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자료] 자랑스러운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동지들께 드립니다

 

우리는 지난 8월 23일 무기한 총파업을 결의하고 통제센터 점거 농성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오늘로써 44일 차가 되었습니다. 동지들의 고충을 함께 듣고 얼굴을 보고 머리 맞대고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점 송구합니다.

 

현재 지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긴급체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된바, 조직의 대표자로서 투쟁이 마무리가 되지 않은 채 적들의 뜻대로 끌려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하여 부득이하게 통제센터 농성장에 글로 대신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자회사로 싸움을 걸어온 것도, 항복문서로 교섭 판을 뒤집은 것도 현대제철입니다. 사측의 최종안에 지금이라도 서명을 하면 지금의 사태는 일단락될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육체적, 심리적, 생계적인 고통은 해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지회는 저들의 의도대로 박살이 날 것입니다. 합의 이후의 공정협의도 물 건너 갈 것이고 정규직화 직접고용 쟁취는 구호로만 허공을 맴돌 것입니다.

푸른 깃발을 내려야 하거나 깃발로 현판만 단 식물노조가 될 것입니다. 그만큼 매우 엄중한 상황입니다. 하루하루 사측에 대한 적개심으로 피를 토하는 심정입니다.

 

조직을 사수하라는 것이 조합원들의 명령이고 지회장으로서 소임입니다.

차기 집행부에게, 그리고 우리 후배들에게 민주노조의 기풍과 전투력을 온전히 인계하는 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금의 투쟁 또한 의미가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며 조직력을 최대한 극대화하는 투쟁 전술을 구사하겠습니다.

 

현대제철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교섭은 없습니다. 의미 없는 교섭으로 더 이상 시간 낭비, 희망 고문하지 않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투쟁으로 회사의 태도를 바꿀 것인가에 집중하겠습니다. 교섭과 관련 별도의 공지가 없다면, 당연히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기한 총파업을 결의했습니다. 날짜를 세는 것도, 언제 이 싸움이 끝날 지 예측하는 것도 무의미합니다.

 

이번 총파업은 말 그대로 기한이 없으며 통제센터 점거농성 투쟁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든가, 우리가 지쳐 쓰러져 백기투항 하든가, 두 가지의 경우일 뿐입니다.

 

모든 노동조합의 투쟁이 그렇듯 언제 끝나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나냐가 핵심입니다. 즉 시간과 속도보다 내용과 근거가 중요합니다. 이번 투쟁의 결과물이 이후 또 다른 투쟁의 무기이자 발판이 되어야 합니다. 시간에 쫓겨 사측에 끌려다니는 교섭은 추호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조합원 동지들도 무기한 총파업과 통제센터 점거 농성 기조와 지침을 다시금 마음속에 새겨주시고 이번 싸움에 임해주십시오.

 

어쩌면 원청에 의한 고용보장과 공정협의는 종이에 적힌 문자 몇 글자에 불가할지도 모릅니다. 노사 합의를 하루아침에 깨고 합의서를 휴짓조각으로 만드는 자본의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우리는 정규직화 쟁취까지 무수히 많은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결국 우리 개인의 조건과 처지를 뛰어넘는 하나의 목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결력이 없다면 그 어떤 노사합의도 실행되지 않을 것입니다. 자본은 언제든지 파기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초심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사 양측 다 지금 자신들의 모든 걸 내걸고 전면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더 버티는 쪽이 이기는 것이고, 하루 먼저 백기를 드는 쪽이 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승패에 따라 당진공장 현장은 요동치고 새롭게 재편될 것입니다.

 

저는 이 순간에 지회장인 것이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모든 투쟁의 성과는 조합원 동지들의 덕이며, 한계와 오류에 대한 평가와 책임은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우리에게 잃을 것은 차별과 멸시라는 족쇄뿐입니다. 우리가 얻을 것은 진정한 현장의 주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조합원 동지들을 믿고 책임 있게 싸우겠습니다.

 

버티지 맙시다. 뚫고 나갑시다. 투쟁!

 

2021. 10. 5.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이강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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