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소성리 소식] 한미 동맹의 덫

 

은영지 | 회원

 

* 이 글은, 지난 12월 7일(화) 있었던, 2021년 61번째 ‘불법사드 병참기지 작전 저지 투쟁’ 현장을 담은 것입니다.

 

 

지난 12월 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인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불의한 요구에 다시 한 번 납작 엎드려, 부끄러운 대미 예속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미국이 완전임무능력 평가니 뭐니 하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무산시켰고 다음 정권에서도 환수가 불가능해지도록 야비한 손을 썼다.

또한, 북핵과 미사일을 핑계 대고 대북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담은 ‘맞춤형 한미 작전계획’ 완성을 가시화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다시 은근슬쩍 끼워 넣는 등 남북 갈등을 부추기고 한반도 평화를 깨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 어이가 없는 건, 미국이 대만을 부추겨 충돌을 일으키는 대만-중국 갈등에 한국군이 강제로 끌려가게 생겼으며 사과도 반성도 없는 일본과 잘 지내라며 ‘한미일 협력’을 강조해 국민의 정서와 배치되는 행태를 저질렀다.

 

국힘당의 대선 후보인 윤석열은 사드 미사일을 ‘군사 주권’이라고 헛소리를 찍찍 하질 않나, 여야 위정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나라 주권을 통째로 미국의 아가리에 집어넣을 태세다. 한미 동맹이라는 애물단지와 분단 체제라는 모순이 민중의 삶을 옭아맨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무기 사드와 미군의 군홧발에 5년간 고통을 당해 온 소성리 주민과 지킴이들은 이번 한미 협의회 결과에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올해 들어 61번째(환갑에 해당하는 숫자라는 씁쓸한 농담을 하는 지킴이도 있었다) 사드 병참기지 완성을 위한 군경작전이라는 국가 폭력을 당하고 있는 오늘, 이 시름과 두려움이 언제 끝날지 불안하기만 했다. 새벽이라곤 하지만 여전히 길고 캄캄한 어둠 속에 묻힌 소성리를 지키겠다고 길바닥에 앉아 있는 것밖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도 평화를 열망하는 동지애를 확인하는 단체 율동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청껏 부르며 두려움을 떨쳐 내고자 했다.

 

 

조승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의 기획팀장이 이번 한미 안보협의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고 듣는 주민들은 한숨을 토해 냈다.

 

매번 그렇지만 이번 한미 안보협의회도 미국이 원하는 것들로 철저히 관철되는 회의였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에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작전통제권 환수는 물론이고 차기 정권에서도 불가능해졌습니다.

미국이 자신의 패권 전략인 인도ㆍ태평양 지역으로 한국군을 동원하기 위해서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이 작전통제권을 내줄지 모르는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이번 한미 안보협의회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된 언급이 있었습니다. 지난 5월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대만 문제가 거론됐고 이번에도 거론됐죠. 2006년에 노무현 정부가 주한 미군의 대만 문제 개입을 허용한 바가 있고 이번에 또 대만 문제 개입을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명시했다는 것은 주한 미군이 대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물꼬를 터 주는 한편 한국군도 미중 간에 대만 문제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개입할 수 있는 길을 터 준 것이죠. 국가와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가지고 문재인 정부가 모험을 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편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 관련된 연계를 모색해 나가겠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한국군을 동원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무엇과 연관돼 있냐면 국회가 국방예산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깎았던 경항공모함 예산을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과정에서 72억 원을 되살려 놨다’고 하는 이야기 들어 보셨어요?

 

다들 허탈해하며 “네~”라고 대답했다.

 

청와대가 민주당을 압박해서 예산을 살려 내라, 얘기했다는 거예요.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송영길 당 대표한테 연락하지 않았을까 보는데요, 그렇지 않고서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깎았던 예산을 예산결산 특별위원회에서 되살려 내지 못했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경항공모함 예산을 되살려 내고자 하는 근본 이유는 이 경항공모함으로 미국의 뒤를 따라서 힘자랑을 해보고 싶은 거예요. 우리도 이렇게 힘이 있다고 자랑하는 거 말고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고 이게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신남방 정책을 연계하면서 미국의 등에 올라타서 전 세계를 누비겠다는 것 말고는 설명하기 힘들다는 거죠.

