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편집자의 글] 제국주의 질서의 균열과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 정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세계 대공황의 정세가 전개되고 있다. 2020년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졌던 세계 경제는 2021년 들어서 일부 국가와 부문에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자산 거품이 붕괴되어 재차 공황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공황의 전개 한 가운데서, 세계적 차원에서 불균등 발전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 공황의 특징으로 꼽힐 수 있다. 불균등 발전은 국제 정세와 일국 내 정세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서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중국은 2020년에 주요 국가 가운데서 경제적 후퇴가 가장 적었고, 2021년 1분기에는 빠른 ‘회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여타의 서방 자본주의 국가들도, 한편으로 방역을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서방 국가들은 아직 공황 발발 전의 경제적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약진은 불균등 발전이 세계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미국은 이에 대해 동맹국들을 규합하여 중국을 압박하고 고립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세계정세는 급격히 중국과 미국의 대결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러한 양상은 트럼프의 퇴장과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후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불균등 발전은 한국 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심화되고 있다. 2020년의 경우 수많은 자본가들이 파산하고 실업이 격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은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를 공격적으로 감행하며 약진하고 있다. 반면에 상당수의 재벌기업들, 독점자본들은 경제 공황 상황에서 침체를 겪고 있었다. 또한 경제 공항은 자영업자 등 소부르주아 상당수를 몰락시키고 있으며,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돈을 풀은 결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여 2021년 4월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하기도 했다. 이렇게 경제위기 상황 아래에서의 불균등 발전은 정치적, 사회적으로까지 관철되고 있다. 이는 사회적인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대중들의 불만을 고조시키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일정한 계기가 주어지면 모순이 폭발할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다.

세계적 차원에서 불균등 발전은 현재의 세계 대공황 하에서 심화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의 격화는 제국주의 질서의 균열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상황의 전개는 쏘련 등 20세기 사회주의 진영 붕괴 이후 변혁 운동이 새롭게 소생할 수 있는 틈, 여지, 공간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따라 쏘련 붕괴 이후의 세계사적 반동기가 마감되고, 새로운 정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노동자계급의 상태는 녹록지 않다. 노동자계급은 변혁의 전망을 분명히 하는 자신의 사상과 이론을 갖고 있지 못하고, 여전히 부르주아적, 소부르주아적 이데올로기의 영향 아래에 있다. 대표적으로 기본소득론은 이제는 부르주아 진영에서도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는데, 이는 노동자계급을 매수하여, 혹은 노동자계급에게 자선을 베풀어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진출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제가 실시된다고 해도, 자본의 사슬에 얽매인 임금노예로서의 노동자의 상태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기본소득제는 자본가계급이 임금노예 계급을 부양하여, 임금노예들의 반란을 저지해야 한다는 자본가들의 인식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으로 노동자들의 상당수는 쏘련 붕괴 이후 밀어닥쳤던 온갖 소부르주아적 잡사상들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동운동을 여성, 환경, 성소수자, 인권 운동 등 여러 부문운동의 하나로 격하시키면서, 사회주의 변혁을 통하여 새로운 무계급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유일한 혁명적 계급으로서의 노동자계급이라는 위상을 지워버리는, 