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민낯,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파업

 

천연옥 | 부산지회장

 

 

1. 글을 시작하며

 

전국철도노동조합 소속인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는 지난 11월 9일 간부파업, 11월 11일 총파업에 돌입하여 현재(12월 27일) 파업 47일차에 이르고 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2017년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의해서 만들어진 자회사가 아니다. 2004년 노무현 정부의 철도공사가 ‘인프라를 이용한 수익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설립한 자회사이다. 국토교통부 소속의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역무, 주차관리, 특송, 고객센터 업무를 하고 있다. 정규직 125명을 제외하면 1,694명이 무기계약직 혹은 기간제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는 하나인데 노동조합은 고객센터지부와 고객센터 외의 업종의 노동자들이 가입한 코레일네트웍스지부로 조직되어서 전국철도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현재와 같이 철도노조가 교섭권을 갖는 대표노조가 될 때까지 한국노총과 경쟁해 왔고, 2018년부터 대표노조가 되었고, 지금도 복수노조 상태에 있다.

2020년 임금 단체교섭은 7월 24일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의 실무교섭을 거쳤으나 10월 13일 최종 결렬되었다. 1,000여 명의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180여 명의 철도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쟁점은 시중노임단가 100% 지급과 정년연장 합의 이행이다. 파업 중에도 여러 차례의 실무교섭과 본교섭이 있었으나, 12월 21일 진행된 본교섭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12월 22일 코레일네트웍스는 파업 참가 중인 조합원들에게 마이너스 50여만 원에서 80여만 원이 지급총액이라고 명시된 마이너스 임금명세서를 보내왔다. 11월 11일부터 파업을 이어 왔으나, 11월 임금을 기존대로 지급해 놓고 12월엔 차감한 금액을 제시하여 향후 파업 복귀 후 온전한 급여를 받을 시, 마이너스 금액만큼 차감하여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파업 44일차인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에는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간제노동자 핵심 간부 3명을 포함한 8명의 노동자에게 계약만료라며 해고 통보를 하였다. 파업이 장기화되어도 흔들림 없는 대오를 연말을 앞두고 흔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파업에 돌입한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전국 7개 거점별로 집회와 농성을, 기획재정부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12월 22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코레일네트웍스 서재유 지부장이 24시간 비박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래에서 철도 자회사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의 속사정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2. 용역보다 못한 자회사

 

철도공사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를 당사자들은 용역자회사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용역자회사가 아니라 용역보다 못한 자회사이다. 왜냐하면 고용노동부가 2012년에 발표한 ‘용역근로자 보호 지침’에 의하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근로 조건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용역노동자들의 임금을 최저임금이 아니라 시중노임단가로 지급하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코레일네트웍스는 용역이 아니라 자회사이기 때문에 용역근로자 보호 지침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시중노임단가가 아니라 최저임금으로 임금을 설계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용역자회사가 아니라 용역보다 못한 자회사 아닌가? 물론 공공부문 용역노동자들이 다 정부 지침대로 시중노임단가로 임금을 지급받은 것은 절대로 아니다. 왜 지침은 준수하지 않냐고 따지면 지침은 지침일 뿐, 법이 아니기 때문에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부산지하철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임금 설계 기준이 최저임금이다. 고용노동부가 실태 조사를 해도 용역노동자 보호 지침을 지키는 공공기관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런 현실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공공부문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즉 용역보다 못한 자회사로 전환하면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다고 요란하게 떠들었던 것이다.

 

<표1> 자회사 전환 인원 상위 10개 기관(2018년 9월 말 기준)

순위

기관명

전환 결정

인원(명)

자회사 전환

인원(명)

자회사 전환

비율(%)

1

인천국제공항공사

9,785

6,845

70%

2

한국철도공사

6,769

5,256

78%

3

한국전력공사

5,434

5,200

96%

4

한국공항공사

4,167

3,848

92%

5

㈜강원랜드

1,745

1,646

94%

6

기업은행

2,101

1,623

77%

7

한국토지주택공사

2,976

1,222

41%

8

국민체육진흥공단

979

863

88%

9

한국수자원공사

1,225

768

63%

10

자산관리공사

850

652

77%

※ (주)강원랜드의 경우 용역 근로자 1,240명에 대하여 자회사와 사회적 기업 가운데 노동자가 선택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 (자료: 이용득 의원실)

 

시중노임단가 100% 지급이라는 요구가 나온 것은 2019년 합의 사항인 “동일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 위탁업무의 경우 20년 위탁비 설계 시 시중노임단가 100% 적용”키로 하였고, 올해 철도공사는 위탁비용 설계 시 시중노임단가의 100%(전년대비 13.2% 인상)를 반영해서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 되도록 예산을 책정했다. 이로 인해서 ‘공공기관 자회사 운영 개선 대책’(관계부처 합동, 2020. 3. 23.)에 따르면 예정가격 산정 합리화 모범 사례로서 철도공사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코레일네트웍스는 ‘2020년 공기업ㆍ준정부 예산편성 지침’을 준용받는 기타공공기관이다. 이 지침에 의하면 저임금 공공기관 인상률은 4.3%로 시중노임단가 100%인 13.2%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법이 아니라 지침이라서 용역근로자 보호 지침은 안 지켜도 되지만 같은 지침이라도 공기업ㆍ준정부 예산편성 지침은 꼭 지켜야 한다며 이 노동자들을 파업에 내몬 것이다.

