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특집: 권두시] 페터 바이스의 극 ≪베트남 토론≫에 나오는 미국 의회 기록 몇 가지

 

고희림

 

 

1.

미국은 제네바 협정이 체결되기 전부터 베트남에 친미정권의 수립을 계획한다. 그래서 베트남 수반으로 임명된 디엠이란 사람은 단순히 베트남에서 성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베트남 침략을 위해 철저히 교육시키고 훈련한 인물이다.

 

“다가올 정부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디엠은

52년 우리 대학의

국가 연구소로 초빙되었다.

별동대 방어의 비밀봉사대와 권위자들의

경험세력들과의 협력에서

베트남 정부의 구축을 위한

상세한 계획이

구상되었다.”

 

“디엠 당신

정부의 수장으로서

우리의 원조와 관련된

조건들이 지켜져야만 한다.

우리들은

이 원조를 통해

우리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개혁을

당신의 정부가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라는 문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그러면서 미국은 디엠에게

“전 세계는 당신에게서

경외적인 반공산주의자와

베트남의 구원자를 보게 된다.”

며 절대적인 신임과 함께 공식적인 압력을 행사함을 알 수 있다.

 

 

2.

“다른 대통령으로부터

시도되고 계속된

먼 동쪽 나라에서의

우리의 정책을 수행하면서

나 존슨 또한

자유로운 아시아의 민중들에 대한

모든 공격을 효과적으로 격퇴하도록

단호히 결심하였다.

나는

내가 긴급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제 동의와 전권을

의회로부터 고대한다.”

 

“세계 공산주의의

새로운 중심세력은

중국에 있다.

중국은

베트남의 공격전쟁을 지지한다.

중국은 자신들의 세력을

아시아 전체로 확장시키려고 한다.

베트남의 경우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붕괴를 야기할 것이다.”

 

 

3.

특히 아시아에서 중국세력의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방어협정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미국은 역설한다.

“한국에서 자신들에게

책임을 떠넘길 정도로

중국이 뻔뻔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며 북조선의 점령에 만족하지 않고 인도지나까지 손아귀에 넣으려는 중국의 의도를 강조하며 견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4.

1954년 4월 3일에 개최된 워싱턴 비밀회의에서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인 밀리킨의

“어떤 경제적 이익이

걸려 있는가?”

라는 노골적인 질문에 미국 국무부 관계자 모르튼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는

1억 6천 5백만 명의

인구가 있다.

여기서 탄성고무 세계생산의

85%가

그리고 주석의 82%가 이루어진다.

인도지나에는

고가치의 무연탄

구리와 철강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망간

보크사이트와 텅스텐이 있다.

엄청난 쌀을

생산하고 있는

아시아의 유일한 국가이다”,

“그것을 통제하는 자는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자바와 필리핀의 공급을

장악하게 된다.”

고 역설하며

“그러한 위치를 토대로

인도지나는

태평양과 인도양 사이의

결속을 통제할 수 있다.”

고 피력한다.

 

 

5.

특히 이 작품의 1단계 마지막 부분에서는 전시경제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문제가 노골적으로 표현된다.

“나라에서 가장 큰 사업은

군대이다.

군대의 고정 자본은

천4백억 달러에 달한다.

매년 평화의 시기에

4백억 달러가 지출된다.

군대는 4백만 노동자들을

고용한다.”

 

 

6.

이러한 언급은 베트남 전쟁이 다목적용임을 드러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2부 10단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3천3백 개의

군사적 거점은

세계 모든 전략거점에 대한

우리의 이익을

보호해준다.

너희들의 커다란 단체는

세계의

모든 원재료의

60%를 통제한다.

지구상의

우리 지배체제는

수백만 명에게 안전한 일자리를 제공한다.”

 

 

7.

바이스는 또한 이 작품에서 미국의 베트남 전쟁이 성공할 것이라는 입장에 대해 궁극적으로 베트남 민중에 의해 좌절될 것임을 암시한다.

“수백만 달러의 거금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산업무장을 위해서

사용되지 않았다.

하물며 토지개혁을 위해서도

그것으로부터 정부 공무원들

검은 거래자들과 투기꾼들만이

이익을 보았다.

시장은 수입상품으로 범람해 있다.

소산업은 파탄되었다.

사이공에서 우리들은

41만3천 명의 실업자를 헤아린다.”

 

 

8.