푸코류의 신좌파 사상 등이 여전히 행세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현실의 전개는 노동자계급이 투쟁할 때 정세가 변화하고, 사회적 관계들, 사회적 인식들이 변화하고 사회적 진보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 점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노동자계급은 신좌파 사상 등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사회주의 혁명과 사회주의 건설의 전위로서의 자신의 위상을 회복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자계급은 자신을 옭아매는 소부르주아 정치, 사회민주주의적 개량의 환상을 깨버리고 스스로의 사회주의 정치를 건설하는 길을 가야 한다. 진보정당-민주노총이라는 체계는 그동안 노동자 대중의 계급의식을 마비시키고, 노동자들을 원자화하여, 노동운동의 몰락을 가져온 사회민주주의적 성질의 체계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틀을 깨버리면서, 노동자계급 자신의 사회주의 당 건설을 지향하는 사회주의 정치를 건설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자계급의 선진 부위는, 학습과 선전의 단계를 넘어서서, 전술을 구사하는, 정치행위를 구사하는 단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자본가계급의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공세를 맞받아치면서, 노동자계급의 변혁의 전망과 사회주의 건설의 전망을 대치시켜 가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소부르주아 세력은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 가운데에서 마치 독자적인 정치세력인 양 하는 외양을 취하고 있으나, 소부르주아 세력은 한국 자본주의 발전 자체에 의해 그 물적 토대가 사라지고 있는 세력이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변혁적 사상과 변혁의 전망을 가진다면, 새로운 사회 건설의 주역으로서 노동자계급은 자신의 권력 쟁취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사회과학≫ 15호는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다양한 글을 싣고 있다. 먼저 채만수의 ‘바야흐로 혁명의 시대, 굴절된 위기・시대의식’은 ‘혁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의 근거로 채만수는 AI(인공지능)과 스마트 공장 등이 가져오는 생산에서의 자동화, 무인화로 인해 “인구의 다수가 용도 폐기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들고 있다. 생산의 자동화, 무인화라는 생산력의 발전은 분명 인간의 진보이며, 인간의 복지를 높일 수 있는 물적 토대로 작용하지만, 그것이 자본주의라는 조건에서는 수많은 인간을 실업자로 몰락시키고, 용도 폐기해버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 바로 자본주의의 폐기를 만들어내는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채만수는 설득력 있게 논증하고 있다. 이는 생산의 사회적 성격의 극대화가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자본주의적 소유와 충돌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의 심화가 자본주의의 새로운 사회로의 이행, 즉, 혁명의 과정을 추동하고 있다는 것을 논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부르주아적, 소부르주아적 이데올로그들은 기본소득제, 고용보장제, 참여소득제 등 온갖 기만과 헛소리로 노동자계급의 시야를 흐리고 있다. 이러한 소부르주아적 이데올로기를 극복할 때 비로소 혁명의 주체가 정립된다는 것을 채만수는 제기하고 있다. 그리하여 ‘바야흐로 혁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조응하는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실천이 요청되고 있다는 점이 결론으로 제시되고 있다.

문영찬의 ‘정세분석 방법론의 재정립을 위하여’는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실천의 전제가 되는 정세분석의 과학성에 대해 모색하는 글이다. 문영찬은 과거 1980년대의 정세분석 논쟁을 고찰하면서, 정세는 주관을 넘어서는 ‘국가를 포함하는 모든 계급세력들의 상호 관계의 총체’라는 레닌의 규정을 분석한다. 그리하여 정세를 공세기, 방어기 등 주체 세력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주관주의적 정세분석을 비판하며, 객관적 실재로서의 정세라는 유물론적인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단지 정세를 객관적 실재로서 유물론적으로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각 계급 세력의 상호 관계, 상호 작용이라는 변증법적 분석에 도달할 때만 온전한 정세분석이 된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하여 정세분석의 지표로서 사적 유물론에 따른 경제적 토대의 위기 분석을 기초로 하면서도, 경제투쟁 내부의 질적인 계기, 정치투쟁에서 반자본주의 전선과 민족민주 전선의 상호 작용과 규정성이라는 질적인 측면을 정세분석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당면 변혁의 성격이 지금은 1980년대와 달라졌다는 점을 들고 있으며, 그리고 현 정세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전선의 성격이 정세분석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함을 들고 있다. 