 

또한, 이번에도 사드 문제가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거론됐어요. ‘소성리 사드기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고 기지의 자유로운 출입을 위한 것들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어요. 자유로운 기지 출입이 뭐겠어요? 지금 화요일, 목요일마다 이렇게 공사 차량이 들어가는데 이젠 매일같이 이 소성리 앞 도로를 다니는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뜻입니다. (여기저기 탄식이 터져 나왔다.)

소성리 사드기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는 한국군이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동원되고 미국과 손을 잡고 전쟁을 하겠다는 거죠. 달리 얘기하면 소성리 사드기지가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때 동원되는 무기 체계가 아니라 ‘미 본토와 인도ㆍ태평양 미군을 북한과 중국의 중장거리 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무기 체계’라는 것이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입증되는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성명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공동성명을 보면 한국군의 작전통제권 환수는 물 건너갔고 주한 미군의 대만 문제 개입은 확실히 보장해 주고 이제 한국군도 양안 문제 개입에 따라 들어갈 수 있다, 또 미국의 한미일 MD와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한국군이 동원될 수 있다는, 국가와 민족으로서는 엄청난 안보 위협과 한중 관계 파탄으로 인한 경제적 보복을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행위라고 봅니다.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성명 3항에는, ‘판문점ㆍ평양 선언과 9ㆍ19 군사합의서의 이행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이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 뒤에 나오는 모든 결과들이 판문점ㆍ평양 선언과 9ㆍ19 군사합의서를 사문화시키는 합의들로 관철되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살 길은,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고 강화함으로써 살아갈 수는 없다, 한미 동맹을 끊어 내고 판문점ㆍ평양 선언 이행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지 않는 한 우리 민족과 국가가 살 길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합의였습니다. 소성리 사드기지가 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사드기지 철거를 위해서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한미 동맹의 덫에 갇힌 암울하고 첩첩산중인 우리의 현실이지만 그럴수록 사드와 미군 철거와 평화의 중요성이 더욱 확인되는 자리였다.

 

이종희 사드철회 성주대책위 공동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속 시원한 발언을 이어 나갔다.

 

지구촌에 정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소성리입니다.

국민들이 꽁꽁 언 새벽에 나와서 자기 땅을 지키려고 하는 이 숭고함에 대해서 위정자들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이 시팔 놈들은 대통령 병에 걸려서 마구잡이로 처지끼고[지껄이고] 마구잡이로 입장 바꾸고 표를 구걸하는 작태들을 보고 있으려니 울화통이 터집니다.

청와대가 미사일 주권을 자랑 삼아 얘기하길래 저 새끼들은 진짜 하고 많은 군사 장비들 중에서 본질인 자주 국방, 이걸 얘기하지는 못하더라도 수만 개의 부품 중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 미사일에 대해서 ‘미사일 주권’을 확보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자빠졌어요. 안 해도 될 부끄러운 얘기를 어째 가들은 모르는지… 제가 그랬죠. ‘아~ 그러면 대포 주권은 없나? 탱크 주권은 없나? 비행기 주권은?’ 묻고 싶었어요. 그런데 뭐 경항공모함을 만든다고? 개뿔~

 

조금 전 조승현 팀장 얘기처럼 우리가 미국 중국 언 놈 한 놈의 등어리[등]에 올라타는 순간에 나라는 암울하다. 예를 들어 미국 등어리 우로[위에] 올라타 가다가 미국이 어느 날 미중 전략적인 관계에 의해서 올라탄 한국을 흔들고 떨어져 뿌면[버리면] 갈 데가 없습니다. 정말 모호하게 미국도 중국도 다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고 우리를 더 존중하게 하는 관계를 갖고 가는 게 청와대에 있는 외교 안보팀과 외교관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미국 등어리에 올라타고 가는 순간에 어느 날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고 우리 한반도에 또 한 번 전쟁의 참화가 올 수밖에 없다는 그 사실을 왜 글마[그놈아]들은 모르는지 모르겠어요.

 

김현종이라는 외교 안보특보가 이재명 후보의 자격을 받아 미국에 가서 한미 동맹이 어쩌구 얘기를 하고 다닙니다. 대통령이 된 것도 아니지만 새삼스럽게 가서 이재명을 홍보하고 이재명이 되면 동맹이 더 강화될 거다, 우려하지 마라, 이런 얘기를 합니다.