더욱 기가 찬 것은 서울과 부산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생활임금조례를 제정하여, 시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생활임금이 있다. 서울의 도시철도 자회사 청소노동자들은 시중노임단가가 아니라 서울시의 생활임금을 적용받고 있다.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라도 최저임금, 시중노임단가, 생활임금, 이렇게 다양한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생활임금이란 실제 노동자의 노동력 재생산이 가능한 정당한 생활임금이 아니라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므로 가짜 생활임금에 불과하고, 그 적용 대상마저 매우 적어서 이나마 혜택을 받는 이들이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표2> 최저임금, 시중노임단가, 생활임금 비교(단위: 원)

 

최저임금

(시급

/일급=시급*8)

시중노임단가

(보통인부, 일급)

생활임금(시급/일급)

2021년

8,720

/69,760

 

 

서울

10,702/85,616

상반기

80,656

부산

10,341/82,728

2020년

8,590

/68,480

하반기

80,103

서울

10,523/84,184

중반기

80,103

상반기

79,552

부산

10,186/81,488

2019년

8,350

/66,800

하반기

78,023

서울

10,148/81,184

중반기

78,023

상반기

72,020

부산

9,894/79,152

2018년

7,530

/60,240

하반기

71,837

서울

9,211/73,688

중반기

71,837

상반기

68,899

부산

8,448/67,584

2017년

6,470

/51,760

하반기

66,630

서울

8,197/65,576

상반기

66,630

부산

조례 제정

 

<표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아니라 시중노임단가 적용이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그것도 이미 합의한 사항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예산편성 지침을 이유로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철도공사의 많은 자회사 중에서 특히 코레일네트웍스는 인원 현황을 보면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코레일네트웍스 직원의 대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계약직 등의 비정규직(1,694명)은 한국철도공사 정규직 대비 44.8%의 임금 수준이며,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정규직(125명)도 한국철도공사 정규직의 74%의 임금을 받고 있다.

 

<표3> 코레일네트웍스 사업별ㆍ고용형태별 인원 현황

고용형태

본부

사업구분

사업내용

직렬

현원

무기

계약직

기간제

계약직

(1,694명)

역무사업

(1,319명)

코레일

위탁사업

(1,381명)

131개 전철역 역무

역무직

815명

11개 주요역 발매

역무직

167명

3개 여객역 역무

역무직

15명

철도 콜센터 상담

상담직

191명

SR콜센터 상담

상담직

26명

수도권역, 차량 내 질서유지

역무직

105명

교통사업

(375명)

광명 도심공항터미널 체크인

항무직

20명

차량정비 및 업무지원

운전직

8명

공항리무진 운전

운전직

28명

광명 도심공항터미널 수하물담당

배송직

6명

자체사업

(313명)

주차운영처

주차직

195명

특송사업처

배송직

83명

연계교통사업처

운전직

22명

교통시스템처O.P

사무보조직

8명

교통시스템 카드수불

사무보조직

5명

정규직

(125명)

본사

본사

(125명)

일반직

본사

일반직

125명

합계

1,819명

 

위 표를 보면 코레일네트웍스가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의 자회사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런 자회사를 그대로 두면서 자회사 전환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라고 대중을 기만한 문 정권의 뻔뻔함이 놀랍고, 이러한 자회사 전환에 투쟁 한번 제대로 벌이지 못하고 자회사를 받아들인 우리 운동의 대응력에 화가 난다.

 

파업의 또 하나의 쟁점은 정년연장 합의 이행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전환된 고령노동자 보호를 위해 3년 고용보장을 위한 정년연장을 합의했다. 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서 이미 해고된 16명이 복직투쟁을 하고 있으며, 20년 12월 말이면 더욱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처해 있고, 이들 중 일부가 지난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다.

 

 

 

3. 글을 마치며

 

기만적인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많은 문제를 만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아무런 투쟁도 없이 간접고용에서 직접고용으로 전환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전환된 공무직들 또한 처우 개선의 문제가 있고, 자회사로 전환되었거나 코레일네트웍스처럼 이전부터 자회사였던 노동자들은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모범사용자로서 민간부문을 선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민간부문에서도 자회사 바람을 일으켰고, 이미 여러 현장에서 자회사로 인한 문제점이 드러나서 또다시 투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얼마 전 노동개악 시도에서 확인한 것처럼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특히 직접고용 혹은 자회사 전환자의 직무급 임금 모델에서 나타난 것처럼 한국 노동자들의 임금 체계를 직무급화하려는 시도는 이제 지난 11월 18일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가 합의한 ‘직무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자본주의에서 노동과 자본의 모순은 임금을 둘러싸고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다. 개별자본과 개별노동의 대립이 아니라 총자본으로서의 국가가 기획재정부를 동원해서 직무급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의 경영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교섭과 대화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민주노총 임원 선거에서 득표수에서 228,786명, 득표율에서 44.32%를 얻어냈다는 것은 한국의 노동 운동의 의식적 후진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이 힘든 파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가는 노동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노사과연

 

 

[참고 자료]

“[보도자료] 파업문제해결엔 뒷전, 노동자탄압에는 앞장서는 코레일네트웍스―마이너스 급여명세표와 크리스마스이브에 날라온 해고통보서”, 2020. 12. 25.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파업 현황 및 쟁점”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진단 및 평가”, ≪이슈페이퍼≫ 제104호, 한노사연, 2019. 3. 12.

공공운수활동가회의, ≪공활모 소식지≫ 제11호, 2020. 11. 25.

 

 

천연옥 부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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