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특집: 아프가니스탄의 과거와 현재] 아프가니스탄과 미국 노동자계급 활동가들의 임무

 

미국 노동당(American Party of Labor)

번역: 임장표(회원)

 

* 이 글은, 지난 8월 22일 미국 노동당이 발표한 성명 “Afghanistan and the Task of Working Class Activists in the United States”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은 다음의 인터넷 주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americanpartyoflabor.com/news/afghanistan2021>

 

 

제국주의자들은 그들의 일을 계속하는 반면에, “공산주의” 세력들은 노동자계급의 반대편을 든다

지난 60년간 급진 정치의 조직화 사업을 좌지우지했던 서방 “좌파”들의 급진적 자유주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신정 통치의 귀환이라는 참사를 맞으면서도 그 추악하고 이기적인 자유주의적 면모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아프간에서 미군 전투 부대가 철수한 것을 미 제국주의에 대한 승리로 보고, 또 탈레반을 추앙받아야 마땅한 반제 투사들로 봅니다. 그중 일부는 야만적 광신도 집단 탈레반을 베트남 민족의 해방자인 베트콩과 비교하면서 그들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의 논리적 기반은 자유주의적이며, 상대주의적이고, 서방 “좌파”들의 “동정심”을 한 몸에 받는 그들 인민의 수난에서 분리된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들, 자칭 좌파들은 신정 통치로 곧바로 이어진 미국의 군사적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미 제국주의가 아프간을 떠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합니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반제주의자”로 자칭하면서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견지한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수정주의적 “맑스주의자”들의 주장에서 버젓이 볼 수 있듯이, 제국주의를 군사적 행동만으로 보는 데에 있습니다. 이러한 견해는 경제적, 사회적, 외교적 방법 등 적대와 지배의 수단이 제국주의와 연관되어 있음을 철저히 무시합니다. 식량과 인프라 부문에서의 종속은 미 제국주의에서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지원, 협조, 연대 따위로 불리고 있고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는 문화 상대주의의 영역으로서 문화적 고려 밖의 물질적 기반이 있음을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지식은 직선이 아닌 (혹은 따라가지 않는) 나선을 그리는 곡선이다. 곡선의 어떠한 부분도 독립적이고 완전한 직선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이는 (나무를 보기 위해 숲을 보지 못한다면) (지배계급들의 계급 이익에 의해 확립되는) 종교적 몽매주의의 진흙탕에 빠지게 된다. 직선적이고 단면적이며 굳어진 사고방식, 주관주의와 주관적 맹목은 관념론에 그 인식론적 뿌리가 있다. 종교적 몽매주의(철학적 관념론)도 마찬가지로 인식론적 뿌리가 있다. 물론 그것은 웅성불임(雄性不稔) 꽃이긴 하지만, 살아 있고, 생명이 넘치며, 진실되고, 위력하고 전능한, 객관적, 절대적인 인류의 지식이라는 나무 위에서 자라는 꽃이다. (블라지미르 일리치 레닌, “변증법의 문제에 대하여”, 1915.)

 

오랫동안 진행 중인 거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아프간 주둔 미군 전투 부대의 철수는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미군은 자신들의 근거지를 포함한 모든 점령지에서 제거되야 합니다. 하지만 미군 전투 부대의 철수를 미 제국주의의 제거와 동일시하는 것은 제국주의 자체를 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프간 철군 결정은 평화를 사랑하는 반전주의자 조 바이든이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닌, 수년에 걸쳐 정해진 계획에 따른 결정입니다. 2011년 오바마 정권은 2014년까지 미군 철수를 위해 독자적 군경 조직 확립의 목적으로 60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오바마 정권은 정해진 시간 안에 계획을 완수하지 못했지만, 바이든 정권은 미군 철수 후 자신들이 세운 괴뢰 정권과 군대의 무능에 탈레반의 정권 장악에 대한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오바마 정권이 남긴 숙제를 해결했습니다.

 

미군의 아프간 점령 기간 동안, 서방 “좌파”에게서 반제주의자들이라고 추앙받는 탈레반은 미국과 여러 대규모 합의를 보았습니다. 탈레반이 80년대 쏘련 ‘침공’ 기간 동안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던 것을 생각하면 최근 미국과 탈레반의 합의는 전혀 놀랍지 않은 사실입니다. 그때 미국과 탈레반은 공동 전선을 구축해 수만 명을 학살했습니다. 2011년 오바마 정권의 공세 이후, 미국과 아프간 괴뢰 정권 관료들은 탈레반과 여러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합의는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탈레반이 맺은 “미국-탈레반 평화 협약”입니다. 미국과 탈레반은 상당한 시간 동안 협력 관계에 있었으며 미군의 철수는 다름이 아닌 미국, 탈레반, 아프간 임시 정부의 3자 합의의 결과입니다.