 

위정자들의 기가 막힌 사대 굴종 외교에 입이 딱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가 늘 얘기하던 국민이 원하면 바꾼다, 얼마 전 원전에 대해서도 얘기했어요. 국민이 원하면 원전을 재가동할 수 있다. 저는 깜짝 놀랐어요. 이 양반이 사드 배치 전에는 사드를 반대했고 배치되고 나서는 지금은 벽창호냐 이렇게 얘기를 해서 쇼크를 먹었는데, 아~ 이 양반은 맛이 갔다. 표를 구걸하기 위해 자기 정의감, 자기가 내 놓는 메시지를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철저하게 우리 국민을 기만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석열이는 사드를 갖고 ‘주권의 문제’라 얘기하고 일마[이놈아] 이거는 영판 돌았어.

사드기지에 한국이 들어가지도 못하고 주권 행사도 못 하는데 주권의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아~들이 정치하고, 대통령 되고, 외교 안보 포럼에 나가서 그걸 지끼고 자빠졌으니 야들은 적어도 이 이종희 위원장보다도 안보에 관해서는 더 꽝이구나. (웃음.)

여러분들! 사드가 어떻게 대한민국 군사무기입니까? 사드는 윤석열이 표현대로 하면 주권 사항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땅에 사드가 들어오면 안 되죠. 글마 말대로 주권 문제 같으면 저기에 우리 국내법에 의해서 사드가 배치되고 우리 국내법에 의해서 운용되고 나오는 데이터들을 우리가 다 볼 수 있어야 되는데 우리한테 오는 것은 국토를 침탈한 거, 우리 주민들의 일상을 파괴하는 거, 우리 노곡리 주민들을 전자파의 위험에 빠트리게 하는 것, 온통 이것밖에 없는데 윤석열이는 주권에 관한 문제라 하고 자빠졌으니… 그걸 대통령 후보라고 내놨습니다.

정말로 우리가 따가운 회초리를 들어 이 새끼들이 깨어나도록 각성을 촉구해야 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예”

모두들 굳은 평화 의지와 자주 의식으로 무장돼, 추위는 저만큼 달아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얼마 전 친구들이 ‘소성리 싸움 안 끝났나? 그래야 되겠나?’ 그래요.

‘아~ 인마 싸우지 않고 이기길 바라는 건 어리석다.’ 제가 그리 얘기하니까 ‘싸운다고 빛이 나나?’ ‘야, 스포츠는 마 진정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결과는 나오는 기다. 니 참외 농사 안 지 봤나? 참외 농사를 지어 보면 물 주고 거름 주고 약 치고 매 순간만 하면 결과는 참외 지가 알아서 내놓는 기다. 그런데 니는 참외만 기대하고 참외 나올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할래?’ 이래 얘기했어요. 잘했죠?

 

“예”

모두들 동의와 함께 진심 어린 박수를 쳤다.

 

이 싸움은 내가 해야 할 도리입니다. 이 싸움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주인으로서 마땅히 투쟁해야 할 그런 소성리이고 그런 싸움이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지 싸우다 보면 이기는 겁니다. 이기지 못할 거라는 패배감을 미리 껴안고 저거가 언제부터 결과를 예단해서 싸우고 안 싸우고,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위정자들이 하지 못하는 투쟁, 위정자들이 지켜 내지 못하는 우리의 일상 온전하게 이 싸움은 우리 국민의 몫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름 장마가 아무리 길어도 마침내 햇빛은 옵니다.

이 겨울이 아무리 춥더라도 마침내 봄은 오고야 맙니다.

동지들! 소성리는 우리가 지킨다. 투쟁!!

 

강형구 예수살기 장로가 평화 기도회를 주관할 때는 시간이 꽤 흘렀고 경찰들은 옥죄어 왔다.

 

2017년 4월 26일 그날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수천의 병력이 동네 골목골목을 다 막고 소성리로 들어오는 모든 길목을 다 차단하고 우리를 방패로 밀어서 이 좁은 길 바깥으로 가두어 두고 그 길을 미군들이 사드 장비를 싣고 들어올 때 미군이 V자를 그리고 썩소를 날리면서 핸드폰으로 우리를 찍어 대며 올라갈 때 대성통곡을 하면서 이 땅이 미국의 식민지라는 걸 절감했습니다.