또한, 한국의 경우 특수하게 분단질서에 의해 국제정세의 영향이 왜곡됨을 분석하면서, 분단질서로 인한 반공주의, 민족주의 등의 특수성으로 인한 정세 인식에서의 왜곡을 바로 잡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천연옥의 ‘여성해방론의 쟁점들’은 현재 한국 사회운동에서 뜨거운 쟁점인 여성해방, 혹은 페미니즘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글이다. 특히 여성해방 운동에 대한 단순한 소개를 넘어서서, 자유주의 페미니즘, 급진주의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등의 개념을 비판하면서 그에 대해 맑스주의 여성해방론을 대치시키고 있다. 최근의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억압은 인류 역사 전체에 공통적이라는 주장을 역사적 근거를 들어 반박한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억압은 사적 소유의 발생으로 인한 상속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남성의 가부장제가 성립되면서 시작했다고 논박을 한다. 천연옥은 여성해방 운동에서 쟁점인 가사노동의 유급화 문제에 대해서 가사노동이 가치를 갖지 않는 것은 가사노동이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과학적인 분석을 하면서, 여성해방 운동에도 맑스주의가 전면적으로 적용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20세기 사회주의가 결과적으로는 붕괴했지만, 20세기 사회주의의 역사는 그 과정에서 맑스주의 여성해방론이 이론과 실천의 두 가지 측면에서 진보를 이룩했음을 보여준다고 파악한다. 또한 노동자연대 측의 주장, 즉, 쏘련은 스탈린주의 하에서 여성을 억압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쏘련의 역사는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의 성과를 보여주며, 그 과정에서 수정주의의 등장으로 인해 사회주의 건설이 왜곡되기 시작했고, 여성 문제 또한 후퇴했음을 논했다. 그리하여 결론적으로 여성 노동자와 남성 노동자가 단결하여 자본가계급에 맞서는 사회주의 변혁의 길로 나서서, 여성 억압의 물적 토대를 제거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함을 주장한다.

박문석의 ‘뽕짝이 아니라, 노동자계급 대안문화의 복원의 길로!’는 뽕짝으로 대표되는 대중문화가 노동자 대중에 침투하여 계급의식을 마비시키고, 투쟁의 대오를 침식하는 것을 비판하고 노동문화라 일컬어지는 대안문화를 건설할 것을 주장하는 글이다. 박문석은 ‘어느 시대에서나 그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는 그 시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이다’라는 맑스의 언명을 토대로, 자본가계급의 이데올로기적 물량 공세 앞에 노동자계급의 의식과 대오가 침식되고 있음을 분석한다. 또한 의식은 경험과 학습의 결과라는 유물론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편으로는 전투적인 노동문화, 대안문화의 복원과 발전을,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 대중 사이에서 이론적 소양의 제고를 추구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하여 인공지능 등 생산력의 비약이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라는 생산관계와 충돌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혁명적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고하며, 따라서 바로 지금 혁명적 실천을 위한 전망 속에서 전노협 당시의 대안적인 노동문화를 복원하고 지금에 맞게 발전시킬 것을 제기하고 있다.

제일호의 ‘≪닥터 지바고≫에서 드러나는 혁명과 문학에 대하여’는 오래간만에 시도되는 [문예비평]이다. 제일호는 ≪닥터 지바고≫의 주인공이 1917년 러시아 혁명이라는 격동기에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혁명에 환멸을 느끼고 심지어 혁명의 과정에서의 파괴를 단순하게 인간의 삶과 사랑에 대한 파괴로 보면서, 혁명에 대해 회의하면서 이른바 종교적 신념에 도달하는 과정을 비판하면서, ≪닥터 지바고≫가 러시아의 대지를 무대로 서정적인 언어로 서술되어 일정한 예술성을 표방하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혁명에 대한 반대를 표방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닥터 지바고≫는 혁명을 핵으로 하는 사회적 격동 혹은 사회적 관계와 무관한 개인의 자유와 순수한 사랑을 말하지만, 그것은 실제로는 자본주의적 개인주의에 머물러 있는 것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CIA 등 제국주의 세력의 목표가 되어 쏘련 체제를 와해시키는 공작의 대상이 되었음을 폭로하고 있다. 이러한 제일호의 [문예비평]은 한국사회 운동에서 오랜 기간 침체 상태에 있었던 [문예비평]을 소생시키는 시도로서 의미를 가진다. 운동이 침체하면서, 자본주의 문화와 문예를 비판하고 대안적인 문예와 문화 운동을 건설하는 시도는 많이 줄어들고 미약해졌는데, 20세기 사회주의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기초로 한 문예비평과 문화운동이 소생의 전망을 찾기를 기대해 본다.