 

철수 마지막 날까지 아프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IMF는 미군이 철수할 것을 알면서도 올해 6월에 60억 달러에 달하는 융자금을 아프간에 넘겨주었으며, 미 국무부는 2011년 공세 후 철수 계획에 따라 계속 아프간 임시 정부를 무장시켰습니다.

 

아무도 미군에 대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단지 제국주의자들과 그들의 괴뢰 하수인들, 그리고 탈레반의 합의가 있었을 뿐입니다. 거세지는 폭력과 합의 불이행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철수했습니다. 탈레반과 아프간 관료들 사이의 협잡, 살인, 뇌물 제공 등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철수했습니다. 이번 철수가 이전부터 계획되고 제국주의자들의 철저한 이익에 복무하는 행동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러분은 미군 철수가 어떻게 제국주의의 이익에 부합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사실은 시간이 지나야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미 여러 현상들은 제국주의가 군대 철수에서 이익을 얻었음을 보여 줍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이익은 지역 안정과 관련된 이익입니다. 아프간에서 주둔 병력의 감축은 “동맹과 자산을 지키기 위해” 파키스탄 등 다른 주요 전략적 지점에 병력을 증강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탈레반이 아프간의 지하자원들을 장악함에 따라 중국 또한 탈레반에 대한 지원과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탈레반은 “외국 투자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경제의 80%가 외국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현실성이 없어 보일 따름입니다. 아프간이 다시 제국주의 경쟁자들의 헤게모니에 빠질 가능성은 매우 높고, 이러한 정황은 탈레반이 민족 해방을 이끄는 세력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정합니다.

 

제국주의자들은 아프간에서 단 한 푼의 돈도 잃지 않았습니다. 전쟁의 비용은 항상 세금으로 충당되고, 국가는 세금의 대부분을 일하고 억압받는 인민 대중에게서 받아냅니다. 제국주의자들은 편하게 들어 누어서 군수 물자 생산과 정복을 통해 이윤을 얻습니다. 일례로 최대 8,00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민간 업체에 의해 채워진 적도 있으며, 미 정부군은 완전 무장한 병력을 운용하는 400개 업체를 포함한 1,300개 민간 경비 업체들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 민간 업체들은 관리와 투명성이 미군보다도 저조하여 아편 유통, 인신매매, 노예 노동력을 건설 작업에 투입하는 등 여러 악행을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급진적 자유주의와 뒤틀린 반제국주의

제국주의자들의 장기적 계획이 일시적으로 흔들렸을지언정, 그들이 서방 “좌파”들로 하여금 탈레반에 대한 급진적 자유주의에 기초한 환상을 품게 하는 데 성공하였음은 자명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제시합니다. 바로 어떻게 조금이나마 맑스, 레닌,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계승했다고 말하는 자들이 감히 신정 정권을 지지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맑스주의와 혁명,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건설은 인류의 물질적, 정신적 생활을 개선하는 데 그 의의가 있으며, 어떠한 문화적 상징을 통한 억압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신정 통치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든 어떻게 그 억압적 성격이 사라질 수 있겠습니까? 과연 신정 통치가 반동적 정권 외에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까?

 

탈레반은 교조와 폭력으로 점철된 야만적 통치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집단입니다. 그들의 압제로 고통받는 이들은 컨트리 클럽에서 양주나 홀짝거리면서 태평하게 노는 제국주의자들이 아닌, 아프간의 민중입니다. 반미적 압제를 반미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떠받드는 문화 상대주의는 자유주의적이며 각종 “좌파”들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이들 자칭 좌파들은 자신들이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자유주의자들의 문화 상대주의 논리를 수용합니다.

 

물론 많은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을 아나키스트, 공산주의자 등으로 자칭하면서 자유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자유주의적 논리를 견지합니다. 또 다른 폭압을 지지하는 반미적 입장은 절대 맑스주의, 레닌주의, 반제주의적인 입장으로 될 수 없습니다. 자유주의는 주관적 논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조금 더 상세히 접근하자면, 자유주의는 부르주아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한 주관적 관념론입니다. 논리의 주관적 성격 덕분에 자유주의는 여러 입장을 허용합니다. 실제로 자유주의는 입장의 다양성을 찬양합니다. 자유주의는 미국과 유럽의 유의어가 아닌, 논리이며, 사상이고, 또 주관성과 상대주의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입니다. 즉, 자유주의적 논리를 바탕으로 미국이나 다른 어떠한 나라, 인물 등을 비판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전혀 모순되는 일이 아닌 것입니다.

 

이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제3세계, 자국, 전 세계의 피억압 인민을 위해 가장 크게, 진솔되게 울부짖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뒤틀린 지지일 뿐입니다. 이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제3세계 인민들의 수난을 자신들의 의로움의 상징으로 이용합니다. 이러한 도덕적 의로움은 세계 각국의 제국주의적, 억압적 성격의 정권을 미국에 적대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지하며 그들에 의해 수난을 겪는 민중을 비난합니다. 이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무비판적으로 미국의 직접적 영향 밖에 있는 인물이나 정권을 월드컵을 시청하듯 지지합니다.