더욱이 미국은 베트남에 대한 개선된 정책을 배려하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주민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정책을 펼친다. 특히 미국은 디엠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주민 통제법을 선포하게 만든다. 그로 인해 베트남 사회는 한층 더 비참하게 되고 만다. 그러나 베트남의 이러한 상황은 북베트남 세력에 의해 고발된다.

“베트남은 한 국가만이 존재한다”,

“남에서의 봉기운동을

우리들은 도우러 가야만 한다.”

고 선동한다.

이들은 결국

“우리 공화국의 발전은

국가적 해방의 토대를 형성한다.”

고 전제하며 베트남 민족의 통일을 위한 투쟁일을 선포한다.

“1960년 12월 20일

남베트남의 해방을 위한

민족전선이 창설되었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무장된 투쟁을

일반적 소요로 이끈다.”

 

 

9.

“최악에 대해

너희들은 각오하라.”

라는 북의 반복적 선전을 통해 베트남 민중의 투쟁의지를 고무시킨다. 그러면서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베트남의 민중투쟁이 지속되고 있음을 피력한다.

“우리들은 알고 있다.

그가 자신의 부의 거대한 힘으로

지배하는 한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시작을 보여 주었다.

투쟁은 계속된다.”

 

 

10.

“우리의 저항은

전 국민의 저항이다.

사회의 전 계층이 동원되고 무장되어야만 한다.”

며 민중의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다.

특히 베트남 민중의 의지는 1부 10단계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들은 스스로

최후의 힘을 사용해야만 한다.”

고 합창을 통해 강조되기도 한다.

 

 

 

* 페터 바이스(Peter Weiss, 1916-1982)는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유태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영국, 체코 등 외지로 떠돌다 스웨덴에 정착한 망명자이다. 유태인을 탄압한 나찌 파씨즘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한 유태인 아버지를 둔 불우한 청년, 처음엔 미술에 관심을 가졌으나 화가로서 성공하지 못했고, 1940년부터는 스웨덴어로, 1950년부터는 독일어로 문학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자기중심적 사유에 머문 초기 작품 ≪부모님과의 이별≫, ≪도망자≫를 발표함으로써 독일에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마라, 사드≫를 출간하면서 독일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작품이 발표되자 브레히트 이후의 가장 주목받는 독일 작가로 평가되기도 하였다. 이후 그는 일련의 기록극인 ≪수사≫와 ≪루지타니아에 관한 허수아비에 관한 노래≫, ≪베트남 토론≫ 등을 발표하면서 기록극의 대표적인 작가로서 주목받았는데, 1968년 ≪베트남 토론≫이라는 마지막 기록극을 발표하면서 68년 프랑스와 독일에서 일어난 세계적 학생 운동인 반전 운동과 맞물려 제3 세계에서 벌어진 베트남 전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로써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맑시즘에 입각해 확연히 드러낸 그의 기록극 ≪베트남 토론≫은 그의 작품의 대표성을 가지게 되었다. (황성근, “페터 바이스의 『베트남 토론』에서의 베트남전쟁 수용 문제”, ≪세계문학비교연구≫ 제7호(2002. 10.), 세계문학비교학회를 참조.)

 

** 독일 현대 문학의 대표작인 페터 바이스의 소설 ≪저항의 미학(Die Ästhetik des Widerstands)≫은 작가의 역사적, 시대사적 기록 자료 연구 작업의 산물이다. 여기 소개하고 있는 기록극 ≪베트남 토론≫을 포함한 작가의 60년대 기록극 장르 실험도 이 마지막 대작의 밑거름이다. 작가가 기록 자료 연구에 몰두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체험, 즉 아우슈비츠 소송의 참석과 전시의 베트남 방문 체험에서 연유한다. ‘의도적이고도 고의적으로 악이 지배하는 곳’에서 ‘이러한 지옥의 차원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미학적 예술 구성 방식은 물론이고 ‘인간의 이성조차 무기력하여’ 작가는 실제 자료만의 무대 위 재구성을 시도한다. 이 결과물이 아우슈비츠 소송, 포르투갈의 앙골라 식민 정책, 베트남 전쟁에 관한 기록극 세 편이고 이를 토대로 하여 바이스는 14가지 논제의 기록극 이론을 발표한다. (김형식, “페터 바이스의 기록극의 성과와 한계”, ≪인문학논총≫ 제28집(2012. 2.), 경성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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