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정세] 미 대선을 계기로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 전망

 

신재길 | 교육위원장

 

 

미 대선은 끝났지만 아직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확정되지 않고 있다. 일단 언론은 바이든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소송전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 씨스템이 위기에 봉착했다. 트럼프 개인의 괴팍한 성격 문제일까? 아니다.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모순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국내적 계급모순의 첨예화와 세계적 패권위기의 표현이다.

 

 

1. 2008년 금융공황 이후 미중의 대응과 미국의 위상변화

 

신자유주의(의제자본주의)의 구조적 한계는 글로벌 불균형이었다. 미국은 소비를 하고 중국은 생산을 하는 체계이다. 미국의 소비는 부채증서를 발행하고 중국은 부채증서를 받아 달러와 상품을 순환시키는 구조이다. 미국은 국가부채와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중국은 미국 국채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부채위기를 낳았고 2008년 금융위기로 터졌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은 부채를 청산하고 즉 자산 가치를 축소하고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했어야 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독점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자산 축소를 용인하지 않았다. 자산 축소 대신에 막대한 달러를 찍어내 자산 축소를 방어했다. 자산 축소는 방어했지만 글로벌 불균형의 구조적 문제는 해결할 수 없었다. 미국은 자산 축소를 통한 문제 해결은 등한시하고 제조업 중시 정책을 시행했다. 대중국 무역역조를 해결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제조업 경제력은 회복될 수 없었다. 오히려 미국의 세계 경제에서의 지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미국은 80년대에 세계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5% 정도였다. 그러나 2017년에는 24%까지 추락하였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중국이 대신했다.

 

2008년 금융공황으로 중국도 위기에 봉착했다. 미국소비-중국생산의 메커니즘에 금이 간 때문이다. 중국은 투자수요를 급증시켜 미국의 소비 축소를 대신했다. 중국의 투자 수요는 중국 지방정부와 기업의 부채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부채과다와 과잉생산에 봉착했다. 중국은 부채 문제와 과잉생산 문제를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 갔다. 필요한 자금은 미국으로부터 벌어들인 무역흑자였다. 2012년까지 미국에 대한 대미 무역흑자와 미국채 매입금액이 거의 같았다. 그러다 2012년경을 기점으로 대미 무역흑자액에 비해 미국채 매입자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후 대미무역 흑자는 계속 증가하는데 미국채 보유액은 증가하지 않았다. 중국은 투자자금을 부채로 감당할 수 없어 무역흑자를 투자수요에 충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을 지나면서 과잉생산은 일정 정도 개선되었다. 중국은 더 나아가 일대일로 등의 건설과 외국 기술기업의 인수에 나섰다. 미국에게는 미국의 돈으로 미국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를 노골적으로 지적하며 등장한 것이 트럼프였다.

 

트럼프에게 오바마의 대중국 정책은 무능 그 자체였다. 말만 무성하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트럼프에게 오바마가 인권과 환경을 무기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것은 꿈같은 이상에 불과했다. 그리고 미국의 동맹국들은 중국의 돈에 매수된 배신자들로 보였다. 트럼프가 보기에 미국은 동맹국들을 지켜주는데 동맹국들은 경제적 이익에 매여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제 트럼프는 힘센 미국이 직접 중국을 상대하고 하위 동맹국들에게는 보호비를 요구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승리에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1단계 무역전쟁으로 운을 떼고, 2단계 기술전쟁으로 지치게 만들고, 3단계 금융전쟁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고 타산했다. 그리고 막강한 미국의 군사력은 든든한 배경으로 군사적 충돌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국내적으로는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줄여 국내소비를 다시 진작시키고, 노후된 사회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를 부흥시키고자 하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트럼프의 의도대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관세인상으로 대중국 무역역조를 줄이려는 의도는 별반 성과가 없었으며, 기술전쟁을 위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는 오히려 미국 기업의 이익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국제적 산업분업 체계에서 가장 많은 잉여가치를 수취하는 기업들이 바로 미국 기업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법인세 인하로 일정 정도 경제성장의 성과를 가져왔으나,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무산되었다. 나아가 민주당과 미국의 주류언론들은 트럼프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위신을 추락시키고, 국내적으로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등 국내외적으로 미국적 가치를 훼손한다고 비판의 공세를 배가해왔다.

