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사회적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유흥희 기륭전자 분회장 인터뷰―

 

유재언|회원

 

정말 가오 떨어지는 사건이 터졌다. 하긴 자본가의 본색이 드러난 것이지만 이 정도로 망가지니 낯이 뜨거웠다. 기륭전자(현 렉스엘이앤지)가 노조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사옥을 이전했다는 기사. 사자성어로 야반도주(夜半逃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거의 야반도주다. 밤에 도망을 못 갔잖아. 짐이 많았나 보다. 어쨌건 밤새 짐을 쌌으니 아침 8시 30분경에는 이미 짐을 실을 수 있었던 것이겠지.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투쟁을 우린 기억하고 있다. ‘문자메시지’ 해고 통보를 시작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집단해고가 이어지자 ‘불법파견 철폐’와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무려 1895일이라는 장기투쟁을 벌였다. 김소연 전 분회장은 94일간의 단식 투쟁을 했고, 2010년 10월 사 측이 직접 고용하기로 약속했다가 입장을 바꾸자 굴착기 농성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2010년 11월 1일 국회에서 노사합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바로 복직하지 못했다. 2년 6개월을 더 기다려 2013년 5월 2일 복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기륭전자 사 측은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업무 대기를 시키고, 임금체불을 했으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노조는 다시 2013년 8월 29일부로 ‘사회적 합의 이행과 경영투명성 보장’을 요구하며 다시 투쟁에 들어갔고 2013년 12월 30일, 기륭전자 사 측은 노조의 투쟁에 야반도주를 실천하며 그들의 됨됨이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에도 기륭의 조합원 동지들은 전기가 끊어진 기륭전자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농성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 자본가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다. 언제든지 맘만 먹으면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유흥희 기륭전자 분회장을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

 

– 그래도 명색이 회장이고 자본가인데 야반도주라니.

정확히 2013년 12월 30일에 일어났다. 보통 야반도주는 계돈 떼어먹거나 할 때 나오는 말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 버렸다.

 

– 노사가 서로 얼굴 보고 합의한 것마저도, 대내외적으로 알려진 사회적 합의도 이렇게 어겨버릴 수 있다는 현실에 놀랐다.

실제로 합의하고 나서 2년 반 만에 복귀를 했고 합의서 작성할 때 유예기간이 1년 6개월 이었다. 그 이유가 가산동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국내에 있던 공장들을 없애 버려서인데, 공장을 다시 지어야 하고 또 구조조정 문제 등을 언급하며 곧바로 직접 고용이 어렵다며, 이런 문제들을 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1년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가졌던 것이다. 사 측의 그런 주장을 우리가 동의해서 합의했고, 여기까지 온 것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 버렸다.

 

– 기륭전자의 상황이 안 좋았다는 건가.

기륭전자가 매우 안 좋은 상태라는 것은 맞다. 우리들이 봤을 때 기륭전자가 생산 공장을 이전하고 나서 실제적인 생산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2013년 5월 2일 합의서에 의거해서 복귀했을 때 생산 라인이 아예 없었다.

 

– 그래서 사 측에서는 조합원 10명이 복귀해도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한 건가.

회사에서 계속 얘기하는 것이 투자자가 유치되면 회사를 제대로 경영해서 당신들을 고용할 테니 기다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회사의 주장과는 상관없이 합의서에 의거해서 2013년 5월 2일부터 복직된 것으로 보고, 우리는 정규직으로 고용된 것이라고 다시 확인을 해 줬다. 그렇게 막연하게 기다려달라는 얘기로는 설득이 되지 않으므로, 회사가 어떻게 생산라인을 재가동할 것인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회사 사정이 안 좋다면 언제쯤부터 우리 조합원들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솔직하게 대화하려고 했다.

 

– 그런데 사 측에서는 이렇게 터놓고 대화하려는 조합원들의 노력을 무시한 것처럼 보인다.