이병진의 ‘기본소득 논쟁과 ≪21세기 자본≫ -≪21세기 자본≫을 읽고’는 토마 피케티의 저작인 ≪21세기 자본≫에 대한 서평이다. 이병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조건으로 하는 현재의 경제공황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고, 또 기본소득론 등이 사회적 의제로 되고 있는 상황에서 ≪21세기 자본≫을 ‘소부르주아적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읽었다고 한다. 그러나 ≪21세기 자본≫은 단지 자본주의 사회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지적한 정도여서 실망했다고 하면서, 피케티가 자본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는 점, 즉, 21세기 자본을 논하기 위한 기본 전제가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피케티의 저작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기본소득제 논쟁이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을 흐리고 있으며, 노동자와 민중의 자본주의에 대한 과학적인 인식을 방해하고 있음을 폭로한다. 그리하여 기본소득제 정도로는 현재의 자본주의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인공지능 등 생산력의 발전을 기초로 도래하는 혁명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대담한 정치적 상상력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외에 이번 ≪노동사회과학≫ 15호에는 번역 글이 두 편 실렸다. 하나는 그리스 공산당의 문건으로서 ‘현대 세계의 국제적인 정치-군사적 틀에 대하여’라는 글이며, 다른 하나는 쏘련의 철학자 일렌코프가 맑스의 ≪자본론≫에서 관철된 변증법을 고찰하는 ‘맑스의 ≪자본론≫에서 추상과 구체의 변증법(1)’이다. 그리스 공산당의 ‘현대 세계의 국제적인 정치-군사적 틀에 대하여’는 21세기 현대 세계의 제국주의적인 정치 질서와 그것의 군사적 질서로의 반영을 포괄적이고 심도 깊게 다루고 있는 글이다. NATO와 EU가 제국주의 독점자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제국주의 조직, 기구이며, 쏘련 붕괴 뒤 이 제국주의 조직, 기구들은 축소되기는커녕, 동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로 그 영향력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어서, 각 민족들, 약소국가들에게 있어서 종속성의 관계로 작동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은 마치 약소민족들을 대변하고 있는 듯 비치기도 하지만, 실은 러시아의 독점자본과 중국의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하고자, 시리아에서, 그리고 중동과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또 하나의 제국주의 세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내걸어서 세계의 인민과 공산당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지만, 중국 사회는 이미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지배적인 사회임을 폭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제국주의적 질서로부터의 이탈은, 그것이 노동자계급의 권력에 의해 지지될 때만 견고할 수 있으며, 노동자계급은 제국주의를 타도하고 사회주의 혁명과 사회주의 건설의 길에 나서야 함을 촉구하고 있다.

일렌코프의 ‘맑스의 ≪자본론≫에서 추상과 구체의 변증법(1)’은 드물게 뛰어난 철학 저작이다. 쏘련의 철학자로서 일렌코프는 변증법적 논리학의 발생, 전개와 그 의미, 그리고 변증법적 논리학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논리는 역사의 반영이라는 변증법적 유물론의 테제에 입각하여 철학사 전체에서 근거를 들어 변증법적 논리의 발전의 문제를 해명하고 있다. 앞으로 ≪노동사회과학≫에 분량을 나누어 지속적으로 연재될 이 글은, 이번 호에서는 변증법적 논리학과 형식 논리학에서 추상과 구체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이 범주에 대한 각 철학자들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분석하면서, 추상과 구체에 대한 과학적인 개념, 변증법적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추상은 그 자체가 하나의 과학적인 분석의 과정이지만, 그것이 유물론적이고 변증법적인 접근을 결여하면, 단지 빈곤한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구체는 속류적인 관점을 떠나 변증법적으로 접근하면, 대상에 대한 풍부하고 과학적인 상의 정립을 가능하게 하는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맑스에 의해 추상에서 구체로의 상승이라고 규정된, 추상 개념들의 변증법적 종합으로서의 구체 개념은 대상의 개별, 특수를 포함하는 풍부한 개념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일렌코프의 연구는 이론적 사고, 혹은 개념적 사고가 과연 무엇인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2021년 5월 1일 메이데이에,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장 문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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