 

하지만 미국 유권자들은 국내 경제에 민감하고 대외정책이나 이상적 가치에 둔감하였다. 때문에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태도에 승리감을 느꼈고, 국내적으로 주식과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소비가 좋아졌다. 트럼프의 재선이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에 대한 대응의 미숙함은 트럼프의 위기관리능력에 회의감을 심어주었고 트럼프의 재선은 희미하게 되었다.

 

 

2.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과 신자유주의

 

이번 미 대선의 성격은 트럼프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이 강하였다. 트럼프냐 반트럼프냐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단 결과적으로 보면 반트럼프 연합 세력의 승리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트럼프 세력의 실체가 확인되었다는 점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결과이다. 반트럼프 진영엔 미국 정치의 주류 세력(공화당의 일부 세력 포함)과 주류언론, 지식인층, 진보적 세력까지 포진되었다. 그래서 대체로 바이든의 압승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박빙이었고, 아직도 결과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사실 2016년 트럼프의 당선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반감에 기인했다는 진단이 대체적 견해였다. 미국 정치사에 이질적인 트럼프의 당선은 일시적 현상일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2020년 미 대선으로 트럼프 현상은 일시적인 것도, 일탈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세력의 실체는 무엇인가? 트럼프 지지 세력의 특징은 미국만의 특수한 사항은 아니다. 유럽에도 비슷한 계층이 존재한다. 트럼프의 지지층은 미국의 다수인종인 백인층이다. 그중 의미 있는 부분은 동북부 공업지대의 백인 남성층이다. 이들은 루즈벨트 이후 민주당 지지층이었으나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여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민주당을 이탈한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님은 이번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이들의 변심은 신자유주의의 소위 세계화 질서와 관련이 있다.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세계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하면서 세계 자본주의 질서가 재편되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제조업 강국에서 금융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제조업은 아시아의 신흥공업국으로 이전되었다. 미국의 금융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에서 가장 피해를 본 계층이 제조업 노동자들이다. 미국에서 제조업 노동자들은 소득에서 중위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이들이 직장을 잃고, 안정적인 삶은 붕괴되었다. 미국에서는 신자유주의 의제자본주의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본 극소수 금융자본가들과 제조업 붕괴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노동자층이 대립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노동자들의 상태를 읽지 못하거나 무시하고, 민주주의, 인권, 환경, 반인종주의, 소수자 등의 어젠다를 제시하며, 금융자본가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했다. 트럼프는 간단한 한마디로 이들의 마음을 얻었다. 책임은 중국에 있다. 중국이 우리의 일자리를 강탈했다. 중국을 제재하고, 이민자들을 추방하면 삶은 나아질 것이다. 이것이 백인 노동자층을 사로잡은 트럼프의 구호였다. 이런 현상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유럽도 금융과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였고, 노동자층은 일자리를 잃었다. 유럽에서 이민을 반대하는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된 계기이다. 신자유주의 경제구조가 바뀌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살아남을 것이다. 차기에 다시 나올 수도 있고, 제2, 제3의 트럼프가 등장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쉽게 패배를 인정하기 힘들 것이다. 수십 년간 쌓여왔던 백인 노동자층의 불만이 트럼프로 결집했기 때문이다.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당선이 확정될 때까지 혼란이 가중될 공산이 크며,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트럼프는 정치적 행보를 계속해 갈 것이다.

 

 

3. 바이든 당선 확정 시에 변화할 동북아 정세

 

바이든과 트럼프는 미 국내외 정책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적으로 트럼프는 친기업 중심이고 바이든은 분배를 중시한다. 그렇다고 바이든이 미국의 노동자 민중을 중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샌더스와 정책협약에 의해 분배 정책이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기본은 금융자본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있다. 더욱이 미국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갖고 가는 의제자본주의 구조에서는 자본주의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산업 정책에서는 트럼프는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제조업과 석유 산업을 중시하고, 바이든은 금융 기업과 친환경 중심의 대체에너지 산업을 중시한다.

 