그날의 충격이 제가 소성리에 이렇게 오래 뿌리내리도록 이끌었던 계기가 되었는데 그날 경찰들이 한 일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길을 여는 행위였습니다.

 

오늘 성경 말씀과 비유해서 생각해 보니 저 경찰들은 주한 미군을 이 땅의 구세주로 여기는 놈들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군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해, 미군들의 길을 평탄대로로 열어 주기 위해 이렇게 또 피 터지게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느 쪽이 진짜 하느님이 보내 주신 이 세상의 구원자를 얘기하는 노력일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월남전이 뒷받침이 되었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 전쟁이 패망한 일본을 일으켰듯이 우리가 월남전 특수를 통해서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누군가를 죽이고 전쟁을 통해서 얻은 핏값으로 잘 먹고 잘 산다면 그 길을 가야 하겠습니까?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무기 장사꾼 미국이 있지만 우리도 무기를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들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 또한 그렇게 제국주의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적으로 평화를 사랑해 온 민족이라고 그렇게 떠들어 왔는데 과연 우리의 모습이 지금 어떻게 달라졌는가, 악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우리의 영혼도 그렇게 악마를 닮아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거듭 곱씹어 보고 내면의 우리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부분이다. 장로의 발언은 계속되었다.

 

2017년 4월 26일 헬멧을 쓰고 저렇게 방패를 들고 걸어 내려오는 그 경찰들의 모습이 바퀴벌레 군단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행동한다면 우리 역시 그런 바퀴벌레와 다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외침이, 기도가 진정 이 땅의 평화를 위한 것이 된다면 우리는 이 사드로 인해서 전쟁터로 변해 가는 이 땅의 현실을 더욱 뜨거운 눈물로 뜨겁게 애태우는 그 마음으로 이 싸움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진정 우리가 폭력으로 맞서지 않고 끝까지 평화로운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끊임없이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경찰들에게 당부합니다. 여러분은 미국을, 저 미군을 여러분의 구세주로 믿습니까? 저 미군을 위하여 이 길을 여는 것을 여러분의 사명이라고 믿습니까? 진정 회개하고 이 땅의 평화를 지키는 일에 여러분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로의 간곡한 당부를 경찰들이 귀담아들을 리 없었다. 주민과 지킴이들을 짓밟고 팔다리를 꺾고 들어 올려 끌어내는 일이 자신들의 역할인 양 움직인다. 종교경찰팀은 십자가와 성경과 테이블을 길 밖으로 들어내고 장로의 발언과 기도를 방해하는 일이 그들이 완수해야 할 역사적 사명인 양 묵묵히 해낸다. 국가가 파견한 수백 명이 넘는 군경에 의해 날마다 이해할 수 없는 폭력이라는 진풍경과 모순이 벌어지는 소성리였다. 그래서 모두들 무척 아프고 서럽고 슬펐다.

 

주민과 지킴이들은 오늘도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선두에 선 대책위 주민들은 출석 요구서가 두 개씩 세 개씩 연달아 날아와 경찰서에 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

어제 임순분 부녀회장은 최근 들어 세 번째 조사를 받았다. 안타까운 건 미제 사드가 나가지 않는 한 출석 요구서를 골백번 보내도 이 투쟁을 멈출 수 없는데 경찰은 출석 요구서로 주민들을 고문하고 있는 것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할매들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낼 현실이 곧 눈앞에 닥쳐 부녀회장은 집회 중에 눈물을 흘렸다.

 

진짜 억울한 건 주민들이 경찰들에게 손 한 번 안 댔는데도 도로교통법 위반에다 폭력 행위까지 덮어씌우고 있고 ‘지능범죄수사팀’이 주민과 평화 지킴이들을 수사하고 있다. 지능범죄수사팀이라니, 숨이 턱턱 막힌다. 미국에 빌붙어 착해 빠진 우리 주민과 지킴이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이 국가와 반동 정부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우리가 옳다. 소성리가 정의다.

소성리가 평화다. 국가 폭력 중단하라.

사드 철거!! 주한 미군 철수!!”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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