맞다. 처음 합의서에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었고 그 후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것인데 부속합의서가 있었다. 부속합의서에는 경영상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면 한 번 더 추가 유예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추가 유예는 복귀할 시점이 됐을 때, 정말 회사가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추가 유예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 야반도주 전에 어떤 낌새 같은 건 느껴지진 않았나?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여기 사무실 임대를 못하겠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임대료도 5천만 원 정도 밀린 상태라고 들었다. 원래 이 건물이 기륭전자가 지어서 온 건물이었는데, 이 건물을 2012년 말에 태웅로직스에 매각을 해서, 다시 이 건물의 6, 7, 8층을 임대해서 이 건물에 들어온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이상한 것이 이 큰 건물의 6, 7, 8층을 쓰게 하면서 어떻게 보증금 없이 임대료만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해 9월부터 회장이 출근을 안 했다던데) 추석 이후부터는 출근을 안 했다.

 

– 야반도주 한 다음 날부터 계속 아침 선전전을 하고 있는 것인가.

12월 31일부터 집회신고를 하고 매일 아침 8시에 최동열 회장 집 앞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다.

 

– 그 동네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황당해 한다. 물론 시끄럽다고 몇 몇 분들이 항의를 하시지만 선전전을 하면서 야반도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범죄라는 걸 알게 됐다. 오죽하면 시끄러워서 항의하려고 우리들에게 왔다가, 우리가 선전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이 뿌리는 전단지를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았다며, 제발 음악 소리만 줄여달라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왔다고 하더라. 그리고 우리 얘기들 그러니까 6년간의 투쟁, 2년 반 만의 복귀, 업무 대기, 체불 임금, 어느 날 갑자기 회장이 사라지고, 그래서 갈 데가 없어서 여기 왔다고 말하면 거의 모든 분들이 수긍을 하신다. 그래서 요즘 아침 선전전 장소에서는 크게 어려움은 없다.

 

– 2013년 5월 2일 복귀했을 때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2012년 12월에 이 건물이 매각된 상태였고, 우리들이 복귀했을 때는 중국의 생산공장도 매각된 상태였다. 여기서 우리는 회사가 어렵다고 해도 사회적 약속이, 이렇게 투쟁의 결과물로 얻은 것을 다시 내려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보니 얼마나 자본가들에게 관대하냐면 회사가 망하면 노동자는 존재할 수 없다는 시선이 너무 만연해 있다. 그래서 이 투쟁에서 우리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이런 지점이다. 이 지점에서 어떻게 제대로 나아가느냐가 관건이다.

 

– 얼마 전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법, 제도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 노동자들의 생존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법, 제도, 정치가 해결을 못한다면 사회를 바꿔서라도 불법과 탄압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인상 깊었다.

2010년 사회적 합의할 때도 우리는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들 모두가 처음부터 이 정도로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2005년 김소연 당시 분회장이 파견제에 대한 고민을 했고 모두 같이 투쟁을 하면서 더 깊이 알게 된 것이다. 적어도 이런 잘못된 제도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총대 매고 싸워서 사회적 목소리를 내야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기륭전자의 모습을 보면 자본주의의 극악무도함을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 기륭전자의 흥망성쇠를 말씀하시려는 것 같은데.

기륭전자는 당기 순이익이 22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건실한 회사였다. 그러다 에스엘인베스트먼트라는 창업투자회사가 들어오면서 회사가 반토막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동열 회장의 전횡이 있었고. 그래서 기륭전자의 역사를 보면 투기자본이 들어와서 건실한 회사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 옳으신 말씀이다. 투기자본이 들어오면 노동자들에게는 고통이지만 자본가들에게는 더 이윤을 낼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은 이미 자본주의가 발전한 국가들에서는 일반적인 일 아니겠는가.

사기라고 생각한다. 그건 정말 사기라고 생각한다.

 

– 사기라는 말 대신에 저들은 신경영기법이라고 얘기한다.

맞다, 저들은 그걸 신경영기법이라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결국 노동자들과 소액주주들은 현재 알거지가 된 상태다.