대외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대중국 정책의 변화일 것이다. 물론 중국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로 보는 기본적인 인식에는 차이가 없으나, 실행 방법론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기존의 동맹 체제나 국제적 협정을 무시하고 일대일 대결을 추구했다. 트럼프가 보기에 다자간 협상은 불공평하다. 힘센 미국도 국제기구에서는 1/N이다. 그럴 바에야 국제기구를 무시하고 일대일 협상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결과는 소위 동맹국들과의 불화만 일으켰다. 미국의 국제적 지위가 하락한 것이다. 바이든의 판단이다. 바이든은 기본적으로 국제적 공조 하에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일단 유럽과의 균열을 봉합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 트럼프는 유로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이란과의 핵 협정을 파기하였고, 유럽과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러시아와 독일의 가스관 연결도 방해하여 무산시켰다. 바이든의 제일 과제는 유럽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는 대중국 포위 전략의 중요한 고리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아시아 중시 정책을 추진하며 인도-태평양을 중심으로 중국을 압박해 오자 중국은 이에 정면 대응을 자제하며 유럽에 접근하는 정책으로 받아쳤기 때문이다. 세계 자본주의 중심축은 세 곳이다.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이다. 각각에는 중심 국가가 있다. 유럽은 독일, 아메리카는 미국이고, 아시아는 일본에서 중국으로 중심국가가 변했다. 이 세 중심축에서도 주도하는 축이 있다. 미국이 주도국(패권국)이다. 주도국은 다른 두 축과 때론 경쟁하고 때론 협력하며 자신의 지위를 유지한다. 80년대 일본이 치고 올라오자 미국은 유럽과 연합하여 일본을 제압하고 중국을 키워 일본을 견제했다. 2000년 들어 유럽이 유로존을 결성하고 달러기축통화에 도전하자, 아시아 특히 중국과 손잡고 유럽을 견제했다. 이제 중국이 도전자가 되자 유럽과 연합하고, 중국과 일본을 대립시키는 전략이 기본이 된다. 이런 기본적인 틀을 무시한 것이 트럼프이다. 바이든은 다시 이런 국제 전략의 기본틀을 복원하려고 할 것이다.

 

대중국 정책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또 다른 차이는 트럼프가 경제적 이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중국을 대하였다고 한다면, 바이든은 표면적으로는 가치 이념을 중시할 공산이 크다. 바이든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적당히 해소하면서 인권과 환경,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내걸고 중국의 소수민족의 인권 문제, 홍콩의 민주주의 문제, 그리고 환경규제 문제를 들고 압박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보다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다. 당장은 대만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풀릴 공산이 크다. 대만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느슨해진다는 것은 한(조선)반도에서의 긴장이 올라간다는 것일 수 있다. 미국은 중국에 인권, 민주주의, 환경 그리고 대만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지렛대로 북에 대한 압박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대중국 포위 전략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일본을 중심으로 내세울 공산이 크다. 미일 동맹을 기본으로 한일 동맹을 하위동맹으로 위계적 한미일 동맹 체계를 구축하려 할 것이다. 오바마 민주당 정부는 한국 정부에 한일 위안부 협정과 지소미아 협정을 강제하였다. 큰 틀에서 바이든은 오바마의 동북아 정책을 계승할 것이다. 트럼프가 일본을 무시하고 직접 대북 문제를 풀고자 했다면, 바이든은 한미일 동맹에 기초하여 중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소위 ‘북핵’ 문제를 풀고자 할 것이다. 군사적으로는 현상을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압박을 강화하여 북을 굴복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실패한 전략이다. 오바마 정부 때 북은 4번이나 핵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오바마 정부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었다면 다른 방도를 내올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조선)반도의 긴장도는 매우 심각해질 공산이 크다. 이런 점에서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한(조선)반도의 통일 정세에 부정적이다. 이런 정책의 차이에는 트럼프가 북과 거래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며, 민주당은 북에 대한 징벌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조의 차이가 있다. 이런 기본 기조를 전환하지 않는다면 바이든은 어떤 수단으로도 소위 ‘북핵’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다.

 