 

이러한 지지는 인민들의 수난에 대한 무지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시리아 내전 기간 동안, 급진적 자유주의 세력은 인민들을 무시할 수준으로 아사드 정권을 무비판적으로 지지했습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시리아 민중은 아사드 정권을 지지할 때 외에는 자주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다른 자유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인물과 의미론의 게임을 벌입니다. 반제국주의와 세계 정치 전반은 이들에 의해 축구 경기로 취급받고 있으며, 좌파를 참칭하는 이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미 제국주의 팀에 대항하는 신학 통치자들의 팀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바로 “착한 자본가”와 “차악”을 지지하는 옛날의 기회주의 조류가 새로운 형태로 그 고개를 쳐든 것입니다.

 

미국에서의 독창적, 국제주의적 노동계급 운동의 건설

왜 이러한 논쟁이 중요할까요? 미국 정권은 결코 국내 좌파 때문에 자신들의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탈레반도 미국 좌파가 자신들을 어떻게 평가하든 추호의 관심도 두지 않습니다. 이 논쟁은 미 제국주의를 국내에서 맞서서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세계적 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우리가 건설할 국가의 성격을 규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논리는 다른 운동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사용되는 논리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서방의 좌파 운동이 포퓰리즘에 머물렀던 것입니다. 하지만 급진적 자유주의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 우리의 행동은 운동을 만들어 나가는 데 어떠한 긍정적 의의도 가질 수 없으며, 제국주의 체제의 허점을 채우고 궁핍과 억압을 연장할 뿐입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잔혹한 신정 통치를 옹호하면서 미국 내의 기독교 근본주의, 아프리카의 아동 노동 착취를 비판함으로써 반제 운동을 만들고, 국내 노동계급을 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범죄들은 급진적 자유주의가 기반으로 삼는 문화적 상대주의를 바탕으로 정당화됩니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신학 통치를 반대하고 9살부터 죽을 때까지 12시간 동안 일하는 것을 규탄하는 행위를 국수주의라고 낙인찍습니다. 과학적 사회주의는 고사하고 어떠한 과학적 이해도 이들에 의해 창문 밖으로 던져 버려집니다.

 

사실 반동적 정권과 그들의 추악한 범죄를 위대한 문화의 유산이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국수주의가 아닐까요? 아동 노동 착취, 아프리카 노예 노동, 다수 민족에 대한 복종, 반동적 정권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가 발전에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국수주의가 아닐까요? 이러한 입장은 반중 정서, 반이슬람 정서 등 사회적 국수주의를 강화시키고 반인륜적 범죄가 일으키는 피해를 더 심화시킬 뿐입니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이 범죄와 폭력을 옹호하는 것은 그들이 타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서가 아닌 그들의 자기애적 성향 때문입니다. 그들의 포퓰리즘은 그들로 하여금 “무엇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기회로 될 뿐, 다른 성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정권 저 정권이나 인물을 지지한다 말하고 다니는 행위는 자기만족을 위한 립써비스일 뿐입니다.

 

이 행동들을 사회적 운동으로 전환시키고 필요한 과업을 수행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을 견지하여 진행해야 하며, 대부분의 경우 단기적 만족이나 승리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급진적 자유주의를 떨쳐낼 수 있을 때까지 미국 노동계급 운동은 상징성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선 사업은 결코 이중 권력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국제주의는 사회제국주의와 신정 통치를 바탕으로 건설될 수 없고, 그런 시도는 힘없는 자들이 아닌 힘 있는 자들을 위한 행동으로 됩니다.

 

2021년 8월 22일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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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4개의 댓글

    •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보는구나!!
      탈레반을 베트콩처럼 생각하고 있으니, “이런” 말을 할 수밖에~~

      • 탈레반과 베트콩의 공통점은 민심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승리할수 있었죠.

        현재 베트남전의 승리를 중국과 소련의 베트콩 지원에서 찾지 않는것처럼 탈레반의 승리도 미국과 서방의 지원보단 아프간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보는게 적절하네요.

        탱크도 한대 없던 무자헤딘이 당시 적어도 세계 2위 군사강국이던 소련을 이길리는 만무했습니다. 미국이 자금을 대줘도 한계는 명확했죠.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자헤딘의 승리는 민심장악과 무자헤딘의 끊임없는 유입이라 보는게 옳다고 봅니다.

  • 글은 잘봤는데 탈레반의승리를 너무 미국과의 협력에서만찾는거 아닌가??? 자칫하면 원래부터 탈레반과 미국이 협력관계였다는 낭설로빠질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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