 

– 다시 12월 30일에 일어났던 얘기를 듣고 싶다.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난 건가.

우리가 매주 월요일에 쌍용차 구로정비지회 아침 출근투쟁을 같이 한다. 그 날(12월 30일 월요일)도 출근투쟁를 하고 여기 사무실로 아침 8시 30분경에 왔는데 이미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짐을 다 싣고 있더라. 그래서 총무부장을 불러서 아무 얘기도 없이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나가야 되는 조건이어서 나간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그런 일이 있으면 정식으로 교섭을 하든, 공문을 통해서든 얘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 기사를 봐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출근해 보니 이삿짐센터 직원이 짐을 옮기고 있는 상황이 납득이 안 갔다.

그때는 총무부장도 없었다. 그래서 이삿짐센터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이 짐들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니까 총무부장은 우리들이 껄끄러우니까 그 때 안 나왔던 거다. 그날 우리 조합원들은 모두 멘붕상태였다.

 

– 야반도주 했다는 기사를 읽을 때 너무 민망했다. 자본가들이 몹쓸 짓 많이 하고 다닌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뭐 수준이 되어야 말이지. 완전 양아치짓 아닌가.

그런 정도의 양아치짓을 했기 때문에 네이버 검색어 2, 3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특히 노동사건으로 이 정도 주목받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그날 기륭전자 홈페이지가 접속자들이 많아서 마비되었다고 하더라. 정말로 이 정도까지 막 나갈 줄은 몰랐다. 복귀하고 나서도 기륭전자가 합의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고 고정자산까지 다 팔아먹은 상황이라 솔직히 불안한 복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까지 벌어지니까 너무 분노가 치민다.

 

– 사회적 약속도 어기고 이런 파렴치한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공중파 방송에서는 아예 다뤄지지 않고 있다. 역시 힘의 싸움인 것 같다.

며칠 전 “시사매거진2580” 측에서 연락이 왔는데 다시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우리 기륭전자 얘기가 거기 데스크에서 취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힘 얘기를 하니까 또 덧붙여서 민주노총 침탈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는데, 첫째는 많은 동지들이 우리 노동자들이 힘이 없다, 너무 약해졌다라고 말씀하시며 민주노총을 비판하신다. 공감이 간다. 하지만 둘째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현 박근혜 정권에 가장 위협적인 세력은 역시 민주노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노총 침탈은 그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일들이 위기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일로 인해서 국민들이 민주노총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고, 이런 투쟁의 과정에서 국민들의 분노가 참을 수 없을 만큼 올라왔고, 그런 것들이 철도민영화 반대 투쟁에 국민들의 지지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 이번 야반도주가 다시 사회적 합의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실은 우리 조합원들도 부담을 갖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사회적으로 많은 지지와 연대 속에서 만들어낸 승리, 완벽하지 못한 작은 승리지만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성과를 올렸다고 본다. 그런 지점에서 어렵게 합의된 것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심이기도 하고, 여기서 밀려서 우리 운동의 역사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첫째는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는 기업주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최동열 회장에 대한 책임을 묻고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런 문제들이 기륭전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진도 있고. 이후에도 생길 사회적 합의에 대해 우리가 지금 이 지점에서 제대로 지켜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회적 합의에 대한 이행이 지금도 이렇게 어겨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국민들에게 알려서 공론화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우리가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를 주장하며 문화제 등을 여니까, 우리를 사회적 합의주의에 빠져있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계시다. 그때 가슴이 아팠고 서운했다. 솔직히 서운했다.

 

– 그럴 때 지치기도 하겠지만, 지금까지 훌륭하게 투쟁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

우리라고 쉬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투쟁만 6년, 합의하고 복직하는 데 2년 6개월, 그렇게 8년 6개월 만에 현장 복귀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희망에 부풀었는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200여명의 조합원은 10명만 남았다. 하지만 다시 출근 대기 3개월. 합의를 이행 안 하고 교섭도 제대로 안 하는 회사. 그리고 12월 30일의 야반도주. 정말 쉬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자본의 수준이 바닥일 거라고는 상상 못했다. 이런 바닥까지 떨어진 자본의 모습을 보면서 조합원들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 이제는 좀 더 생활밀착형 질문을 하려고 한다. 정말 궁금했다. 어떻게 생계를 꾸리셨는지.