한일 간에는 화해 무드가 조성될 것이다. 미국의 한미일 동맹구도에 한일 간의 갈등은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압력을 가해 한일 간의 갈등을 봉합할 것이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북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겠지만 본질은 대중국 군사 봉쇄의 하위 구조가 될 것이다. 미국은 일본 중심의 아시아판 나토를 추진하며 한국도 참여할 것을 강압하겠지만 한국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를 감안하여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것으로 한국의 입지를 양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미일 동맹은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존재 의미를 상실할 것이다. 물론 미국은 북 문제를 현상 유지 차원에서 관리하며 대중국 압박 카드로 이용하고자 하겠지만 북의 공세를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대 모든 미국의 정권들이 초기에 강하게 북을 압박하다 결국은 북과의 대화에 나오는 모양새를 취했는데 바이든도 예외는 아닐 듯하다. 처음부터 북을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화를 하고자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는 대화는 시작하기 힘들고 시작된다고 해도 곧 파탄나고 결국 대결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역전쟁도 기술전쟁도 금융전쟁도 그렇다고 군사전쟁도 아니다. 이데올로기전쟁 사상전쟁이다. 소위 가치전쟁이다. 다른 부분에서는 협상도 거래도 양보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데올로기 전쟁에서는 한 치의 양보로도 전부를 잃는다. 다른 부분에서는 10을 얻고 7을 줄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갈등이 심해져 공격을 당해도 10대를 맞으면 7대는 때릴 수 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전에서는 전부를 걸어야 한다. 미국의 이데올로기 무기는 인권, 민주주의, 환경이다. 환경은 중국의 제조업을 공격 대상으로 한다. 이는 중국 측에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여 대응할 수 있고, 이미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 문제는 티베트, 신장위구르, 대만 문제이고, 민주주의 문제는 공산당 일당지배 문제와 홍콩 문제이다. 중국의 근본적인 정체성 문제로 중국이 핵심 문제로 인식하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미국이 이들 문제를 직접 공격하여 갈등을 심화시킨다면 중국은 전쟁도 불사할 것이다. 미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이데올로기 문제를 활용하여 중국을 압박하고 금융전쟁에서 승리하고자 할 것이다. 금융전쟁에서의 승리는 중국금융의 국제 금융자본에의 종속을 말한다. 이것이 미국의 최종 목표일 것이다. 트럼프가 추구했던 중국과 미국의 디커플링은 실현될 수 없다. 누구보다 미국의 자본가들과 국제 금융자본가들이 잘 아는 사실이다. 디커플링이 불가능하다면 최선은 중국을 금융으로 지배하는 것이다. 중국이 금융에서 얼마나 양보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중국은 중국 내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이기도 해서 금융을 개방하고 있다. 중국의 금융개방은 중국에게는 양날의 칼이다. 중국의 기업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위안화 국제화의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국제 금융자본에 종속될 수도 있다. 따라서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단기적으로는 미중 간에는 화해 무드가 조성될 것이다. 반면 한(조선)반도는 긴장이 고조될 공산이 크다.

 

 

4. 한국 노동자 민중의 과제

 

미 대선은 혼란 상황에 있다. 트럼프는 불복을 선언했고, 지지자들은 부정선거의 증거들을 긁어모으고 있다. ‘최고의 민주주의 나라’, 현대 민주주의의 기틀을 만든 나라가 3류 정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러 복잡한 요소들이 원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부르주아 정치제도, 즉 부르주의 의회민주주의의 한계가 노정되고 있는 것이다. 보수당과 진보당의 양당 체제에 기초한다지만 두 당 모두 독점자본가들의 분파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이익을 대표할 정치 세력은 없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에서 진보적이라는 민주당이 노동자계급으로부터 버림받는 이유이다. 트럼프와 샌더스가 대중적 지지를 받는 원인이기도 하다. 유럽도 마찬가지이다. 소위 사민주의 정당들이 모두 노동자들을 배신하고 신자유주의자로 돌아섰다. 그 빈 공간을 좌우 포퓰리즘이 차지하고 있다. 미 대선의 혼란은 트럼프 지지층이 유별나서가 아니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바이든 지지자들도 바이든이 낙선하면 불복하겠다는 지지층이 40%에 이른다. 폭력을 불사하겠다는 지지층도 20%에 달한다. 이는 기존의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가를 말해준다.

 

한국의 노동자계급은 미국의 노동자계급과 다른 상태이다. 어쨌든 한국은 신자유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 중의 하나이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분열되어 있고 노동환경이 열악한 상태에 있지만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자본주의가 고도화되어 오는 동안 노동계급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해 왔다. 아직 조직화는 미흡하지만 대중적 노동조직도 발전해 왔다. 부르주아 민주주의도 어느 정도 정착되어 서구에서조차 ‘민주주의 모범’이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에 노동자계급의 몫은 없다.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도 코로나발 대공황으로 촉발된 대이행기의 시험대에 마주했다. 미 대선의 혼란은 한국의 노동자 민중에게 현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노동자 민중의 민주주의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던진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부정선거 없는 투명한 선거가 보장되면 노동자 민중의 의사가 반영될까? 근본적으로 현존 민주주의 체계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노예가 노예 주인을 선거하는 씨스템은 아닌가? 민주주의가 다수의 지배여야 하는데 소수의 자본가가 지배하는 체제가 현존 의회민주주의 체제가 아닌가?

 

이제 노동자 민중 민주주의를 당면 요구로 내걸어야 할 때이다. 노동자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 제도의 수립을 고민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선 노동자 민중이 단일한 정치조직으로 단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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