하면 되는데 해결하지 않고 끊임없이 저희보고 싸움을 요구합니다.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아사히 투쟁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누구도 이 문제에 있어서 해결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아사히 투쟁과 사드 투쟁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드 뽑아낼 때까지 아사히 투쟁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힘차게 함께 싸우겠습니다.

 

차 지회장의 8년이라는 길고도 힘들었던, 억울하기까지 한 투쟁 이야기가 마무리될 즈음 경찰들은 ‘미군의 시간’에 맞춰 사드 기지의 차량 진입이 급하다는 듯 평화 시민을 끌어내는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경찰은 백창욱 목사가 주관하는 기도회를 중단시키고 성경이 올려진 테이블과 십자가를 길 밖으로 들어내 버렸다. 명백한 종교 탄압이었다. 지킴이들 한 명 한 명에 대여섯 명의 젊고 건장한 경찰들이 들러붙어 협박하고 압박해 도로 밖으로 밀어내니 밀릴 수밖에 없었다. 공권력에 의한 야만과 폭력이 지배하는 소성리였다.

 

끝까지 길에서 저항하고 있던 우리 할매들은 사드 기지에 출입하는 노동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라도 해 보려고 대기하고 있는 공사 차량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지만 경찰들이 할매들을 에워싸고 벽을 만들어 접근할 수조차 없었고 결국 경찰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가 지나도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경찰과 국방부는 ‘미군의 시간’에 맞춰 사드 기지로 들어가는 마을 앞길을 짓밟고 유린하는 반역 행위를 부끄러움 없이 저질렀다.

 

‘사드 추가 배치’니 ‘사드에 버금가는 요격 미사일’이니 대선 후보들의 대미 굴종 행태에 몹시 열받은 주민과 평화 지킴이들이지만 그럴수록 소성리를 한반도 평화와 자주의 보루로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는 결의를 맹세하는 소성리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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