우리가 2010년 11월 1일 합의했을 때, 기륭전자가 그동안 투쟁에 대한 보상을 한 것이 아니고, 고용하는 대신에 우리는 그런 보상에 대한 것은 양보했다. 대신에 노사화합발전기금을 받았는데 그것을 조합원 개개인에게 나눠주지 않았다. 법리비용이 1억 원이 넘게 나왔는데 그것을 해결했고, 금속노조에 신분보장 기금을 일부 납부하고, 문화일꾼 동지들은 6년이나 돈 한 푼 받지 않고 문화행사에 참여해 주셨다. 그래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며, 그동안 도움주신 것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했다. 아마 교통비도 안 되는 수준일 것이다. 노사화합발전기금으로 그곳에 먼저 쓰다 보니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정말 적더라. 그리고 합의할 때 그 당시 조합원이 모두 32명이었다. 실질적으로 같이 투쟁하는 조합원은 아니었지만 그때 복귀할 수 있는 조합원을 모두 확인해보니 22명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다 같이 투쟁해서 같이 복귀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데 회사 측에서는 다 고용할 수 없다, 마지막까지 투쟁한 10명만 받겠다고 해서 마지막까지 협상했지만 결국 안 되서 10명만 복직하게 됐다. 우리가 관철시키지 못한 것이 지금도 천추의 한이다. 결국 끝까지 함께 못했지만 그동안 같이 투쟁하다가 생계 때문에 다시 취업을 하게 된 동지들에게도 남은 합의금을 조금씩 나눠드렸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알려 달라.

기륭투쟁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가. 사기꾼이 들어와서 어떻게 회사를 말아먹는지 말이다. 이런 기업의 투기자본, 먹튀 문제 등이 우리 기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등 많지 않은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문제제기 할 것인가,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토론회, 그리고 연구 논문 등을 준비해 보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또, 싸움을 하기 위한 재정사업도 더 확충해야 하고….

 

– 지금까지는 전초전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벌어질 싸움이 진짜 싸움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1월 27일 대한문 문화제 때 백기완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기륭의 싸움이 기륭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자본가들이 기륭에게 하는 짓은 노동자 전체에게 하는 선전포고라며 우리보고 숯돌에 칼을 갈라고 말씀하셨다. 송경동 시인은, 기륭의 투쟁을 답이 없는 싸움이라고 말하던데 답은 만들어나가는 거다. 그래서 답을 만들기 위해 뭘 할 것인가 고민하고 같이 벽을 넘어보자라는 내용의 시를 써 주셨는데 감동을 많이 받았다. 한편으로는 이런 말씀을 들으니까 부담도 된다. 우리가 그런 역량이 되나. 묻게 된다. 참, 요즘 들어 생각나는 말이 있다. 어느 선배님이 “투쟁은 현재형일 때 아름답다. 그것이 삶이다.”라는 말씀인데 우리가 지금 현재형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조금 힘들고 괴롭지만 감사하면서 살날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 괴로운 것만 있으면 어떻게 운동을 해왔겠는가. 8년 넘게 어떻게 싸워왔겠는가. 대부분의 시간이 괴로웠지만 그 잠깐의 즐거움과 기쁨에 계속 가는 거 같다. 나 혼자였으면 절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마지막으로 이 말만은 꼭 하시고 싶은 게 있다면.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투쟁 속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망해도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국가가 책임을 지든지 말이다. 이렇게 사회가 책임지게 만드는 사회적 제도, 강제조항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좀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기륭의 투쟁을 계속 응원하겠다. 반드시 승리하실 거라 믿는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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