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권두시] 외마디 비명

 

고희림

 

70년대 80년대는

낮에 겨우 눈 붙이고 밤 꼬박 새우느라

온몸이 삭신이 되어

담배 한 모금 빨 힘도 없이

공단 새벽길을 나섰던 여공을

‘공장뺑이’라고 아무렇게나 부르던 시절이었다

 

퇴근길

공단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타면

책 몇 권 옆에 끼고 학생 흉내 내던,

잠시나마 ‘공장뺑이’를 벗어나려 했던

슬픈 공장뺑이 시절이었다

 

국민소득이 3만달러

낙수효과, 분수효과, 보편적 복지, 소득주도성장이라지만

그 거창한 민주화

그 치열한 노동운동의 시대

그 틈바구니를 용케 뚫고

자본에 의한 노동자 몰이는

반드시 관철되고

방조하는 모든 것들도 여전하다

 

(뺑이 당하는 자들은

이유에 닿지 못하고

(안 하는지

애써 피하는지

경제주의와

조합주의와

개량 정도에 머물며)

현실의 비극을 대표하여 단말마 외마디 비명을 지르곤 한다)

그리고

탄광의 막장 같은 데서 죽임당한

24살, 처참한 김용균과

수많은 김용균들이 쏟아진다

 

자본은 항상 죽음을 동반한다

죽음을 생산한다

21세기 한국의, 그리고 세계의,

자본의 악행이 집약되어 나타난

김용균의 몸체가 지른

외마디 비명은

죽이는 자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다

 

죽음의 외주화라는 말장난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빠진

불성실한 회피의 산물

말보복일 뿐

 

그런 만큼

이제는

착취구조 그 자체의 폐기를

“언제나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것이다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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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하루라도 빨리 쟁취해야하겠다는 맘이 불꽃처럼 솟구치게 하는 감동적인 시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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